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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작가책방(소설229

5 / 톨스토이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1 - L.N. 톨스토이 / 맑은소리 1996. 10. 22. 9. 부인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벌써 6년 전의 일이랍니다.  이 두 아이는 태어난 지 1주일도 못 되어 고아가 되어 버렸지요.  아버지는 아이들이 태어나기 사흘 전에 세상을 따나고, 어머니는 아기들을 낳고 곧 숨을 거뒀답니다.  저는 남편과 함께 이웃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는데,   이 아이들의 부모와는 한식구처럼 지내는 사이였지요.  아이들 아버지는 숲에 들어가 혼자서 일을 하다가   어느 날 큰 나무가 넘어지면서 허리를 덮치는 바람에 쓰러져 정신을 잃었어요.  가까스로 집에까지 옮겨다 놓았지만, 곧 저 세상으로 가 버렸지요.   그리고 며칠 안 있어 쌍둥이를 낳은 거예요.   바로 이 아이들이지요... 2008. 5. 21.
4 / 톨스토이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1 - L.N. 톨스토이 / 맑은소리 1996. 10. 22. 7. 세몬이 미하일에게 말했다. "일을 맡긴 했지만 까딱 잘못하다간 꼼짝없이 감옥행이야.  최고급 가죽인데다 손님 성깔도 여간 아니니 만에 하나라도 실수가 없어야 할 텐데,  자네가 눈도 밝고 나보다 솜씨도 나으니 여기 이 치수대로 재단을 해보게.  나는 겉가죽을 꿰맬 테니까." 미하일은 시키는 대로 신사가 가져온 가죽을 탁자 위에 펼쳐놓고 가위로 자르기 시작했다. 옆에 서서 미하일이 마름질하는 것을 들여다보고 있던 마트료나는 깜짝 놀랐다. 구두 짓는 일이라면 그녀도 이젠 제법 안다고 자부하는 터인데, 가만 보니 미하일은 손님이 주문한 장화 모양과는 전혀 딴판으로 가죽을 자르고 있었다. 주의를 줄까 하다가 그녀는 다시 .. 2008. 5. 17.
3 / 톨스토이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1 - L.N. 톨스토이 / 맑은 소리 1996. 10. 22. 5. 이튼날 세몬은 아침 일찍 잠이 깼다.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에 마트료나는 이웃집으로 빵을 꾸러 갔다. 어제 데리고 온 낯선 청년은 내의를 입은 채 걸상에 앉아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그의 얼굴은 어제보다 한결 밝아 보였다. "어떤가, 젊은이!.  배는 빵을 원하고 벗은 몸뚱이는 옷을 원하니 뭔가 벌이를 해야 하지 않겠나?  자네는 무슨 일을 할 줄 아나?" "저는 아무것도 할 줄 모릅니다" 세몬은 깜짝 놀라서 말했다. "뭐든 해보려는 마음만 있으면 되는 거야. 배워서 못할 일은 없으니까" "다들 일을 하니 저도 뭐든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자네 이름은 뭔가?" "미하일입니다" "좋아, 그럼 나하고 구두를 만들고.. 2008. 5. 6.
2/톨스토이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1.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1 - L.N. 톨스토이 / 맑은소리 1996. 10. 22.  3. '오늘 저녁에 빵을 구울까, 내일로 미룰까' 제법 큼직한 빵 한 조각이 아직 남아 있었다. '세몬이 밖에서 식사를 하고 들어온다면 밤참은 그리 많이 먹지 않을 거야. 그럼 내일 아침까진 이걸로 충분할 것 같은데' 그녀는 빵조각을 만지며 궁리했다. '밀가루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있는 것만으로 금요일까지 버텨야지' 빵 굽기를 그만 두고 남편의 옷을 깁기 시작하며 남편이 어떤 모피를 사 올까 생각했다 '설마 가죽 장수에게 속지는 않겠지, 사람이 너무 좋아서 걱정이야.  -- 오늘만 해도 그래. 옷이란 옷은 모조리 껴입고 나가 버리니 나는 걸칠 것이 없다구. 그런데 이이가 너무 늦는 게 아냐? 돌아 올 때가 지났는데... 2008. 5. 3.
