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작가책방(소설/ㄱ - ㄴ

김훈 - 허송세월 / 말하기의 어려움, 듣기의 괴로움

by 탄천사랑 2025. 1. 31.

 

 

 

 

허송세월 - 김훈 / 나남 2024. 06. 20.

이제 인간은 주변 세계를 직접 체험하거나 인식하기는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인간과 세계 사이에는 수많은 매체들이 개입하고 있습니다.
매체들은 권력화되었고, 언어의 순수성은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루기 어려운 소망이겠지만,
저는 생활을 통과해 나온 사소한 언어로 표현되는 정의가 구현되는 세상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세계 사이의 직접성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언어는 훨씬 더 작고 단단하게 영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듣기 listening를 통과해 나오지 않는 말을 듣는 일은 괴롭고, 
프레임이 빚어내는 말을 듣는 일은 괴롭고, 
프레임을 향해서 말을 해야 하는 일은 괴롭고, 
말을 해도 들리지 않으리라는 예감은 괴롭고, 
전체와 부분에 대한 성찰이 없는 말을 듣는 일은 괴롭습니다.

 


※ 이 글은 <허송세월>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25.01.31.  20250125_16234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