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교육(인문.철학.교양./부부로 산다는 것53 부부로 산다는 것 - 글쓴이들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부부로 산다는 것 - 최정미 외 다수 / 위즈덤하우스 2005. 10. 07. 청취자들의 소중한 눈물과 감동, 웃음을 전한 MBC 여성 시대가 방송 30주년을 맞았다. 그간 방송되었던 수많은 사연들 중에서도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글들이 많은 이들의 동감과 호응을 얻었다. 이 책은 우리 곁에서 부부로 살아가는 이들의 소중한 사연들만을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소중한 나만의 인연과 평생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일매일이 축복이어야 할 부부생활. 하지만 현실이 늘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 책에 담긴 이 시대 부부들의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부부 간의 진정한 행복이란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하면 진정으로 사랑하며 살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글쓴이들, 첫 번째 이.. 2008. 3. 21. 5 - 050. 다시 태어나도 함께할지 생각해 보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꿈을 함께 이루어가는 행복 / 다시 태어나도 함께할지 생각해 보는 것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의 배우자와 다시 살겠습니까?" 텔레비전 진행자가 한 노부부에게 물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한참 동안 서로의 눈치를 보다가 할머니가 먼저 대답했다. "어떻게 또 다른 사람을 만나 마음 맞추고 삽니까. 그냥 또 살고 말지" 방송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할아버지를 의식해서인지, 할머니의 답변은 평범했다. 그녀는 궁금했다. '저 할머니 말씀이 진심일까 아니면 할아버지 눈치를 보시느라 그런 것일까'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그녀의 시누이는 그런 얘기만 나오면 손사래를 쳤다. "에구, 내가 미쳤다고 저런 인간하고 또 산단 말이야? 한평생 같이 사는 것도 소름이 돋는데.. 2008. 3. 20. 5 - 049. 인연에 감사해 하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꿈을 함께 이루어가는 행복 / 인연에 감사해하는 것 1999년 9월 28일 오전 7시. 둘째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고 일어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따르릉, 따르릉" 그녀는 자던 아이들이 깰까봐 얼른 받았다. '그이구나. 벌써 도착했나 보네' 그는 추석연휴를 마치고 그날 새벽 3시 현장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전화기 저편에서는 시끄러운 잡음과 함께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김병선 씨 댁인가요?" "네 맞는데요?" "김병선 씨와는 어떻게 되십니까?" "부인인데요. 실례지만 누구시죠?" "네, 고속도로 순찰대입니다. 부인 말고 다른 분은 안 계십니까?" 순간 등줄기를 타고 돋는 소름. "아무도 없는데요. 아이들하고 저밖에 없어요" "그럼, 다른 형제분.. 2008. 3. 19. 5 - 048. 그녀의 잃어버린 이름을 되찾아주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꿈을 함께 이루어가는 행복 / 그녀의 잃어버린 이름을 되찾아주는 것 "도대체 왜 그래? 밥 잘 먹고, 오랜만에 노래방 가서 잘 놀고 왔으면 됐지. 뭐가 불만인데 그래?" "내가 뭘...., "그녀는 계속 대답을 피했다. 그녀는 친구 부부와의 저녁식사를 마치고 온 다음부터 뭔가가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그들 부부와 친구 부부, 모두가 즐거워했고 별다른 일이 없었는데도 그녀가 뾰로통하니 답답하기만 했다. 그녀는 불만을 자주 토로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다른 집들처럼 '누구네는 뭘 샀고, 누구네는 부인한테 뭘 해줬고'하는 일로 남편에게 따지고 들었던 적이 없었다. 