톨스토이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1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1 - L.N. 톨스토이 / 맑은 소리 1996. 10. 22. 한 구두장이가 아내와 자식을 데리고 어느 농부의 집에 세 들어 살고 있었다. 그는 집도 땅도 없이 오직 구두짓는 일만으로 식구들의 먹여 살렸다. 빵값은 비씨고 품삯은 보잘것없어 버는 족족 입에 풀칠하기 바쁜 형편이었다.   그에게는 아내와 번갈아가며 입는 외투 한 벌이 있었는데, 이제 그것마저 낡아 누더기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그는 2년 전부터 양가죽을 사서 외투를 새로 만들어야겠다고 별러 오고 있었다. 가을에 들어서면서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아내의 손지갑에 모셔놓은 3루블 외에도 이웃에 꾸어준 돈이 5루블 20 카페이카쯤 되었던 것이다. 구두장이는 양가죽을 사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마을에 갈 채비를 했다... 2008. 5. 2.
인연 인연 - 피천득 / 샘터(샘터사) 2007.12. 20. 한 번은 거짓말에 대한 나의 질문에 선생이 말씀하시기를,  거짓말이 허락되는 경우가 있다면 그렇게 아니하면 동지들에게 큰 해가 돌아오게 될 때뿐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그때에도 침묵으로 대답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고 하셨다.  그는 진실의 화신이었다. 고운 얼굴을 욕망 없이 바라다보며,  남의 공적을 부러움 없이 찬양하는 것을 좋아한다.  여러 사람을 좋아하며 아무도 미워하지 아니하며, 몇몇 사람을 끔찍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  그리고 나는 점잖게 늙어 가고 싶다.  내가 늙고 서영이가 크면 눈 내리는 서울 거리를 같이 걷고 싶다. [t-08.04.13.  20220402_072138] 2008. 4. 13.
리차드 휠러 - 지상에서 가장 슬픈 약속 ·「리차드 휠러 - 지상에서 가장 슬픈 약속 (Where The River Run)」 인디언들이 중북부를 흐르는 미주리강 상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서부 개척시대. 리븐 윌스에서 출발하는 평화사절단이 인디언인 쿠데 나이 족을 보호구역으로 이전시키려는 정부와의 협상을 위해 떠나는 그들을 보호하는 군 책임자로 임명된 제드 오웬 대위. 시대적 사회상과 인간 군상들의 모습 속에서 도전과 모험, 사랑과 우정, 삶과 죽음, 작가 리처드 휠러만의 독특한 필체로 주인공인 제드 오웬 대위와 그의 약혼녀 수잔나와의 믿음과 사랑이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게 만든다. 계절은 겨울의 끝이었지만 따뜻하고 맑은 날씨가 계속되던 그해 삼월 어느 일요일에, 그녀는 구혼을 받았었다. "오늘은 마차 드라이브를 하기에 더없이 좋.. 2008. 3. 17.
연금술사 -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p39-51) · 「파울로 코엘료 - 연금술사」 양치기 산티아고는 잔뜩 실망한 채 밖으로 나왔다.. 꿈 따위는 다시는 믿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해야 할 많은 일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우선 먹을 것을 구하러 식료품점에 들렀다. 양들은 마을 입구, 새로 사귄 친구의 외양간에 있었다. 그는 이 마을에서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것은 현실로 끌어낼 방법이 없는 꿈속의 여인 같은 것이니 말이다. 그는 타리파의 신부로부터 구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독서에 열중하고 있을 때 한 노인이 옆에 와 앉더니 말을 걸었다. "저 사람들은 무얼 하고 있는 겐가?" 노인은 광장에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자기 일들을 하고 있겠죠" 산티아고는 무뚝뚝하게.. 2008. 2. 12.
