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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작가책방(소설229

읽다가 잠드는 경험-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고명환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 고명환 / 라곰 2023. 06. 15.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기 전까지 걱정을 하다가 잔다. 걱정을 하다가 자면 악몽을 꾸고, 꿈을 꾸지 않더라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컨디션이 좋지 않다.이런 날들이 계속 반복되면 병이 생긴다. 전형적인 악순환이다. 새롭고 강력한 생각을 뇌에 주입해야 한다. 어떻게?  간단하다.  책을 읽으면 된다. 책은 생각의 덩어리다. 특히 고전은 검증된 좋은 생각의 덩어리다. 그러니 자기 전에 책을 읽어라. 낙타 단계에서 하면 더 좋다. 어차피 책을 읽기만 하면 졸리니, 차라리 책을 읽다가 잠들어버리는 것이다. 잠이 든다 해도 이 경험은 유익하다. 이왕이면 고전을 한 페이지 읽고 잠들 것을 추천한다. 수천 년간 농축된 지혜를 당신의 잠재의식에 주.. 2025. 3. 8.
부서진 가슴에서 야생화가 피어난다-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류시화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 류시화 / 수오서재 2023. 12. 21. 토끼가 새끼를 뱄다.  귤밭 전체의 공기가 예민해진 것이 느껴진다.  서귀포 귤밭의 50년 된 돌집을 집필실로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던 작년 여름, 귤나무 사이로 이 흰 토끼가 처음 나타났다.  나는 놀라서 입을 다물고 소리쳤다. ‘네가 왜 거기서 나오니?’   토끼도 선글라스에 장발을 한 야수를 보고 놀라긴 매한가지였다.  다음 날 보니 한 마리가 아니었다.  조금 어려 뵈는 흰 토끼가 또 한 마리 깡충거리며 뛰어다녔다.  며칠 후에는 검은 토끼도 모습을 나타내었다.    늘상 반바지에 웃통을 벗고 다니는 이웃 밭 관리인에게 물어보니, 누군가 집에서 키우다 ‘귀찮으니까 내다 버린’ 것이라고 말하고는 내가 남자인데도 쑥스러운지 팔짱.. 2025. 3. 5.
자신이 좋아하는 색으로 자신을 정의하라-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류시화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 류시화 / 수오서재 2023. 12. 21. 예민한 사람일수록 싫어하는 것이 많다.  우리가 천성적으로 부여받은 예민함은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을 발견하는 능력이어야 한다.  자기 주위에 벽을 쌓는 쪽으로 그 재능이 사용되어선 안 된다.  우리를 상처 입히고 고립시키는 것은 우리의 예민함이 아니라 그 예민함으로 발견하고 선택하는 것들이다. 예민한 영혼으로 태어난 것은 신의 실수가 아니라 축복이다.  관계 심리학자들이 말하듯이, 예민함은 바로잡아야 할 심리 상태가 아니라 특별한 재능이다.  섬세한 감각으로 다른 이들이 놓치는 현상의 이면을 보고,  울림 있는 내면세계를 가지며, 문학과 예술에 감동받는다.  그런 사람은 타인에 대해서도 뛰어난 감응력을 갖는다.  예민한 사람은 .. 2025. 3. 4.
내가 찾아야 할 것은/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 리처드 j 라이더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 리처드 j 라이더 / 북플레저 / 2024. 03. 04. 내가 찾아야 할 것은 마지막 목적지가 아니다. 하드자족은 숲 속의 작은 길에서 길을 잃었을 때 전혀 겁에 질리지 않았다.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다음엔 어디로 가야 할지 알아내려고 허우적대지도 않았다.  그냥 가만히 귀를 기울이기만 했다.  그리고 바라보았다.  그들은 자신에게 닥친 상황이 그냥 자신을 지나쳐가도록 내버려 두었다. 1분 1초를 다투를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모두 이따금씩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아니, 어쩌면 거의 매일 같이 그런 기분 속에서 사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발자국을 따라가 우리에게 익숙한 곳,  우리의 방향을 일러줄 곳으로 돌아가려 애쓴다.  하지만.. 2025. 2. 14.