그런 그녀가 삐쳐 있으니, 그는 걱정이 되었다. 자신이 부지불식간에 큰 실수를 한 것 아닌가 되짚어 봤.. 2008. 3. 18. 5 - 047. 그녀의 불안감을 나눠주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꿈을 함께 이루어가는 행복 / 그녀의 불안감을 나눠주는 것 그녀는 방송에서 '사교육 문제가 어쩌니' 하면서 떠들어댈 때에도 자신과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 사교육 때문에 새벽 1시까지 부부 싸움을 하게 될 줄도 몰랐다. 딸아이는 학교에서 항상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 왔다. 그동안 학원에 보내지 않고도 6학년까지 잘해 왔다. 그런데 막상 6학년 2학기가 되고 보니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중학교 공부는 초등학교 공부와는 차원이 다르다던데, 중학교는 과목도 많아지고 양도 많아지고, 또 아무리 지금 잘한다고 하지만 중학교 가면 다른 초등학교에서 잘하던 아이들도 많이 올 텐데' 그녀는 아는 사람의 소개로 학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아이는 학원에서.. 2008. 3. 17. 5 - 046. 함께 있어도 가끔은 외로운 서로를 보듬어주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꿈을 함께 이루어가는 행복 / 함께 있어도 가끔은 외로운 서로를 보듬어주는 것 episode 1 그들 부부는 '이산가족'이다. 맞벌이를 하면서 근무 시간이 서로 달라 얼굴을 보지 못할 때가 많다. 그가 밤에 출근하면 그녀는 아침에, 그가 아침에 나갈 때면 그녀가 밤에 나갈 때가 많다. 그는 아침에 퇴근해 집안일을 했다.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니 어느덧 오후였다. 눈을 좀 붙이려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갑자기 가슴속이 뻥 뚫린 느낌이었다. 사는 것이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는 서로 마주칠 일이 별로 없다. 아이는 아이대로 바빴다. 부모가 잘 챙겨주지 못해도 스스로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딸아이가 대견스럽기도 했지만, 요즘은 사춘기를 겪고 있는 것 같았.. 2008. 3. 16. 5 - 045. 스스로를 끊임없이 가꾸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꿈을 함께 이루어가는 행복 / 스스로를 끊임없이 가꾸는 것 "언니는 정말 날씬하다니까. 뒤에서 보면 20대로 보여." "그러게 말이야. 내 뒷모습 보고 따라오는 남자애들이 한둘이 아니라니까" 처제가 멍석을 깔자 아내가 한술 더 떴다. '어이구, 자매가 짝짜꿍이 잘 맞는구먼' 그는 어이가 없어서 웃고 말았다. 그의 초등학교 동창회 날이 다가왔다. 그는 마음이 설레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이번 동창회에는 명숙이가 나온다고 했다. 그가 그토록 짝사랑했던 명숙이, 결혼해서 다른 곳에 가서 살았는데, 얼마 전 남편과 사별한 뒤 다시 이사를 왔다는 것이었다. 하얀 피부에 수줍음이 많았고 보일 듯 말 듯한 보조개를 가진 정말로 이쁜 아이였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보려고.. 2008. 3. 9. 5 - 044. 아이에게 좋은 취미를 물려주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꿈을 함께 이루어가는 행복 / 아이에게 좋은 취미를 물려주는 것 그는 얼마 전부터 아들과 낚시 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그가 처음 낚시를 간 것은 아버지를 따라서였다. 직업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씩씩한 군인상과는 거리가 먼 조용하고 말씀이 없는 분이었다. 과묵한 성격이었으나 낚시 하나만은 처자식도 물라라 할 만큼 즐기셨다. 그가 사춘기에 접어들 무렵부터 그를 데리고 낚시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 시절, 그는 아버지 따라 낚시를 가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 하지만 이제야 아버지께서 왜 자신을 데리고 다니셨는지 알 수 있게 됐다. 그가 사춘기 아들 녀석을 데리고 낚시를 다니면서부터였다. 다행인지 아들은 처음 그가 낚시를 배울 때처럼 싫은 내색은 하지 않았다. 