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717 내 생각에서 내 생각에서소파에서 뉴스를 듣던 아내가 퇴원하며 쓰고 있는 방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이 보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신경이 쓰었다. 한참이 지나 방을 나서며 나를 보고 말을 건넨다. '기온이 떨어진다 하니 잠들기 전 꼭 전기장판을 키세요.' '..... ' '새벽 기온이 10도 정도 떨어진다고 하니...' '아! 기온이... 알았어요.' '잊어먹지 말아요.' '알았어요. 네 알아서 하리다.' 세월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까지 뭘 했지' 추웠던 날씨가 한 바퀴를 돌아 선선한 날씨에 이르기까지... 새해 아침에는 찬 물로 세수를 하며 자신하고 1년의 첫 마음으로 약속을 해왔다. 올해는 '내 생각에서 '나중'이란 단어를 지워버리자'라고 했었다. 그렇게 첫 마음으로 다짐했었지만 돌아보면 만족하지 .. 2026. 10. 15. 286-가을) 가르침 (Teaching)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育(육) 🔍 그대가 배운 것을 돌려줘라. 경험을 나눠라.⏳ 남들을 가르치는 위치에 서면, 기꺼이 남에게 가르침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 가지고 있을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인생의 비밀을 열 번씩 말해 주어도 상관없다. 비밀은 사람들이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기 삶에 적용시킬 때만이 알려지는 법이다. 과거에는 스승이 매우 이기적이었다. 그들은 어렵게 배웠고,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는 것을 꺼렸다. 그들은 제자가 자기보다 앞설까 봐 두려워해서 항상 몇 가지 열쇠는 혼자만 간직하고 있었다. 얼마나 어리석은 태도인가! 스승의 능력이 쇠퇴하지 않는 한 어떻게 제자가 스승을 이기겠는가! 그대는 사심 없이, 혼자.. 2026. 10. 15. 외출을 하고 외출을 하고조상들의 상상력은 무한의 우주와 견줄만한 소산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우리 몸을 집에 비유하면서 인체를 아홉 개 창문을 지닌 집으로 척추는 집을 떠받치는 기둥으로 표현했다. 그만큼 동양에서나 또 우리 문화에서 지붕은 모든 아름다움의 집약체다. 초혼제를 지낼 때 죽은 자의 영혼이 잠시 머무는 곳이라며 그곳에 올라 이름을 부르고, 인체의 머리에 속한다며 옛 어른들은 그 지붕을 매우 중시했다. (문학사상 1976. 9월호 일부 참조) 퇴원 후, 집에서 머리를 감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직 양손을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기에 한계가 있었고 오른쪽은 더욱 그랬다. 그래서 아내의 도움을 받게 되지만 그것도 매일 할라치면 그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외출을 하고 들어오면 꼭 하던.. 2026. 10. 14. 285-가을) 광휘 (Radiance)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爍(삭) 🔍 한낮에 달빛이 환히 비친다. 스승은 사람들을 축복한다.⏳ 겸손이 미덕이기는 하지만 적덩하지 않을 때가 있다. 개인적인 수양이 바람직하지만, 때로는 부정당할 때가 있다. 왜 그럴까? 다른 사람을 돕지 않거나 오늘날에도 영적인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모두 신앙을 잃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영적인 스승을 찾아갔을 때 사람들은 스스로를 업신여기는 말을 들으려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완전한 것을 찾아서 떠나버릴 것이다. 옛날에는 스승들이 산에서 내려와서 사람들에게 증거하러 다니기도 했다. 사람들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그들은 다시 한번 영성의 중요함을 확인받곤 했던 것이다. 군중들 사이를 걸.. 2026. 10. 14. 