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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내가만난글/갈피글(시.좋은글.에세이.344

박인식-행복한 세상/딸을 위한 기도 「박인식 - TV동화 행복한 세상」 출근시간의 소란이지나가고 조금 한산해진 지하철에서의 일입니다. 그곳은 서브웨이 보부상이라 불리는 장사꾼들의 영업무대가 되곤 합니다. 그날도 그랬습니다. ​"자! 선전 기간에 한해서 단돈 천 원에 모시겠습니다. 초강력 슈퍼울트라 접착제가 천 원!" 강력접착제와 다용도 칼을 파는 이가 한바탕 열변을 토하고 간 뒤, 한 남자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초췌한 몰골의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용기를 낸 듯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저... 여러분 제 말을 잠시만 들어주십시오." 승객들의 시선이 모아지자 그는 구구절절 사연을 늘어 놓았습니다. "제겐 네 살난 딸이 하나 있습니다. 아주 착하고 예쁜 아이입니다." 그런데 그 애가, 그 착하고 에쁜 딸이 그만 불치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 2022. 5. 1.
마더 데레사-마더 데레사의 아름다운 선물/소중한 만남. 마더 데레사 -「 마더 데레사의 아름다운 선물」 이해인 수녀가 만난 마더 데레사 이제 당신은 멀리 계셔도 저는 가까이 듣습니다. "우리가 깊이 기도할 땐 영원을 만난다."는 그 말씀을 깊이 새기며 캘커타의 아침 해처럼 가난한 이의 마음에 떠오르는 당신의 모습을 그려 봅니다. 소중한 만남. 1981년 마더 데레사가 2박 3일의 일정으로 한국에 오셨을 떄 나는 잠시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그분의 모습을 보았고. 그 단순하고도 확신에 찬 말씀과 정감이 느껴지는 진실한 목소리에 감명을 받았었다. 평소에도 가끔 대하던 그분의 말씀 모음을 집중적으로 읽기 시작하던 지난해 늦가을, 나는 자료실의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우리 수녀들이 마더 데레사와 함께 임진각에서 찍은 사진을 발견했고, 이것을 사무실 벽에 걸어두고 오며가며.. 2022. 4. 29.
A.F.V 크니게-인간교제술/교육이란 배운 것을 잊고 난 후에도 남아 있는 것이다. (비문학 단행본) A.F.V 크니게 - 「인간교제술」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결점을 비열한 방법으로 폭로해서는 안된다. 즉, 다른 사람의 결점이나 잘못을 폭로하여 짓밟고 자신을 돋보이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제자들에게 늘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한 가지만 알고 있다. 그것은 내가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나는 어떻게 달라져도 소크라테스보다 현명할수는 없다. 그러므로 남의 결점이나 잘못을 지적하는 일은 일체 하지 않기로 했다. 그 방침 덕분에 나는 꽤 이득을 보았다. 타인과의 교제에 있어서 절제는 영혼의 평정을 보증한다. - 상피에르(프랑스 계몽 사상가. 교육이란 배운 것을 잊고 난 후에도 남아 있는 것이다. - 스키너(미국 심리학교수. 사교 생활 중에서 가장 중요한 .. 2022. 4. 28.
양일용. 윤정선-아빠, 음악이 뭐예요?/연주는 제2의 창조, 연주자는 재현 예술가 양일용. 윤정선 - 「아빠, 음악이 뭐예요?」 아빠: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은 작곡가만이 아니야. 연주도 제2의 창조라고 할 수 있단다. 그래서 연주자를 '재현 예술가'라고 부르지. 작곡가 슈만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 "피아노는 손가락으로만 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쳐야 한다." 그만큼 연주자는 음악을 만든 작곡가의 사상을 이해하고 공감을 해야지 그 음악을 표현하는데 부족함 없다는 말일 거야. 지아: 어떻게 이해하고 공감해야 할까요? 아빠: 예를 들어 셰익스피어의 연극 햄릿에서 주인공인 햄릿 역을 연기하는 배우는 한번쯤 자신이 햄릿이 되어보는 게 중요하지 햄릿의 고뇌를 연기로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햄릿을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거든, 깊이 이해하려고 할수록 알게 되니까. 지아: 그럼 연주자도 음악을 잘.. 2022. 4. 27.
