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뮐러 - 「독일인의 사랑」
그후 며칠이 지나고,
몇 주일,
몇 달,
그리고 몇 년이 흘렸다.
그러는 새에 내게 있어 고향은 탸향이 되었고, 탸향이 고향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에 대한 나의 사랑은 아직도 남아 있다.
눈물 한 방울이 대양에 합류하듯이 그녀에 대한 사랑은 이제 살아 있는 인류의 대양 속에 합류하며,
수백만
- 어린 시절부터 내가 사랑했던 수백만의 <타인들>의 마음에 스며들어 그들을 포옹하고 있다.
다만 오늘처럼 고요한 여름날,
홀로 푸른 숲 속에서 자연의 품에 안겨 저 바깥에 인간이 있는지,
아니면 이 세상에 오로지 나 혼자 외토리로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 이르면, 기억의 묘지에서는 소생의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죽어버린 생각들이 되살아나고, 엄청난 사랑의 힘이 마음속으로 되돌아와,
지금까지도 그윽하고 바닥을 알 수 없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저 아름다운 존재를 향해 흘려간다.
그러면 수백만을 향한 사랑이 이 사랑 안으로 -
나의 수호 천사를 향한 이 사랑 안으로 수렴되는 것만 같다.
그리고 이 모든 생각들은 이 끝도 없는 사랑의 불가사의한 수수께끼 앞에서
입을 다물고 마는 것이다. - p112 -
막스 뮐러 / 독일인의 사랑
역자 / 차경아
문예출판사 / 1987.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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