반추해 보는 시간 반추해 보는 시간 '운동이 아니라 지금은 산책 중'이란 말로 자신을 다독이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조금 빨리 걷자 하면 숨이 차 오르고 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고통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공간에 도착하면 탐색하듯 주변을 왔다 갔다 하게 된다. 생각이 많아지면 자신과 주고받았던 말들을 되새김하듯 반추해 보는 시간도 길어진다. 의미 있는 말이라기보다 지나온 시간에서 '언제'가 가장 적절했던 시간이었을까 하는 정도의 생각이다. 그런 화두의 끝에는 '나는 내가 생각했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에 모아진다. 만약 꿈꾸던 길이 아니라면 '언제부터'로 시작되는 새로운 삶의 그림을 그려 보는 재미에 푹 빠져든다. 생각이 그쯤에 도달하면 이제 집을 향해 걷는 시간이 됐다는 의미 었다. 늘 불확실성으로.. 2026. 10. 13. 284-가을) 환경 (Environment)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環境(환경) 🔍 차량의 소음 속에서, 쓰레기의 악취 속에서, 푸르른 산 대신 삭막한 건물을 보고, 강의 흐름 대신 번잡한 도로를 보고, 부드러운 흙이 아니라 딱딱한 아스팔트 위를 걸으면서 어떻게 살 수 있는가?⏳ 권력의 중심지이며, 복잡하고 유서 깊은 문명의 중심지로 유명한 도시가 있다. 이런 곳은 영성의 중심지가 될 수 없다. 열린 눈과 마음으로 보라. 어떻게 거기에 성스러운 것이 뿌리를 내릴 수 있겠는가? 차량의 소음이 끊이지 않는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미친 듯한 고함소리와 땅을 울리는 소리가 미묘한 것들을 모두 갈기갈기 찢는다. 공기 속에는 먼지와 매연이 그득하다. 후덥지근한 날에는 쓰레기 썩는 냄새가 나병환자의.. 2026. 10. 13. 내 안에서 행복을 내 안에서 행복을오후 한 시가 다 되어 집을 나선 건, 코로나와 독감예방 주사를 맞기 위해서 었다.천천히 걸으면 점심시간이 끝나는 시간과 동시에 환자들도 적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다. 그렇게 30여 분을 걸어 병원에 도착했고 생각보다 많은 환자들로 한참을 기다려 진료를 받았다.'안녕하세요. 별 탈 없으시죠. 한 번 죽었다 살아서인지 이렇게 건강하게 보게 되네요.' 의사의 말이다. 순간 미소로 답은 했지만 왠지 모를 불편함으로 가슴에 통증이 왔다.법정 스님은,고 했다.그렇게 병원을 나서 아내와 인적이 드문 천변을 걸었다.상추 3 봉지와 샤인 머스켓 2 상자를 들고 집으로 오면서 간식으로 빵을 먹기로 했다. 우리는 집 근방에 있는 파리바게뜨에 들렀다. 아내가 '우리 집 찹쌀 꽈배기'와 '치즈 소보루' 빵.. 2026. 10. 12. 283-가을) 지속 (Duration)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持續(지속) 🔍 하루의 절반은 태양이 지배하고 그 나머지는 달이 지배한다. 명상에도 적당한 지속 기간이 있는 법이다.⏳ 어떤 수도사는 한 번에 16시간씩 명상을 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너무 오래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다가 다리에 못이 박혔다고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버팀목을 만들어서 몸을 곧추세우고, 턱 아래 날카로운 막대기가 붙어 있는 마룻바닥에 앉아서, 혹시 졸기라도 하면 찔려서 꺠어나게 하기도 했다. 이것이 과연 바람직한 행동인가? 아니면 강박관념의 소산일 뿐인가? 명상에도 적당한 지속 기간이 있다. 그 적당한 과정을 알게 되면, 일상과는 절연하고 명상만 하는 사람으로 비춰지지 않을 것이다. 도를 따르는 사람에.. 2026. 10. 12. 아웃라이어(outliers) 아웃라이어(outliers)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요즘 흔히 말하는 '왕따'였다고 한다. 그래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전부 외울 만큼 혼자 있기를 좋아했으며, 공상과학 소설과 만화책에 흠뻑 빠져 지냈다고 한다. 10세에 첫 컴퓨터를 구입한 그는 프로그램 안내서가 너덜너덜해지도록 탐독해 프로그래밍을 익혔다. 