노자와 21세기 1 - 지식과 삶의 화해/2 「도올(김용옥) - 노자와 21세기 1」 인생을 사는데 정말 재미있는 것은 무엇일까? 孟子(멍쯔)는 남녀노소할 것 없이 인간이라면 누구든지 좋아하는 것으로 다음의 두 가지를 들었다. 食과 色! 그것은 참으로 천하의 명언이다[食色, 性也 「告子」]. 사람이 일상적으로 사는데 '맛있게 먹는 것,' 참 그것 이상으로 재미있는 것은 없다. 하루하루의 일과 중에서 단 한번이라도 정말 맛있는 것을 먹어 보았으면 ! 요새같이 퇴폐적인 외식 문화의 허식 속에서 어쩌다 정말 정성스럽고 특이한, 맛깔스러운 음식을 만나면 정말 한번 먹고 꼴깍 숨이 넘어가도 유감이 없을 정도로 우리는 쾌락을 만끽하게 된다. 음식의 묘미는 청결과 소재의 신선함과 조미의 프레이그런스(fragrance, 香), 삼위일체(三位一體)의 예술이다. 그.. 2008. 2. 3.
익숙한 그 집 앞 - 우린 수다가 필요한 사람들 익숙한 그 집 앞 - 유희열 삽화집 / 중앙 M&B 1999. 07. 10.  7. 외로움 / 우린 수다가 필요한 사람들 누군가가 옆에 있어 주었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다. 그 바람이 너무나도 절박할 경우엔, 사실 그 누군가가 아무나여도 상관없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굳이 말을 걸어 주지 않아도 좋다. 아무 말이 없어도 그냥 나를 이해해 준다는 표정을 지을 줄 아는 사람, 어쩌면 횡설수설 두서 없을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을 정도면 된다. 왠지 무슨 말인가 하지 않으면 내 속에 쌓인 말이 부글부글 끓어올라 터져 버릴 것 같은 기분, 우리가 그 감정을 사우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수다" 다. 수다는 적어도 외롭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래서 수다를 자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인간적으로 느껴지고 또한 정겹다.. 2008. 1. 23.
선물 인연 - 피천득 / 샘터(샘터사) 2007.12. 20. 선물 선물은 뇌물이나 구제품같이 목적이 있어서 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주고 싶어서 주는 것이다.  구태여 목적을 찾는다면 받는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선물은 포샤가 말하는 자애와 같이 주는 사람도 기쁘게 한다.  무엇을 줄까 미리부터 생각하는 기쁨,  상점에 가서 물건을 고르는 기쁨,  그리고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것을 바라보는 기쁨,  인편이나 우편으로 보내는 경우에는 받는 사람이 기뻐하는 것을 상상하여 보는 기쁨,  이런 가지가지의 기쁨을 생각할 때 그 물건이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아깝지 않은 것이다. [t-08.01.20.  20220102_160611] 2008. 1. 20.
· 확고한 목표를 가지면 의욕이 생긴다. 「헨리 G. 브라운 - 매력적인 여성의 에티켓」 [210124-135135] 확고한 목표를 가지면 의욕이 생긴다. 길을 걸을 때 빨리 가려고 하면 앞에 가는 사람을 앞질려야 한다. 어느 곳이든 가려고 하는 목적지를 정해놓고 걸으면 더 빨리 그리고 지름길로 갈 수 있다. 그러나 목적이 없이 걷는 사람은 그 속도가 느릴 뿐만 아니라 주위가 산만하여 좌우를 기웃거린다. 그러나 가려고 하는 목적지가 분명한 사람은 결코 한 눈을 팔지 않는다. 사람은 목표를 정하게 되면 의욕이 생겨난다. 목표는 자기에게 알맞게 정해야 한다. 너무 높거나, 크거나, 너무 기간이 짧거나 혹은 너무 양이 많거나 하면, 한계를 느끼고 노력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 목표에서 거리가 너무 멀어지는 경우에도 중도에 포기해 버리게 된다.. 2008. 1. 3.
