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370 On the Road - 떠나고 싶지만 지금은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박준 - On the Road 카오산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저자의 글 떠나고 싶지만 지금은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는 평범한 일상에 지쳐 여행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번도 떠나보지 못한 사람, 떠나고 싶지만 쉽게 떠날 수 없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는 얘기다. 당장은 떠날 수 없더라도 언젠가 한번은 떠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건네는 이야기다. 돈이 많지 않아도, 영어를 잘 못해도 여행은 떠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여행을 꿈꾸지만 막상 떠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번도 떠나보지 않은 사람에게 한국을 떠나 외국을 여행한다는 건 너무 막연하다. 떠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처음 한번이 힘들 뿐이다. 10년 전 난생처음 방콕의 '카오산 로드'라는 여행자 거리에 간 적이 있다. 카오산에는 정말 다양한 국.. 2023. 8. 27. 책만 보는 바보 - 나는 책만 보는 바보 ·「안소영 - 책만 보는 바보」 나는 책만 보는 바보 햇살과 함께하는 감미로운 책읽기는, 어린 시절뿐만 아니라 그 뒤에도 계속되었다. 스무 살 무렵, 내가 살던 집은 몸시 작고 내가 쓰던 방은 더욱 작았다. 그래도 동쪽, 남쪽, 서쪽으로 창이 나 있어 오래도록 넉넉하게 해가 들었다. 어려운 살림에 등잔 기름 걱정을 덜해도 되니 다행스럽기도 했다. 나는 온종일 그 방 안에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상을 옮겨 가며 책을 보았다. 동쪽 창으로 들어온 햇살이 어느새 고개를 돌려 벽을 향하면 펼쳐 놓은 책장에는 설핏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것도 알아채지 못하고 책 속에 빠져 있다가, 갑자기 깨닫게 되면 얼른 남쪽 창가로 책상을 옮겨 놓았다. 그러면 다시 얼굴 가득 햇살을 담은 책이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 .. 2023. 8. 27. 은퇴자를 위한 묵언 ABCD - B ·「금융경제신문 - 2023.08.10」 은퇴자를 위한 묵언 ABCD B(Breaking the path): 경로 이탈을 두려워 말라 평균 기대수명이 50세가 안 됐던 산업사회 초기에 만들어진 정년제도는 100세 시대인 지금, 축구경기로 치면 이제 막 전반전이 끝났다는 신호라 볼 수 있다. 주심의 휘슬 소리가 나면 원하던 원치 않던 경기를 중단하고 라커룸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른바 '하프타임(Half-time)'이다. 인생이라는 경기에도 하프타임이 주어진다. 정년 또는 다른 이유로 맞게 되는 은퇴시기가 바로 그것이다. 하프타임 시간은 그리 길게 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하프타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엄청난 축복이다. 전반전의 부진을 만회하고 후반전에 반전과 역전을 일으킬 회심의 기회가 되기 때.. 2023. 8. 25. 1장 - 충고를 줄 수 있는 사람을 가지라 ·「헨리 G. 브라운-매력적인 여성의 에티켓」 1장 - 매력적인 여성이 되려면 질책하는 사람도 충고해 주는 사람도 없는 사람은 진실로 고독한 사람이다. 충고를 줄 수 있는 사람을 가지라 사람은 자기가 모르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과 같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 못하는 면이 많은 법이다. 그대가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그대의 삶을 즐겁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대 자신이 누구인가를 잘 분별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 자기를 보는 자기' 가 있는데 이것을 인지상認知像이라고 한다. 자화상과 인지상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람에게는 세 가지 형의 자기自己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자기만이 알고 있는 자기와, 다른 사람도 동일하게 보는 자기와, 자기가 모르는 가운데 다른 사.. 2023. 8. 22. 