함피 / 생각으로 인도하는 질문여행 - 전명윤 생각으로 인도하는 질문여행 - 전명윤 / 홍익출판사 2017. 02. 10. 첫 기억의 강렬함 때문인가. 함피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마을이다. 그 사이 100호 남짓한 기구들은 대부분 게스트하우스로 변했다. 건물 옥상에 매트리스 하나 깔아주고 돈을 받던 곳들이 20년 만에 에어컨이 나오는 중급 여행자 숙소로 변모했고, 먹을 거라고는 인도식 크레페인 도사 Dosa 밖에 없던 함피에서 요새는 어설프게나마 한식도 맛볼 수 있다. 한때 인도만 여행하던 인도 마니아들은 이렇게 말했다. '인도는 천 년 전에도 이랬고, 지금도 이렇고, 천 년 후에도 이렇게다' 진리인 양 지껄이던 모든 말들은 틀렸다. 인도는 매년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이곳 시골 마을 주민들도 스마트폰은 하나씩 가지고 있으며, 불과 15년 전에는 모.. 2025. 2. 14.
네가 어떤 기분인지 내가 잘 알아-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류시화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 류시화 / 수오서재 2023. 12. 21. 봄의 주머니에서 꺼낸 이름들로 꽃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  같은 종족의 사람이라도 저마다 이름이 있듯이 ……  날개는 바람과 대화하는 법을 알지만 우리는 아픔을 겪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법을 잘 모른다.  누군가의 아픔이 어떤 범주에 들어간다고 해서 그 아픔을 일반화시켜 말해서는 안 된다.  심리학 서적에 명확히 설명되어 있다 해도 저마다의 아픔은 그 사람만의 고유한 경험이다.  상처도 마찬가지다.  상처마다 그 상처의 기억이 다르기 때문에 그저 상처라고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  상처는 영혼의 일이므로 각각의 상처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러주어야 한다.  그것이 그 상처에 대한 존중이다.  모두가 겪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큰.. 2025. 2. 8.
어른이 된다는 것-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박준 / 난다 2017. 07. 01. 어느 모임의 저녁 자리에서 연세가 지긋한 한 분을 만났을 때의 일이다. 시작은 역시 질문이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그분의 말은 달랐다. "제가 잘은 모르지만 한창 힘들 때겠어요.    적어도 저는 그랬거든요.    사랑이든 진로든 경제적 문제든 어느 한 가지쯤은 되지 않았지요.    아니면 모든 것이 마음처럼 되지 않거나.    그런데 나이를 한참 먹다가 생각한 것인데 원래 삶은 마음처럼 되는 것이 아니겠더라고요.         다만 점점 내 마음에 들어가는 것이겠지요.   나이 먹는 일 생각보다 괜찮아요.   준이씨도 걱정하지 말고 어서 나이 드세요." 충격이었다. 자신의 과거를 후회로 채워둔 사람과 무엇을 이루었든 이루지.. 2025. 2. 5.
메이슨 커리 - 예술하는 습관 / 쓰는 사람들의 집필 습관 예술하는 습관 - 메이슨 커리 / 걷는나무 2020. 01. 10.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게 아니라 수많은 방법이 있습니다. 나는 나일 뿐, 피츠 제럴드도 아니고 토머스 울프도 아닙니다. 글을 쓰려면 그냥 앉아서 쓰면 됩니다. 특별한 시간이나 장소가 필요한 게 아닙니다. 자신의 기질이나 성격에 맞는 방법을 택하면 됩니다. 어떤 작가가 철저히 시간을 지키며 작업한다고, 그 사람이 어떻게 작업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제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 방법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테니까요. 비결이 있다면,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 소설을 쓰는 겁니다. 시간은 훔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그리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것을 글로 표현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겁니다. 결국 누구나 자기에.. 2025. 2. 3.
전명윤 - 생각으로 인도하는 질문여행/할머니, 우린 어떤 인연이죠? 생각으로 인도하는 질문여행 - 전명윤 / 홍익출판사 2017. 02. 10. 어쩌면 기적이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장 속에 서로의 눈을 마주치게 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t-25.02.03.  20240217_163140] 2025. 2. 3.