사사키 후미오-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행복은 느끼는 것 사사키 후미오 -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들에게 행복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더욱 애를 쓴다. - 라 로슈푸코(Francois de la Rochefoucauld) 행복해지는 일은 없다. 행복은 그때마다 느끼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은 현재라는 시간뿐이다 오직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은 내일도 모레도, 1년 후에도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내일도 모레도, 1년 후에도 찾아오는 것은 미래가 아닌 현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우리는 바로 지금부터 언제든지 행복을 느낄 수 있다. (p266) 사사키 후미오 -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역자 - 김윤경 비즈니스북스 - 2015. 12. 10 2022. 4. 23.
박시호-행복편지/마음의 자리이동 「박시호 - 행복편지」 사람들은 묻습니다. '도대체 술울 끊으려면 어떻게 합니까?' 저는 아렇게 대답할 때가 많습니다. '삶에서 술보다 더 큰 위안을 주는 것을 찾으세요. 그것이 없다면 술을 끊기 어렵습니다' 불안은 우리를 멈춰 서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불안을 내쫓으려 합니다. 하지만 불안은 이를 쫓아내려는 의지가 더할 나위 없이 강해질 때 부서지는 것이 아니라 희망과 용기와 같은 같은 긍정적 정서가 더해졌을 떄 희석됩니다. 부정적 습관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좋은 습관이 들어오면서 주변으로 밀려납니다. 점점 관심밖의 그늘로 밀려나는 것이지요. 그것은 어둠을 쫒으려 하기보다는 불을 밝히라는 말과 같은 이치입니다. 실패의 경험이 지워지지 않나요? 그렇다면 지우려 애쓰지 말고 작은 성공에 경험을 하나씩 쌓.. 2022. 4. 16.
김동영-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돌아갈 길을 모를 때 김동영 -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그런 기분 알아? 돌아갈 곳은 분명히 있는데 그곳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모를 때 심정 말아야. 뉴올리언스에 도착한 첫날, 야경을 보겠다고 해 질 무렵 혼자 숙소에서 나와 몇 시간 동안 드라이브를 즐겼다. 그러다 피곤해져서 숙소로 돌아갈 때쯤 그만 길을 잃어버린거야. 차에 내비게이션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길을 잃어버릴 거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어. 그런데 돌아가겠다고 마음을 먹는 순간, 갑자기 네비게이션이 먹통아 돼버린 거야. 처음에는 그냥 배터리가 다 된 줄 알고 충전 케이블을 연결했는데 그래도 내비게이션이 말을 듣지 않았어. 그래서 그냥 지도를 보면서 가려고 지도를 찾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지도가 없는 거야. 그제야 난 숙소에서.. 2022. 4. 5.
김수환-참으로 사람답게 살기위하여/仙人과 俗人의 차이 김수환 -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위하여」 86년 10월 쯤인 것으로 기억되는데, 외국 여행을 떠나려는데 마침 여야 국회의원 몇 분이 김포공항에 나오셨길래 농담삼아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평지에서는 마음을 닫고 지내니까 정치도 대화도 질 안되는 모양이니, 산에 올라가 대화를 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한 분이 '그 말이 그럴 듯도 하다' 면서, 한자풀이를 해 보이더군요. '사람(人)이 산(山)에 오르면 신선(仙)이 되지만, 사람(人)이 골짜기(谷)에 내려오면 세속(俗)이 되고 만다.'고 말입니다. 나쁜 사람만 골랐을까? 정치는 본시 참으로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란 인간 공동체를 발전시키기 위한, 인간을 성장시키고 풍요하게 만들자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 2022. 3. 12.
김수환-참으로 사람답게 살기위하여/'좋은 대통령'을 그려낼 수 있다면 김수환 -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위하여」 70년대의 한국판 '代父' 지난 70년대에 나는 '대부(代父)'라는 영화를 보면서 '우리나라 정치가 대부의 세계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한탄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떤 장관은 청와대에서 누구에게 매를 맞았고, 어떤 국회의원은 정보부에 끌러가 수염을 다 뽑혔고, 대통령 경호실장은 권총을 빼들고 자주 남을 위헙한다는 등 그 당시 별의별 소리가 다 흘러 나오지 않았습니까? 국민들은 두려워서 극도로 말조삼을 했고, 언론은 침묵했고, 어느 누구도 감히 권력자의 비위를 거스르지 못했습니다만, 그들은 결국 '대부'의 마피아들처럼 서로 총잘을 하며 끝나고 말았습니다. 오늘의 상황은 그 때와 많이 달라졌다 해도 정부는 깨끗이 그런 잔재를 씻어 내야 합니다. 공포를 이용하여 남을 다스.. 2022. 3. 9.
