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622 256-여름) 수의 (Arbitrary)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隨意(수의) 🔍 인생의 의미는 다 임의적인 것이다. 그것을 고집함으로써 우주를 파괴시키려고 하는가?⏳ 우리는 왜 선택하는가? 우리에게는 무한정한 자유가 없는데도, 우리는 성과 종족, 경제적 환경, 유전적 혹은 후천적으로 형성된 인성의 영향을 받는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부과하는 의무에 묶여 있다. 한 문화에서 태어난 사람은 다른 문화에서 태어난 사람과 다르다. 그들은 각기 나름대로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가지 점에서 그들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들이 인생에 대해서 부과하는 의미도 다른 색깔을 가진다. 우리는 어떤 사람의 삶이 다른 사람의 삶보다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이 세계에 살아.. 2026. 9. 15. 12시부터 12시부터 비린 냄새를 싫어하는 아내로 어쩌다 생선을 먹으려면 주로 외식을 했다. 아내는 갈치나 조기를 좋아하지만 나는 고등어나 꽁치를 좋아한다. 그래도 굳이 같은 것이라면 생선을 탕보다 구이로 좋아한다는 것이다. 점심으로 생선 구이가 식탁에 올랐다. 아내가 식탁에 신문을 깔고 받침대 위에 조기와 고등어 구이가 놓였다. 내쪽으로 놓인 고등어를 당연하게 생각하며 먹었다. 아내는 조기 머리를 떼어내 한 컨으로 밀어 놓고 항상 몸통만을 먹는다. 어두일미(魚頭一味)라는 용어는 아내에겐 통용되지 않는다. 나의 몫인 고등어를 다 먹으면 그 조기 머리는 당연히 내가 처리하는 것이다. 그렇게 식사가 끝나면 식탁에 놓인 신문지를 꼼꼼하게 접어 쓰레기 봉지에 넣는 아내. 입에서 냄새가 날지 모르니 양갱 하나를 식탁 위에 .. 2026. 9. 14. 255-여름) 무한 (Indefinite)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模綾(모릉) 🔍 봄은 한껏 뽐내면서 활보하는 시기이다. 정작 가을이 되어서는 우리가 얻은 절대적인 진리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인생이란 신비와 모호함으로 가득 차 있다. 겨울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안락하고 편안해 보인다.⏳ 어렸을 적에는 사람들은 영웅적인 시도를 많이 한다. 우리 의지대로 세계를 바꿀 수 있고, 우리는 세상을 위하여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에서 불의가 사라질 것이고 위대한 질문들도 다 해답을 얻을 것이라고. 나의 스승이기도 한 작가를 만나러 간 적이 있었다. 은퇴한 지 오래되어서 머리도 많이 희고, 몸이 많이 약해졌는데도, 여전히 정신이 또렷하고 명민해 보였다. 나는 초보.. 2026. 9. 14. 행복의 문 요즘 나는 아주 작은 것으로도 만족한다. 검의 날카로움을 칼집이 막아주듯 돈의 잔인함에는 돈이 최고의 해결책이라 생각했다. 가슴은 벙어리처럼 침묵할 줄도, 때로는 임금처럼 말하고,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야 한다. 태산 같은 자부심을 잃치말고, 때로는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는 것도 알아야 한다. 그렇게 알고 세상을 바쁘게 살아왔다. 그런 거창하고 당연한 이치속에서도 삶을 지혜롭게 이끄는 문은 어디엔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내가 TV에서 자장면 먹는 모습을 보고는 맛있어 보인다며 먹자고 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점심을 해결하고 나는 그 길로 운동삼아 주변을 걷기로 하고 아내와 헤어졌다. 덥지고 않는 걷기에 최적인 듯한 날씨가 좋아서다. 아침에 들었던 마리아 두에냐스가 연주한 'F. 크라이슬.. 2026. 9. 13. 254-여름) 수수께끼 (Conundrum)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忍(인) 🔍 경험이 먼저냐? 