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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스 카잔차키스-그리스인 조르바/난 점점 더 아무것도 묻지 않게 됩니다

by 탄천사랑 2021. 5. 26.

니코스 카잔차키스  / 「그리스인 조르바

 

 

불가리아인인가 그리스인인가 하는 게 문젭니까? 
이제 내게는 다 똑같아요. 
이제는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인가 아닌가만 묻죠.
 
그리고 정말이지 나이를 먹을수록, 
밥을 더 많이 먹을수록,

난 점점 더 아무것도 묻지 않게 됩니다. 

보세요, 

좋은 놈, 

나쁜 놈이란 구분도 잘 맞질 않아요. 
난 모든 사람이 불쌍할 뿐이에요. 
사람을 보면, 

비록 내가 잘 자고 마음에 아무런 시름이 없어도,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요. 

누구든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두려워하고, 
그리고 자신만의 하느님과 악마를 모시다가 뒈지면 땅에 쭉 뻗고 누울 거고, 
그러면 구더기들이 그 살들을 파먹을 거고…… 

아, 
불쌍한 인생! 
우리는 모두 형제들이에요…… 
구더기 밥인 고깃덩어리들이라고요!  - p394 -


니코스 카잔차키스  / 그리스인 조르바
역자 / 유재원
문학과지성사  / 2018. 0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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