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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소리 내고 먹으면 더 맛있다/인도 카주라호(Khajuraho)를 건축한 의도는

by 탄천사랑 2022. 1. 19.

송현 - 「소리 내고 먹으면 더 맛있다

 

 

10세기에 북인도의 힌두교 탄트라의 대표적인 사원으로 남아있는 카주라호(Khajuraho)의 바깥쪽 벽,
사원은 온통 성행위 장면, 여러 가지 성행위 자세를 취한 조각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원 안에는 신으로 숭배하는 사람이나 물건은 하나도 없고,
어느 곳에도 우상은커녕 개미 새끼 한 마리 볼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면서 두가지 의문을 가진다는데,
첫 번째 의문은 '왜 저런 섹스 행위 조각들로 사원을 꾸미고 있는가?'이고
두 번째 의문은 '사원 안에는 왜 신으로 숭배해야 할 어떤 형상이나 물건이 하나도 없는가?'이다.

 

알고 보면 그 사원은 요즘 말로 명상 센터이다.
외형은 모든 것이 성적 상태에 있고,  그 내면에는 고요한 평화가 있음을 뜻한다.

 

이 사원을 건축한 의도는
'진리를 찾거나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도 우선 성에 대해서 명상하라,
 그러기 위해 각종 성행위의 장면들을 유심히 보라.
 그리고 성을 완전히 이해한 뒤

 즉,  마음이 성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된 것이 확실해졌을 때 그때는 안으로 들어가도 좋다'는 뜻이다.

 

그때 비로소 신과 대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 카주라호를 지은 사람들은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그 조각 앞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명상을 하면 욕망에서 해방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수천 년 동안 이 조각상들은 명상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오늘날은 이 신성한 사원이 전 세계 여러 뭇 잡놈들의 단순한 눈요깃감 구경거리가 되고 있다.
내가 염려스러운 것은,
포르노 비디오테이프를 보는 마음으로 그 신성한 카주라호의 조각들을 보는 치들이 부지기수일 것이란 사실이다.
참 어이없는 일이다.  (P17)

 

 

송현 - 소리 내고 먹으면 더 맛있다.
한교원 - 1991. 1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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