** 김동영-나만 위로할 것/마음이 작은 나. 김동영 - 「나만 위로할 것」 하루 종일 지지않던 여름의 태양 그리고 떠오르지 않던 겨울의 태양, 그 하늘에 슬그머니 뜬 하얀 달, 북극에서 불어오는 찬바람 그리고 그 바람을 묵묵히 맞으며 견디고 서 있던 말들, 작은 언덕들, 그 언덕들 틈에 자라나던 꽃들, 주인 없는 수 만 마리의 양들, 눈 덮힌 산과 거친 바다와 검은 모래사장,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 천 개의 폭포와 호수, 아직도 끊고 있는 대지, 어디론가 날아가는 기러기들, 서서히 녹아내리고 있는 빙하. 과묵하고 소박한 사람들. 그리고 게으르고 피곤하며, 마음이 작은 나. (p336) 김동영 - 나만 위로할 것 달 - 2010. 10. 08. 2022. 3. 6.
이애경-눈물을 그치는 타이밍/내겐 너무 특별한 무엇 이애경 -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개업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손님 하나 없는 핀란드 헬싱키의 카모메 식당, 그곳에는 매일 컵을 닦고 청소하며 손님을 기다린다 가끔씩은 테이블 앞에 앉아 졸기도 하는 작고 단아한 여인이 있다. 소소한 일상과 감동을 느릿하게 담아낸 일본 영화 의 주인공 사치에다. 그리고 기묘한 이유로 그녀와 함께 기거하게 된 두 여인. 영화는 이들에게 어떤 과거가 있는지, 어떤 인생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 미도리는 이유가 불분명한 눈물을 한 번 찔끔 흘릴 뿐이고, 마사코는 바다를 바라보며 이따금 잃어버린 짐을 찾는 전화를 할 뿐이다. 대신 영화는 세 명의 여인에게 왜 이곳 핀란드까지 오게 됐는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여기서는 뭐든 잘될 것 같았어요." - 사치에.. 2022. 3. 2.
이애경-눈물을 그치는 타이밍/서른 썸싱(something) 나쁘지만은 않은걸 이애경 -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스무 살에는 빨리 서른이 되어 단단해진 어른으로 살고 싶었지만 서른이 넘은 우리들은 서른이 되어도 딱히 변하는 게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서른의 우리들도 여전히 아프고 치이며 행복해하다가 휘청거리기도 한다. 죽을 것 같다가 엉겁결에 살아지기도 하고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기쁨의 순간도 온다. 서른 썸싱이 된다는 건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게 된다는 게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 잘 견뎌 내는 방법을 알아 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을 다 가진 듯 기쁜 순간에 도리어 담담해지는 경험도 이때쯤 찾아온다. 지금 힘들다고 영원히 힘든 것도 아니고 모두 다 스쳐 지나간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나이로 접어들기 시작한 거니까. (p111) ※ 이 글은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에 실.. 2022. 3. 1.
신영복-감옥으로부터의 사색/정향(靜香) 선생님 신영복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2월 19일자, 3월 2일자로 부치신 하서와 「석봉 천자(石峰千字)」, 교무과로 보내신 「비문 척촌도 (碑文 尺寸圖) , 그리고 「선현 인영첩(先賢印影帖)」 모두 잘 받았습니다. 갈문(喝文)은 며칠 전에 끝마쳐서 교무과에 우송을 부탁드렸습니다. 곧 받으시리라 믿습니다. 한글은 몇 군데 고쳐 썼습니다. 해서(楷書)는 역시 정서(正書)라 할 만큼, 자획의 균제(均齊)가 쉽지 않음을 절감하였습니다. 벌써 3주째 매주 금요일에 서예 선생님이 오셔서 지도해주십니다. 지도해 주시는 정향(靜香) 조병호(趙柄鎬) 선생님은 김완당(金阮堂) - 김소당(金小堂) - 현백당(玄白堂) - 우하(又荷) 민형식(閔衡植)을 잇는 서도의 정통에 계신 분으로 위창(葦滄) 선생의 제자이기도 하신 분입니다.. 2022. 2. 28.