어.. 2008. 3. 5. 5 - 043. 그래도 한 번만 더 참아보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꿈을 함께 이루어가는 행복 / 그래도 한 번만 더 참아보는 것 부부 싸움을 했다. 역시 별일 아닌 것 때문이었다. 그녀가 세탁소에 양복을 맡겼기 때문에 입을 양복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은 '월요일에는 깨끗한 양복을 입어야 상쾌하게 한 주를 시작한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녀의 잘못만은 아니었다. 세탁소 아저씨가 배달을 해주지 않았을 뿐이었다. 물론 직접 찾아오지 못한 그녀의 책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남편이 야속하기만 했다. 남편은 그녀에게 완벽한 살림꾼상을 원했다. 살림 칼같이 잘하고, 아이들 잘 키우고, 대소사 잘 챙기고, 남편이 마음 편히 사회생활 할 수 있도록 내조 잘하는, 진정한 '파출부형' 아내를 원하고 있었다.. 2008. 3. 3. 5 - 042. 그의 비자금을 눈감아 주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꿈을 함께 이루어가는 행복 / 그의 비자금을 눈감아 주는 것“머리가 길었네. 이발이나 하고 와야겠다.” 모처럼 일찍 퇴근한 그가 말했다. 그가 옷을 갈아입으러 안방에 들어가자,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던 그녀는 옷을 챙겨주러 따라 들어갔다. 그런데 문을 열자, 그가 옷장 위로 손을 올리고 있다가 화들짝 놀라는 것이 보였다. "이런 걸 여기다가 숨기고 피우면 되나?" 그녀는 그를 밀어젖히고는 옷장 위로 손을 올려 더듬었다. 그녀의 그가 집에서 담배를 못 피우게 하니까 옷장 위에 숨겨 두고 몰래 피는가 하고 생각했다. 그러자 눈을 깜빡이며 조급해하는 남편. 더듬거리던 그녀의 손에 무엇인가가 잡혔다. 그런데 그것은 담배와는 다른 느낌의 봉투였다. 손으로 집어.. 2008. 2. 22. 5 - 041. 나와 가족을 위한 비자금을 만드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꿈을 함께 이루어가는 행복 / 나와 가족을 위한 비자금을 만드는 것 '전직 대통령들도 필요해서 만드는데, 나라고 필요할 때가 없겠어?' 그가 아내 몰래 비자금을 조성키로 결심한 이유였다. “자기 나 몰래 숨겨 놓은 돈 없어? 마누라 몰래 비자금 챙겨놓은 사람이 많다는데....” 그는 그럴 때마다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지만 애써 표정을 가다듬고 말했다. “생사람 잡고 있네. 용돈도 모자라는데 비자금 만들 돈이 어디 있어?” "이상하잖아. 담배도 안 피우고 술도 안 마시는데 그렇게 많은 용돈을 어디에다 쓴단 말이야? 이상하잖아, 솔직히 말해봐, 다른 주머니 찬 것 있지? 좀 내놓아 봐." 그는 숨겨 놓은 통장을 아내가 발견한 것 아닌가 불안에 떨었지만, 한 번 .. 2008. 2. 19. 4 - 040. 다툼에서 계기를 발견하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작은 행복을 찾아 나서는 여유 / 다툼에서 계기를 발견하는 것 차 안의 공기는 살벌했다. 두 아이는 엄마 아빠 눈치를 보느라 말 한마디 못하고 있었다. 그는 뭐가 그리 못마땅한지, 구겨진 종이처럼 인산을 쓰며 앞만 보고 운전했다. 그녀 역시 그런 남편에게 말을 건네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차를 세우더니 그녀에게 말했다. "운전 네가 해라." "안 해. 내가 지금 운전하게 생겼어? 도대체 뭐 때문에 이러는지 알고나 당하자. 왜 그러는데?" "운전 네가 하라고 했잖아." "안 한다고 했잖아." "그럼 뒤로 가서 앉아." "왜? 뭣 때문에? 나는 지금 꼼짝도 하기 싫어." "그럼 내려라. 운전도 하기 싫고 뒤로 가기도 싫으면 차에서 내려라.. 2008. 2. 16. 4 - 039. 지친 그녀에게 휴가를 주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작은 행복을 찾아 나서는 여유 / 지친 그녀에게 휴가를 주는 것 지난주, 그녀는 결혼 후 처음으로 자신만을 위한 휴가를 가졌다. 남들은 여름이 되면 산으로, 바다로, 해외로 바캉스를 떠났지만, 그들 가족은 강원도 해수욕장 한 번 가본 기억이 없었다. 그녀는 아이가 유치원을 다닌 후부터 다시 직장 생활을 했는데 언제부터인지 손목에 문제가 생겼다. 처음에는 손이 아프다고 자주 주무르더니 손이 저려서 잠을 자다가 깨는 일이 늘어났다. 병원에 가보니 손을 많이 써서 생긴 '손목터널 증후군'이라고 했다. 근육이 신경을 늘려서 손이 저리는 현상이 온다는 것, "어쩔 수 없습니다. 