김훈 - 허송세월 / 말하기의 어려움, 듣기의 괴로움 허송세월 - 김훈 / 나남 2024. 06. 20. 이제 인간은 주변 세계를 직접 체험하거나 인식하기는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인간과 세계 사이에는 수많은 매체들이 개입하고 있습니다. 매체들은 권력화되었고, 언어의 순수성은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루기 어려운 소망이겠지만, 저는 생활을 통과해 나온 사소한 언어로 표현되는 정의가 구현되는 세상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세계 사이의 직접성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언어는 훨씬 더 작고 단단하게 영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듣기 listening를 통과해 나오지 않는 말을 듣는 일은 괴롭고,  프레임이 빚어내는 말을 듣는 일은 괴롭고,  프레임을 향해서 말을 해야 하는 일은 괴롭고,  말을 해도 들리지 않으리라는 예감은 괴롭고,  전체와 부분에 대한.. 2025. 1. 31.
어떤 말은 죽지 않는다-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박준 / 난다 2017. 07. 01. 어떤 말은 죽지 않는다 나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한 문장 정도의 말을 기억하려 애쓰는 버릇이 있다. '뜨거운 물 좀 떠와라'라는 외할아버지가 내게 남긴 마지막 말이었고 '그때 만났던 청요릿집에서 곧 보세'라는 평소 좋아하던 원로 소설가 선생님의 마지막 말이었다. 나는 죄송스럽게도 두 분의 임종을 보지 못했으므로 이 말들은 두 분이 내게 남긴 유언이 되었다. 먼저 죽은 이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나는 기억해두고 있는 말이 많다. '다음 만날 때에는 내가 좋아하는 종로에서 보자'라는 말은  분당의 어느 거리에서 혜어진 오래전 애인의 말이었고, '요즘 충무로에는 영화가 없어'는 이제는 연이 다해 자연스례 멀어진 전 직장 동료의.. 2025. 1. 30.
늙기의 즐거움 허송세월 - 김훈 산문 / 나남 - 2024. 06. 20.      늙기의 즐거움 핸드폰에 부고가 찍히면 죽음은 배달상품처럼 눈앞에 와 있다. 액정화면 속에서 죽음은 몇 줄의 정보로 변해 있다.  무한공간을 날아온 이 정보는 발신과 수신 사이에 시차가 없다.  액정화면 속에서 죽음은 사물화 되어 있고 사물화 된 만큼 허구로 느껴지지만 죽음은 확실히 배달되어 있고,  조위금을 기다린다는 은행계좌도 찍혀 있다. (...) 부고를 받을 때마다 죽음은 이행해야만 할 일상의 과업처럼 느껴진다...  죽음을 루틴으로 여기는 태도는 종교적으로는 경건하지 못하지만,  깨닫지 못한 중생의 실무이행으로서 정당하다. 애착 가던 것들과 삶을 구성하고 있던 치열하고 졸렬한 조건들이 서서히 물러가는 풍경은 쓸쓸해도 견딜 만하다.. 2025. 1. 25.
고독과 외로움-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박준 / 난다 2017. 07. 01. 고독과 외로움 몇 해 전 좋아하는 선배 시인과 차를 마시면서 이런 나의 괴팍한 습관을 고백한 적이 있었다. 그 선배는 자신도 나와 비슷한 버릇이 있다고 반가워했다. "고독과 외로움은 다른 감정 같아. 외로움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것일 텐데,  예를 들면 타인이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드는 그 감정이 외로움일거야.  반면에 고독은 자신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것 같아.  내가 나 자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 우리는 고독해지지.  누구를 만나게 되면 외롭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고독은 내가 나를 만나야 겨우 사라지는 것이겠지.   그러다 다시 금세 고독해지기도 하면서" 다시 봄이 왔다. 긴 겨울.. 2025. 1. 5.
