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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내가만난글/갈피글(시.좋은글.에세이.344

이별은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무라카미 하루키 - 한없이 슬프고 외로운 영혼에게」 이별은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삶은 여전히 우리에게 이별을 강요한다. 아주 오래 전 어느 마을에 소년과 소녀가 살고 있었다. 소년은 열여덟 살이었고 소녀는 열여섯 살이었다. 그다지 잘 생긴 소년도 아니었고 그다지 아름다운 소녀도 아니었다. 어디에나 있는 외롭고 평범한 소년과 소녀였다. 하지만 그들은 틀림없이 이 세상 어딘가에 100% 자신과 똑같은 소년과 소녀가 있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 그렇게, 그들은 기적을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기적은 확실히 일어났다. 어느 날 두 사람은 거리 모퉁이에서 딱 마주치게 된다. 두 사람은 공원 벤치에 앉아 서로의 손을 잡고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언제까지나 실컷 이야기를 나눈다. 두 사람은 이미 고독하지.. 2007. 7. 2.
별똥별을 보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 한없이 슬프고 외로운 영혼에게」 별똥별을 보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다. 그것도 수많은 별똥별들이 무리를 지어서 일제히 떨어지는 광경은 정말 아름답다. 나는 어느 겨울밤에 우연히 별똥별들이 떨어지는 것을 관찰했던 적이 있었다. 아름답고 따뜻한 풍경이었다. 사랑하는 그녀와 나는 해변 근처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서 살았다. 그 아파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섹스를 한다거나 포테이토칩을 먹거나 하는 것이 하루 종일 우리가 하는 일의 전부였다. 그 당시에 나는 열아홉 살이었다. 우리는 겨울바람을 쐬기 위해 창문을 열었다. 그런데 별똥별들이 어두운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었다. 마치 춤이라도 추는 것처럼. 겨울밤에 별똥별들이 추는 춤. "멋있어요. 우리는 운이 좋아요." 약 10분 후에 별똥별.. 2007. 7. 1.
이동원-짧은 이야기 긴 감동/제 1 부. 7 반으로 줄어드는 고통의 비결. 이동원 - 「짧은 이야기 긴 감동」 미국 인디애나 주의 어떤 시골마을에 뇌질환을 앓고 있는 15세 소년 브라이언이 살고있었습니다. 그래서 브라이언은 수술을 받고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수술을 받은 후에 그는 방사선 치료 때문에 머리가 다빠졌지만 조금씩 회복되어 학교에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학급에 20명 정도 되는 시골 학교였는데 드디어 브라이언이 학교에 가는 날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브라이언이 학교에 오기 전, 반 친구들은 그가 머리털이 하나도 없는 모습으로 오리라는 것을 알고 서로 연락해서 중요한 결정을 했습니다. 그 결정은 그들의 사랑하는 친구인 브라이언이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브라이언이 고통 속에서도 당당히 학교에 계속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반 아이들.. 2007. 7. 1.
풀앞 편집부-인생의 가장 행복한 반시간/연필로 쓴 편지(나혜석) 「풀앞 편집부 - 인생의 가장 행복한 반시간」 [190617-172650] 내 나이 22세 때 일본 유학시절이었다. 봄철 기후가 명랑한 날이었다. 스키치 박스를 메고 도야마가하라에 사생을 나갔다. 서가를 버티어 놓고 그림을 그리기에 열중하다가 곁눈으로 보니까 왠 텁수룩하고도 끌밋하게 잘생긴 청년이 정신없이 서서 오랫동안 보고 있다. 나는 한참 그리다가 배가 고프기에 옆에 놓았던 도시락을 가지고 저편 언덕으로 갔다. 그 청년은 돌아서는 내 얼굴을 유심히 보고 내가 그 자리를 떠나도 가지를 않고 서 있다. 나는 도시락을 먹으며 멀리서 그 사람을 보았다. 그 사람은 내 편으로 뒤를 두고 무엇을 들여다보고 한참 않았더니 일어서서 내 편을 한번 보고 가버린다. 나는 도시락을 다 먹고 잠깐 서성거리다가 다시 그리려.. 2007. 6. 30.
