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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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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 다카시-청춘표류/카메라를 본 순간 빠져들다 「다치바나 다카시 - 청춘표류」 70미터 아래에 바다가 펼처진 절벽에 매달려 자일에만 몸을 의지한채 몇 시간이나 기다리는 거예요. 야생을 야생 그대로/동물 사진작가 미야자키 마나부 일본 남알프스 산으로 둘려싸인 계곡에서 오로지 새와 동물만을 카메라에 담는다. 서른네 살의 미야자키 마나부는 두번에 걸쳐 큰 병을 알았고 몇번이나 죽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결국 어렸을 떄 경험으로 이 일을 하고 있죠. 어렸을 떄에는 카메라는 없었지만 항상 이렇게 살아왔어요." 이렇게 말하면서 동물 사진작가인 미야자키 마나부는 손쉽게 2,30미터의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갔다. "나무타기라면 아이 때부터 누구에게도 안 졌어요." 관찰할 때 기록을 하나요? "아니요, 전혀 안 써요. 전부 머릿속에 집어넣기만 해요. 기록을 하는 그 .. 2022. 12. 31.
조병준-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나는천사를믿지않지만) 참 대단한 사람들 이야기다. 그건 잠깐 동안 보여주는 열정이 아니었다. 그걸 지속할 수 있는 그들과 함께하는 세상이 참 아름답다. 시인이며 평론가 조병준은 인도 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함께 했던 순간들을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담담하게 적고 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과 보냈던 시간과 순간들이 가장 행복했었다고, 그 아홉 달의 봉사활동이 자신의 삶에 큰 변화를 주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나눔"의 의미를... -세상에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떤 일에는 여러 사람의 손이 필요합니다. 제가 캘커타에서 참 좋아했고 많이 썼던 말이 있습니다. "helping hand"라는 말이었습니다. 도와주는 손, 도움의 손길, 뭐 그런 정도로 번역이 되겠지요. 힘들 때, 외로울 때, 어지러울.. 2022. 12. 31.
​정채봉.류시화-작은이야기 2/여인 2대 「정채봉.류시화 - 작은이야기 2」 서울역이다. 연(延)이가 도착하기까지는 아직도 15분이 남았다. 영하의 추운 날씨다. 마중나온 사람들은 저마다 기다리는 시선을 외투깃에 묻은 채 빠른 제자리 걸음으로 서로들 초조(焦燥)해한다. 그러나 나는 마치 첫아기를 낳아 가지고 친정을 다니러오는 딸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사뭇 설레고 흐뭇하기만 하다. 추위마저 느낄 수 없는 것은 나의 기대를 한 몸에 짊어진 맏딸 연이가, 기한부 '시골유학'을 갔다가 이제 싱싱한 냉이 달래의 내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기한부 시골유학, 한 마디로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말 같지만 재작년 봄이었다. 메마른 인정, 각박한 도회지의 생활에 시들어만 가는 연이의 동심에 무엇인가 신선한 것을, 때묻지 않은 시골의 정취를 불어.. 2022. 12. 30.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 윤성근 작가 ·「월간 국회도서관 2022. 07~8월호」  내 삶에 들어온 책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우리는 언제나 먼저 겉을 보고 나중에 안을 살핀다. 그러나 그 대상이 사물이 아닌 나 자신이라면 어떨까? 나를 살피기 위해 내 겉모습을 파악하는 건 의미가 없다. 안으로부터, 내면에서부터 탐구를 시작하는 게 옳다. 이 책에 관해 말하려면 초등학생 때 친구였던 K군과 함께한 추억을 꺼내야만 한다. 언제나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맞다. K와는 고등학생 때까지 가깝게 지냈지만, 그 이후로는 조금씩 멀어졌다. 멀어진 이유는 누구의 탓도 아니다. 적어도 나는 지금까지 그 믿음이 변하지 않았다. K의 마음은 어떨까? 물어도 답을 줄 것 같지 않다. 이 역시 누구의 탓도 아니다.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인 나와 .. 2022. 12. 30.