노성만 외-삶을 사랑하며 감사하며/나를 단련시킨 책, 그 한마디 (에세이) 노성만 윤봉현 노성대 - 「삶을 사랑하며 감사하며」 학창시절을 지나 직장에 이르기까지 책에 관한 한 나는 자유형이다. 잡히는 대로였다. 책을 가까이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전혀 다른 이유다. 지난 80년 언론인 강제해직으로 MBC를 떠나게 되면서 세월을 죽일겸, 분노의 열기를 가라앉힐 겸, 책과 좀 더 가까워졌다. 비교적 시간 여유가 있어 책을 정독할 수 있었다. 그때 좋은 구절은 노트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그때 읽고 메모한 글 중의 하나가 장준하의 돌베게에 나오는 다음 글이다. '나는 사실 나 자신을 시험하고 있었다. 이것은 내가 숨가쁜 길로 산을 기어오르면서 스스로를 시험한다는 의식 속에, 나를 이기고 있었다. 이긴다는 것은 모두 내 생애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나의 생애가 만일 나 이.. 2022. 1. 29.
노성만, 외-삶을 사랑하며 감사하며/꿈을 버리지 말자 (에세이) 노성만. 윤봉현. 노성대. - 「삶을 사랑하며 감사하며」 고대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인간의 일생은 그 인간이 생각한 데로 된다"고 하였습니다. 몇 년전, 한 유명한 골프선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왕의 초대를 받았습니다. 왕은 자신의 전용비행기를 미국까지 보내 그를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며칠동안 골프를 즐기며 그들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골프선수가 돌아갈 때가 되자 왕은 비행기에 오르려는 그를 세워놓고 물었습니다. "귀중한 시간을 내서 나를 찾아주셨으니 선물을 드리고 싶습니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말씀하시지요." 그러나 골프선수는 "아닙니다. 이렇게 환대해 주신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제가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나 왕은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 2022. 1. 28.
노성만, 외-삶을 사랑하며 감사하며/「애모」와 추기경 (에세이) 노성만 윤봉현 노성대 - 「삶을 사랑하며 감사하며」 18세기 미국의 유명한 정치가이고 과학자였던 벤자민 프랭크린은 매우 겸손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가 평생을 겸손하게 살아간 데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 목사님을 만나러 방에 들어가다가 문지방에 이마를 찌었다고 합니다. 이를 지켜보던 목사님은 "아직 어리고 젊은데 장차 출세하기 위해서는 머리를 숙이라. 그리하면 강한 타격을 받지 않으리라"고 말해 주었답니다. 머리를 숙이면 문지방에 부딪힐 일이 없듯이, 사람을 만나 겸손히 머리를 숙인다면 그 사람으로부터 강한 공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생각됩니다. 프랭크린은 목사님의 충고에 따라 평생을 겸손하게 살려고 노력하였다 합니다. 겸손이 그가 존경과 높임을 받는 까.. 2022. 1. 27.
송현-소리내고 먹으면 더 맛있다/독특한 분위기 연출하는 최문숙, 김필규, 박여숙 씨 집. 송현 - 「소리내고 먹으면 더 맛있다」 섹스 침대의 높이는 일정하게 잘라 말할 수 없다. 연주자의 키에 맞도록 조절해야 한다. 침대의 이상적인 높이를 조절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여자가 침대 가장자리나 난간에 엉치뼈가 걸리게 누워서 두다리를 위로 치켜든다. 그리고는 두 다리를 가장자리에 편히 다가 서 있는 남자의 양어깨에 걸친다. 이때 남녀의 궁합이 맞는 위치, 남자에게 불편하지 않은 위치가 되는 것이 이상적인 섹스 침대의 높이다. 최문숙 씨는 쉰일곱 평 아파트에 사는데 아파트는 거실을 중심으로 해서 남쪽에 테라스가 나 있고, 서쪽 왼켠으로 넓은 침실이, 오른켠엔 건넌방과 목욕탕, 부엌과 그에 딸린 방이 자리잡고 있다. 안방은 장방형으로 넓이가 대여섯 평쯤 된다. 누런 장판지로 바닥을 바른 위에 엷은 .. 2022. 1. 27.