센스의 차이 - 특별함을 만드는 사소한 차이 ·「이시와타 고이치-센스의 차이」 시작하며 특별함을 만드는 사소한 차이 사람들은 직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그리고 자신이 꿈꿔온 삶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센스가 필요하다는 걸 어렴풋이 느끼고는 한다. 그렇지만 어떻게 해야 센스를 몸에 익힐 수 있는지 아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업무에 필요한 스킬은 선배나 상사 뒤를 쫓아다니며 배우면 된다. 자격증을 따야 할 때는 인터넷 강의, 세미나, 워크숍 등을 활용하면 된다. 그러나 센스를 키우는 법은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일을 하거나 인생을 살아갈 때 스킬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토익 점수가 900점대라면 해외에서 근무하거나 외국계 기업에 취직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비즈니스 스킬을 몸에 익히면 승진에도 도움이 되어, 아마 과장 직급까지는 순조.. 2023. 8. 17. 헌법 가치의 실현,알아야 이루어진다 - 차병직 변호사 ·「국회도서관 2023. 7+8 I Vol.512」 인터뷰 INTERVIEW 제헌절 특집 헌법 가치의 실현,알아야 이루어진다 헌법은 한 국가의 근본 법규이자 최상위 법이다. 『지금 다시, 헌법』 서문의 내용을 빌리면 “모든 법의 정점에 깃발처럼 세워놓은 법”인 것이다. 이러한 삶의 기본, 기틀이 되는 헌법이 어색하고 낯설기만 한 우리들에게 『지금 다시, 헌법』은 헌법과 가까워질 가능성을 열어주는 책이다.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제대로 익히지 못했던 헌법과 비로소 눈 맞출 수 있게 해준다. 차병직, 윤재왕, 윤지영 셋이 함께 썼고 인터뷰는 차병직 변호사가 함께했다 『지금 다시, 헌법』은 세 번째 판입니다. 2009년 처음 세상에 나오고, 2017년에 국가의 중요한 이슈를 추가해 내셨죠. 지난해 한 번 더 .. 2023. 8. 16. 청소부 밥 - 05 인생 최고의 축복은 ·「토드 홉킨스, 레이 힐버트 - 청소부 밥」 로저는 밥에게 아이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한 일과,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며 얼마나 즐거웠는지를 말해주었다. 그뿐 아니라 휴식을 취한 후에 일도 쉽게 끝낼 수 있었다는 기쁜 소식도 덧붙였다. "저도 이제 재충전하는 법을 알았으니 더 이상 일에 찌들어 살지는 않을 겁니다. 로저는 다부지게 거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첫 번째 지침이 효과가 있었다니 정말 기쁘군요." 로저가 그런 밥의 모습에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밥이 찻잔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러나 기쁘다는 말과는 달리 표정은 어딘지 모르게 굳어 있었다. 한마디로 반가워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로저가 그런 밥의 모습에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저.... 제 말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들어주세요. 저는 지침이.. 2023. 8. 16. 법은 왜 필요할까? - 제 4 장 법은 우리를 지켜주는 힘 ·「정수현-법은 왜 필요할까?」 법은 우리를 지켜주는 힘 온 동네를 공포에 떨게 하던 강도가 드디어 잡혔어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낮이고 밤이고 값나가는 금붙이와 돈을 훔치고, 그러다가 발각이 되면 사람을 때리고 흉기를 휘둘러서 다치게 하곤 했지요, 범인은 이 동네를 잘 아는지 감시 카메라가 없는 곳만 골라 다니곤 했어요. 그러다가 남의 집으로 몰래 들어가는 범인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동네 사람이 신고를 했어요. 출동한 경찰과 막다른 골목에서 격투를 벌인 끝에 결국 잡힌 거예요. 범인의 집을 수색하자 많은 액수의 현금과 귀금속이 나왔어요. 그제야 사람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답니다. 법은 범죄자를 심판해요. 또 범죄로부터 개인의 생명, 재산,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지켜주지요. 때로는 권력기관의 횡포에서 국.. 2023. 8. 14.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 바람의 딸 에꾸아무 ·「김혜자 -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에꾸아무는 ‘바람’이라는 뜻입니다. 