루 ru - 우리는 자꾸 베트남을 짊어진 여인들을 잊는다 ·「킴 투이 - 루」 학교에서 역사를 필수 과목으로 듣는 것 때문에 불평하던 친구들이 기억난다. 아직 어렸던 우리는 역사 수업이 평화로운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각자 매일매일 살아남느라 너무 바빠서 집단의 역사를 쓸 시간이 없다. 얼어붙은 넓은 호수들이 장엄한 고요 속에 펼쳐지고, 단조로울 정도의 평온한 일상이 매일매일 이어지고, 풍선과 색종이 조각과 초콜릿으로 사랑을 기념하는 그런 곳에 살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마도 메콩강 삼각주의 내 증조부 무덤 가까이에서 만난 늙은 여인을 눈여겨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는 늙었고, 너무 많이 늙어서 이마에 맺힌 땀이 마치 땅의 고랑을 적시는 실개천처럼 주름살 사이로 흘러내렸다. 등이 굽었고, 너무 .. 2022. 12. 28.
AFV 크니게-인간교제술/반려자에 대해 항상 신선하고 쾌적하며.. AFV 크니게 - 「인간교제술 - 효과적인 237가지 법칙」 반려자에 대해 항상 신선하고 쾌적하며 가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법칙 부부가 함께 생활하다 보면 몰랐던 상대의 결점이 드러나고, 상대의 좋지 않은 기분에 영향을 받아 이쪽 기분도 나빠지게 된다. 상대의 사소한 결점이나 약간의 기분 변화가 전염되어 자신까지 불행한 기분이 되어 버린다. 그런 때야말로 부부가 서로 배려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대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지루해 하지 않도록, 서로 냉담하게 행동하거나 상대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상대에 대한 중요심이나 혐오감을 갖지 않도록 여러가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즉 부부가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있을 경우에는 교제 관계에 선견의 눈이 필요해진다. 어떠한 인간.. 2022. 12. 27.
루 ru - 100개의 얼굴을 지닌 괴물 ·「킴 투이 - 루」 라츠지아 연안에서 한밤중에 닻을 올리기 전까지는 배 안의 사람들 대부분에게 한 가지 두려움밖에 없었다. 그들은 공산주의자들이 두려웠고, 그래서 탈출을 결심한 것이다. 하지만 배가 똑같은 수평선이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로 나온 뒤로 두려움은 100개의 얼굴을 지닌 괴물로 변했다. 그 괴물이 우리의 다리에 톱질을 했고, 다리를 뻗지 못해 근육이 뻣뻣해진 것조차 느끼지 못하게 했다. 두려움에 짓눌린 우리는 두려움에 갇혀 굳어버렸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머리에 옴이 가득한 아기의 오줌이 얼굴로 날아와도 눈을 감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토사물 앞에서도 코를 움켜쥐지 않았다. 누군가의 어깨, 누군가의 다리에 끼어 움직이지 못하고 각자의 두려움에 포로가 되어 굳어버린 채 우리는 아무것도 느끼지.. 2022. 12. 26.
최영배(비오)신부-2011년 1월 묵상카드 높은 산을 넘는 것보다 한 사람을 넘는 것이 더 힘듦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사람들은 세상에서 제일 높은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하고 환호와 기쁨을 만끽하나이다. 가장 높은 곳에 서면 지상의 모든 세계가 발아래 공손히 무릎을 꿇나이다. 마치 세상 모두의 왕이 된 것처럼 짜릿한 쾌감을 느끼나이다. 그러나 세상의 가장 높은 산을 정복하였다해도 그 사람에게도 넘어서지 못하는 그 누군가가 분명히 있나이다. 가장 낮은 한 사람을 넘어서지 못하면서 가장 높은 산 위에서 만세를 부르고 있는 그 사람의 모습은 서글픈 코미디이나이다. 왜 우리는 사람을 넘어서지 못하나이까? 모든 사람은 제 각각 우주 만물의 영장으로써 절대적 가치와 위엄을 지니고 있나이다. 태양은 지구와의 먼 발치에서 공손히 지구의 온도를 적정선으로 유지시켜.. 2022. 12. 26.