송현-소리내고 먹으면 더 맛있다/원시 침대에서 '송현식 섹스 침대'까지 송현 - 「소리내고 먹으면 더 맛있다」 인생의 삼분의 일은 잠을 자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침대가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서 새삼 읆을 필요가 없다. 침대에서 삶이 시작되고 침대에서 삶이 끝난다. 삶 중에서도 가장 황홀한 순간들을 침대 위에서 보내게 된다. 원시인들의 침대에서 '송현식 섹스 침대'까지 침대의 변천사를 간단히 살펴보자. 원시 시대에는 땅을 파서 종려 잎, 갈대, 골풀, 소나무 가지 혹은 탄력 있는 그 밖의 다른 물건을 깔아놓은 구덩이가 바로 침대였다. 이처럼 초기에 인류가 사용한 침대는 단순했다. 그런데 B.C. 14세기에 투탕카맨이 세상을 떠났을 당시, 가죽끈 그물이 없이 완전히 나무로 된 왕의 침대가 있었다. 이 침대는 날씬한 다리를 가진 암소(사랑의 여신을 상징) 두 마리의 형상을.. 2022. 1. 26.
송현-소리 내고 먹으면 더 맛있다/인도 카주라호(Khajuraho)를 건축한 의도는 송현 - 「소리 내고 먹으면 더 맛있다」 10세기에 북인도의 힌두교 탄트라의 대표적인 사원으로 남아있는 카주라호(Khajuraho)의 바깥쪽 벽, 사원은 온통 성행위 장면, 여러 가지 성행위 자세를 취한 조각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원 안에는 신으로 숭배하는 사람이나 물건은 하나도 없고, 어느 곳에도 우상은커녕 개미 새끼 한 마리 볼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면서 두가지 의문을 가진다는데, 첫 번째 의문은 '왜 저런 섹스 행위 조각들로 사원을 꾸미고 있는가?'이고 두 번째 의문은 '사원 안에는 왜 신으로 숭배해야 할 어떤 형상이나 물건이 하나도 없는가?'이다. 알고 보면 그 사원은 요즘 말로 명상 센터이다. 외형은 모든 것이 성적 상태에 있고, 그 내면에는 고요한 평화가 있음을 뜻한다. .. 2022. 1. 19.
이외수-청춘불패/인생의 다섯 단계(2 그대는 백수다. 백수는 아름딥다) (에세이) 이외수 - 「청춘불패」 .... 십 대는 무한히 꿈꾸는 시기이므로 다몽기(多夢期)라 한다. 남을 해롭게 하는 꿈이 아니라면 무슨 꿈을 꾸더라도 탓하지 말라. 이십 대는 꿈을 하나만 선택하는 시기이므로 선몽기(選夢期)라 한다. 그러나 이십 대에도 산을 보면 알피니스트가 되고 싶고, 하늘을 보면 파일럿이 되고 싶고, 바다를 보면 마도로스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축구 경기를 보면 축구 선수가 되고 싶고 골프 경기를 보면 골프 선수가 되고 싶고 야구 경기를 보면 야구 선수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재능에 비추어 실현이 불가능한 꿈은 분명히 개꿈이다. 갈피를 못 잡고 허구한 날 개꿈과 개꿈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은 비교적 오래 백수로 살아야 할 확률이 높다. 거듭 말하거니와 이십 대에는 .. 2022. 1. 15.
박광수-광수생각/누군가의 마음속에 들어간다는 것이 (에세이웹툰) 박광수 - 「광수생각 세트(전3권)」 누군가의 마음속에 들어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난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누군가의 들어간다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것을 더욱 절감하게 된다. 학생 때에는 친구들을 만나면 아무 생각 없이 어울릴 수 있었던 것도 나이가 들면서는 서로에 대한 이익에 민감해져서 오랜 우정이 깨지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런 만큼 나이가 들어 사귀는 사람 가운데 정말 내 마음을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나는 이 만화에서처럼 똑같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수고하셨습니다. 당신은 제 마음에 착륙하셨습니다." - t5 kwangsoo think 2 (단행본) 박광수 - 광수생각 세트(전3권) 소담.. 2022. 1. 6.