나에게 감명을 준 세 권의 책을 추천하라면 ·「헤르만 헤세 - 정원 일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는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들자 집필 외에는 거의 모든 시간을 정원에서 보냈다. 그는 정원에서 쉬고, 관찰하고, 그리고 사색했다. 이를 통해 배운 자연과 인생의 모든 것, 즉 풀과 나무가 가르쳐 주는 이야기를 모아 이 한 권의 책으로 되살려냈다. 생성을 기다리는 설램, 생명이 움트는 환희, 흙으로 돌아가는 소멸의 아름다움까지, 자연과 생이 만나는 의미를 되새겨준다. 나에게 감명을 준 세 권의 책을 추천하라면 헤르만 헤세의 과 , 를 꼽을 것이다. 법정 스님, 2006년 세계 책의 날 기념 강연에서. - 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중 [t-07.06.29. 210604-181515] 2007. 6. 29.
사랑에 대하여 ·「안톤 체호프 - 사랑에 대하여」 알료힌은 유부녀인 안나와 사랑에 빠진다. 안나는 지방 법원 차장인 루가노비치의 아내로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스무 살 정도 났다. 루가노비치의 초대로 그의 집에 들어서 안나를 보자마자 그녀에게 푹 빠져 버린다. 루가노비치와 안나 모두 알료힌에게 친절한 환대를 베풀었고 알료힌은 안나를 사랑했기 때문에 루나노비치의 집에 자주 들르게 되었다. 루가노비치는 친절을 베푼 것이었지만 안나와 알료힌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이 있었고 두 사람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 사이에 흐르는 사랑의 감정을 말로써 확인하지는 않는다. 말로 표현하지 않았고 또한 선을 넘는 신체적 접촉은 없었지만 그들은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두 사람이 이별하는 날,.. 2007. 6. 20.
후회없는삶 탄천 1. 남들보다 재미있게 살아라 마음껏 웃음을 터뜨리면서 최상의 시간을 가지는 것보다 기분을 들뜨게 하고 기운을 솟구치게 하는 것이 없다. 가능한 이런 웃음을 생활화한다면 사는 동안 즐거움과 활력이 넘칠 것이다. 2. 통찰력을 얻어라 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며 자기 만족조차 얻지 못하는 공허하고 초라한 삶을 살게 된다. 통찰력은 우리가 자신의 내면을 살피고 그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렴풋이나마 깨달을 때 얻어진다. 3. 깊이를 얻어라 통찰력으로 최선의 나를 발견한다면 깊이로는 최고의 신을 발견한다. 궁극적으로는 지혜가 다가와 우리를 껴안으며 통찰력과 깊이가 하나임을 보여준다. 4. 도피처를 마련하라 혼란스럽거나 부담스러운 상황에 이르면 도피의 문을 연다. 한계에.. 2007. 6. 17.
산방일기 - 햇살 좋은 날 ·「도종환 -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탄천 햇살 좋은 날 봄 햇살이 참 좋습니다. 진달래꽃이 연분홍 꽃잎을 스스로 열게 하는 투명한 햇살입니다. 백목련 흰 꽃봉오리의 눈을 뜨게 하는 맑은 햇살입니다. 제비꽃이 수줍게 몸을 숨기고 있다가 소리 없이그쪽으로 고개를 들게 하는 밝은 햇살입니다. 꽃나무에게 좋은 햇살이니 우리 몸에도 좋은 햇살입니다. 민들레꽃에서 금단추 같은 빛이 뿜어져 나오게 하는 햇살이니 그 햇살을 받고 서 있으면 우리 몸이 얼마나 좋아하겠습니까. 저도 상사화 초록 잎처럼 햇살이 비치는 쪽으로 팔을 힘껏 뻗습니다. 우리 몸의 골짜기와 능선과 들판과 산줄기가 다 눈을 뜨고 일어나 햇살을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낮에는 그 밝고 화사한 햇살 속에 앉아 냉이와 쑥을 캤습니다. 점심에 국을 .. 2007. 6. 17.
