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그 집 앞 - 유희열 삽화집 / 중앙 M&B 1999. 07. 10.
7. 외로움 / 우린 수다가 필요한 사람들
누군가가 옆에 있어 주었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다.
그 바람이 너무나도 절박할 경우엔,
사실 그 누군가가 아무나여도 상관없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굳이 말을 걸어 주지 않아도 좋다.
아무 말이 없어도 그냥 나를 이해해 준다는 표정을 지을 줄 아는 사람,
어쩌면 횡설수설 두서 없을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을 정도면 된다.
왠지 무슨 말인가 하지 않으면
내 속에 쌓인 말이 부글부글 끓어올라 터져 버릴 것 같은 기분,
우리가 그 감정을 사우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수다" 다.
수다는 적어도 외롭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래서 수다를 자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인간적으로 느껴지고 또한 정겹다.
그렇게 우린 누구나 수다가 필요한 사람들이기에
누구의 수다든 들어 줄 여유가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언젠가 나도 그 사람의 눈치를 안 보고
속 편히 수다 떨 수 있게끔 그 기회를 저금해 두어야 한다.
에필로그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이보다 더 재미있는 일은 없을 거란 생각을 하는 동안 봄이란 계절은 송두리째 흘러갔다.
하지만 작업을 하면서 나의 "실없음" 과 "한계"가 여지없이 드러나는 것도 같아
모처럼 자신을 들어다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웬만해서는 진지해지지 않는 내가 이번 작업 기간에 평생 진지해질 것들을 다 해 본 것도 같다.
어떤 식이 되었든 이렇게 벗어 보일 수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그리고 더 편한 사람이 되는 것.
그렇게 변화된 내가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이
이 책의 의미를 좀 더 값지게 해 주지 않을까 싶다.
상기 글은 <유화열삽화집 - 그녀에게 반할 때>를 필사한 것임.
[t-08.01.23. 20220106_1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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