쉬어야 낮은 병입니다." 의사 선생님이 쉬라고 했지만 그녀는 듣지 않았다. 절충안으로 찾은.. 2008. 2. 14. 4 - 038. 새 식구를 맞아 들이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작은 행복을 찾아 나서는 여유 / 새 식구를 맞아들이는 것 딩동, 딩동! "아빠, 다녀오셨어요?" 두 아들 녀석의 저녁 인사다. "그래!" 쿵쿵 쿵쿵.... 쾅쾅! 녀석들은 각자의 방으로 사라지고 적막감! 오늘도 그는 고독과 친구가 된다. "자기야, 우리 딸 하나 낳을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차가운 시선이 돌아온다. 그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자정까지 텔레비전 채널만 열심히 돌린다. 큰 녀석 열세 살 (초등학교 6학년), 작은 녀석 열두 살(5학년), 그의 나이 마흔 둘, 그리고 집안의 규율반장인 그녀. 인과응보라고 했던가. 몇 년 전만 해도 아이들은 그에게 놀아달라며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는 피곤했다. 아이들의 요구를 묵살했던 벌을 이제야 돌려받.. 2008. 2. 12. 4 - 037. 숫자에 민감해지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작은 행복을 찾아 나서는 여유 / 숫자에 민감해지는 것그녀는 숫자에 약하다.그녀가 외고 있는 숫자는 주민등록 번호와 남편의 주민등록번호 정도,늘 쓰는 은행 통장의 계좌 번호도 외우지 못한다.누군가 갑자기 입금시킨다고 통장번호를 물으면 늘 기다리게 한다.사정이 이러니 잘 쓰지 않는 통장은 비밀번호를 까먹어 은행원 앞에서 망신을 당하기 일쑤다.아이들 주민등록번호는 당연히 외우지 못한다.학교에서 급히 전화하는 아이에게 잠시 기다리라며 찾아서 알려 주었더니"엄마는 딸 주민등록번호도 모르냐"라며 울고불고 하던 초등학생 딸아이가 이제는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직접 외우고 다닌다.엄마에게는 더 이상 묻지 않겠다는 뜻이다.이메일 lD를 만들어 놓고 비밀번호를 잊어 두세 차례.. 2008. 1. 30. 4 - 036. 건강에 신경 써주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작은 행복을 찾아 나서는 여유 / 건강에 신경 써주는 것"내가 자기 생일선물로 건강검진 예약해 놨어" 그녀는 그의 생일선물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인터넷으로 건강검진을 예약했다. 그는 무덤덤하면서도 고마워하는 눈치였다. 며칠 후 금식을 하고 검사를 하러 간 그가 전화를 했다. "의사 선생님이 큰 병원에 가서 간 정밀검사를 받아보래?" "왜? 무슨 문제가 있대?" "모르겠어. 한참 동안 보시더니 큰 병원 가보라네?"' "에이, 뭐 지방간이나 염증 같은 거 아냐? 술도 안 먹는 사람이 간에 문제가 있겠어?" 그녀는 설마 하며 믿지 않았다.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큰 병원에서 촬영한 초음파 사진은 그녀가 보기에도 이상했다. 3cm 정도의 크기로 두 개의 분화.. 2008. 1. 21. 4 - 035. 그녀 대신 아이 학교 가보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작은 행복을 찾아 나서는 여유 / 그녀 대신 아이 학교 가보는 것 그가 근무하는 학교. 아침 8시 40분이면 어김없이 주현이가 등교를 한다. 뇌성마비 장애를 가지고 있는 주현이가 아빠의 손을 잡고 힘겹게 올라온다. 업거나 안으면 2~3분이면 될 텐데, 그 아빠는 서두르는 법이 없다. 아이의 보행지도를 위해 그렇게 아이의 보폭에 맞추어 천천히 걸어서 올라온다. 1학년 아이들은 대부분 엄마와 함께 등교를 한다. 간혹 할아버지 또는 할머니와 함께 등교하는 아이도 있지만, 주현이처럼 아빠와 하는 아이는 없다. 매일 아침 보는 장면임에도, 바쁜 출근 시간에 아빠가 주현이 등교를 도와주어야 하는 이유가 궁금했었다. 그러다 우연히 주현이 아빠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 2008. 1. 15. 4 - 034. 원칙을 만들고 실천하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작은 행복을 찾아 나서는 여유 / 원칙을 만들고 실천하는 것남편의 고약한 술 버릇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시아버지의 빚보증 때문에 시댁이 집을 빼앗기게 되면서부터였다. 물론 전부터 술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그 일이 있은 후부터는 정도가 심해졌다. 