이석영-대한민국 상류사회/대저택에 외롭게 바려진 소공녀 이석영 - 「대한민국 상류사회」 '점심은 파리의 맥심 레스토랑에서 먹고, 저녁은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뉴욕에 와서 먹는다?' 언젠가 서양의 최고 상류층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글을 읽었는데 그 중에서 기억나는 꿈같은 내용이다. 그들의 막대한 부와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서민은 상상도 못할 꿈같은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친구나 그냥 잘 아는 사이 정도로 그들 생활의 전부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가시적인 것만으로도 적지않은 경이감이 들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스스로 피땀 흘려 사업을 일구었거나 전문직종의 일을 하여 부를 축적한 젊은 사람들에게는 그리 놀랄 만한 '부의 행적'을 느껴보지 못했다. 그들이 아무리 많은 재산을 모았다 해도, 적어도 그들은 땀 흘려 번 돈의 소중한 가치를 알기.. 2007. 6. 16.
인생의 오솔길 - 산 고 産苦 · 「박붕배 시집 - 인생의 오솔길」 산 고 産苦 집자리 떨어지며 경쟁이 시작이라 뽀오얀 고운 명털 파르라니 기가 오른다. 기쓰는 아기엄마에 돈 멍에진 아버지라 내 님을 사랑하는 정표로 낳은 자식 남에게 지지말라 정성으로 길러낼 제 잘못된 경쟁이랑은 삼가해서 키우시오 이 아이 키워내서 효도는 그만두고 참사랑 인성 人性 갖춰 인격자 人格者로 키워내세 스스로 배우고 닦아 인류 人類 위한 사람 되라. (p30) 박붕배 시집 - 인생의 오솔길 학예문화사 - 1999. 05. 25. 시조중 천음 天音 하늘의 허락없이 되는 일 하나 없다. 사람이 인심잃고 무슨일 할 수 있오 한세상 사는 길에서 인심천심 人心天心 지켜 살세 우리네 사는 길은 인륜 人倫을 지켜 살고 나리일 하는 사람 천리 天理를 지켜하라 사람이 한세상.. 2007. 6. 16.
이애경-눈물을 그치는 타이밍/어디서부터 사랑일까 이애경 -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어디서부터 사랑일까 안 보이면 걱정될 때부터 사랑일까, 보고 있을수록 걱정될 때부터 사랑일까. 네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부터 사랑일까, 너에게 시선도 못 주고 네 옆을 재빨리 지나갈 때부터 사랑일까. 하루에도 몇 번씩 네가 생각날 때부터 사랑일까, 머릿속에서 떨쳐 내려고 애쓰는 때부터 사랑일까. 너를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을 때부터 사랑일까 너를 꼭꼭 숨겨 놓고 나만 보고 싶을 때부터 사랑일까 네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이 사랑일까 네 생각에 마음이 아파 오는 것이 사랑일까 네가 무엇을 하든 용서될 때부터 사랑일까 조금만 서운하게 해도 네가 지독히 미울 때부터 사랑일까 (p17) ※ 이 글은 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이애경 - 눈물을 그치는 타이.. 2007. 6. 14.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 김종삼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초판본)」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김종삼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녘 남대문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 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김종삼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초판본) 민음사 - 1982. 09. 20 2007. 6. 14.
밥 - 1%을 위하여 ·「서근석 - 밥 길 하나 뚫으십시오」 1%을 위하여 밥은 나의 모든 것이다. 나의 혼이다. 내 인생의 점수 즉 대차 대조표이다. 인생의 별이 빛나는 또는 거센 폭풍우가 밀려오는, 행운과 역경 속에서도 먹어야 산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생명의 밥, 사랑의 밥, 행복과 불행의 밥, 벗 우정 남녀 갈등 모순 등의 밥을 먹어야 한다. 밥 앞에서는 최고위직의 대통령이나 거리의 거렁뱅이도 같다. 문제는 어떤 밥을 먹으며 사는가가 문제다. 아마도 신분의 고하가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리라. 어느 날 벗이 내게 와서 '너의 밥은?'라고 물었을 때, 나는 하루 종일 생각해도 답변할 말이 없었다. 낮과 밤을 합쳐 꼬박 오십 시간이 흐른 다음에서야 나는 모기 소리만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나의 밥은 9활이 바람이고 나.. 2007. 6. 10.