장영-자유로 가는 인생/균형있는 삶이란? 장영 - 「자유로 가는 인생」 균형있는 삶이란? 다음은 미국 코카콜라의 CEO로 지명된 더글라스 대프트(Douglas Daft)가 2000년 취임에 앞서 자신이 감명깊게 들었던 코카콜라 부사장이며 COO인 다이슨(Brian Dyson)의 졸업식 축사를 전직원들에게 소개하면서 화제가 된 글입니다. 저는 이 연설만큼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방향을 정확히 지적해 준 글을 결코 본 적이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이 글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Life is... Imagine life as a game in which you are juggling five balls in the air. 인생을 공중에서 5개의 공을 돌리는 것(저글링)이라 상상해 봅시다. You .. 2022. 12. 24.
루ru - 나의 삶은 어머니의 삶이었다, 그 바다를 건너기 전까지 ·「킴 투이 - 루」 나는 원숭이해가 시작되던 구정 대공세 동안에, 집앞에 줄줄이 걸어놓은 폭죽이 터지는 소리와 경기관총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울려 퍼지던 때에 태어났다. 내가 세상에 온 날 사이공의 땅은 폭죽 잔해들로 붉게 물들었다. 버찌 꽃잎처럼 붉은빛이었고, 둘로 갈라진 베트남 도시와 마을에 흩뿌려진 200만 병사의 피처럼 붉은빛이었다. 나는 불꽃이 터지고 빛줄기가 화환처럼 펼쳐지고 로켓과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환한 하늘의 그림자에서 태어났다. 나의 탄생은 사라진 다른 생명들을 대신하는 임무를 지녔고, 나의 삶은 어머니의 삶을 이어갈 의무를 지녔다. 이름은 응우옌 안 띤Nguyễn An Tịnh이고, 어머니의 이름은 철자 부호만 하나 다른 응우옌 안띤Nguyễn An Tĩnh이다. 내 이름은 어머니 .. 2022. 12. 24.
신경림-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鍾路五街(신동엽) 「신경림 -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이슬비 오는 날. 종로 5가 서시오판 옆에서 낯선 소년이 나를 붙들고 동대문을 물었다. 밤 열한시 반, 통금에 쫓기는 군상 속에서 죄없이 크고 맑기만 한 그 소년의 눈동자와 내 도시락 보자기가 비에 젖고 있었다. 국민학교를 갓 나왔을까. 새로 사 신은 운동환 벗어 품고 그 소년의 등허리에선 먼 길 떠나온 고구마가 흙묻은 얼굴들을 맞부비며 저희끼리 비에 적고 있었다. 충청북도 보은 속리산, 아니면 전라남도 해남땅 어촌 말씨였을까. 나는 가로수 하나를 걷다 되돌아섰다. 그러나 노동자의 홍수 속에 묻혀 그 소년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 눈녹아 바람이 부는 질척질척한 겨울날, 종묘 담을 끼고 돌다가 나는 보았어. 그의 누나였을까. 부은 한쪽 눈의 창녀가 양지쪽 기대앉아 속.. 2022. 12. 24.
대순회보-106호/성인의 말은 한 마디도 「대순회보 - 106호 / 자사(子思)」 [211206-153123] 성인의 말은 한 마디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나니 고대의 자사(子思)는 성인이라. 위후(衛侯)에게 말하기를 약차불이 국무유의(若此不已 國無遺矣)라 하였으되 위후가 그 말을 쓰지 않았으므로 위국(衛國)이 나중에 망하였다. (교운 1장 29절) 자사(子思, 기원전 483?∼402?)는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에 노(魯)나라 사람으로, 공자(孔子, 기원전 552∼479)의 손자이다. 이름은 급(伋) 자사는 그의 자(字)이며, 한때 위(衛)나라에서 재상(宰相)을 지냈다. ---- 자사의 인품이 위후(衛侯)에게까지 전해지게 되었다. 그는 자사를 불러 재상(宰相)의 관직을 하사하며, 정사(政事)를 돌보게 하였다. 마침 나라에 대장군 자리가 공석 .. 2022. 12. 24.