의미가 먼저냐?⏳ 어렸을 때 많이 내던 수수께끼 가운데 이런 게 있다. 이 수수께끼는 너무 까다로운 것이라서 어른이 된 다음에도 논리의 어려움을 설명하기 위하여 자주 인용되곤 한다. 인생에서의 의미는 어느 정도는 작위적이다. 사람들은 일을 하고 일이 인생에서 중요한 의미를 차지한다. 결혼하고 가족을 이룬 사람들 가운데는 그것이 자기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만약 다른 직업을 갖고,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이 세상을 포기하고 산에 들어가 수사가 되었다면 그들의 삶과 의미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인생이 정해 주는 것이 그들의 의미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불.. 2026. 9. 13. 마음과 생각 마음과 생각 누구나 살다 보면 마음과 생각이 합쳐지지 않는 시기가 있다. 점심 식사 전 운동 삼아 걷기로 했다. 사방이 벽으로 둘려 쌓인 곳을 벗어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으로 허공이 넉넉한 가을 하늘을 보려 나섰다. 그 공간에 서면 마음과 생각에 좋은 무언가가 생각날 것만 같았다. 지금의 이 답답함이 확 풀어질 것만 같아서다. 그렇게 걸었다.날이 흐릿하여 햇빛냄새는 없었지만 선선한 바람 따라 목적지 없이 걸었다. 집에서 멀리 가지 말라는 아내의 말이 생각났다. 학교 담을 따라 횡단보도 건너 공원을 기점으로 돌아서면 어떨까를 생각했다. 언덕 초입에 자리한 공원에 사람들이 북적대고 있었다. 넓은 공터에 장터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공원 한 옆 한적한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북적대는 .. 2026. 9. 12. 253-여름) 인내 (Patience)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忍(인) 🔍 이 사과는 빨강과 녹색이 어우러진 보석과도 같다. 완전한 모양을 갖추고 있는 신비로운 과일이다.⏳ 어느 날 과수원 주인이 방문했다. 그는 매년 수확물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가지고 온다. 우리는 점심을 먹으면서 낚시 얘기를 했다. 그도 한때는 자기도 낚시에 심취한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가 참을성이 많은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나무를 심어서 훌륭한 열매를 거두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언젠가 그는 과수원에는 할 일이 끝도 없고, 매 순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과하듯 말했다. 물론 사과는 그의 말처럼 그렇게 작지도 않.. 2026. 9. 12. 이치고이치에(一期一會) 시간을 들여서야만 나오는 요리의 맛이 있다. 호불호를 떠나 그 맛에는 은근히 다가서는 깊은 맛이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시간을 들여야 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 인생은 평생 행복하던, 슬프던, 즐겁던, 춤을 추며 평생을 보내며 산다. 그렇게 시간에는 잠시의 멈춤도 없다. 그 시간 위에서 우리는 인생의 춤을 추며 삶을 이어간다.우리는 내일을 볼 수 없다. 어제도 볼 수 없고,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오직 오늘뿐이다. '이치고이치에(一期一會)'는 일본 다도에서 말하는 정신으로, 단 한 번밖에 없는 시간,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순간의 번갯불에 빗대어 설명한다. 한잔의 차를마셔도 다시 오지 않을 시간으로 생각하며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것! 삶의 한순간 한순간을 소중히 생각하라는 뜻일 것이다.퇴.. 2026. 9. 11. 