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문 산문집 -「길」
뱃길, 철길, 고속 도로, 산길, 들길,
이 모든 길들은 그냥 자연 현상(自然現象)이 아니라, 우리에게 무엇을 뜻하는 인간의 언어(言語)다.
언어는 인간만의 속성(屬性)이다.
그러기에, 인간만의 세계에 길이 있고, 길이 있는 곳에서 인간이 탄생(誕生)한다.
길은 부름이다.
길이란 언어는 부름을 뜻한다.
언덕 너머 마을이 산길로 나를 부른다.
가로수(街路樹)로 그늘진 신작로가 도시(都市)로 나를 부른다.
기적(汽笛) 소리가 저녁 하늘을 흔드는 나루터에서, 혹은 시골 역에서 나는 이국(異國)의 부름을 듣는다.
그래서,
길의 부름은 희망(希望)이기도 하며,
기다림이기도 하다. - 1부 길의 저편 p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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