델리 / 별의별 ‘꾼’들의 틈에서 울고 웃으며 부대끼는 재미 생각으로 인도하는 질문여행 - 전명윤 / 홍익출판사 2017. 02. 10. 델리 / 별의별 ‘꾼’들의 틈에서 울고 웃으며 부대끼는 재미 '생각하고, 생각하고, 매일 아침 일어나면 생각 먼저 하지.  그래.  인간은 온 생을 통틀어 늘 생각만 할 뿐이야' 내 구매 욕구를 자극하려는 말이었을 게다. 하지만 그 순간 뒤통수를 치던 그 언어의 신선함이란! 그러고 보니, 우리는 늘 생각만 하고 살았다.  늘 재고, 따져보고, 이게 나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만 가늠했었다.  가끔은 눈도, 손도, 몸도 즐거워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우리는 두려워했다. '지금 이래도 괜찮을까?' 부대끼지 않으면 인도 여행은 재미없다. 아니, 어떤 기억으로도 자리 잡지 못한다. 델리는 부대낌의 예술을 선사한다. 온 세상의 장삼이사(張三李.. 2024. 12. 1.
채식주의자 채식주의자 (큰 글자도서) - 한강 / 창비 2024. 11. 01.  채식주의자어두운 숲이었어. 아무도 없었어. 뾰죽한 잎이 돋은 나무들을 헤치느라고 얼굴에, 팔에 상처가 났어. 분명 일행과 함께였던 것 같은데, 혼자 길을 잃었나 봐.  무서웠어.  추웠어.  얼어붙은 계곡을 하나 건너서, 헛간 같은 밝은 건물을 발견했어.  거적때기를 걷고 들어간 순간 봤어.  수백 개의, 커다랗고 시뻘건 고깃덩어리들이 기다란 대막대들에 매달려 있는 걸.  어떤 덩어리에선 아직 마르지 않은 붉은 피가 떨어져 내리고 있었어.  끝없이 고깃덩어리들을 헤치고 나아갔지만 반대쪽 출구는 나타나지 않았어.  입고 있던 흰옷이 온통 피에 젖었어.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몰라.  계곡을 거슬러 달리고 또 달렸어. 갑자기 숲이 환해지고,.. 2024. 11. 27.
걷기 예찬 허송세월 - 김훈 산문 / 나남 - 2024. 06. 20.      2부 글과 밥  - 걷기 예찬  살아 있는 인간의 몸속에서 '희망'을 확인하는 일은 그야말로 희망적이다.  아마도 이런 희망은  실핏줄이나 장기의 오지 속과 근육의 갈피마다 서식하는 생명 현상 그 자체인 것이어서,  사유나 증명의 대상이 아니라 다만 경험될 뿐이다.  몸의 희망을 몸으로 경험할 때, 우리는 육체성과 정신성의 간극을 넘어서는 행복을 느낀다.  나는 이런 행복을 '몸과 삶 사이의 직접성'이라고 이름 지으려 한다. 돈이나 수고가 드는 것도 아니지만,  이 직접성의 행복은 인간을 소외시키는 일상성(속도, 능률) 속에 매몰되어 있다.  추운 겨울 거리의 노점 식당에서 라면을 먹을 때나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에 수박을 식칼로 쪼갤 .. 2024. 11. 18.
진짜 친구 /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 리처드 j 라이더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 리처드 j 라이더 / 북플레저 / 2024. 03. 04. 07 인생의 여정을 함께할 친구를 가졌는가 / 진짜 친구 '이 중 내 친구는 몇 명일까?' 이것은 친구를 필요나 계산에 의해 선택하는 이기적인 행위와는 다르다. 서로가 서로의 삶을 충만하게 일굴 수 있는 지혜를 얻기 위해서다. 영양가 있는 사람이란 말 그대로 나의 내면에 자양분을 공급해 준다.  그들은 내가 꼭 하고 싶은 말을 할 때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주며,  나의 내면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생각과 감정을 거울처럼 비추어 주는 사람들이다.  그들을 만나면 나는 눈동자가 빛나고 같이 있어주기만 해도 짐이 가볍게 느껴진다. 또한 그들은 가만히 들어줄 뿐 결코 가볍게 판단하지는 않는 사람들이다.  나를 사랑하지만 .. 2024. 5. 8.