사랑은 행복입니다 「좋은글 - 사랑은 행복입니다」  사랑은 행복입니다. 사랑은 열중에 아홉을 다 주고도 나머지 하나를 더 주지못해 미안해하는 게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은 주는 것도 받는 것도 내 뜻이 아닌 하늘에 뜻이며 헛되이 주고받을 수 없는 게 사랑입니다. 사랑은 어렵고 힘들게 하는 보잘것없는 이 세상을 새삼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게 사랑입니다. 사랑은 아픔에 쓴잔을 마실지라도 웃음으로 그를 보낼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게 사랑입니다. 사랑은 나를 위해 그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를 위해서 내가 살아가는 게 바로 사랑입니다.사랑은 주는 것만큼 아름답고 고귀한 것이며 사랑은 받는 것만큼 행복한 것입니다.  -좋은글중에서- [190612-184356] 2007. 6. 9.
가슴에 남는 좋은 느낌 하나 -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정용철 - 가슴에 남는 좋은 느낌 하나」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내가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지금의 내 모습에 만족합니다. 정말 멋있고 예쁜 모습의 나이기를 바랐지만, 만약 그렇게 되었으면 나는 지금보다 더 교만하고 외모에 치중하여겸손과 소박함의 아름다운 삶을 모른채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내 모습에 감사할 뿐입니다. 내가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지금 우리 집의 모든 것에 만족합니다. 더 잘살고 여유 있는 가족이기를 바랐지만, 만약 그렇게 되었으면 지금 우리 가족은 화목과 사랑을 누리지 못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우리 가족 이대로 감사할 뿐입니다. 내가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지금 나의 직장 생활에 만족합니다. 환경이 더 좋고 보수가 높은 직장이기를 바랐지.. 2007. 6. 9.
항구에 매어있는 배는... - 외롭지 않은 숫자? ·「신상언 - 항구에 매어있는 배는 안전합니다. 그러나 배는 항구에 매어두려고 만든 게 아닙니다」 외롭지 않은 숫자? 사랑하는 이여, 하나란 본시 외로운 숫자라고 어느 시인이 말했던 그와 같은 논리에 나도 동의를 합니다. 둘이란 그러면 외롭지 않은 숫자인가?라고 나는 반문해 봅니다. 아니, 아닙니다. 하나도 둘도 외롭기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둘이 만나 완전하게 하나가 되어야만 외로움의 문제는 해결되리라고 여겨집니다. 같은 시간을 소유하며 똑같은 공간 속에 묻혀 있더라고 바라보는 시야가 다를 때 어찌 행복할 수 있을 건가요? 언어를 맞추고, 취미를 맞추고, 관념을 맞추고, 좋아하는 노래까지 맞출 수 있을 때 나 또한 그대 영혼으로 하여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노라. (p133) ※ 이 글은 실린 일.. 2007. 6. 4.
박시호-행복편지/1 Dollar 11 center. 박시호 - 「행복편지(비매품)」 어느 날, 나이에 비해 조숙한 8살짜리 Tess는 부모님이 나누는 이야기를 몰래 엿듣고 있었습니다. 남동생 Andrew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Tess가 알고 있는 것은 Andrew가 많이 아프지만 치료할 돈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빠는 이제 집세도 낼 수가 없기 때문에 다음달에는 빈민촌 아파트로 이사를 가야만 한다고 합니다. 지금 동생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선 큰 병원에서 많은 돈을 주고 대수술을 해야 하지만, 아무도 그렇게 큰 돈을 빌려줄 수 없었습니다. Tess는 아빠가 울고 있는 엄마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여보 이제 우리Andrew는 기적이 아니면 살릴 수가 없소” 라는 절망적인 어조의 목소리를... Tess는 자기 방으로 돌아와 벽장속에 .. 2007. 6. 4.