박지현-내 인생을 변화시키는 짧은 이야기/잘못된 계산 위대한 역사가이자 수학자인 헤로도투스는 평균(平均)의 개념을 최초로 발견한 인물이다. 그 당시 그것은 대단한 발견이었으며, 헤로도투스는 그것에 완전히 심취되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야외로 소풍을 떠났다가 작은 강을 만나게 되었다. 목적지로 가려면 그 강을 꼭 건너야 하는데 아이들 때문에 아내는 약간 걱정이 되었다. 그러자 헤로도투스가 말했다. "걱정말고 기다리시오. 내가 강의 평균 깊이와 아이들의 평균 키를 잴 테니, 5분이면 충분하오." 그는 줄자를 꺼내 아이들의 키를 잰 다음 강으로 달려가 몇 군데의 지점을 돌면서 강 깊이의 평균치를 계산했다. 그런 다음 그는 아내에게 말했다. "걱정할 것 하나도 없소. 아이들의 평균 키가 강의 평균 깊이보다 크니 강에 빠질 염려는 .. 2022. 12. 21.
법정-버리고 떠나기/묵은 편지 속에서 이곳 두메산골의 오두막에서 지내니 편지를 보낼 일도 없고 받을 일도 없다. 이 오두막이 행정구역상 어디에 소속되는지 아직도 나는 모르고 지낸다. 따라서 우편집배원이 찾아올 일도 없고 내가 우체국을 찾아갈 일도 없다. 이따금 소용되는 물건이나 옷가지를 챙기러 불일암에 내려가면 주인을 기다리는 우편물들이 쌓여 있다. 그전 같으면 답장을 띄워야 할 사연들에도 요즘에는 거의 생략하고 있다. 오고가고 하는 번거로운 인연을 더 이상 만들고 싶지 않아서다. 옛사람도 읊은 바 있다. 산이야 나를 좋아할 리 없지만 내가 좋아서 산에서 사는데 한 산중에서 오래 머물다보니 번거로운 인연들이 나를 얽어매더라. 내게 오는 우편물들은 그때그때 처리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게 급한 내 성미다. 회신을 미처 쓸 여유가 없을 때는 우선.. 2022. 12. 20.
통도사 반야암 오솔길 카페-니코스 카잔차키스와 조르바의 자유 「통도사 반야암 오솔길 카페」 니코스 카잔차키스와 조르바의 자유.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20세기 문학의 한 획을 그었던 그리스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생전에 적은 그의 묘비명이다. 그의 수많은 저서 중 하나인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며 그와 조르바를 만나게 된다. 그의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실존의 인물 조르바를 담은 책 속에는, 그의 묘비명에 의해 추측되는, 그가 그토록 추구했던 자유에 관한 정의가 여러 모습으로 언급된다. 소설의 주인공인 `나’는 철저한 금욕주의자로 이성과 도덕, 윤리의 갑옷을 두른 채, 유토피아적 이상을 꿈꾸는 사람이다. 육체적인 쾌락을 속되게 여기고 그에 부합된 정신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나’는, 책 속에 진.. 2022. 12. 16.
한국경제-'신의 직장' 네이버 퇴사한 사원, 뭐하나 봤더니… 「한국경제 Geeks - 2022.12.14」 "웹 3.0의 트레바리 꿈꿔요" 기업가치 2조 원이 넘는 무신사는 ‘신발을 무진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시작됐다. "당근이세요?"라는 인사말로 스쳐 가기만 하던 동네 사람들을 마주하게 한 당근마켓도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여가 생활을 테마로 만남의 장을 연 트레바리, 문토도 있다.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이용자가 모인 커뮤니티의 성공은 곧 플랫폼의 성공으로 직결됐다. 3세대 인터넷으로 불리는 웹3.0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탈중앙화, 초개인화 등을 표방하는 웹3.0에 인스타그램, 트위터, 스타벅스 등 발 빠른 기업들이 하나둘씩 뛰어들고 있다. 이 가운데 웹3.0 커뮤니티를 시도하는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 5월 만들어진 '메타본'도.. 2022. 12. 15.
