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철 - 행복비타민」
자신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
가끔 메모지에 내게 가장 소중한 것 10가지 정도를 적어 보곤 합니다.
가족, 친구, 따뜻한 가슴, 책, 일 등...
하나하나씩 적어 가다 보면 참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는 참으로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구나' 하고 말입니다.
늘 없는 것과 모자란 것만을 생각하며 불평하고 불만스러워했지만
그래도 내 곁엔 소중한 것들이 참 많이도 살아 숨 쉬고 있구나'하며 흐뭇한 웃음을 내 짓곤 합니다.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필히 자신이 하는 일도 포함됩니다.
그런데 그 일이라는 것이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의미를 가진다면 그것처럼 불행한 일도 없습니다.
진정한 행복이란...
어떤 것을 가졌을 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가지기 위해 흘리는 땀과 눈물과 시간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 보자기를 펴고, 채소를 파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당근만을 단촐하게 파는 할머니에게 한 손님이 왔습니다.
"할머니 이 당근 하나에 얼마입니까?"
"500원입니다" 손님은 조금 싸다고 생각했는지 계속 물었습니다.
"두 개는 얼마입니까?"
"1000원이지요."
"세 개는 얼마입니까?"
"1500원입니다." 손님은 다시 물었습니다.
"많이 사도 깎아 주질 않는군요.
하지만 여기에 있는 당근을 모두 다 사면 싸게 해 주시겠죠?" 할머니는 질색을 하며 말씀하셨습니다.
"전부는 절대로 팔지 않습니다."
손님은 다 사준다는데 팔지 않겠다는 할머니가 이상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아니, 전부 다 팔아 주고 제 값을 다 주겠다는데 왜 못 파시겠다는 겁니까?"
할머니는 조용하고 낮은 음성으로 대답했다.
"돈도 좋지만 저는 지금 제 일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나는 이 일과 이 시장을 사랑합니다.
활기차게 하루를 살아가는 시장 사람들을 사랑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건네는 인사를 사랑하고,
가난한 주머니 사정 때문에 조금 더 싸게 사려고 하는 사람들의 흥정을 사랑하고,
오후에 따스하게 시장 바닥을 내려 쬐는 햇살을 사랑하기 때문이지요.
지금 당신이 이것을 몽땅 다 사 가겠다는 것은,
이토록 사랑하는 나의 일과 나의 하루를 몽땅 빼앗아 가는 것이기에 나는 결코 전부를 팔 수 없는 것이라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하루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당신은 전부를 팔라는 말을 결코 할 수 없었을 겁니다.
마음의 평화는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니까요."
그 손님은 할머니의 말을 듣고는 시장 끝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낀다는 것은
돈보다도 더 귀중한 무엇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 박성철의 '행복비타민' 중에서 -
[t-07.05.29. 20240504-1429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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