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글(종교.묵상.좋은글./산책5 새 날개 치는 소리를 들으며 허송세월 - 김훈 산문 / 나남 - 2024. 06. 20. 새 날개치는 소리를 들으며. 새들의 생명은 파충류의 생명과 섞여 있다. 뱀이 진화해서 새가 되었다고 생물학 책에 나와 있다. 어떤 새의 종아리에는 지금도 비늘이 남아 있어서, 그 증거가 되고 있다. 얼마나 큰 소망과 그리움이 뱀을 날게 하는 것이며 새들을 대륙 간 비행으로 몰아내는 것인가를 나는 생물학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생물학 책에는 '그리움' 은 없고 '적응'만 나와 있다. 두 단어는 같은 뜻이 아닐까. 대륙을 건너다니는 새들은 모두 그 고단한 종족의 후예들이다. 난생 卵生 하는 것들은 인륜이 없고, 대륙 간을 날아서 다니지만 짐 보따리가 없다. 새들의 운명은 유전자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새들은 2억 년 전 쥐.. 2024. 6. 25. 슬픔의 눈물과 기쁨의 눈물이 동일한 눈에서 나옵니다 기쁨의 영성(세상을 이기고 상황을 뛰어넘는) - 강준민. 두란노서원 / 2010. 03. 19. 슬픔과 기쁨은 맞닿아 있다 슬픔의 눈물과 기쁨의 눈물이 동일한 눈에서 나옵니다. 똑같은 눈에서 슬픔과 기쁨이 함께 만납니다. 동일한 마음의 샘에서 슬픔이 솟구치기도 하고 기쁨이 솟구치기도 합니다. 슬픔을 모르는 사람은 기쁨도 모릅니다. 2010. 5. 2. 마음의 여유를 찾아주는 책 -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데 서툴다면 ·「나카야마 요우코 - 마음의 여유를 찾아주는 책」 사람을 칭찬하는 것이 서투른 사람은 정직한 사람입니다. 단 "정직이 베스트인가?"라고 묻는다면, 저는 'NO'라고 답할 것입니다. 제가 만든 격언(?)에 '어두운 정직보다 밝은 빈말이 좋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칭찬할 줄 아는 사람은 원래 그러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입니다. 속 좁은 나 같은 사람들은 특별히 노력을 해서 칭찬해야 하지요. 그런데 처음에는 거북하지만 이것도 첨차 익숙해져갑니다. 나이가 들면 운동 부족으로 좀처럼 몸이 잘 굽혀지지 않지요. 하지만 조금씩 움직여가다 보면 부드러워집니다. 마찬가지로, 마음도 서서히 풀리면 편안하게 사람들을 칭찬할 수 있게 됩니다. 희한하게도 진심이든 빈말이든 남을 칭찬하다 보면 자기도 칭찬을 들을 .. 2009. 7. 7. 숨어 사는 선비의 즐거움 ·「茶人 제 96호 2006. 05/06」 다가의 인간상. 숨어 사는 선비의 즐거움봄도 장차 저물어 가는데 숲속으로 들어가니 굽은 길은 어슴푸레 뚫려 있고, 소나무와 대나무가 서로 마주 보고 있다. 들꽃은 향기를 뿜어내고 산새들도 즐겁게 지저귄다. 거문고를 안고 바위에 앉아 두서너 곡을 타니, 심신은 변하여 통천(洞川)의 신선인 듯, 그림 속의 사람인 듯. 뽕나무 밭과 보리밭은 위아래에서 서로 아름다움을 다투고, 장끼는 따스한 봄볕 속에 짝을 부르고, 비둘기는 아침 보슬비 속에 노래한다. 전원에 묻혀 사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참다운 경치란 이 밖에 무엇이 있겠는가. 때로는 스님과 함께 솔밭 바위에 앉아 인과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공안 (公案)에 대하여 설왕설래하다 보면 어느덧 시.. 2007. 5. 27. 세상 살아가는 지혜 - 나무들은 성자(聖者)를 닮았다. 「 이주훈 - 세상 살아가는 지혜」 序 文나무들은 성자(聖者)를 닮았다.그들이 잎을 피우는 봄부터 흔적을 지우는 가을까지, 삶은 아름다웠다.나무들 속으로 들어갈수록 어둠은 더 짙어지고, 그러나 그 어둠은 꼬리가 고양이의 털처럼 부드러운 연인의 것이었다.숲 속은 맑고 고요하고 모든 부유물들이 가라앉고 난 뒤의 투명함으로 가득 찬 것이었다.어둠까지도 눈물을 흘리고 난 뒤의 눈동자처럼 짙은 광채를 내뿜었다.내가 책을 만들 때 느끼는 감정은 이런 나무들이 오롯이 들어 있는 숲길을 걷는 감정과 비슷하다.나는 그 속에서 나무의 향기와 냄새와 숨소리를 듣는다.멀리에서부터 가까이까지 숲은 그 안에 각기 자기만의 독특한 감정과 개성을 숨기고 있다.그러나 또한 그것이 조화를 이루며 숲을 생동감으로 채우고 있다.책.. 2007. 4.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