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스 카잔차키스 - 「그리스인 조르바」
소설은,
바람이 거센 동트기 직전의 항구 피레아스의 카페에서 시작된다.
그가 단테의 신곡에 막 몰두하려는 때 누군가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을 느낀다.
고개를 돌려보니 60대의 남자가 유리문 너머로 그를 보고 있었다.
남자는 다짜고짜 들어와 자신을 함께 데려가라고 요구한다.
자신은 생각지도 못할 수프를 만들 줄 아는 요리사이자,
꽤 괜찮은 광부이며,
'산투르'에 일가견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남자
이 소설의 주인공 알렉시스 조르바가 등장하는 장면이다.
"날 데려가시겠소?”
" ..,"
"왜요?
당신하고 뭘 같이 할 수 있는데요?"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왜,
왜? 사람들은 도대체 이유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거요?
그냥 기분 따라 하면 안 되나요?
예를 들어,
음, 나를 요리사로 데려가쇼. 내가 수프는 좀 끓일 줄 아니까...,"
나는 웃었다.
나는 도끼질하듯 맺고 끊는 게 확실한 그의 태도와 말들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나는 수프도 좋아했다.
멀고도 구석진 바닷가로
이 어수룩한 키다리 노인네와 함께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프와 웃음,
대화……
그는 파란만장한 삶을 산 뱃사람 신드바드처럼 여행을 많이 한 듯했다.
마음에 들었다. - p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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