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야나기 테츠코 - 「창가의 토토」
도모에 학원의 운동회 역시도 여느 학교와 달리 조금은 특별난 데가 있었다.
가령 줄다리기와 2인 3각 달리기 정도만 다른 학교와 엇비슷했고,
나머지는 전부 교장선생님이 고안해낸 경기였다.
그것도 특별한 도구를 사용하거나 야단스러운 것은 하나도 없었고,
전부 학교에 있는 친숙한 물건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들 뿐이었다.
마침내 운동회가 시작되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어떤 경기에서든 대부분 전교생이 같이 하는데,
학교에서 가장 팔다리가 짧고 키도 작은 다카하시가 1등을 도맡아 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모두가 꿈지럭대는 고이노보리 경기를 다카하시는 재빨리 통과했는가 하면,
엄마찾기 경주에서 모두가 사다리에 머리를 들이밀고 끙끙거리고 있을 때도
이미 사다리를 빠져 나온 다카하시는 몇 미터 앞서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강당계단 오르기 릴레이에 이르러서는,
모두가 서툴게 한 계단 한 계단 오르고 있을 때도 다카하시의 짧은 다리는
마치 피스톤처럼 단숨에 올라갔다가 영화필름을 되감는 것처럼 휙! 내려왔다.
결국 모두가
“다카하시를 이기자!”는 맹세를 굳게 하고 진지하게 임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카하시가 일등을 독차지했다.
토토도 꽤 열심히 했지만 다카하시를 이길 수는 없었다.
그냥 달리는 데서는 앞서 가지만, 그다음 여러 가지 난관에서 결국 지고 말았던 것이다.
다카하시는 자랑스러운 듯 코를 약간 실룩거리며,
기쁨과 즐거움을 한껏 몸으로 표현하면서 일등 상을 받았다.
게다가 거의 모든 경기에서 일등을 했기 때문에 상을 몇 개나 받았다.
아이들은 한결같이 부러워하며 다카하시가 상 받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내년에는 꼭 다카하시를 이겨야지!'
모두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결국 해마다 운동회의 스타는 다카하시가 되곤 했다.
※ 이 글은 <창가의 토토>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구로야나기 테츠코 - 창가의 토토
그림 - 이와사키 치히로
역자 - 김난주
프로메테우스출판사 - 2004. 0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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