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린-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우아함이란 존재의 여분에서 생겨난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전경린 /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다를 떠도네 2」 나는 손가락으로 유경의 머리카락을 만졌다. -내가 언제부터 너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아니? -처음 본 날이겠지? 나는 자신있게 말했다. -사랑은 말이야. 처음부터 시작돼, 탄생과 함께. 그러니까, 사람은 저마다 자신이 만날 사랑을 키우면서 성장하는 거야. 그런 느낌, 그런 손의 촉감, 그럼 냄새, 그런 눈빛, 그런 손의 형태, 사랑에 관한 이미지들....., 그래서 어느 날 사랑에 빠지면 그 모든 것이 옛날에 일어났던 어떤 기억을 일깨우는 것 같이 전율이 일지. -사랑 지상주의자 같이 말하는 구나. -이건 분석인 뿐이야. 그래서 사람은 일생 동안 사랑을 발견하려고 해. 자기 속에 묻혀 있는 사랑을 현실에서 구현하려고 하는 거야. 그러니까, 사..
2021. 6. 26.
안도현-연어/연어, 라는 말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
안도현 / 「연어」 그래도, 아직은, 사랑이, 낡은 외투처럼 너덜너덜해져서 이제는 갖다 버려야 할, 그러나, 버리지 못하고, 한번 더 가져보고 싶은, 희망이, 이 세상 곳곳에 있어, 그리하여, 그게 살아갈 이유라고 믿는 이에게 바친다. - 작가의 말 - -- 연어, 라는 말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 -- "은빛연어야, 네 동무들이 너를 별종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겠니?" 은빛연어는 별종, 이라는 말의 뜻을 그때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그것은 뭇연어들과 자신을 구분 짓는 말이었다. 갑자기 은빛연어는 자신이 먼 바다에 홀로 뚝 떨어져 있는 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이라는 바다 위에 오직 혼자밖에 없다는 외로움, 외로움은 두려운 게 아니라 슬픈 것이다 자신의 몸이 온통 은빛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
2021.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