독학으로 쌓은 실력을 발휘해 12세에 게임 소프트웨어 블래스터를 개발했는데, 게임업체에 이 소프트웨어를 500달러에 판매하는 등 일찍부터 사업가적 기질을 보였다. (백과사전 참조) 2026년 현재 그의 재산은 1.000조가 넘어가고 있다고 한다. 2위와의 격차는 3배 정도이며, 자수성가로 한 세대에 이를 수 없는 기적 같은 업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단지 경제적인 면으로만 사람의 성.. 2026. 10. 11. 282-가을) 초점 (Focus)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焦點(초점) 🔍 음악도, 노래도,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에 두 체스 선수가 마주 앉았다. 삐걱거리는 의자 소리도 들리지 않고 구경하는 사람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어떻게 명상의 환경이 산만할 수 있는가?⏳ 체스 선수들이 시합을 할 때 구경하는 사람들은 다 조용하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두 알고 있다. 체스 선수들은 완전한 고요 속에서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명상할 때는 시끄러운 거리의 소음도, 나불대는 동료, 역한 냄새, 더러운 방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명상은 주위를 둘러싼 환경과는 아무 상관없는 정신 활동일까? 만약 그렇다면 명상실.. 2026. 10. 11. 소우주(小宇宙) 소우주 (小宇宙) 큰 수술을 꺾으며 일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인생을 돌아보는 버릇도 생겼다. 행복이라 지칭하는 것이 무엇이며 어떤 것을 삶의 즐거움이라 여기는 것일까 생각하게 되었다. 온전한 자신을 잊고 살았던 그 시간들을 즐거움이고 행복이라 할 수 있는지 의문도 들었다. 루돌프 로체는 인간의 탄생과 죽음을 축소판 소우주라 명명하며 자신의 책에 쓰기도 했다. 그런 소우주 같은 친 손녀와 외 손녀의 등장은 우리 부부에게 크나 큰 축복이었다. 지루할 것만 같은 일상이 집안에 활기를 불러왔고 웃음도 잦아졌다. 우리 부부에게 소우주 같은 아이들. 11. 22. 민하랑 놀러 가도 되나요 11. 23. 응응 어제의 외출로 늦잠을 잤다. 그것도 정오가 다 된 시간에 일어나 국수로 아침 겸 점심을 하고 난 .. 2026. 10. 10. 281-가을) 무염 (Uncarved)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樸(박) 🔍 신상이 완성된 지금 팔의 위치를 바꾸기에는 너무 늦었다. 아직 손대지 않은 부분에 가능성이 있다.⏳ 아이들을 키우는 일은 힘이 든다. 그대 스스로가 항상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때로는 어른들은 하지만 아이들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이 아이들과 가르치는 사람 모두에게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위선이 아니라 지혜이다. 아버지에게 꾸중을 듣던 아이가 대꾸했다. '아버지는 하잖아요.' 아버지는 사원의 신상들을 조각하는 사람에게로 아이를 데려갔다. 뜰에는 장뇌와 장미나무가 널려 있었다. 작업장 안에는 만들다 만 신상들이 여럿 있었다. 이제 막 끌질을 시작한 신상이 있는가 하면 다 완성되.. 2026. 10. 10. 들춰보는 시간 들춰보는 시간 한때 나이를 잊고 살자는 말이 유행했었다. 열심히 살자는 말이라 받아들이지만 어찌 나이를 잊고 살 수 있는지, 우리는 살면서 여러 제약을 받는다. 경제적인 문제는 물질의 풍요와 빈곤으로 좌우되어 삶을 유지시키지만, 건강은 삶의 중요한 바로미터로 죽음과 연결되는 그 꼭짓점의 정점과 연결된다. 그래서 틈틈이 건강을 체크하고, 그 수치에 따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결정하게 된다. 건강에 이상 징후가 생기면서 각종 상념에 빠져 드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 상념이 들기 시작하면 곧바로 집을 나선다. 차 안이나 갑갑한 공간에 갇힌듯한 느낌이 지속되면 머리가 띵해지며 짜증에 빠져든다. 깻잎절임의 찰싹 붙어 있는 것을 먹기 위해 도움의 젓가락이 필요하듯,이내 거리로 나서 생각을 상념에서 끄집어 내려 노.. 2026. 10. 9. 