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시인을 찾아서/천유근
범천2동 907번지 천유근 1975년도 그때, 나는 코흘리게 국민학교 시절이었지. 7.2평 이층 슬라브집. 삼화고무 다니던 젊은 부부가 세 들어 살았고 이층에는 덩치 큰 배야 엄마네가 살았었지. 밤낮없이 경부선 기차가 드나들었고 바퀴벌레들이 휘휘 날아다니던, 좁은 골목 안에 성기, 영기, 재형이, 용대와 진기, 새까맣게 탄 꼬맹이들이 딱지치기로 분주했던, 지금은 복개된 도랑을 가로지르는 시뻘건 철근이 숭숭 드러난 다리 아래로 동산유지 비누 찌꺼기들이 둥둥 떠다니던, 밥묵어라는 엄마들 소리가 쟁쟁했던 그 골목, 옆집 석씨네 분자 누나가 데미안을 안고 다니던 그 시절이 서울행 특급열차를 타고 지나간다 쫄랑쫄랑 학교길에는 줄줄이 늘어선 문방구들, 불량식품 쫀드기를 연탄불에 구워 팔던 등 굽은 아저씨의 메마른 ..
2022. 9. 5.
정호(鄭澔)의 <노학잠(老學箴)>에서
정호(鄭澔)의 - 「노학잠(老學箴)」 師曠有言, 사광(師廣)이 말했다. 幼而學之, 如日初昇. 어려서 공부하는 것은 해가 처음 떠오르는 것과 같고, 壯而學之, 如日中天. 젊어서 공부하는 것은 해가 중천에 떠 있는 것과 같으며, 老而學之, 如夜秉燭. 늙어서 공부하는 것은 밤에 촛불을 켜는 것과 같다. 幼壯之學, 無以尙已. 그러니 어리고 젊을 때 공부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旣老且學, 毋曰晚矣. 늙어서 배운다고 늦었다고 하지 말라. 以燭照夜, 無暗不明. 밤에 촛불을 켜면 아무리 어두운 곳도 밝아지니, 燭之不已, 可以繼暘. 계속 촛불을 켜면 햇빛을 대신할 수 있다. 暘燭雖殊, 其明則均. 촛불과 햇빛은 다르지만 밝기는 마찬가지이다. 其明則均, 其味愈眞. 밝기는 마찬가지이고 그 맛은 더욱 진실하다. 所以衛武, 九十作..
2022. 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