보이지 않는 스티커를 등에 붙인 고독한 전사-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류시화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 류시화 / 수오서재 2023. 12. 21. 부정의 프레임에 휩싸일 것이 아니라 긍정의 프레임으로 들어가라고 말합니다. 저도 요즘엔 읽을 책이 많으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와우... 이렇게 흥미진진한 책들이 내 책상을 둘러싸고 있다니!!!" 그러면 정말 책을 사랑하게 되고 한 자 한 자 눈에 잘 들어옵니다. 뭐든 세상을 이렇게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 같네요. 이 방법 또한 책이 저에게 준 세상을 보는 방식입니다. 제주도로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그리고 서귀포 돌집까지 가는 버스 안에서도 유리창에 기대고 있던 그녀의 오른쪽 뺨이 어른거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이 이토록 아름답다는 것이 슬펐다.  상실은 슬픔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품고 있는 걸까?  그녀의 앞.. 2024. 4. 21.
로고세러피의 기본 개념-죽음의 수용소/빅터 프랭클 ·「빅터 프랭클 - 죽음의 수용소(원제: Man's search for meaning)」    죽음의 수용소(원제: Man's search for meaning) -  빅터 프랭클 / 청아출판사 - 2005. 08. 10. 로고세러피의 기본 개념  이제 내가 만든 이 이론에 왜 '로고세러피 logotherapy'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얘기하겠다. 로고스 Logos는 '의미'를 뜻하는 그리스어이다. 로고세러피 혹은 다른 학자들이 '빈 제3정신 의학파'로 부르는 이이 롱은 인간 존재의 의미는 물론, 그 의미를 찾아 나가는 인간 의지에 초점을 맞춘 이론이다. 로고세러피 이론에서는 인간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자 하는 노력을 인간의 원초적 동력으로 본다. 내가 로고세러피를 프로이트 학파가 중점을 두고 있.. 2024. 4. 16.
당신 책을 읽다가 졸려서 베고 잤다-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류시화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 류시화 / 수오서재 2023. 12. 21.  당신 책을 읽다가 졸려서 베고 잤다남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의 부시맨들과 함께 생활한 인류학자 리처드 B. 리가 전하는 일화가 있다.  연구 기간이 끝날 무렵 리는  그동안 부족민들이 베푼 호의에 보답하기 위해 축제 날에 소 한 마리를 선물하기로 마음먹었다.  한 달 전부터 소들을 살피며 다닌 끝에 다른 부족 마을에서 550킬로그램이나 되는 거구의 황소를 발견했다.  그 지역 부시맨 150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뿌듯한 마음으로 소 주인에게 돈을 지불하면서 축제 때까지 소를 잘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리가 축제를 위해 소를 샀다는 소문이 돌자 부시맨들이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찾.. 2024. 4. 11.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 누구나 둥근 하늘 밑에 산다. · 「류시화 -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누구나 둥근 하늘 밑에 산다. 버스가 어찌나 만원인지 그대로 있다간 질식할 것만 같았다. 더구나 일자 콧수염 기른 인도 남자와 코걸이를 두 개씩이나 한 아줌마가 바로 앞에서 얼굴을 맞대고 있으니 더 숨 쉬기가 어려웠다. 이럴 때는 차라리 버스 지붕에 앉아서 가는 편이 더 낫다. 그래서 버스가 차이 스톱(차를 마시거나 화장실에 가라고 잠시 정차하는 것)을 한 틈에 나는 사다리를 타고 버스 지붕 위로 올라갔다. 그랬더니 그곳에도 이미 열 명이 넘는 인도인들과 닭 몇 마리가 자릴 차지하고 있었다. 버스 지붕에 올라타고 가다가 간혹 졸다가 떨어져 죽은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은 터라서, 나는 지붕 한가운데의 쌀자루 위에 걸터앉았다. 나 말고도 세 명의 남자와 한 명의 계집.. 2024. 4. 1.