지구별 여행자 - 새점 치는 남자 「 류시화 - 지구별 여행자」 새점 치는 남자 태양이 눈부신 날이었다. 나는 캘거타에 있는 구세군회관 여인숙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싸구려 여인숙 안이 너무 어두워, 햇빛 찬란한 바깥세상이 오히려 구세군이었다. 사원 지붕의 늦잠 잔 원숭이가 합장하며 인사를 하고, 노천에서의 배고픈 명상을 끝낸 탁발승이 반갑게 손짓하며 나를 맞았다 땅콩 파는 남자는 내일을 기약하며 공짜로 한 줌 건네주고, 아침부터 소똥 밟은 서양인 여행자는 성스런 소똥을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 망연자실 서 있었다 나는 장발을 휘날리며 강으로 걸어갔다. 강에 세워진 커다란 다리 위에는 새점 치는 남자가 가부좌로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이마에 흰색 물감을 칠하고, 그 위에 붉은색으로 지혜의 눈을 그려 넣은 중년의 바라문이었다 그는 .. 2022. 12. 10.
상식-덕담과 함께하는 인사말들... 연하 - 명절 * 새해를 맞이하여 해운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원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 새해의 기쁨을 함께하며 평소의 후의에 감사합니다. * 희망찬 새해를 맞아 가정 화목하고 건강하기를 기원합니다. *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뜻한 바 모두 이루시기 바랍니다. * 희망찬 새해를 맞아 온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 지난해의 보살핌에 감사하오며 새해에도 많은 가르침 있으시기 바랍니다. * 새해에도 주님의 사랑속에서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새해에도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앞길을 밝혀 주길 기원합니다. * 설을 맞아 집안이 두루 평안하기를 기원합니다. * 즐거운 설이 되기를 기원하오며 새해 소원 성취하십시오. * 설을 즐겁게 보내시고 기쁜 일 많은 한 해가 되기를 .. 2022. 12. 9.
영화-스틸 앨리스(Still Alice, 2015) 세 남매의 엄마이고, 사랑스러운 아내이자 존경 받는 언어학 교수로서 행복한 삶을 살던 ‘앨리스' 어느 날 자신이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금이 내가 나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일 거야” 그러나 그녀는 남겨진 시간들 앞에 온전한 자신으로 남기로 결심한다. 소중한 기억들과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살아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녀는 말한다.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지옥의 고통"이라고. "제가 고통받는다고 생각지 마세요. 전 고통스럽지 않아요. 세상의 일부로 남기 위해서, 예전의 나로 살아 있기 위해 애쓰고 있을 뿐이에요." -- 그녀가 읽은 곳을 잊어버릴까 밑줄을 그어가며 알츠하이머 협회에서 한 글이다. 시인 엘리자베스 비숍이 이렇게 썼죠. ‘상실의 기술은 어렵지 .. 2022. 12. 9.
정미숙-성장하는 오십은 늙지 않는다/오십부터는 멋지게 나이 들겠습니다! 「정미숙 - 성장하는 오십은 늙지 않는다」 “오십부터는 멋지게 나이 들겠습니다!” 인생 후반전을 주체적으로 살기 위한 to do list 나답게! 자신 있게! 당당하게! 40대의 어느 날부턴가 초조하고 불안하고 짜증이 나고 울적해진다. 소화도 안 되고 머리고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고 몸이 무겁다. 갱년기가 찾아온 것이다. 신체적·정신적·심리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인생의 내리막길에 올라탄 걸 실감한다. 그렇게 50대에 들어서고 처진 어깨와 푸념 섞인 한숨은 늘어만 간다. 하지만 한탄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50에는 변화의 기류를 면밀하게 살피되, 멋지게 나이 들기 위해 나밖에 없는 것처럼 자신감 있는 태도와 당당한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 저자는 타인을 너무 많이 의식하며 산다며, 조선 후기 학자 윤.. 2022. 12. 7.
