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즈카이(豊子愷) - 점점(漸)
豐子愷 -「2019년 11월 17일 팔보」 점점 인생이 원활히 진행되게 하는 미묘한 요소를 들라면, 무엇보다 ‘점점[漸]’을 꼽겠다. 조물주가 인간을 속이는 수단을 들라면, 역시 무엇보다 ‘점점[漸]’을 꼽겠다.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천진난만한 아이가 ‘점점’ 야심만만한 청년으로 변해가고, 기개와 의협이 넘치는 청년이 ‘점점’ 냉혹한 성인으로 변해가고, 혈기왕성한 성인이 ‘점점’ 완고한 노인으로 변해간다. 한 해 한 해, 한 달 한 달, 하루 하루, 한 시간 한 시간, 일 분 일 분, 일 초 일 초…… 그 변화가 점점 진행된다. 마치 경사가 아주 완만한 기나긴 비탈을 걸어 내려오는 것과 같아, 사람들은 내려가는 흔적을 느끼지 못하고, 고도가 변하는 경계를 깨닫지 못한다. 그래서 언제나 영원히 변하지 않..
2022.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