이외수-인생의 다섯 단계/1 그대는 백수다. 백수는 아름딥다. (에세이) 이외수 - 「청춘불패」 아, 돌아보면 눈물겨워라. 마음을 비우기 전에 내장이 먼저 비어 있었던 내 젊은 날. 그대여. 불어터진 자유, 불어터진 시간을 파먹으면서 오늘 하루도 약간은 참담하고 약간은 암울한 기분으로, 뒹굴뒹굴 하루를 잘 굴리셨는가. 그대는먹이를 포식한 봄날의 코랄라. 정오의 햇빛 속에 졸고 있는 칠면조. 빈둥빈둥. 오, 만고강산에 나른하고도 권태로운 그대 인생의 중심부. 그런데도 그대는 행복하지 않은 표정이다. 그대를 지금까지 공짜로 먹어주고 재워주고 압혀주신 부모님들은 갈수록 주름살이 깊어가는데 사대육신이 멀쩡한 놈이 자알 헌다. 자알 허는 것이다. 그대 자존심을 생각헤서 겉으로는 발설하지 못하시지만 속으로는 한심한 시키, 라고 혀를 차실 것이다. 하지만 그대여. 야속하게 생각.. 2021. 12. 30.
김동영-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표류기. 김동영 -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Camera Obscura - Lloyd, I`m Ready to Be Heartbroken 검정색 운동화의 햐얀 끈을 꽉 조여 묶고, 안경 렌즈에 입김을 불어 뽀드득 소리가 나게 닦고, 가방에는 내가 좋아하는 책 한 권과 CD 플레이어를 넣어 가지고 난 길을 나설 거다. 아무런 미련도 없이, 마치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난 길을 걸으며 노래도 불러야지 "이건 나의 표류기 목적지도 잃고 나침판도 망가져 내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 하지만 난 상관 없어.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마련이고, 가고 싶은 길은 언젠가는 가게 마련이니깐." (p302) 김동영 -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달 - 2007. 09. 18. 2021. 12. 11.
크리스텔 프티콜랭-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성공은 성공으로 받아들어라 "그래요, 하지만...,"은 그만! 크리스텔 프티콜랭 -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생존편)」 앞에서도 말했듯이 자신을 믿고 그 믿음을 단단히 하려면 '고맙습니다'와 '잘했어요!'가 필요하다 그런데 여러분은 아무것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의사도 아무나 되는 것처럼 말하는 판국이니! 어차피 다 우연이나 행운의 소관 아닌가? 여러분은 결코 대단한 일을 한 적이 없고 늘 상황이 잘 풀려서, 혹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어서 이런저런 성공을 거두었을 뿐이다. 똑똑히 기억하라. 그런 말에 속을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다. 당신만큼 일이 쉽지 않았던 사람들은 그런 말을 들으면 더 짜증이 난다. 여러분은 이미 근사하고 휼륭한 성취를 많이 이륙했다. 이제 그 모든 것을 값진 성취로 인정할 때다. 가족이나 친구의 도움을 받아 여러분이 지금까지 해낸 일,.. 2021. 12. 5.
이유미-광릉 숲에서 보내는 편지/인고의 역사 나이테 이유미 - 「광릉 숲에서 보내는 편지」 나이테는 나무가 사라온 문서기록관 겨울나무, 노래와 시에도 자주 나오는 말이지만 이제 보통명사처럼 사용하는 겨울나무는 요즘 매일 바라보는 대상입니다. 겨울나무는 섬세하거나 투박한 가지들이 때로는 너무 조형적이고 때로는 너무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배열돼 감탄을 자아냅니다. 쓸쓸한 마음으로 보면 한없이 혀전하고 애처롭지만, 같은 나무라도 곧게 보면 한없이 의연합니다. 겨울을 견디는 나무만이 갖는 특권은 나이테입니다. 나무라고 모두 나이테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테란 봄부터 여름까지 세포분열이 활발해 나무가 쑥쑥 자라는 시기에는 목재의색깔이 연하고 폭도 넓다가, 가을부터 겨울을 견디는 동안에는 아주 천천히 자라나 조직이 치밀해지고 색깔이 진하며 폭도 좁아져 생겨나는 것.. 2021. 12. 1.
헤르만 헤세-정원 일의 즐거움/즐거운 정원 헤르만 헤세 - 「정원 일의 즐거움」 정원을 소유한 사람에게는 이제 봄에 해야 할 많은 일들을 생각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생각에 잠겨 텅 빈 꽃밭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걷다 보면, 그 북쪽 가장자리엔 아직도 누르스름한 빛의 눈이 쌓여 있다. 봄이 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들판과 시냇가, 경사진 따사로운 포도밭 주변에는 벌써 갖가지 초록의 생명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갓 모습을 드러낸 노란 꽃들은 수줍은 듯 즐거운 듯 생명에 대한 용기를 내어 풀숲에 숨은 채 어린 눈을 열어 고요하고도 기대에 찬 세계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정원엔 갈란투스 식물만이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이곳에는 봄이 제 발로 찾아오지 않는다. 벌거벗은 꽃밭은 사람들이 쟁기질을 하고 씨를 뿌려주기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 2021. 11. 27.