· 두려움을 의욕으로 승화시키라. 「헨리 G. 브라운 - 매력적인 여성의 에티켓」 [210124-122835] 그대의 실수로 주위로부터 비웃음을 받개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대가 남에게 신뢰할 수 없는 여성으로 인식됨을 두려워 하라. 두려움을 의욕으로 승화시키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 삶이란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로부터 순간순간 다가와 물거품처럼 사라지기 때문이다. 두려움이란 인간의 의욕을 억제시키는 가장 무서운 적이다. 두려움 속에서는 결코 어떠한 개인의 창의력도 행복의 꽃도 피울 수가 없다. 만약 그대가 그대의 삶에 두려움을 갖는다면 먼저 그 두려움을 없앨 수 잇는 방법을 모색하라. 두려움을 다른 감정으로 승화시켜보는 것이다. 그대가 갖고 있는 두려움이 오히려 그대의 삶을 도울 수 있.. 2008. 1. 2.
노자와 21세기 - 방송문화의 한 전기를 위하여(1) 「도올(김용옥) - 노자와 21세기 1」 요즈음 내 마음은 백담의 푸른 물처럼 맑다. 세상 일을 다 놓아버려 집착하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환자도 보지 않고, 대학강단에 서지도 않고, 외유(外遊)도 삼가고 오로지 집안구석에 쑤셔박혀 사랑하는 책들을 벗삼아 이리뒹굴 저리 뒹굴, 인간의 생각의 여로를 탐색하는 재미로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살 수 있는 삶은 물론 나 자신의 어려운 노력으로 얻은 것이기는 하지만, 하여튼 고맙기 이를 데 없고, 또 송구스러운 느낌도 든다. 이렇게 한가로운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끊임없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과,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내 자신의 새로운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이다. 그런데 글로 옮긴다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 2007. 12. 30.
12월 25일 오후가 되면 인연 - 피천득 / 샘터(샘터사) 1996. 05. 20. "나는 말주변이 없어"하는 말은 '나는 무식한 사람이다, 둔한 사람이다'하는 소리다.  화제의 빈곤은 지식의 빈곤,  경험의 빈곤, 감정의 빈곤을 의미하는 것이요,  말솜씨가 없다는 것은 그 원인이 불투명한 사고방식에 있다.  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은 후진 국가가 아니고는 사회적 지도자가 될 수 없다.  12월 25일 오후가 되면 나는 허전해진다.  초순부터 설레던 가슴이 약간 피로를 느낀다.  그러나 그 순간은 벌써 다음 크리스마스이브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종착은 동시에 시발이다.  이 해가 가기 전에 새해는 오는 것이다.  또 한 해의 꽃들이,  또 한 해의 보드랍고 윤기 있는 나뭇잎들이,  또한 해의 정다운 찻잔, 웃음, 죄없는 얘기가.. 2007. 12. 20.
존 러벅-성찰/늘 아름다움과 은총을 본다. 「존 러벅 - 성찰」 항상 투덜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에덴동산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수 많은 불평거리를 찾아냈을 것이다. 어딜 가더라도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을 둘러싼 주위 환경에서 늘 아름다움과 은총을 본다. - 존 러벅의《성찰》중에서 - 2007. 12. 7.
