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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문화 정보/인생의 가장 행복한 반시간7

향불을 바라보며 ·「풀잎 편집부 - 인생의 가장 행복한 반시간」 스스로 보람을 갖고 노추 老醜와 노빈 老貧을 멀리하면서 향불처럼 향내처럼 타인의 생활을 밝고 맑게 하며 사는 것이 나의 소원이다. 이숙 수필가. 전직 교사. 한국수필가협회 사무국장. 수필집 '내 영혼의 무지개' 나는 가끔 방안에다 향불을 피운다. 향불보다는 냄새가 더 좋아서 피운다. 유거 幽居 하는 학자들이 진리를 논할 때 향내를 맡으면 심혼이 자못 맑아진다고 한다. 깊은 밤 달빛이 창틈에 스며들고 인간 세상을 멀리 한 맑고 엄숙한 기운이 천지에 가득 찰 때 향냄새는 사람의 마음을 온갖 근심으로부터 해방시켜 준다고 한다. 밝은 들창 가까이에서 고서의 필적을 살피거나 한가로이 시를 읊조리거나 혹은 등잔불 밑에서 열심히 책을 읽을 때 향냄새는 졸음을 몰아내는 .. 2023. 12. 23.
바르비종의 은은한 만종 晩鐘 소리 ·「풀잎 편집부 - 인생의 가장 행복한 반 시간」 조용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계단에 촛불이 켜져 있었다. 그곳을 떠날 때 성당 탑에 걸려 있는 시계는 오후 3시 5분이었다. 곧 만종이 울릴 것이다. 조경희 수필가. 전 예총 회장. 수필 '얼굴' 등이 있음. 바르비종에 있는 밀레의 집은 단층 고가 古家의 초라한 모습이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그대로다. 밀레는 파리라는 도시의 혼잡함을 벗어나 숲과 바위, 동물들이 자유롭게 자라는 자연을 그리기 위해 바르비종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한다. 1849년 부터 1875년 까지 25년을 살았다. 이 집에서 별세하기까지, 그때 나이 61세였다. 바르비종은 파리에서 자동차로 40분, 나폴레옹과 조세핀이 살던 이궁 離宮인 퐁텐블로로 가는 도중에 있는 마을이었다. 마을은 작지만.. 2023. 11. 15.
꼴찌에게도 상장을 ·「풀잎 편집부 - 인생의 가장 행복한 반시간」 꼴찌에게 칭찬을 할 수 있는 사회라면 그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그러니까 모든 꼴찌가 즐겁게 귀히 여김을 받으면서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김형석 연세대 교수. 철학자. 저서 '영혼과 사랑의 대화' 등 다수 재작년의 일이다. 미국 워싱톤에 사는 큰딸의 집을 찾았다. 공항에 내려 보니 딸만이 마중 나와 있었다. 사위는 병원 근무 시간이기 때문에 직장을 떠날 수 없었고, 외손자 진이는 학교에 있을 시간 같았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큰딸은 나에게 이야기를 했다. “진이 놈이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니고 공부도 제법 잘하는 편인데 운동 신경이 너무 둔하고 적극성이 없어서 걱정입니다. 운동은 언제나 꼴찌입니다. 자기도 어차피 운동은 못하는 것으로 단념.. 2022. 8. 14.
유럽에서 가져오고 싶은 것 ·「풀잎 편집부 - 인생의 가장 행복한 반시간」 하루라고 하는 것은 나의 작은 생애로 볼 수 있으며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가 비로소 그 날의 탄생이다. 신선한 아침은 청년이고 오후는 장년, 그리고 밤은 노년기이다. 잠자리에 들면 모든게 끝나는 것이다. 서근석 시인. 수필가. 총신데 교수. 시집 '오천년 언덕에서 울었다' 등 다수 독일의 퀄른대성당은 서기 1248년에 시작하여 자그마치 600여 년이 걸려 완성되었다고 한다. 한 건물을 짓는데 600여 년이라니----- 상상을 초월한 거대한 규모 안팎을 뒤덮은 온갖 크고 작은, 섬세하기 이를데 없는 조각들, 벌린 입이 다물어 지질 않는다. 독일 민족의 저력을 나타냈으며, 그들의 인내심 내지는 끈질긴 국민성을 잘 나타내 주고 있는 것이다. .. 2022. 7. 5.
바르비종의 은은한 만종(晩種)소리 「풀잎 편집부 - 인생의 가장 행복한 반시간」  비르 비종에 있는 밀레의 집은 단층 고가(古家)의 초라한 모습이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그대로다. 밀레(Jean-François Millet)는 파리라는 도시의 혼잡함을 벗어나 숲과 바위,  동물들이 자유롭게 자라는 자연을 그리기 위해 바르비종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한다. 1849년부터 1875년까지 25년을 살았다. 이 집에서 별세하기까지, 그때 나이 61세였다. 바르비종은 파리에서 자동차로 40분,  나폴레옹과 조세핀이 살던 이궁(離宮)인 풍텐블로로 가는 도중에 있는 마을이었다. 마을은 작지만 그 이름은 밀레와 함께 유명하다. 밀레는 코로, 루소 등과 함께 파리를 떠나서 이곳에 모여 그림을 그렸는데  그들의 화풍(畵風)을 바르비종파라고 부른다. 이 마을 .. 2008. 9. 14.
향불을 바라보며 「풀 잎 편집부 - 인생의 가장 행복한 반시간」 스스로 보람을 갖고 노추(老醜)와 노빈(老貧)을 멀리하면서 향불처럼 향내처럼 타인의 생활을 밝고 맑게 하며 사는 것이 나의 소원이다. 이숙 수필가. 전직교사. 한국 수필가 협회 사무국장. 수필집 '내 영혼의 무지개. 나는 가끔 방안에다 향불을 피운다. 향불보다 냄새가 더 좋아서 피운다. 유거(幽居)하는 학자들이 진리를 논할 때 향내를 맡으면 심혼이 자못 맑아진다고 한다. 깊은 밤 달빛이 창틈에 스며들고 인간 세상을 멀리 한 맑고 엄숙한 기운이 천지에 가득 찰 때 향냄새는 사람의 마음을 온갖 근심으로부터 해방시켜 준다고 한다. 밝은 들창 가까이에서 고서의 필적을 살피거나 한가로이 시를 읊조리거나 혹은 등잔불 밑에서 열심히 책을 읽을 때 향냄새는 졸음을 몰아내.. 2008. 2. 27.
지란지교 芝蘭之交를 꿈꾸며 ·「풀잎 편집부 - 인생의 가장 행복한 반 시간」 ​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 芝蘭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 유안진 시인. 서울대학교 가정대학 교수. 시집 '달하' '날개옷' ' 수필집 '그대 빈손에 이 작은 풀꽃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 2007.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