252-여름) 현인 (Deserving)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賢人(현인) 🔍 신전 앞에 엎드려 기도하는 당신은 신성을 얻을 자격이 있는가? 불경스러운 것들을 말끔히 벗어던지고, 당신은 끊임없이 예배하고 있는가?⏳ 예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일주일에 한 번 사원에 가서 성직자로 하여금 당신 대신 기도하게 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진정한 예배는 신 앞에 무릎 끓고 매일매일 당신을 깨끗하게 하고, 순수한 마음과 성스러운 말씀을 바치는 것이다. 위대한 성인 하나가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 온 적이 있었다. 그는 5천 명의 사람을 모아 놓고 계속 찬양만 하게 했다. 그 시간부터 하룻밤에 108곡의 찬양을 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다.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기회도 오지 않았다. 이.. 2026. 9. 11. 피아노 협주곡 수술 후 변한 것이 있다면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그렇게 열시면 침대에 들었는데 어제는 열두 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어 늦잠을 잤다. 똑바로 누워야 한다는 압박에서 오는 허리의 통증 때문도 있지만, 키아누 리브스가 나오는 존윅 4를 보기 위해서였다. 7시 반이 넘어 일어나 약을 먹고 30분이 지나 아침을 모닝 빵에 치즈, 딸기잼과 우유로 먹었다. 샤워를 하고 체중을 쟀더니 69kg이 나왔다. 좀 느리지만 평소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중이리라. 그리고 좋아하는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을 들으며 오후를 보냈다. 날씨가 쌀쌀하다는 아내의 말에 조끼를 걸치고 30분 정도 단지를 걸었다. 저녁으로는 잡곡밥에 고등어 구이, 야채와 호박으로 만든 빈대떡을 먹었다. [t-26.09.10. 20250905_164701] 2026. 9. 10. 251-여름) 활력 (Vitality)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活力(활력) 🔍 석회석 껍데기에 싸여 작은 소용돌이를 치는 달팽이, 머리에 핀을 꽂은 용모양의 자벌레, 검고 노란 우단에 쌓여 있는 한 방울의 땅벌, 양쪽으로 갈라진 기쁨의 원천 흰색 나비, 썩은 땅 속을 하얀 촉수로 더듬고 있는 알뿌리, 그리고 땅과 태양의 아들인 배.⏳ 생명에 관하여 의심이 생기거든 잠깐 동안만이라도 정원을 가꾸어 보라. 엄청나게 다양한 생명을 만나게 될 것이다. 어디를 보든 역동적인 생명의 진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썩은 진흙 속에서 싹을 틔우는 연꽃과 먼지 속에서 구불구불한 춤을 추는 지렁이는 생명의 역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축축한 땅 내음에 묘한 흥분이 일고, 자라는 나무를 보면서 경이로.. 2026. 9. 10. 소소한 행복 유럽인이 즐기는 피자로 아침을 대신하며 커피도 한잔 했다. 점심으로는 인도를 대표하는 카레를 먹었다. 그리고 중국식 순두부로 저녁을 했다. 음식이 유럽에서 시작해 거쳐거쳐 한국에서 그 마무리를 했다. 그렇게 먹고 사는 오늘 하루의 가장 중요한 일과를 치려 냈다. 누구나 행복하길 원한다. 어려가지의 조건이 있겠지만 맛있는 요리를 먹는 것도 소소한 행복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음식이란 만드는 사람이 느끼는 과정의 즐거움도 중요하지만, 입을 통한 그 맛있음을 판단하는 혀가 그 주인공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시인은 '글이 종이에 쓰는 언어라면 말은 허공에 쓰는 언어'라 했다면, 요리는 혀가 느끼며 나타내는 행복한 표정의 언어가 아닌가 한다.어느 기고가의 글을 빌리자면, '수렵시대엔 화(火)가 나면 '.. 2026. 9. 9. 250-여름) 존경 (Reverence)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尊崇(존숭) 🔍 수많은 물감 중에 한 방울이 내 붓 끝에서 흔들리고 있다. 