옛 친구가 보낸 한 통의 편지-한없이 슬프고 외로운 영혼에게/무라카미 하루키 한없이 슬프고 외로운 영혼에게 - 무라카미 하루키 / 하문사 1999. 05. 17.옛 친구가 보낸 한 통의 편지결혼 청첩장이 나를 오래된 거리로 되돌아가게 한다.  나는 이틀간의 휴가를 얻어서 호텔방을 예약한다.  나는 거기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무엇인가 이상한 기분이다.  몸의 절반이 투명하게 변한 것 같은 느낌이다.  마치 내가 내 몸에서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된다.  12년 전에 나는 에 애인을 가지고 있었다.  대학이 방학을 하면 나는 슈트케이스에 짐을 넣고 신간센의 새벽 첫차를 탔다.  창가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고 풍경 같지도 않은 풍경을 바라보면서 햄 샌드위치를 먹고 맥주를 마셨다.  그런 아침 시각에 맥주를 마시는 것은 나에게는 하나의 의식과 같은 것이었다.  에 도착하는.. 2024. 2. 23.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양초 ·「톨스토이 단편선 1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양초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라고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에게 악을 행하는 사람에게 보복하지 마라. - 마태의 복음서, 5:38. 이것은 아직 농노가 해방되지 않았을 적의 이야기랍니다. 그 무렵에는 지주에도 별별 사람이 다 있어서 자기도 언젠가는 죽을 때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하느님을 공경하고 농노를 불쌍히 여기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그 중에는 농노 출신으로 갑자기 지주가된, 말하자면 미꾸라지가 용이 된 것처럼 귀족의 대열에 끼인 자들만큼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은 없었지요. 그런 사람 때문에 농민들의 생활은 더욱 고통을 받게 되었습니다. 어떤 귀족의 토지에 그런 마름이 나타났습.. 2024. 1. 22.
아름다운 여름 - 샐비어의 꽃 ·「고은주 - 아름다운 여름」 지난 여름은 유난히도 길었다. 이른 봄부터 초여름 같은 날씨가 계속되어 실제로 여름이 길어진 탓도 있었지만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내게 진득진득한 소문의 그림자까지 들러붙는 바람에 더더욱 그렇게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 그 무렵, 스스로 마네킹이 되어버린 내 모습을 새삼스레 의식하게 된 까닭이었을까 사람들은 뒤늦게 내게 소문이라는 선물을 안겨주면서 내가 단순한 마네킹의 역할만을 하는 게 아님을 확인시켜 주었다. 나는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을 즐겁게 해줘야 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다. 쓸데없이 작은 소리에는 민감해지는 반면 꼭 들어야 할 중요한 소리는 잘 듣지 못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나는 차츰 자신감을 잃어갔다. 그것이 소리의 크기뿐만 아니라 집중력과도 관계되는 현상이라.. 2023. 12. 1.
루 ru - 인생이라는 싸움에서는 슬퍼하면 진다 ·「킴 투이 - 루」 인생이라는 싸움에서는 슬퍼하면 진다 우리를 현재가 기다리는 곳으로 데려가 준 것은 캐나다에서의 첫 선생님이었다. 그녀는 우리 그룹의 베트남 아이 일곱 명을 이끌고 현재로 가는 다리를 함께 건너주었다.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 같은 정성으로, 새 땅에 옮겨 심기는 우리를 돌봐주었다. 선생님의 펑퍼짐한 허리, 볼록하게 솟은 풍만한 엉덩이가 느리고 편안하게 흔들리는 모습에 우리는 최면에 걸린 듯 몽롱해졌다. 그녀가 새끼 오리들을 이끄는 어미 오리처럼 앞장서서 안내한 피난처에서 우리는 온갖 색과 그림 그리고 자질구레한 물건들에 둘러싸여 다시 어린아이가 되었다. 고마운 선생님을 나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그녀는 낯선 땅에 온 여자아이에게 처음으로 무언가를 바랄 수 .. 2023. 11. 25.
남들도 다 그래? 난 안 그래!-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고명환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 고명환 / 라곰 2023. 06. 15. '남들도 다 그러니까'라고 생각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때에 사자들은 당당하게 자신에게 외친다. "난 안 그래!" '남들도 다 그래'에 속한 사람들은 자본주의 삼각형의 아랫부분을 차지한다. 이쪽에 위치한 사람들은 스스로 뭔가를 하려 하지 않는다. 모든 문제를 외부 탓으로 돌리며 그 자리에 머무른다. 책을 읽고 사자가 된 사람들은  '난 안 그래!'라고 외치며 점점 위로 올라가 결국 소수들만 차지하는 삼각형의 맨 위쪽에 자리한다. 자본주의는 늘 이런 구조로 이뤄져 있었다. 이 개념을 반드시 이해하고 우리는 삼각형의 위로 올라가야 한다. 사자 단계가 되면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된다. 용기가 생긴다.  지혜가 생긴.. 2023. 10. 24.