280-가을) 척도 (Measure)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估(고) 🔍 생일, 결혼기념일, 추도일, 축제일은 그대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알아주는 척도이다.⏳ 그대는 지금 몇 살인가? 그대가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면서 만족할 수 있는가? 헌신하는 생활을 얼마나 오래 했는가? 끊임없이 발전했노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세계적으로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나 됐는가? 세계는 공동의 선(善)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보하고 있는가? 오늘이 축제일인가? 지난번 축제 이후로 그대는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가? 매일매일이 수행의 길을 평가하는 척도이다. 그대가 이제 막 수행의 길을 시작하는 것이라면, 일 년 후, 십 년 후, 아니면 도 오랜 인고의 시간이 지난 후에 그때까지의 삶을 돌아볼 날을 기.. 2026. 10. 9. 아차 싶었다. 아차 싶었다. 기온차이가 심한 요즘, 독감 예방이란 차원에서 외출 시 옷차림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 그래도 한 낮이면 짬을 내 운동삼아 주변을 걷고 있다. 그렇게 집을 나서면 복잡한 곳을 피해 탄천을 찾게 된다. 괜찮다 싶으면 내친김에 전철을 타고 좀 멀리 나서기도 한다. 탄천과 가까운 곳에 내려 집까지 걷는다. 그렇게 목표가 결정되면 걷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지금의 걸음이면 세 시간쯤은 걸릴 거라는 계산도 염두에 두었다. 전철은 한산했고 내려야 하는 역을 결정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적당한 거리에서 내렸다. 거리도 한산했고 햇볕도 좋았다. 막 가을로 들어서려는 햇볕의 유혹에 한참을 벤치에 앉아 지나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렇게 걷다 쉬며 집까지는 무리라는 판단에 다시 전철역을 찾았다. .. 2026. 10. 8. 279-가을) 고요 (Stillness)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山(산) 🔍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그러나 바람이 지나고 나면 대나무는 다시 평정을 되찾는다. 서늘한 연못에 거위들이 내려앉는다. 그러나 거위들이 날아가고 나면 수면은 거울처럼 잔잔해진다. 이처럼 붉은 먼지가 지나고 난 다음에 우리 마음도 고요해진다.⏳이 세상의 일들을 완곡하게 표현하여 붉은 먼지라고 한다. 이 세상의 일들은 다 쓸어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냥 매달려 있을 수도 없다. 세상 일에서 멀어져 명상을 하려고 해도, 자극적인 이 세상이 마음속에 계속 머무는 한 평정을 얻을 수 없다. 이 세계의 고난에 자기를 연루시키지 마라. 그럼으로써 고요한 마음이 된다. 고요한 마음은 가장 지고한 존재를 가능케 한다. .. 2026. 10. 8. 비스듬한 시선 비스듬한 시선어느 눈 내린 겨울날, 곰돌이 푸가 무언가에 홀린 듯 눈밭 위에 원을 그리며 걷고 있었습니다. 궁금해진 아기 돼지 피글렛이 묻자, 푸는 비장하게 대답했습니다. '사냥 중이야. 어떤 무시무시한 짐승의 발자국을 뒤쫓고 있거든.' 흥분한 피글렛도 푸의 뒤를 따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푸가 멈춰 서더니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피글렛, 이 발자국을 봐! 이제 두 마리로 늘어났어. 다른 녀석이 합류한 게 틀림없어!' 두 친구는 덤불 주위를 뱅뱅 돌며 점점 늘어나는 발자국을 보고 겁에 질려 떨었습니다. 그때 나무 위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크리스토퍼 로빈의 한마디. '푸, 너희들 지금 스스로 찍은 발자국을 뒤쫓으며 뱅뱅 돌고 있는 거 아니니?' 밀른의 동화 '곰돌이 푸'에 나오는 .. 2026. 10. 7. 278-가을) 역사 (History)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 史(사) 🔍 새벽빛을 받은 가을 나무를 보라. 옻칠한 것처럼 전적지(戰績地)에 뿌리를 내리고 서 있다. 