은퇴자를 위한 묵언 ABCD - A ·「금융경제신문 - 2022.11.23」 은퇴자를 위한 묵언 ABCD A(Acceptance): 외로움의 그늘을 받아들여라 누구에게나 온 평생을 바쳐 일해 온 조직을 떠나야할 때가 온다. 그 날을 아무렇지도 않게 맞이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높고 명예로운 자리에 있었다 할지라도, 항상 더 높은 자리와 더 명예로운 자리가 보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꼭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도 아직 남아있다. 그러나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떠나야 할 때가 온다. 때로는 예고된 시점에, 때로는 불시에 그 날을 맞이하게 된다.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갖추어 떠나는 사람은 없다. 설사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도, 몸은 한동안 떠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새벽이면 눈이 떠지고, 아침이면 차에.. 2022. 12. 6.
더 디그(The Dig)/붙잡아야 하는 순간들이 있어요 영화「더 디그(The Dig 2021 / 0 2/ 06 : 넷플릭스)」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일을 하시지만 그거로는 부족해요. 인생은 덧없이 흘려요. 붙잡아야 하는 순간들이 있어요" 영화 '더 디그(The Dig 2021 / 0 2/ 06 : 넷플릭스)에서 2022. 12. 6.
문장웹진-잃어버린 입(나여경) 「문학광장 2022. 12호 - 잃어버린 입(나여경)」 [221203-161231] “네, 상담원 차성태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니, 내가 저번에도 기사 땜에 전화한 적 있거든요, 지금 배달 출발한 지 30분 지났는데 음식이 도착을 안 했대요. 기사는 전화 받지도 않고 고객은 환불해 달라 하고 도대체 기사 관리를 어떻게 하는 겁니까?” 애써 예의 차리는 척하는 목소리에 짜증이 잔뜩 묻어 있다. “아, 그렇습니까, 불편하게 해 죄송합니다. 바로 알아보고 조치하겠습니다.” 응대는 그렇게 하고 있지만 이미 내 손은 주문번호 검색과 함께 배달 기사 위치를 추적하고 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지금 바빠 죽겠는데! 난 환불 못해 주니까 그쪽에서 알아서 처리하세요. 아, 진짜 업체를 바꾸든가 해야지 원... 2022. 12. 4.
채희동-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그릇을 닦으며 「채희동 -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그릇을 닦으며 윤 미 라 어머니, 뚝배기의 속끓임을 닦는 것이 제일 힘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차곡차곡 그릇을 포개 놓다가 보았어요. 물 때 오른 그릇 뒷면 그릇 뒤를 잘 닦는 일이 다른 그릇 앞을 닦는 것이네요. 내가 그릇이라면, 서로 포개져 기다리는 일이 더 많은 빈 그릇이라면, 내 뒷면도 잘 닦아야 하겠네요. 어머니, 내 뒤의 얼룩 말해주셔요.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사람은 서로의 앞모습을 바라보고 사는 존재라고, 그래서 앞모습을 가꾸기 위해 거울 앞에서 화장을 하고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하며 자신의 앞모습을 가꾸는데 온갖 정성을 다한다. 심지어 앞모습을 더 잘 꾸미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시인은 설거지를 하면서 새로운 사실 하나를 깨.. 2022. 12. 2.
삶의 목적은 행복이다. 「이외수 -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   삶의 목적은 행복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 큰 행복은 영원히 없을 지도 모른다. 작은 행복을 찾아야 한다.  아침 커피 한 잔에 행복을.. 퇴근 후 산책에 행복을..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에 행복을.. 매월 찾아오는 밀리지 않는 월급에 행복을..  - 이외수의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 에서 2022. 12. 1.