조엘 오스틴-잘되는 나/그 문을 완전히 닫아야 새로운 문이 열린다. 「조엘 오스틴 - 잘되는 나」 오래 전에 입구가 이중문으로 된 정부 건물에 들어간 적이 있다. 두 문 사이의 거리가 4미터가 조금 넘는 자동문이었는데, 보안상 이유로 첫 번째 문이 완전히 닫힌 후에야 다음 문이 열렸다. 첫 번째 문틈에 서 있는 한, 두 번째 문은 절대 열리지 않는다. 우리 인생도 비슷하다. 지난 일에 대한 실망과 좌절감은 이제 그만 날려버려야 한다. 그 문을 완전히 닫아야 새로운 문이 열린다. - 조엘 오스틴의《잘되는 나》중에서 - 2007. 11. 29.
지구별 여행자 - 내 영혼의 여인숙 류시화 - 「지구별 여행자」    내 영혼의 여인숙우주를 떠돌다 지구라는 여인숙에 온 한 영혼이 있었다.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 몇 군데 직장을 다니다가 모든 것을 집어치우고 인도로 여행을 떠났다. 그것은 그 장소가 행복이 무엇인가를 깨닫기에 좋은 경험들을  그에게 많이 가져다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삶 속에서 그는 자주 고통에 대해 생각하곤 했었다. 스스로의 삶이 너무 피곤하다고 여겨질 때도 많았다. 더듬이가 끊어진 여치처럼 생의 방향을 잃고, 눈을 깜박이거나 숨쉬는 것마저 힘들 때가 있었다. 그는 그렇게 삶을 흘려보내고 싶진 않았다. 그가 갑자기 인도로 떠난 것은 어쩌면 행복은 때때로 단순한 깨달음과 함께  찾아온다는 사실을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여인숙으로 들어서는 순간, 나는 여인숙 이.. 2007. 11. 3.
이외수-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 만약 그대가 어떤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면 그 사람의 어깨 위에 소리없이 내려앉는 한 점 먼지에게까지도 지대한 관심을 부여하라. 그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가장 하찮은 요소까지도 지대한 관심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의 계단으로 오르는 문이 열리기 때문이다. - 이외수의《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중에서 - 2007. 11. 3.
진정한 지식과 정보는 오직 사랑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신영복 - 나무야 나무야」  나무야 나무야 - 신영복 / 돌베개 1996. 12. 12. 진정한 지식과 정보는 오직 사랑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석양의 북한강에서. 오늘은 모처럼 강가에 앉아서 서울에는 없는 저녁 으스름을 기다리고 있다가 문득 그때의 꿈을 생각합니다. 노을에 물든 수면에 드리운 수영 樹影과  수면을 가르는 청둥오리들의 조용한 유영 遊泳이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물에 비친 그림자는 손으로 잡을 수도 없고 지나가는 바람에도 쉬이 깨뜨려지는, 지극히 얇은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그 속에 들어갈 수 없다는 점에서 그때의 꿈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그러한 그림자 속에 들어갈 수 있다는 환상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뛰어난 영상미학의 천재가 아득한 미.. 2007. 10. 25.
권미경-아랫목/사랑은 가끔 오해를 하게 한다 「권미경 - 아랫목」 사랑은 가끔 오해를 하게 한다. 자기가 그러니 상대방도 그러리라고 생각하는 것. 그 사람이 나와 다른 경험을 갖고 살아왔다는 것을 잊은 채 늘 자기 자신에 미루어 생각하는 것. 그러나 진짜 사랑은,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격차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과정에 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서로 제법 닮아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권미경의《아랫목》중에서 - 2007. 10. 25.
함석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만리 길 나서는 날 「함석헌 -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너뿐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을 살아다오 제발 살아다오’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너 하나 있으니’하며 방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찬성보다는 ‘아니오’ 하고 가만히 머릴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유진 피터슨 목사님이 쓴 글에서 친구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말해주고 있다. ‘그는 우리를 이용할 목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넉넉한 마음으.. 2007. 10. 22.