가뜩이나 불경기라 회사일도 힘든 마당에 시댁까지 그렇게 됐으니 남편의 마음도 전혀 이해가 가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다. 남편에게는 전에 없던 술 버릇이 생겼다. 주사가 심해졌고 때로는 아이에게 손찌검을 하기도 했다. 술을 마시지 않을 때는 그토록 얌전하기만 한 사람이 심할 때는 가재도구를 부수기도 했다. 끔찍했다. '정말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 그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 2008. 1. 4. 4 - 033. 아이에게 사랑을 가르쳐 주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작은 행복을 찾아 나서는 여유 / 아이에게 사랑을 가르쳐 주는 것 “엄마, 아빠, 저기 좀 봐요.” 모처럼의 가족 나들이였다. 그들 가족이 택시를 타려고 승강장에 가는데 아이가 엄마 아빠를 잡아 끌었다. "왜?" 아이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칠순이 넘어 보이는 할머니 한 분이 추레한 차림으로 구걸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두말없이 천 원짜리 한 장을 꺼내 할머니에게 드렸다. 그런데 아이가 대뜸 딴지를 걸었다. “아빠, 천 원 가지고는 자장면 한 그릇도 못 사 먹어요. 저 할머니, 우리 할머니보다 나이도 훨씬 많고 배고파 보이잖아요?" 아이가 그러면서 아빠 팔에 매달렸다. 그러자 그가 선뜻 지갑에서 만 원짜리 두 장을 꺼내서는 할머니에게 건넸다. "할머니, 이걸로 맛있는 .. 2007. 11. 26. 4 - 032. 다른 부부의 잘난 척에 당당하게 맞서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작은 행복을 찾아 나서는 여유 / 다른 부부의 잘난 척에 당당하게 맞서는 것 "후유~" 그녀는 혼자 텔레비전을 보다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텔레비전에는 행복한 사람들밖에 안 나오는데, 왜 우리 현실은 이 모양이란 말인가. '가장이 벌어오면 알뜰살뜰 모아서 집 사고 아이들 카우는 거? 그게 어디 가능해야 말이지. 자고 일어나면 다락같이 오르는 게 아파트 값인데.' 결혼 8년째이다 보니 슬슬 친구들과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남편과 동갑이고, 그 친구들이나 부인들까지 스스럼없이 지내는지라 새로운 소식이 금방 들려온다. '누구는 부모님이 사십 몇 평 사주셨대, 누구는 어디에 분양 받았다더라.' 그런 얘기를 듣다 보면 스무 평 겨우 넘는 전셋집이 구질구질해 보이고 기분이.. 2007. 10. 30. 4 - 031. 작은 행복을 찾아 나서는 이유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미안하다'라는 말은 용서를 구하려는 뜻이 아닙니다. 각박한 생활 속에서 위로받고 사랑을 확인하려는 표현입니다. 세상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답답하고 힘겨울 때, 먼저 이야기해 보세요. 나직한 목소리로 말입니다. "미안하다." "미안해요." 031. 작은 행복을 찾아 나서는 이유 남의 삶은 남의 삶일 뿐입니다. 남의 삶을 부러워하지 마세요. 그들의 삶이라고 해서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당신 삶 속에 숨어 있는 당신만의 행복을 찾아보세요. 생각 외로 많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당신은 남다른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이룰 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꿈을 함께할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행복입니다. 작은 행복을 찾아 나서는 여.. 2007. 10. 19. 3 - 030. 재산은 공동명의로 하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끊임없이 서로를 재발견하는 열정 030. 재산은 공동명의로 하는 것. 그는 친구의 부탁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빌려달라는 것이었다. 아내와 고생하면서 장만한 유일한 재산인 아파트. 그는 아내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했다. 