케리 월터스-아름답게 사는 기술/순명 케리 월터스 - 「아름답게 사는 기술」 앨라배마의 피살 사건. 삶의 마지막 몇 초를 남겨 둔 채, 조나단 다니엘스는, 보안관 대리 톰 콜만이 전미 학생 비폭력 조정 위원회 (SNCC)의 현장 간사인 17세 소녀 루비 살레스를 향해 총을 겨누는 것을 보았다. 곧이어 콜만이 방아쇠를 당겼다. 그 순간 존(조나단의 애칭)은 루비를 밀쳐 내면서 가슴에 전통으로 총알을 맞아 즉사했다. 그의 시신은 거의 한 시간 동안 거리에 방치되어 있다가 마침내 몽고메리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나중에 루비는 기자들에게 1965년 8월의 어느 뜨거운 여름날 오후에 벌어졌던 사건의 정황을 설명했다. 순명의 의미. 그릇된 믿음을 깨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순명의 참된 의미를 명확히 이해하려면, 순명을 '법 준수'나 '규칙.. 2022. 12. 1.
케리 월터스-아름답게 사는 기술/추천의 글 케리 월터스 - 「아름답게 사는 기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희곡 이 좋아 일부러 그 연극을 보러 간 일이 있습니다. 조셉 버나딘 추기경의 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그분이 임종 전 친지들에게 미리 써 놓은 성탄 편지들을 읽는 대목에선 절로 눈물이 났지요. 깊은 신앙의 용기로 가득한 디트리히 본회퍼의 옥중 편지들을 읽으면 항상 정신이 번쩍 들곤 하였습니다. 이 세 분과 더불어 테아 보우만, 에티 힐레숨, 조나단 다니엘스, 카릴 하우슬랜더 등 7명의 삶을 조명한 책 은 매번 페이지를 넘기기가 아까울 정도로 참으로 많은 것을 시사해 주는 명작이었습니다. 출신과 배경이 다른 7인의 위인이 다양하게 살아온 모습을 '믿음. 사랑. 감사. 순명. 용기. 인내. 그리스도 닮기'라는 일곱 개의 덕목으로 나누어 집중.. 2022. 11. 30.
더 많은 문학이 필요한 것이다 「문유석 - 개인주의자 선언」   협소한 세상에만 갇혀있는 인간은 비상식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인간과 세상을 깊이 이해하는 데 실패하기 십상이다. 아무리 첨단 과학이 발달해도 여전히 더 많은 문학이 필요한 것이다.  (p156) - 문유석의  '개인주의자 선언' 중에서 2022. 11. 29.
쉰 넘어서야 깨닫고 있다. 「정지아 - 아버지의 해방일지」   쉰 넘어서야 깨닫고 있다.  더 멀리 더 높이 나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행복도 아름다움도 거기 있지 않다는 것을.  성장하고자 하는 욕망이 오히려 성장을 막았다는 것을.  (p267)  -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에서 2022. 11. 28.
927합평 - 속이 뒤집어진다 「카페 - 수성 에세이」 속이 뒤집어진다 이연희 "에구~ 내가 정말 엄마 때문에 못 살겠다." 엄마가 또 내 속을 확 뒤집는다. 엄마는 수시로 내 속을 긁어놓는다. 남이 눈치채지 않게 은근히 속상하게 한다. 내가 힘드니, 요양보호사가 있을 때 목욕하라고 애원하다시피 부탁했다. 내 아픈 사정을 알면서도 엄마는 그냥 모르쇠로 나간다. (다른 일도 많은) 요양보호사(에게) 가 다른 일도 많이 하는데 미안해서 말을 못 하겠단다.(다나 뭐라나.) 요양보호사가 하는 일이 그런 일이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나한테 시킨다. 칠십이 다 되어가는 햇√늙은이(인)가 나보다 살집이 더 많은 엄마를 목욕시키려니 힘이 든다. 열악한 환경의 욕실에서 거꾸로 엎드리다시피 해서 등을 밀고 몸을 씻기고 나면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어지럽다. .. 2022.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