흰 종이 앞에 자세를 가다 듣고 우주가 탄생되기를 기다린다.⏳ 우리의 행위가 존경의 자세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해서, 이 개념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존경은 조심과 경험에서 나온다. 여러 가지 잘못을 저지르고 난 다음에 비로소 경의의 태도가 나오는 것이다. 세계에 대해서 명상하는 사람들은 곧 위대한 경이감에 젖는다. 별의 완전함, 산세와 물의 아름다움, 고요한 바다를 성나게 하는 바람의 힘,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 경이로운 느낌을 준다. 우리의 삶에서도 매일 질서를 창조하여야 한다. 책임을 다해야 하고 인간으로서.. 2026. 9. 9. 전화가 왔다 전화가 왔다. 외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는 둘째의 권유 었다. 그렇게 약속에 맞취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집을 나섰다. 전철에서 내려 유아원에서 아이와 함께 보내는 아내를 두고 탄천을 걸었다. 예전과 다르게 느리고 그리고 천천히 한적한 곳을 찾아 걸었다. 눈을 감고도 걸을 정도로 익숙한 길이었지만 낯선 느낌으로 눈에 들어온다. 아마 천천히 걷다 보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렇게 손녀와의 만남을 핑게로 서너 시간을 걸었다.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느끼며 살고 싶다던 피카소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편견에 젖어 들지 않는 텅 빈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아이가 예약 시간을 채우고 놀이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아내와 딸, 모녀가 잔디 위.. 2026. 9. 8. 249-여름) 전망 (Outlook)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乘勢(승세) 🔍 산속의 폭포에서 시작된 강물이 불어나 흐르고 흘러 먼 바다에 이른다. 불같이 끓어오르는 미친 듯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한 잎 돌멩이는 그 사이를 구불구불 흘러간다. 성난 파도가 돌밭을 갈아 엎어 미로를 만들고 작은 배는 지나가기가 쉽지 않다. 바로 이 지점에서 어떤 사람은 엄청난 적을 무찔렀고, 어떤 사람은 독수리 둥지를 바라보며 영감을 얻었다.⏳ 양자강에서는 높다란 절벽이 있다. 강은 그 앞에서 갑자기 좁아지고, 그 좁은 통로를 지나지 않고는 강물은 거대한 바다로 들어걸 수 없다. 그 밑에 있는 위험한 바위들 때문에 지금도 작은 배로 이 길을 지나기가 쉽지 않다. 절벽 꼭대기에는 예로부터 백왕이라는 사람을.. 2026. 9. 8. 삶은 균형의 예술 오늘을 사는 일만으로도 벅차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건강보다 오늘을 살아내야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었던 시절이었다. 그랬다. 나도 한 때는 아름다운 노년을 꿈꿔다. 그리고 그런 노년을 생각하며 버킷리스트를 메모하기도 했었다. 유품정리사의 말을 요약하면 사람들은 대개 제일 좋은 것은 써보지도 못한 채 죽는다고 한다. 귀한 그릇과 값비싼 옷을 왜 그렇게 아꼈던 것일까? 현재보다 미래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한다. 삶은 균형의 예술이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미처 몰랐었다. 그렇게 균형에 온 이상이 지금의 자신인 것이다. 정상으로 돌아가지는 못하겠지만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자신이다. 아침을 먹고 조금 멀리까지 걸었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오직.. 2026. 9. 7. 248-여름) 수용 (Receptivity)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容(용) 🔍 나는 텅 빈 방이 되고 싶다. 