친구는 몇 번 전화를 하더니 다른 곳에서 돈을 마련했는지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는 천만다행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주변에 보증 잘못 섰다가 신세 망친 사람이 꽤 많다. 경로당 할아버지 열 분에게 '보증 선 경험이 있느냐'라고 물어보라. 아마 반은 '보증으로 고생을 했다'면서 고개를 흔들 것이다. 그는 결단을 내렸다. 아파트 등기를 아내와 공동명의로 해놓기로 마음을 먹었다. 등기소와 구청에 알아보니 서류는 약간 많지만, 어렵지는 않다.. 2007. 10. 16. 3 - 029. 맏아들 콤플렉스에서 해방시켜 주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끊임없이 서로를 재발견하는 열정 029. 맏아들 콤플렉스에서 해방시켜 주는 것. 그녀의 남편은 옛날 동화에나 나올 것 같은 효자다. 이런 사람이 실제로 있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믿어지지 않았다. 그것이 자랑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함께 살다 보니 점점 힘겨웠다. 남편은 신혼여행을 가서 수시로 시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그것도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잠들기 전에는 마치 하루 일과를 정리해서 보고라도 하듯 통화를 했다. 그 이후로도 그랬다. 남편은 11시면 시댁에 전화를 해 하루를 보고하는 것이 마지막 일과다. 피곤한 날에는 전화기를 끌어안고 잠들기도 한다. 그녀의 남편은 소위 '장남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있다. 미성년자도 아닌 시동생 걱정을 결혼 초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 2007. 10. 11. 3 - 028. 스스로의 품위를 지키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끊임없이 서로를 재발견하는 열정 028. 스스로의 품위를 지키는 것. 그들이 결혼한 지 8주년이 되었다. 우연히 알게 된 두 사람. 서로의 감정을 확인할 때까지 피 말리는 탐색전이 거듭되었다. 상대방의 말 한 마디에 가슴이 두 방망이질을 쳤고, 혹시나 오해하지 않을까, 관계를 그르치지 않을까 조심조심 서로에게 접근해 갔다. 결혼은 그 같은 마음고생의 대가였다. 신혼생활 몇 달간은 동화 속의 주인공처럼 행복하기만 했다. 하지만 아이가 생긴 후부터는 양상이 바뀌었다. 생활은 그들 부부의 작은 꿈을 위협했다. 부부는 성난 사자처럼 서로 으르렁대기도 했고, 아이 때문에 산다며 한숨을 짓기도 했다. 그녀는 결혼 8주년을 맞이해 위기감을 느꼈다. 더 이상 망가져서는 안 될 것 .. 2007. 10. 1. 3 - 26. 희생 속에서 자아를 찾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끊임없이 서로를 재발견하는 열정 26 희생 속에서 자아를 찾는 것 "무슨 여자가 그렇게 곰처럼 무디냐?" 싱크대 내부를 정리하고 막 일어서려는 순간이었다. 등 뒤에서 물을 마시던 그가 부딪히면서 들고 잇던 컵을 떨어뜨렸다. 서둘러 물을 닦아내는 그녀에게, 그는 매몰찬 한 마디를 던지고 가버렸다. 그녀는 뭐라고 한 마디 퍼부어 주려다가 꾹 눌려 참았다. 급했다. 컵 깨지는 소리에 달려온 아이들이 조각을 밟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남편이 타인처럼 느껴졌다. 아니, 남편과 살아온 지난 세월을 모조리 보상받고 싶어졌다. 도대체 뭘 얼마나 잘못했기에. 그녀 역시 불만이 없어 입 다물고 산 것은 아니었다. 현재 우리나라 가임 여셩의 평균 출산율이 1.4.. 2007. 9. 23. 3 - 025 먼저 미안해 하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끊임없이 서로를 재발견하는 열정 025 먼저 미안해하는 것 "나, 지금 들어가려고. 힘들어서 야근은 못하겠어. 미안하다. 근데 이번 달, 야근 며칠 못하는 거지?" 그는 전화를 하며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몸살 때문에 빠진 야근이 3~4일은 되는 것 같았다. 최근 들어 몸이 마음같이 움직여 주지 않았다. 보름에 한 번쯤은 몸살기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야근을 못하고 퇴근을 해야 했다. '경기도 좋지 않은데 몸도 이러니 정말 큰일이야' 그는 아내에게 미안할 따름이었다. 결혼 10년이 넘도록 힘들다는 내색 한 번 하지 안는 아내. 그에게 있어 아내는 자기의 분신이나 다름없었다. 자기 자신보다는 남편의 자존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내. 