호텔 선인장 - 약 속 ·「에쿠니 가오리 - 호텔 선인장」 약 속 이제, 이 이야기는 곧 끝이 납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동안, 아파트의 주민들은 차례차례 이사해 갔습니다. 세 사람 중, 가장 먼저 이사한 것은 오이였습니다. 공원을 가로 질러 거리 반대편에 있는, 큰 아파트로 옮겼습니다. 운동기구를 놓아 둘 충분한 공간이 있고, 주방은 대면식이었습니다. 더구나 목욕물도 시원스레 잘 나와서 오이는 대만족이었습니다. 아래층 방에는 속물과의 신혼부부가, 위층에는 왠지 음울한 기운이 느껴지는 버섯 학자가 이미 살고 있었습니다. 아직 느긋하게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나쁜 사람들은 아닐 것이라고 오이는 생각했습니다. 대층 짐을 옮겨 온 후, 오이는 그 새로운 방에, 2가 언젠가 직장에서 가져 온 해변의 포스터를 붙.. 2023. 9. 20.
호텔 선인장 - 계기 ·「에쿠니 가오리 - 호텔 선인장」 계절은 아름답게 돌아오고, 재미있고 즐거운 날들은 조금 슬프게 지나간다. 어느 시가의 동쪽 변두리에 오래된 아파트가 있었습니다. 낡고 허름한 회색의 석조 건물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안으로 들어서니 제법 선선하여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호텔 선인장' 이것이 이 아파트의 이름이었습니다. 호텔이 아니라 아파트인데 그런 이름이었습니다. 호텔 선인장에는 아주 작은 마당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예의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배를 깔고 누워 있었습니다. 열세 살 먹은 수고양이로 건물 주인이 기르는 녀석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상당한 멋쟁이로 방탕하기 그지없었으나 지금은 낮잠만 자는 늙은 고양일 뿐입니다. 이 아파트의 현관을 들어서면, 실내라고는 말하기 어려운 공간이 있습니다. 우측 .. 2023. 9. 15.
모든 돌파구는 끊고 버리는 것에서 나온다-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스티븐 코비 외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 스티븐 코비. 로저 메릴. 레베카 메릴 / 김영사 2002. 08. 15. 영화 은 원주민들을 잡아 노예로 파는 일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는 어느 날 마을로 돌아오다가 시기심 때문에 발작을 일으켜 동생을 죽이고 만다. 그는 자기가 저지른 짓에 큰 충격을 받아 몇 주일 동안이나 절망에 빠진 채 망언 자실에게 앉아 있는다. 마침내 사제 한 사람이 다가와 그가 속죄할 방법이 있다고 일러 준다. 그는 사제의 가르침에 따라 선교사 무리와 함께 정글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참회를 하려 한다. 그는 자신의 무기와 갑옷이 가득 든 그물을 등에 지고 간다. 그 길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험난하다. 그는 자신의 짐을 지고 필사적으로 산을 오르고, 협곡을 건너고, 폭포를 올라간다. 선교사 한 사.. 2023. 9. 10.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제1장 / 6 답장은 우유 상자에 ·「히가시노 게이고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6 쇼타가 새 양초에 불을 붙였다. 눈에 익은 탓인지 촛불 몇 개로도 방 구석구석까지 환히 보였다. "편지, 안 오네?" 고헤이가 웅얼웅얼 중얼거렸다. "이렇게 간격이 길었던 적이 없는데, 이제 편지 안 하려나?" "이제 안 할 거야" 쇼타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렇게 심하게 혼을 냈으니 보통 사람이라면 기가 죽거나 화를 내거나 둘 중 하나야. 그리고 어느 쪽이건 편지 따위는 다시는 쓰고 싶지 않겠지." "뭐야, 내가 잘못했다는 거야?" 아쓰야는 쇼타를 노려보았다. "지금 그런 말이 아니잖아. 나도 너하고 똑같은 마음이고, 그 정도는 써 보내도 괜찮다고 생각해. 하지만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실컷 써 보냈으니까 답장이 안 오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그런.. 2023.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