햇빛 한 자락이 하얀 벽으로 내려앉고 창문을 통해서 미풍이 불어오는.⏳ 어떤 날은 너무나 불안해서 이것저것 무슨 짓이든 하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럴 때는 억지로 무엇인가를 하지 말고, 완전히 자기를 비워라. 미묘한 생명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가? 제멋대로 하는 행동은 시간과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가 많다. 그것은 우리 생각으로 만들어 내는 행위에 불과하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과장되고 딱딱한 움직임일 수밖에 없다. 자연스러운 본성을 완전하게 하는 것이 되지 못한다. 우리는 평화롭지 못하다. 평화는 끊임없는 분주함 속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불어난 물은 조용히 가라앉을 기회를 얻.. 2026. 9. 7. 평상의 일상 가을로 들어서는지 이른 아침부터 청명한 날씨가 잠자리에서의 무거웠던 마음을 다독여 준다. 아내가 환기를 위해 활짝 열어둔 창문으로 선선한 새벽바람이 밀물처럼 들어온다. 덕분에 아침을 하고 휴일의 한적한 단지 내 주차장을 약 30분가량을 걸었다. 더구나 손녀딸이 온다고 아내와 약속한 날이 오늘 아닌가. 점심을 하고 샤워를 했다. 이따금 찾아드는 수술부위의 먹먹한 느낌의 아픔이 잦아들 기미가 없다. 그리고 오후의 낮잠을 자고 4시가 다 되어 일어났다. 조용해서 아내에게 물었다. 아직 안 온 거야? 언제 온다고 연락은 왔어? 다섯 시 다 돼서야 온다 내요. 여섯 시가 넘어 아이를 앞세우고 아들내외가 들어섰다.밝고 거짓 없이 웃는 아이를 보는 순간 마음은 이른 아침에 본 뭉게구름 같아졌다. 그렇게 저녁을 함께 .. 2026. 9. 6. 247-여름) 비둘기 (Dove)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鴿(합) 🔍 어젯밤에 다친 비둘기가 서까래에 들어왔다. 나는 그것을 끄집아 내려고 한 시간 동안이나 노력했다. 비둘기는 미친 듯이 머리를 벽에 부딪쳤다. 비둘기가 기절하고 나서야 나는 비둘기를 돌볼 수 있었다. 일찍이 현인이 말씀하셨다. 인간의 본성은 원래 하나고 우리도 모두 하나의 전체였다. 합일(合一)을 바라고 추구하는 것을 사랑이라 하노니. ⏳ 밤늦은 시간에 퍼득거리는 비둘기를 보았다. 비둘기는 서까래로 올라앉았다. 몇 번인가 날아가려고 했지만, 상처를 입고 정신을 잃어서 그렇수가 없었다. 비둘기는 천장 위를 낮게 맴돌았다. 푸른 창문 앞에 내려앉아 밖을 보았지만, 보이지 않는 장벽 때문에 날아갈 수가 없었다. 나는.. 2026. 9. 6. 모세의 기도 '인생이 70이요 혹 강건하면 80이라도 신속히 가니 날아가나이다.' 모세의 기도문에 나오는 말이다. 젊은 목사 챨스 알렌이 평소 존경하던 노 목사님을 찾아 물었다. '성경 말씀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이 무엇입니까?' 한참을 생각하던 노목사님이 말했다. '--- 그리고 다 지나가니.... 하는 말씀입니다' 젊은 목사가 매우 실망하는 모습을 보며 노 목사님은 말했다. '내 생각에는 이 보다 더 도움이 되는 말씀이 없어요. 나는 이제 오래 살아서 다 지나가리라는 말씀의 의미와 그것이 얼마나 사실 인가 잘 압니다. 인생의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인생의 기쁨도 지나갑니다. 인생의 슬픔도 지나갑니다. 모든 골치 아프던 것도 지나갑니다. 전쟁도 지나갑니다. 모두가 다 지나갑니다. 세상에 아이가 태어나지만 그.. 2026. 9. 5. 246-여름) 나무 (Tree)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樹(수) 🔍 당신은 키를 재 본 적이 있는가? 사지를 뻗기 위하여 기하학을 사용한 적이 있는가? 폭풍우에 부러진 가지를 위하여 애도한 적이 있는가? 잎들이 빛을 향하게 만들었는가? 당신은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똑똑한 인간들조차 당신의 완전함을 따르지 못한다.⏳ 언제쯤 우리는 이 지루한 일상의 가공성을 포기하고 자연적인 것을 따를 수 있을까? 