안개가 유령처럼 주위를 떠돈다. ⏳거닐면서 깊은 우수에 젖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옛날 전적지가 그와 같은 공간이다. 거기서 사람들이 죽었다. 그들의 결의에찬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어느 나라에나 그러한 장소는 있다. 종종 사람들은 그곳이 매우 비싼 땅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건물도 세우지 않는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 죽음의 의미를 잊을 수가 없다고, 그 기억들을 고스란히 남겨 두어야 한다고, 또 어떤 사람들은 그곳의 원한이 너무 깊어서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과 함께 살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역사는 현재를 이.. 2026. 10. 7. 3분의 시간 3분의 시간오후 네시가 다 되어 둘째로부터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이라가 할미 보고 싶다는데 가도 돼?' '응 응' 멀지 않은 곳에 터를 잡아 왕래에 불편함이 없는 둘째. 착 가라앉은 듯 조용하던 집안이 갑자기 태풍이 부는 듯 바빠졌다. 주변을 정리하며 청소기를 돌리고 베란다에 있던 아이 전용 식탁도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그런 아내의 모습을 보며 비 온 뒤 생기가 돌아온 꽃을 보는 듯했다. 아이가 온 다는 말에 청소가 끝난 뒤 거실에 카펫을 깔고 있는 아내의 흥얼거림에 흥이 묻어 있었다. 카펫 위에 레고와 아이가 좋아하는 스티커에 종이비행기도 등장했다. 그렇게 아이가 전쟁터에 나가 승리하고 돌아온 개선장군처럼 현관을 들어서며 웃는다. 그 미소에 무너지는 이 마음이 속절없어 보이지만 이를 어찌하겠는가.. 2026. 10. 6. 277-가을) 전체 (Whole)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全(전) 🔍 머리도 다리도 없이 몸뚱아리만 플라스틱통에 들어 있는 닭을 싫어한다. 목과 가슴, 간과 똥집이 빈 통에 잠겨 있다. 그렇게 나누어진 것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옛날 사람들은 음식을 고를 때 동물 한 마리를 통째로 사기를 좋아했다. 땅과 사람들의 거리가 가깝고 밀접환 문화에서의 생활방식에 따르면, 인간이 그들의 음식과 완전한 관계를 맺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들은 가죽을 사서, 기르고, 도살하고, 씻고 요리한다. 그리고 먹을 때에는 감사를 드린다. 그들이 음식에 관하여 이상한 감정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실용성은 생존하기 위하여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니까) 최소한 그들의 먹.. 2026. 10. 6. 네멋대로 살아라 네멋대로 살아라 한 선사(禪師)가 제자에게 말했다. '신이란 무엇인가?' 제자는 깊게 절을 하고 침묵했다. 선사는 그에게 축복을 내리며 이렇게 말했다. '좋다. 나는 기쁘구나' 다음 날 선사는 제자에게 다시 물었다. '신이란 무엇인가?' 제자는 어제와 같이 더욱 깊게 절을 하고 침묵했다. 이번에는 눈도 감았다.그런데 선사가 그를 세게 내려치며 이렇게 말했다. '이런 멍청한 녀석!' 제자는 너무나 놀랐다. '왜 그러십니까? 어제는 스승님이 기뻐하셨습니다. 똑같은 대답을 드렸고, 어제보다 더 정성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선사가 말했다. '바로 그 점에 네가 틀린 부분이다. 어제는 어제이고 오늘은 오늘이다. 그런데 너는 똑같은 공식대로 대답할 뿐이다. 지금의 너는 진실하지도 않고 즉흥적이지도 않으며 책임감도 .. 2026. 10. 5. 276-가을) 달 (Moon)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月(월) 🔍 은빛 원반이여! 나의 여신이여! 거울 같이 해맑은 얼굴, 그대도 오늘 밤 가장 완전하고 그대의 존재는 너무나 위대하다. 그대 또한 그것을 알고 있다. 그대는 해가 떠오르기 전에 나타나서, 밤의 망토를 걸치지도 않고 영광스럽게 빛난다. 엄청난 광휘로 우리를 내려다보면서, 티끌 같은 세상을 아름답게 비춘다.⏳ 오늘 밤에는 수확을 알리는 달이 떴다. 