조석-마음의 소리/041(호감) 조석 - 「마음의 소리 2」 호감을 갖던 아가씨에게 특별한 인삿말! 작년 겨울 편의점 알바 조군은 언제나 교대하던 "안녕하세요. 오빠." 이 아가씨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오빠란 단어는 언제 들어도 흐뭇하군 흐뭇해' 그래서 그날은 늘 하던 인삿말 대신...., '남 중학교, 남 고등학교, 아니면 군대이야기,?' 뭔가 다른 이야기를 좀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뭐... 뭐라고 말하지?! 따뜻하게 가세요... (뭐야!!) '공황' 마침 그날은 날씨가 무척 추웠기에..., '날씨가 추우니까 조심하세요... 는 이상하잖아!!! '제 제기랄!! '마땅히 이어지는 말이...!!'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수고 했어요. 아, 맞다! 날씨가 추우니까.....".. 2021. 11. 25.
김동영-나만 위로할 것/그렇고 - 그런 - 거죠 김동영 - 「나만 위로할 것」 15년 동안 매해 겨울이면 이 농장을 찾는다는 스위스 사람 우루스는 내게 보여줄 게 있다며 늦은 오후 농장 건너에 있는 자작나무 숲으로 날 데리고 갔다. 우리는 설상 부츠를 신고 있었다. 이것이 없으면 눈이 허리까지 쌓인 숲을 걷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의 뒤를 따라 그가 만들어놓은 발자국을 밟으며 따라 걸었다. 그는 자작나무 사이를 걸으며 그의 지난 시절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의 일흔 인생은 꽁꽁 얼어붙은 호수처럼 반짝였고 단단했다. 히피로 살며 유럽을 돌아다닌 20대. 알코올 중독과 무기력함에 빠져 지냈던 30대. 가족을 이루고 새 인생을 시작한 40대. 특별한 일 없이 고요하기만 했던 50대. 정원을 가꾸기 시작한 60대. 그리고 마치 20대처럼 다시 길.. 2021. 11. 24.
크리스텔 프티콜랭-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친구가 지금 내 상황이라면? 크리스텔 프티콜랭 -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생존편)」 인간관계의 질을 판단하고 싶다면 적당한 거리를 둘 수 있어야 한다. 친구나 인간관계 전문가와 상황을 살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특히 이 조언자가 정신적 과잉 활동인을 알아볼 수 있고 정서적 착취 혹은 심리 조종의 분위기를 빠르게 간파하는 사람이라면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모두가 조언자를 둘 수는 없을 테니 여러분 자신이 적당히 거리를 두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도움말을 소개한다. 여러분과 가장 친한 친구가 지금 여러분의 상황에 있다고 상상해 보라. 그 친구에게 무슨 말을 해 주겠는가? 안은 이렇게 말했다. "남자 친구가 전 여친과는 완전히 끝났다고, 만나지 않는다고 했어요. 엊저녁에 갑자기 그 말이 의심스러워지더군요. 뭐랄까, 본능이 경고하는.. 2021. 11. 23.
김동영-나만 위로할 것/뭐 하세요? 김동영 - 「나만 위로할 것」 그녀는 자신을 작가라고 소개하며 이제까지 책을 3권 썼다고 했다. 2권은 이탈리어로 그리고 또 다른 1권은 영어로. 3권 모두 고양이가 등장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라고도 했다. 글을 써서 먹고살 수 없기 때문에 낮 시간에 일을 하고 밤에는 글을 쓴다고 했다. 그녀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작가라고 했다. 또 다른 친구는 자신을 일러스트레이터라고 소개했다. 매달 잡지 한 페이지에 그녀의 그림이 실린다고 했다. 그녀는 크레용과 색연필로 아기자기하면서 서정적인 그림을 그렸다. 그러면서 그녀는 영화관에서 일을 한다고 했다. 그림을 그려서는 방세를 낼 수 없어 밤에는 극장에서 일하고 낮에는 책상에서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그녀도 언제나 사람들에게 자.. 2021.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