안소영-책만 보는 바보/책은 따스한 피가 흐르는, 안소영 - 「책만 보는 바보」 책과 가까이 지내다 보면, 온기가 없는 무생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체를 대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오래전부터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눈길을 느낀다든가, 제 몸을 벌떡 일으켜서 어려움에 처한 나를 돕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전해져 온다. 그럴 때면 책은 따스한 피가 흐르는, 살아 있는 벗이 된다. - p27 - 우리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일 것이다. 함께 흥분하여 소리 높여 잘잘못을 따지거나, 우스갯소리로 울적한 마음을 한번 비틀어 밖으로 날려 보내는 것, 유득공은 주로 두 번째 방식을 썼다. 그의 성격이 워낙, 안 되는 일에 연연해 하기보다는 털어 버리기를 좋아해서도 그렇고, 도무지 웃음기라고는 없는 우리의 얼굴이 잠시.. 2007. 6. 3.
행복이란 건 나쁜 날씨란 없다. 원하는 날씨를 만들수 없으니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받아드리면 되듯이, 진정한 장수란, 살아있는 시간이 긴 것이 아니라 삶을 건강하게 즐기는 시간이 긴 것을 말함이다. 결국, 행복이란 건, 조건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태도에 대한 문제인 것이다. 2007. 6. 3.
사랑할 땐 별이 되고 - 법정 스님께/이해인 수녀님께 ·「이해인 - 사랑할 땐 별이 되고(1997)」 법정 스님께 스님,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립니다. 창 밖으로 새소리가 들리고 온통 초록빛인 젖은 나무들 사이에 환히 웃고 있는 붉은 석류꽃의 아름다움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비오는 날은 가벼운 옷을 입고 소설을 읽고 싶으시다던 스님, 시는 꼿곳이 앉아 읽지 말고 누워서 먼 산을 바라보며 두런두런 소리내어 읽어야 제 맛이 난다고 하시던 스님. 오늘 같은 날은 저도 일손을 놓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시를 읊으며 '게으름의 찬양'을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가 '솔숲 흰구름방'이란 이름을 붙인 이 자그만 방엔 아직 마늘 냄새가 가득합니다. 어제 아침 저희 식구 모두 밭에 나가 마늘을 거둬들이고 저녁엔 물에 불린 마늘은 열심히 벗겨 내는 작업을 계속했더니 .. 2007. 6. 1.
자신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 「박성철 - 행복비타민」  자신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가끔 메모지에 내게 가장 소중한 것 10가지 정도를 적어 보곤 합니다. 가족, 친구, 따뜻한 가슴, 책, 일 등... 하나하나씩 적어 가다 보면 참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나는 참으로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구나' 하고 말입니다.늘 없는 것과 모자란 것만을 생각하며 불평하고 불만스러워했지만  그래도 내 곁엔 소중한 것들이 참 많이도 살아 숨 쉬고 있구나'하며 흐뭇한 웃음을 내 짓곤 합니다.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필히 자신이 하는 일도 포함됩니다. 그런데 그 일이라는 것이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의미를 가진다면 그것처럼 불행한 일도 없습니다. 진정한 행복이란... 어떤 것을 가졌을 때 느끼는 것이 아니라 .. 2007. 5. 29.
구로야나기 테츠코-창가의 토토/안녕! 안녕! 구로야나기 테츠코 - 「창가의 토토」 안녕! 안녕! 도모에 학원에 불이 났다. 밤중에 일어난 일이었다. 학교 바로 옆, 교장 선생님 집에 있던 미요와 언니 미사, 그리고 사모님은 다행히도 구혼부츠 절의 연못 근처에 있는 도모에 농원으로 급히 피해 화를 면했다. 하지만 B29는 계속해서 도모에 학원의 전철교실로 폭탄을 떨구었다. 교장선생님의 평생 꿈이었던 학교는 지금 화염에 휩싸여 있다. 선생님은 무엇보다도 사랑했던 아이들의 웃음 소리며 노랫소리 대신, 학교는 지금 끔찍스런 소리를 내며 무너지고 있다. 그 불길은 어떻게 손을 써볼 수도 없이 학교를 불태워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지유가오카 도처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교장 선생님은 그 한 가운데 서서 도모에학원이 불타는 걸 꼼짝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 2007. 5. 27.