밤의 여왕인 그대는 오늘 밤 가장 둥글고, 일 년 중 어떤 날보다도 가깝게 내려와 있다. 그대는 쪽빛 하늘에 은빛으로 빛난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이 날을 기념한다. 어떤 사람들은 달을 감상하기 위하여 이 날을 기념한다. 달을 향하여 사탕과 술과 차로 축배를 .. 2026. 10. 5. 균형의 예술 균형의 예술 우리가 살면서 의미 없는 시간은 없다고 생각한다. 삶은 지금 이 순간의 것과 것들이 모여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지나간 시간은 이미 지나간 것이다. 그래서 지난 시간으로 후회와 미련으로 자책하는 사람은 되지 말자. 어느 쪽으로든 생각의 발걸음을 옮기자. 노력해야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멈추지 않는다면 결국은 무언가는 이루어진다. 어디로 가야 할지 우왕자왕 하고만 있지 말고 어느 쪽이든 발걸음을 옮긴다면 출구는 반드시 나온다. 지금 놓아버리면 다 사라져 버릴 것 같아도 결국에는 한 결과의 과정이고, 후회와 미련으로 가려졌을 뿐이다. 고민의 시간을 보내도 답을 찾지 못한 것은 그대로 비워나도 괜찮다. 모든 해답은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기다리는 것이다. 믿는다. 우.. 2026. 10. 4. 275-가을) 모호 (Obscurity)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晦(회) 🔍 도에 관한 글은 일부러 모호하게 쓴다. 왜 그럴까? 글쓴이가 도를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가치 있는 것을 확인하는 길은 어렵다. 게으른 사람은 다른 곳을 보고, 인내하는 사람만이 풍요를 누릴 수 있다.⏳ 괴짜인 서예가가 있었다. 그는 고 말했다. 도에 관한 글들은 누구든지 쉽게 이해하기가 어렵다. 오랫동안 훈련을 한 수도사조차 경전의 해석을 제대로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도를 따르는 사람들이 냉소적인 엘리트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도에 관하여 쓰는 사람들은 도를 너무 아낀 나머지 모호한 말을 썼던 것이다. 그들은 도에 관한 지식을 얻고자 열렬히 갈구하는 자에게만 전해지.. 2026. 10. 4. 강변에 앉아 강변에 앉아무관심이 부른 어제의 일을 생각하며 잠을 못 자다 새벽이 다 되어 겨우 잠이 들었다.망우리에서의 그 모든 것들이 생생하게 나의 뇌리를 괴롭혔다. 늦게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하고 개운치 못한 머리로 샤워를 하고 집을 나섰다. 뚜렷한 목적 없이 습관적으로 전철역 쪽으로 걸었다. 그리고 전철 안내판을 보며 상하행 중 먼저 오는 쪽 전철을 선택했다. 어디서 내릴 것인가는 나의 뇌리에 없었다. 어려가지 생각을 하였고 스스로 답변도 하면서도 나 자신이 못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대폰을 보며 고속터미널로 일정을 잡았다. 사람들이 복작거리는 곳에 있으면 우울함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신논현에서 전철을 갈아탔다. 그리고 사람들을 따라 올라탔고 휴대폰에 적힌 대로 두 정거장 지나서 내릴 .. 2026. 10. 3. 274-여름) 고독 (Solitude)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獨(독) 🔍 우리 앞에 걸어가는 사람도 없고, 뒤따르는 사람도 없다. 끝도 없이 아득한 하늘과 땅뿐, 산등성이에 올라서면 하늘이 궁극적인 해답을 알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기쁨과 슬픔은 우리의 의지에 달려 있다.⏳ 이 삶에서 우리는 홀로 서 있다. 아무도 우리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마약으로도, 요술로도, 단 한순간도 우리를 우리의 삶에서 떼어낼 수 없다. 부정할 수는 있지만 다 부질없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 홀로 있다. 우리가 매 순간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우리 의지에 달려 있다. 