인간이 이룬 모든 업적이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자만심의 표현이다. 지구의 발전을 위하여 필요한 것은 단 하나도 인간이 만들어 내지 않았다. 중국의 만리장성, 이집트의 피라미드, 로데스 섬의 아테네 신상이 우리에게 필요한가? 기계와 증기기관, 전기와 핵, 컴퓨터 기술이 우.. 2026. 9. 5. 두번째 외출 아내의 병원 일정에 함께 했던 외출로 7시가 넘어 일어나는 늦잠을 잤다. 영 개운찮은 기분으로 걷기 운동을 하고 어제 포장해 온 설렁탕으로 아침을 했다. 가슴을 압박하는 듯한 통증으로 오전 내 고생을 했다. 몸을 비틀고 어깨운동을 해도 풀리지 않는 통증이 기분을 갑갑하게 한다. 전날 TV에서 라면 먹는 모습을 보던 아내의 이야기에 점심으로 라면을 먹었다. 어제부터 아내를 도와 간단한 설거지를 하고 있지만 아직 왼쪽 손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점심을 하고 아내의 도움을 받으며 샤워를 했다. [t-26.09.04. 20260903_164010] 2026. 9. 4. 245-여름) 정원 (Garden)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圓(원) 🔍 눈을 어지럽히는 열기가 밤과 낮을 가르고, 짧은 그늘이 낙인처럼 비옥한 토지에 박힌다. 콩들이 주렁주렁 달린 싱싱한 덩굴손이 대나무 선반을 감아 올라간다. 진홍빛 꽃들이 유혹하듯 이파리 위에 입을 벌리고, 호박통 속에도 넓은 우주의 비밀이 담겨 있다.⏳ 곡식을 기르다 보면 많은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땅과 가까워진다. 물과 태양, 흙과 공기, 식물 등 기본적인 것들만을 사용해 일을 하고 생명을 유지하고 기쁨을 얻는다. 씨를 뿌려 열매를 맺을 때까지 가지를 치고, 보살피고, 땅을 일군다. 싹이 트고, 수확을 거두고, 시들고 또다시 씨를 뿌리는 동안 여러 해가 지난다. 우리는 살기 위하여 식물을 먹는다. .. 2026. 9. 4. 오늘 하루 아내의 병원 일정에 잡힌 예약 시간에 맞추기 위해 넉넉하게 시간을 잡아 나섰다. 그렇게 열한 시 반에 집을 나서 일원동에 있는 S병원으로 향했다. 퇴원 후 한 번의 외출이 있었다. 그때 힘들었던 기억으로 집 밖 외출에 약간의 두려움은 있었지만 용기를 내기로 했다.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도착해 일을 보고 병원을 나선 건 네시가 막 넘어가는 시간이었다. 감미옥에 도착한 것은 오후 블래크 타임이 끝나기 직전이라 기다리기로 했다. 그렇게 아내와 이른 저녁으로 설렁탕을 먹고 포장을 해서 집에 도착한 것은 일곱 시가 다 되어서다. [t-26.09.03. 20260903_143616] 2026. 9. 3. 244-여름) 농부 (Farmers)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農人(농인) 🔍 둥근 몸을 가진 수수한 농부를 보라. 계곡의 열기로 피부는 구릿빛으로 그을렸다. 왜 그들에게 도에 관하여 말하는가? 그들은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잔다. 계속 변화되어 가는 현인조차도 그들의 단순성을 따를 수가 없다.⏳ 단순성에 관하여 알기를 원하는가? 농부와 함께 살아 보라. 그들의 하루하루는 계절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들은 흙과 가까우며, 그들은 지위를 얻기 위하여 쓸데없는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그들은 정직하고 순수하다. 한 개인으로서의 자신과 농부로서의 자신에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이다. 도시에 사는 우리들에게 그러한 단순함을 가지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단순함은 도가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다... 2026. 9. 3. 된장찌개 밤새 뒤적이며 깊은 잠에 들지 못했다. 점심 식사 후 샤워를 하고 가벼운 운동을 했다. 리클라이너에 앉아 있다 잠이 들었다. 몸과 마음이 모래 속으로 사르르르 빠져들듯 잠이 들었다. 아내의 말로는 약 40여분을 그렇게 잠이 들었다고 한다. 일정한 속도의 칼질 소리에 구수한 냄새로 잠이 깼다. 아내가 부엌에서 무언가 하는 모습이 보였다. 