마더 테레사-한 번에 한 사람 마더 테레사 - 「한 번에 한 사람」 한 번에 한 사람 난 결코 대중을 구원하려고 하지 않는다. 난 다만 한 개인을 바라볼 뿐이다. 난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다.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을 껴안을 수 있다. 단지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씩만… 따라서 당신도 시작하고 나도 시작하는 것이다. 난 한 사람을 붙잡는다. 만일 내가 그 사람을 붙잡지 않았다면 난 4만 2천 명을 붙잡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노력은 단지 바다에 붓는 한 방울 물과 같다. 하지만 만일 내가 그 한 방울의 물을 붓지 않았다면 바다는 그 한 방울만큼 줄어들 것이다. 당신에게도 마찬가지다. 단지 시작하는 것이다. 한 번에 한 사람씩 - 마더 테레사 - 2007. 5. 27.
구로야나기 테츠코-창가의 토토/원래대로 해 놓거라 구로야나기 테츠코 - 「창가의 토토」 오늘은 토토가 대작업을 한 날이었다. 왜냐하면 토토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지갑을 그만 학교 화장실에 빠뜨렸기 때문이었다. 돈은 한 푼도 들어있지 않지만 화장실까지 갖고 다닐 정도로 소중한 지갑이었다. 그것은 빨강, 노랑, 초록 체크무늬 헝겊으로 된 납작한 네모 모양에 삼각형 뚜껑이 달려있고, 또 단추가 달린 곳엔 은색 영국 개 모양의 브로치 같은 것이 달려 있는, 정말 세련된 것이었다. --- 그때부터 토토의 대작업이 시작되었다. 자루바가지를 안으로 밀어넣어 분뇨를 퍼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대충 지갑이 떨어진 쪽 언저리를 떠냈지만 어찌된 게 깊기도 하고 어둡기도 한게, 위는 세 개의 문으로 나뉘어져 있는 화장실의 밑은 하나의 연못처럼 상당한 크기였다. 게다.. 2007. 5. 26.
구로야나기 테츠코-창가의 토토/운동회 구로야나기 테츠코 - 「창가의 토토」 도모에 학원의 운동회 역시도 여느 학교와 달리 조금은 특별난 데가 있었다. 가령 줄다리기와 2인 3각 달리기 정도만 다른 학교와 엇비슷했고, 나머지는 전부 교장선생님이 고안해낸 경기였다. 그것도 특별한 도구를 사용하거나 야단스러운 것은 하나도 없었고, 전부 학교에 있는 친숙한 물건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들 뿐이었다. 마침내 운동회가 시작되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어떤 경기에서든 대부분 전교생이 같이 하는데, 학교에서 가장 팔다리가 짧고 키도 작은 다카하시가 1등을 도맡아 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모두가 꿈지럭대는 고이노보리 경기를 다카하시는 재빨리 통과했는가 하면, 엄마찾기 경주에서 모두가 사다리에 머리를 들이밀고 끙.. 2007. 5. 21.
행복한 사람의 속옷 - 바이런의 아픔 ·「빈센트 반 고흐. 스티븐 스필버그 외 - 행복한 사람의 속옷」 사랑은 우리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있는 것만이 아니다. 사랑은 우리를 성숙하고 크게 하기 위해서도 있는 것이다. 바이런의 아픔 영국 최고의 시인으로 손꼽히는 바이런은 어려서부터 남달리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성격이었다. 그는 외모 또한 수려해서 수많은 여성들이 그를 사모하기도 했다. 그래서 훗날, 바이런은 사교계의 바람둥이로 통했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그런 바이런에게도 젊은 날의 통과의례인 사랑 때문에 아픔을 겪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바이런이 고등학생이었을 때이다. 바이런은 총명하고 잘생긴 학생이었으나, 안타깝게도 다리를 저는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게도 정말로 사랑하는 여학생이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마리 차워즈, .. 2007. 5. 20.
