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끊임없이 서로를 재발견하는 열정
028.
스스로의 품위를 지키는 것.
그들이 결혼한 지 8주년이 되었다.
우연히 알게 된 두 사람.
서로의 감정을 확인할 때까지 피 말리는 탐색전이 거듭되었다.
상대방의 말 한 마디에 가슴이 두 방망이질을 쳤고,
혹시나 오해하지 않을까,
관계를 그르치지 않을까 조심조심 서로에게 접근해 갔다.
결혼은 그 같은 마음고생의 대가였다.
신혼생활 몇 달간은 동화 속의 주인공처럼 행복하기만 했다.
하지만 아이가 생긴 후부터는 양상이 바뀌었다.
생활은 그들 부부의 작은 꿈을 위협했다.
부부는 성난 사자처럼 서로 으르렁대기도 했고,
아이 때문에 산다며 한숨을 짓기도 했다.
그녀는 결혼 8주년을 맞이해 위기감을 느꼈다.
더 이상 망가져서는 안 될 것 같다는 두려움이었다.
한동안의 자기 성찰과 고민 끝에 선언문 한 장을 작성했다.
선언문.
첫째. 늦잠을 잤다고,
남편이 아무 말 않는다고 잠옷 바람 또는 내의 바람으로 밥상 차리지 않기.
둘째. 아침 일찍 일어나 화장은 못할지언정 양치 및 세수하고 남편을 대할 것.
셋째. 출근할 때 '갔다 와' 혹은 '다녀와요' 보다는
입가에 미소 지으며 '조심해서 잘 다녀오세요'하고 인사하기.
퇴근하고 돌아오면 '잘 다녀오셨어요.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죠'하며 경어 쓰기.
넷째. 그다지 넓지 않은 집인 만큼 남편이 거실에서 신문 보고 있을 때 등등
욕실 문 열어놓은 상태에서 씻거나 실례하지 않기.
다섯째. 드라마 본답시고 텔레비전 앞에서 졸고 있는 나를 보고
남편이 '잠 오면 자라!'라고 했을 때 '그래도 본다'라며 우기지 말고 잠자리 들기.
이상 다섯 가지를 지키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선언문은 그녀와 자신, 가족(아이들 교육상)을 위한 것이었다.
그녀는 남편으로부터 '에그, 이 아줌마야' 하는 소리는 더 이상 듣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품위는 스스로 지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도 그것을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처음의 자세로 돌아가 보세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첫 결심만 떠올리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한다면 당신의 품위를 온전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스스로의 고결함을 유지하세요.
※ 이 글은 <부부로 산다는 것>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07.10.01. 20221005-1541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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