저녁 먹읍시다는 목소리에 식탁에 앉으며 힐끔 보니 된장찌개었다. 그래 저걸 막 지은 밥에 쓱쓱 비벼먹으면 하며 입안에 도는 군침을 삼키며 기다렸다. 이윽고 식탁위에 놓인 된장찌개는 생각했던 것 하고는 영 달랐다. 아내가 한마디 한다. 짜게 먹으면 나쁘다니 당분간 이렇게 먹어요. 국도 아니고 찌게도 아닌 싱겁게 완성된 된장찌개였다. 그렇게 저녁을 먹으며 병원식으로 나왔던.. 2026. 9. 2. 243-여름) 대화 (Dialogue)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心語(심어) 🔍 잠자면서도 나는 얘기를 한다. 그리고 꿈을 꾼다. 내 머릿속이 이렇게 시끄러운데 어떻게 완전한 고요에 이를 수 있을까?⏳ 우리 내면에서는 대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가진 문제의 근원이다. 대화라는 말은 두 사람 사이의 얘기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우리 마음속에 대화가 있다는 것은 우리 마음이 둘로 나누어져 있다는 뜻이다. 마음속에 있는 그 둘이 하나로 합쳐지지 않는 한, 우리는 영성이 요구하는 완전함에 이를 수 없다. 수년간 수양을 하고도 마음을 다스리기는 쉽지 않다. 깨어 있을 때는 자기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명상을 하거나 잠을 잘 때는 끊임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시달리는.. 2026. 9. 2. 내일은 잘 될거야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세상은 뒤숭숭하게 흘러간다. 이렇게 무력감이 지속될 줄은 몰랐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도 오늘과 같은 날이 될 것이라는 기분이 든다. 이럴수록 침묵 속에서 마음의 안락함을 취하고 싶어진다. 그렇게 조용한 기분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고 노력하지만 가슴의 통증이 가만히 나두지를 않는다. 달아나는 평화를 침묵으로 잡아보려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내일은 잘 될거야' 나를 달래 본다. [t-26.09.01. 20250905_165720] 2026. 9. 1. 242-여름) 동심 (Heart)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童心(동심) 🔍 당신의 마음이 피어나는 연꽃이라고 상상하라. 그 중심으로부터 발그스레한 어린아이가 솟아 나온다. 순수하고, 범접할 수 없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가.⏳ 명상에 대해서 소개하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자. 마음에서 이제 막 피어나는 붉은 연꽃을 상상하라. 그 꽃의 중심으로부터 발그스레한 어린아이가 태어난다. 그 아이를 당신의 몸에서 끄집어내 머리 위로 흘려가게 하는 모습을 상상하라. 어린아이처럼, 당신도 한 손에는 해를 잡고 다리는 달을 두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라. 될 수 있는 한 그러한 상상을 오래 붙들고 있으라. 어린아이를 상상 속에서 낳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한 상상을 하다 보면 당신이 얼마나 많은 .. 2026. 9. 1. 며칠 전부터 밤새 침실과 거실을 오가며 뒤적이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7시 반이 다 되어 일어나 약을 먹고 30분간 거실을 걸으며 가벼운 운동도 했다. 며칠 전부터 한쪽 어깨 날갯죽지 밑쪽으로 답답하고 먹먹한, 무언가 뭉쳐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럴 떄면 일어나 의자 등받이를 잡고 몸을 좌우로 흔들어 보는 것 외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듯하다. 그렇게 몸과 씨름하는 자신의 무력함에 스스로도 안쓰럽게 느껴진다. 2026. 8. 31. 이전 1 2 3 4 ··· 1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