이중표-하늘을 품은 마음/차갑고 굳은 것에는 생명이 없습니다. 차갑고 굳은 것에는 생명이 없습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것에 생명력이 넘치는 법입니다. 생명없는 광물질은 차고 딱딱하지만 살아있는 모든 것은 따뜻하고 부드럽습니다. 나무도 껍질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면 죽어가는 고목이 됩니다. 부드럽고 연한 가지에서 푸른 잎이 움트며, 아름다운 꽃과 열매가 맺힙니다. - 이중표의《하늘을 품은 마음》중에서 - 2007. 10. 22.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무라카미 하루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사상 2006. 08. 21. 시마모토는 어린 시절 둘이 같이 들었던 레코더를 하지메에게 선물로 가져왔다. 둘은 음악을 같이 듣기 위해 하코네로 갔다. +++ 아직 10월 초였지만, 하코네의 밤은 제법 서늘했다.  별장에 도착하자, 나는 전기를 켜고, 거실 가스난로를 켰다.  그리고 찬장에서 브랜디 잔과 브랜디를 꺼냈다.  잠시후 방이 따뜻해지자, 우리는 예전처럼 소파에 나란히 앉아, 냇 킹 콜의 레코드를 턴테이블에 올렸다.  난롯불이 빨갛게 타서 브랜디 잔에 비쳤다.  시마모토는 양다리를 소파 위에 올려, 허리 아래로 집어넣듯 앉아 있었다.  그리고 한 손을 등받이에 올리고, 한 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있었다.  예전과 마찬가지다.  그때 그녀는 남.. 2007. 10. 7.
지구별 여행자 - 망고 주스 ·「류시화 - 지구별 여행자」 우리는 누구나 여행자다.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 여행을 온 것이다. 더 배우고, 더 경험하고, 더 성장하기 위해‥‥., 이 여행을 마치고 떠나갈 때, 나는 신 앞에 서서 이것 하나만은 말할 수 있다. 나는 여행자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노라고. 그래서 늘 길 위에 서 있고자 노력했노라고. 내 배움은 학교가 아니라 길에서 얻어진 것이라고. 차창 밖으로 온통 오렌지빛 태양이 쏟아지는 북인도 들판을 지나 기차가 럭나우 부근의 한 역에 섰을 때, 나는 갑자기 망고주스가 마시고 싶어졌다. 하지만 역 구내 어디를 둘러봐도 콜라와 환타만 있을 뿐, 내가 원하는 망고 주스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기차가 잠시 정차한 틈을 타, 옆사람에게 배낭을 맡기고 재빨리 역 밖으로 망고주스를 사러 나갔다... 2007. 10. 5.
지구별여행자 - 신은 어디에 있는가 「류시화 - 지구별여행자」  신은 어디에 있는가동인도 비하르 주에 있는 요가 학교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기차가 역을 출발하고 반 시간도 채 안 돼 배불뚝이 검표원이 나타났다.  그는 좌중을 제압하려는 듯 복도에서 걸구 치는 가짜 시계 파는 청년을 떠다민 뒤, 기세등등하게 소리쳤다. “다들 표를 보여 주시오!” 어수선하기 짝이 없던 승객들은 보따리 속에 감춰 둔 표를 찾느라 더욱 부산해지고,  표 없이 탄 아줌마는 그 틈을 타 분홍색 사리로 얼굴을 가리고 나는 듯이 뒤칸으로 피신했다.  축제 시즌이 코앞에 다가오자 한 푼 얻어 볼까 하고 탔던 걸인들도 아연 긴장했다. 검은색 카이제르 수염을 하고, 코와 볼 사이에 콩알만한 사마귀가 있는 그 검표원은 잔뜩 거만한 태도로 승객들이 내미는 표에 검은 볼펜을 찍.. 2007. 9. 23.