중년의 많은 색깔들 중년은 많은 색깔을 갖고 있는 나이이다. 하얀 눈이 내리는 가운데서도 분홍 추억이 생각나고 초록이 싱그러운 계절에도 회색의 고독을 그릴 수 있다. 그래서 중년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도 본다. 중년은 많은 눈물을 가지고 있는 나이이다. 어느 가슴 아픈 사연이라도 모두 내 사연이 되어버리고 훈훈한 정이 오가는 감동 어린 현장엔 함께하는 착각을 한다 그래서 중년은 눈으로만 우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도 운다. 중년은 새로운 꿈들을 꾸고 사는 나이이다 나 자신의 소중했던 꿈들은 뿌연 안개처럼 사라져가고 남편과 아내 그리고 자식들에 대한 꿈들로 가득해진다. 그래서 중년은 눈으로 꿈을 꾸고 가슴으로 잊어가며 산다. 중년은 여자는 남자가 되고 남자는 여자가 되는 나이이다 마주보며 살아온 사이 상대방의 성.. 2007. 5. 16.
오월의 편지 (시집) 도종환 - 「오월의 편지」   오월의 편지  도종환 붓 꽃이 핀 교정에서 편지를 씁니다.당신이 떠나고 없는 하루는 한 달 두 달처럼 긴데당신으로 인해 비어 있는 자리마다 깊디깊은 침묵이 앉습 니다낮에도 뻐꾸기 울고 찔레가 피는 오월입니다.당신 있는 그곳에도 봄이면 꽃은 핍니까꽃이 지고 필 때마다 당신을 생각합니다.어둠 속에서 하얗게 반짝이는 찔레가 피는 철이면더욱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사람은 다 그러하겠지만오월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이가 많은 이 땅에선찔레 하나가 피는 일도 예사롭지 않습니다.이 세상 많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을 사랑하여오랫동안 서로 깊이 사랑하는 일은 아름다운 일입니다.그 생각을 하며 하늘을 보면 꼭 가슴이 메입니다.얼마나 많은 이들이 서로 영원히 사랑하.. 2007. 5. 14.
행복한 사람의 속옷 - 노인이 사랑하는 것들 ·「빈센트 반 고흐. 스티븐 스필버그 외 - 행복한 사람의 속옷」 노인의 하루는 젊은이의 한 시간과 같다. 노인이 사랑하는 것들 시카고의 어느 시장에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북적 댔다. 시끄럽고 활기에 찬 그곳에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다. 그 많은 사람들 중,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그늘진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양파를 파는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똑같은 자리에서 언제나 똑같이 양파 스무 줄을 펼쳐 놓고 팔고 있었다. 그 앞을 지나던 한 젊은 신사가 노인에게 다가와 물었다. "양파 한 줄에 얼맙니까?" "10센트라오." 노인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두 줄에는 얼맙니까?" "20센트라오." "세 줄에는요?" "30센트라오." 그러자 젊은 신사가 좀 불쾌한 듯이 물었습.. 2007. 5. 9.
고도원-부모님 살아 계실 때 (하나)/좋아하는 것 챙겨드리기 고도원 - 「부모님 살아 계실 때 꼭 해드려야 할 45가지」 하나 * 홍시 살아생전 어머니께서 유난히도 좋아하시던 것이 있었다. 바로 잘 익은 홍시였다. 어머니는 유독 홍시를 좋아하셨다.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한 자리에서 몇 개씩 드시기도 했다. 홍시를 드시면서 나와 눈이 마주치면 "네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홍시가 참 맛있어졌단다." 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어머니의 활짝 핀 웃음을 보는 것은 너무나 쉬웠다. 홍시 몇 개면 되었기 때문이다. 잘 익은 홍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어머니의 표정은 금세 밝아지곤 했다. 그러면 덩달아 내 표정도 달라졌다. 별것도 아닌 홍시를 어머니께서 환하게 웃으며 맛있게 드실 때, 나도 더 없이 즐겁고 기뻤다. 어머니는 내가 사드리는 홍시를 특히 좋아하셨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어.. 2007.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