니코스 카잔차키스-그리스인 조르바/난 점점 더 아무것도 묻지 않게 됩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 「그리스인 조르바」 불가리아인인가 그리스인인가 하는 게 문젭니까? 이제 내게는 다 똑같아요. 이제는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인가 아닌가만 묻죠. 그리고 정말이지 나이를 먹을수록, 밥을 더 많이 먹을수록, 난 점점 더 아무것도 묻지 않게 됩니다. 보세요, 좋은 놈, 나쁜 놈이란 구분도 잘 맞질 않아요. 난 모든 사람이 불쌍할 뿐이에요. 사람을 보면, 비록 내가 잘 자고 마음에 아무런 시름이 없어도,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요. 누구든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두려워하고, 그리고 자신만의 하느님과 악마를 모시다가 뒈지면 땅에 쭉 뻗고 누울 거고, 그러면 구더기들이 그 살들을 파먹을 거고…… 아, 불쌍한 인생! 우리는 모두 형제들이에요…… 구더기 밥인 고깃덩어리들이라고요! - p394 - ..
2021. 5. 26.
막스 뮐러-독일인의 사랑/사랑의 불가사의한 수수께끼 앞에서
막스 뮐러 - 「독일인의 사랑」 그후 며칠이 지나고, 몇 주일, 몇 달, 그리고 몇 년이 흘렸다. 그러는 새에 내게 있어 고향은 탸향이 되었고, 탸향이 고향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에 대한 나의 사랑은 아직도 남아 있다. 눈물 한 방울이 대양에 합류하듯이 그녀에 대한 사랑은 이제 살아 있는 인류의 대양 속에 합류하며, 수백만 - 어린 시절부터 내가 사랑했던 수백만의 의 마음에 스며들어 그들을 포옹하고 있다. 다만 오늘처럼 고요한 여름날, 홀로 푸른 숲 속에서 자연의 품에 안겨 저 바깥에 인간이 있는지, 아니면 이 세상에 오로지 나 혼자 외토리로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 이르면, 기억의 묘지에서는 소생의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죽어버린 생각들이 되살아나고, 엄청난 사랑의 힘이 마음속으로 되돌아와, 지금까..
2021. 5. 12.
존 케이플즈-광고,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헤드라인이 사람을 잡아 세우지 못한다면
존 케이플즈 - 「광고,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뉴스, 호기심, 이기심은 언제나 좋은 광고를 만드는 강력한 요인이 되어 왔다. 알림, 새로운, 지금, 무료, 당신의, 빨리, 쉬운, 바겐, 마지막 찬스 같은 단어들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을 잃은 적이 없다. 사람들은 아직도 건강, 부, 인기, 편안함, 즐거움, 안정같은 것에 많은 흥미를 가지고 있다. - p7 - 헤드라인이 사람을 잡아 세우지 못한다면 카피는 마치 라틴어로 쓴 것과 다를 봐 없는 것이다. - p27 - 우편주문 광고의 경험에 의해 좋은 첫 문장을 쓰는 세 가지 법칙을 소개한다. 1) 짧아야 한다. 문장이 길면 독자는 지레 겁을 먹고 안 읽는다. 2) 헤드라인에 표현된 생각을 계승하라. 3) 가장 중요한 이점, 또는 독자가 당신의 상품으로부..
2021. 3. 23.
박이문 산문집-길/길의 저편
박이문 산문집 -「길」 뱃길, 철길, 고속 도로, 산길, 들길, 이 모든 길들은 그냥 자연 현상(自然現象)이 아니라, 우리에게 무엇을 뜻하는 인간의 언어(言語)다. 언어는 인간만의 속성(屬性)이다. 그러기에, 인간만의 세계에 길이 있고, 길이 있는 곳에서 인간이 탄생(誕生)한다. 길은 부름이다. 길이란 언어는 부름을 뜻한다. 언덕 너머 마을이 산길로 나를 부른다. 가로수(街路樹)로 그늘진 신작로가 도시(都市)로 나를 부른다. 기적(汽笛) 소리가 저녁 하늘을 흔드는 나루터에서, 혹은 시골 역에서 나는 이국(異國)의 부름을 듣는다. 그래서, 길의 부름은 희망(希望)이기도 하며, 기다림이기도 하다. - 1부 길의 저편 p11 - 박이문 산문집 / 길 미다스북스 / 2003. 06. 16.
2021.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