구로야나기 테츠코-창가의 토토/대모험 구로야나기 테츠코 - 「창가의 토토」 강당에서 야영을 한 다음 날은, 그야말로 토토가 대모험을 하기로 결심한 날이었다. 사실 토토는 야스아키와 어떤 약속을 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엄마에게도 아빠에게도, 또 야스아키네 식구들에게도 비밀이었는데, 다름 아닌 ‘토토의 나무에 야스아키를 초대’ 하는 것이었다. 도모에 학원 아이들은 언제부턴가 교정에 서 있는 나무들 중 한 그루씩을 자기만 올라탈 수 있는 나무로 지정해 놓고 있었다. 토토의 나무는 교정 저 끝, 구혼부츠로 가는 좁은 길과 울타리 사이에 서 있었다. 그 나무는 가지도 굵고 오를 때는 미끈미끈하지만, 기어서 오르면 아래에서 2미터 정도 부분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었으며, 그 갈라진 부분이 해먹처럼 넉넉했다. 그래서 토토는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 곧잘.. 2007. 9. 20.
1 치열한 생존경쟁의 각축장-죽음의 수용소/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원제: Man's search for meaning) - 빅터 프랭클 / 청아출판사 / 2005. 08. 10. 1 치열한 생존경쟁의 각축장카포, 우리 안의 또 다른 지배자 보통 수감자들에게 먹을 것이 아주 조금 있거나 아예 없을 때에도 카포들은 절대로 굶는 일이 없었다. 그들 인생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카포들은 오히려 수용소에 있을 때 가장 영양섭취를 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시하는 병사들보다도,  나치 대원들보다도 카포들이 수감자들에게 더 가혹하고 악질적인 경우가 많았다. 카포들은 수감자 중에서 뽑았다. 수감자 중에서 이런 일을 하기에 적합한 성격을 가졌다고 인정이 되면 카포로 뽑혔고, 기대했던 대로 일을 잘 해내지 못하면 즉시 쫓겨났다. 일단 카포가 되면 그들은 금세 나치 대원.. 2007. 9. 19.
지구별 여행자 - 내 친구 여동생의 결혼식 「류시화 - 지구별 여행자」   내 친구 여동생의 결혼식쑤닐 차크라바티의 여동생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한 것은 그간의 우정에 따른 것이기도 했지만,  결혼식이 동인도 비하르 지방에서 열린다는 데도 이유가 있었다. 대학에서 인도 역사를 전공하고 지금은 힌두 대학의 시간 강사로 일하고 있는 쑤닐은  한때 나의 친구이자 통역자로 인도 전역을 함께 여행한 적이 있었다.  또한 그 자신이 바라문(인도의 신분 계급 중 첫 번째 성직자 계급) 사제이자 점성 학자여서,  해마다 내가 인도의 어느 지역을 여행하면 좋은가를 점쳐 주곤 했다. 물론 나는 항상 그 점괘와는 정반대로 돌아다녔지만,  쑤닐의 여동생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그 결혼식에는 꼭 참석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더구나 결혼식 장소는 내가 늘 가보고 싶.. 2007. 9. 15.
· 앤드류 클레이번-데드라인/제8부 철학적 대화 「앤드류 클레이번 - 데드라인」 [210814-052349] 4 그 시간, 나는 점점 술에 취해가고 있는 중이었다. 바로 그 시간, 10시 20분쯤에 말이다. 술집 고든스의 높고 둥근의자에 엉덩이를 나무 둥치처럼 단단하게 박고서 금주령을 코앞에 둔 알코올 중독자처럼 아름다운 액체를 죽이고 있었다. 술에 취하는데는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온종일 먹은 것이라고는 거의 없었으니까. 위스키 더불 넉 잔째를 홀짝이던 어느 순간부터 술집 내부가 발 밑에서 대형 쾌종시계 추처럼 앞뒤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고든스는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유클리드 얘비뉴의 모퉁이에 자리잡은 식당 겸 술집이었다. 벽돌로 지은 낡은 건물의 정면 외벽에는 초록색 차일이 드리워져 있고 나무판 장식이 돋보이는 후덥지근한 실내에는 랜.. 2007.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