많이 벌어다 주지 못해 어렵게 .. 2007. 9. 22. 3 - 024. 상대방의 변한 모습에 책임감을 느끼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끊임없이 서로를 재발견하는 열정 3 - 024. 상대방의 변한 모습에 책임감을 느끼는 것 episode 1 상대방의 변한 모습에 책임감을 느끼는 것 그와 아내는 영화와 음악 마니아였다. 한참 사귈 때는 거의 매일 만나 영화를 보고, 음반 매장을 찾아 CD를 서로에게 선물해 주기도 했다. 특히 그녀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차 안에서 감미로운 음악을 틀어주면 살포시 눈을 감고 음미하는 그녀의 옆모습이 그토록 고상해 보일 수가 없었다. 그녀는 커리어 우먼 풍의 치마 정장을 즐겨 입었다. 함께 있는 것 자체가 행복했고, 밤마다 헤어지기가 아쉬워 결혼을 서둘렀다. 결혼 후에도 그녀는 상냥 그 자체였다. 새벽에 퇴근을 하면, 그녀가 꿀물을 타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2007. 9. 21. 3 - 023. 그녀를 위한 식사를 차리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끊임없이 서로를 재발견하는 열정 3 - 023. 그녀를 위한 식사를 차리는 것 episode 1 그는 조용히 방문을 열었다. 그녀는 이불을 덮고 누워 있었다. 이마에 손을 얹어보니 열이 펄펄 끓었다. "다녀왔어요?" "응, 의사 선생님이 뭐래?" "독감이 심하대요. 미안해요." 그녀는 몇 번 들썩거리며 일어나려 했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았다. 그가 부축을 해주니 겨우 일어나 앉았다. "그래, 약 먹고 자자. 빈 속에 약 먹으면 안 좋으니까, 내가 저녁 차려올게." 그는 이불을 덮어주고 주방으로 갔다. 아침에 먹었던 김치찌게와 식어버린 밥이 그대로 있었다. 아내가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아픈 사람한테는 죽이 최고일 것 같아 편의점에 가서 인.. 2007. 9. 20. 3 - 022. 다름에 적응하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끊임없이 서로를 재발견하는 열정 022 다름에 적응하는 것 episode 1 크리스마스이브였다. 그는 들뜬 마음으로 현관문을 들어섰다. 내일은 크리스마스, 다음 날은 토요일. 모처럼 맞이하는 연휴의 시작이었다. "아빠! 엄마 들어오면 혼 좀 내주세요." 아들이 토라진 표정으로 그를 맞이했다. "왜 무슨 일 있니?" "2시에 목욕한다며 나갔는데 지금까지 안 오잖아요! 배고파 죽겠는데" 시계를 보니 6시 30분이 지나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너무 심했다. 여자들이 목욕탕에 가면 본전을 빼고 온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었다. 하지만 이건 정도가 지나친 것이었다. 신혼시절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같이 목욕하러 갔었는데, 먼저 나온 사람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만나서 외식을 .. 2007. 9. 19. 3 - 021. 내 손 안의 보물을 다시 살펴보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끊임없이 서로를 재발견하는 열정 결혼은 각각 다른 환경에서 20년 이상을 다르게 살아온 남녀의 결합입니다. 남녀 간에도 차이가 있는데, 낳아주신 부모님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니, 거의 모든 습관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결혼은 서로의 다름에 적응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서로 조율하고 양보하면서 적정 타협점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021. 내 손 안의 보물을 다시 살펴보는 것 그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기분이 좋았다. 사업에 실패했던 친구가 멋지게 재기에 성공했으니 축하해 줄 만한 일이었다. 그도 아픔을 격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위로해 주고 힘을 불어넣어 준 친구였다. 친구 부부와의 저녁식사 장소는 갈빗집이었다. 널찍한 주차장까지 갖춘 대형 업소였는데, 친.. 2007. 9. 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