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박준 / 난다 2017. 07. 01.
어느 모임의 저녁 자리에서 연세가 지긋한 한 분을 만났을 때의 일이다.
시작은 역시 질문이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그분의 말은 달랐다.
"제가 잘은 모르지만 한창 힘들 때겠어요.
적어도 저는 그랬거든요.
사랑이든 진로든 경제적 문제든 어느 한 가지쯤은 되지 않았지요.
아니면 모든 것이 마음처럼 되지 않거나.
그런데 나이를 한참 먹다가 생각한 것인데 원래 삶은 마음처럼 되는 것이 아니겠더라고요.
다만 점점 내 마음에 들어가는 것이겠지요.
나이 먹는 일 생각보다 괜찮아요.
준이씨도 걱정하지 말고 어서 나이 드세요."
충격이었다.
자신의 과거를 후회로 채워둔 사람과 무엇을 이루었든 이루지 못했든 간에
어느 한 시절 후회 없이 살아냈던 사람의 말은 이렇게 달랐다.
될 수 있다면 나는 후자에 가까운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이 역시도 쉬운 일이 아니겠다.
사실 내가 가장 자주 하는 일 중에 하나가 바로 과거의 일을 후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t-25.02.05. 20230219_16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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