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스 카잔차키스 / 「그리스인 조르바」
불가리아인인가 그리스인인가 하는 게 문젭니까?
이제 내게는 다 똑같아요.
이제는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인가 아닌가만 묻죠.
그리고 정말이지 나이를 먹을수록,
밥을 더 많이 먹을수록,
난 점점 더 아무것도 묻지 않게 됩니다.
보세요,
좋은 놈,
나쁜 놈이란 구분도 잘 맞질 않아요.
난 모든 사람이 불쌍할 뿐이에요.
사람을 보면,
비록 내가 잘 자고 마음에 아무런 시름이 없어도,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요.
누구든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두려워하고,
그리고 자신만의 하느님과 악마를 모시다가 뒈지면 땅에 쭉 뻗고 누울 거고,
그러면 구더기들이 그 살들을 파먹을 거고……
아,
불쌍한 인생!
우리는 모두 형제들이에요……
구더기 밥인 고깃덩어리들이라고요! - p394 -
니코스 카잔차키스 / 그리스인 조르바
역자 / 유재원
문학과지성사 / 2018. 0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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