엣 사람들의 발자취가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은 참고자료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뒤를 따를 사람들에 관한 생각도 우리를 좌지우지할 수 없다... 2026. 10. 3. 막내와 함께한 시간 10월 1일 목요일 20.00 (막내) 엄마빠 내일 나랑 망우리 가자. 점심 먹고 오후 세시쯤 중화역에서 만나자. 20.02. (아내) 리버센역이다. 20.02. (막내) (첫째. 둘째) 합류 가능한 사람하고~ 기간이 23년도에 끝나서 가급적 빨리 가봐야 하는 상황이라 낼 감. 20.03. (첫째) 나는 내일 불가 20.05. (아빠) 그래요. 다각적으로 생각하게 되었고 상황이 유리한 게 아니라 그러네. 20.10. (둘째) 나도 내일은 안됨. 다음 일처리는 내가 할게 20.37. (막내 아빠에게 답장) 아빠 불안해하지 마. 낼 가서 상황 잘 보자. 20.38. (둘째) 무조건 해결 돼 걱정 마. 20.40. (아빠) 착각이 일을 그릇치게 돼 약간 그래 20.42. (막내) 근데 아빠 가만보면 모든 일.. 2026. 10. 2. 273-여름) 나선 (Helixes)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螺旋(나선) 🔍 옥색 기둥 주위로 두 개의 나선이 있고, 세 가지의 미묘한 기가 흐른다. 이 반짝이는 것이 생명을 일구는 힘이다.⏳ 명상에 깊이 잠기면 생명 자체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내부를 보는 눈을 기르게 되면 그대는 그 힘을 알 수 있다. 그것을 전기나 힘, 빛이니 의식이라고 표현하는 말이 나름대로는 옳다. 그러나 그런 식의 정의는 적당하지 않다. 그대 스스로 그것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대의 힘으로 그것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알아야 한다. 생명 자체의 힘 속에 있다는 것은 원시적이고, 본능적이고, 신비하고, 주술적이고, 심오한 무언가의 앞에 서 있는 느낌을 줄 것이다. 그것과 함께 있을 때면, 말이 필요 없고.. 2026. 10. 2. 행복의 시작 행복의 시작석가모니가 제자와 함께 길을 가는데 건달들이 시비를 건다 '야! 이 거지 같은 놈들아, 까까중들아!' 석가모니는 빙그레 웃기만 했다. 제자들이 연유를 물었다. '제자야, 이 금덩어리를 자네가 내게 주면 내 것이지만 내가 필요 없다고 하면 도로 자네 것이 되네. 마찬가지로 저 젊은이가 내게 욕한 것이야 저들 자유지(Yes) 허나 내가 안 받았으니(but) 그 욕이 누구에게 갔겠는가? -'유머가 인생을 바꾼다'에서. 누구나 행복한 사람으로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을 원한다. 그 행복의 시작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래서 삶의 최종 목표를 자신을 행복한 이기주의자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퇴원 후, 사랑이란 그저 배워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됐다. 무관심에서 관심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2026. 10. 1. 272-여름) 결심 (determination) 마음의 눈을 밝혀주는 道 365 - 덩 밍다오/고려원미디어 1995. 06. 01.決心(결심) 🔍 나는 일주일 전에 나비로 환생한 부인을 보았다. 그녀는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양 날개를 나풀거리며 돌아왔다. 나선의 접점과도 같이 그녀는 얼마나 자주 돌아와 기쁘게 연인을 만나고 있는 것일까.⏳ 전설에 나비가 된 연인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들은 서로를 너무나 사랑했으며, 죽을 때도 서로에 대한 충성스러운 마음을 약속했다. 그들의 현신적인 사랑에 감동한 신들이 그들을 나비로 만들어 주어, 연인들은 계속 환생하며 서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사랑하는 것에 그만큼의 결심과 충성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 이 글은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26.10.01. 202.. 2026. 10. 1. 이전 1 2 3 4 ··· 1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