내가 아는 에꾸아무는 케냐의 투루카나에 살고 있는 일곱 살짜리 소녀입니다. 수줍게 웃을 때마다 보조개가 패이는,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사금 캐러 간 엄마를 대신해 동생을 돌보고 있습니다. 동생은 어디가 아픈지 계속 칭얼대며 누나를 힘들게 합니다. 에꾸아무는 그런 동생을 안아주었다가 힘들면 도로 뉘었다가 하고 있습니다. 나는 에꾸아무를 다 허물어져가는 헝겊과 지푸라기로 된 삼각형 모양의 움막 안에서 만났습니다. 에꾸아무는 나를 보자 마치 친한 사람을 만난 것처럼 잘 웃었습니다. 하지만 그 웃음은 어딘지 모르게 슬퍼 보였습니다. 내가 '너 뭣 좀 먹었니?'하고 묻자, 소녀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리고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그저께.. 2023. 8. 14. 지선아 사랑해 - 에필로그 / 나는 지금 행복합니다 ·「이지선 - 지선아 사랑해」 에필로그 나는 지금 행복합니다 저는 덤으로 사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나는 사과 한 개밖에 사지 않았는데 내가 단골이라서, 혹은 예뻐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주인이 값없이 주는 게 '덤'입니다. 그리고 꼭 성한 게 아니더라도, 한 귀퉁이가 조금 뭉그러진 사과일지라도 그저 주는 게 고마운 것...., 그것이 바로 '덤'입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그 덤을 허락하지 않으셨다면....., 2000년 여름 사고 나던 날부터 일주일 동안 의사들이 저를 '이제 곧 죽을지도 모르는 가장 위험한 환자'로 분류해놓았을 그때..., 그렇게 갔을 것입니다. 스물세 살의 어느 날 정말 '찍 소리도 한번 못하고 끝나버리는 게 제 몫이었다면, 온전치는 않지만... 껍데기는 조금 남들과 다르지만 지금.. 2023. 8. 13. 관포지교 - 두 청년 ·「최웅빈 - 관포지교」 두 청년 위수에 홀로 앉은 저 어옹 바늘 없는 낚싯대로 무엇을 낚으려나 백 년 묵은 잉어도, 천년 묵은 이무기도 아니라네 태평천하 이룰 문왕을 기다린다네 낭랑한 노래 소리가 산골짜기를 울려 펴져 길게 여운을 남긴다. 노랫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던 포숙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날렸다. "저 친구 배짱 하나는 알아 주어야 겠군. 피신해 있는 처지에 한가하게 노래나 부르고 있으니.....," 때는 한 여름철이었다. 때 아닌 노래 소리에 놀라 멈추었던 매미 소리가 다시 요란하게 울려 펴졌다. 포숙은 흘려내리는 땀방울을 소맷자락으로 닦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산길을 따라 얼마쯤 올라가니 평평한 들판이 나타났다. 풀밭가에 나무꾼이나 사냥꾼이 쉬어 가는 허름한 초옥이 한 채 있었.. 2023. 8. 9. 세계는 지금 이런 인재를 원한다 - 5 한 걸음의 전진을 가로막는 비관주의 ·「조세미 - 세계는 지금 이런 인재를 원한다」 외국인 친구들이 생긴 후, 가장 먼저 그들과 나의 차이점을 발견했던 것은 바로 인사말이었다. “How are you doing?" 또는 "Hi!" 하고 인사를 건네면 그들은 대부분 “Great!" 혹은 "Fantastic!" 이라고 대답을 한다. 하루하루 지루하게 지나가는 일상이 건만, 그들은 항상 가장 긍정적인 언어로 자신의 상태를 표현한다. 하다못해 날씨가 어떤지를 묻는 단순한 질문에도 "Terrific!" "Gorgeous!"등의 호들갑스러운 대답이 돌아 온다. 어찌 그리 극찬의 표현들이 많은지...., 처음에는 그들의 태도가 정말 의아했다. 도대체 저들은 뭐가 저렇게 좋은 걸까 신기하기까지 할 정도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안녕하십니까?' '별일 없.. 2023. 8. 8. 논어 - 노자의 도, 공자의 도 ·「윤재근 - 논어(인간 관계의 철학-전3권)」 노자의 도, 공자의 도 노자의 도는 변화를 관장한다. 노자는 그 변화를 유무有無라고 밝힌다. 유무는 자연으로 새겨도 된다. 자연의 모습은 생성하고 소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무엇이든 있으므로 없어지고 없으므로 있게 된다. 이처럼 만물을 있게도 하고 없게도 하는 것을 노자는 도라고 불렀다. 노자는 도가 작용하는 것을 반자反者라고 밝힌다. 반자는 여래의 윤회를 연상하게도 하지만 이것은 철학적일 뿐 여래의 철학은 윤회처럼 종교적인 것은 아니다. 철학은 진실을 밝히고 말지만 종교는 진실을 밝힌 다음 믿으라고 요구한다. 도의 움직임을 되돌아오는 것道之動反者也 이라고 밝힌 노자는 만물의 있고 없음의 관계를 다음처럼 밝힌다. "있다는 것은 없다는 것에서 나온다有生於無".. 2023. 8. 7. 예스 인터뷰 > 만나고 싶었어요! - 강혜정 (배우이자 작가) · 「월간 채널예스 - 2023년 8월호」 사람마다 여러 에너지로 살고 있겠구나 싶었어요. 그게 상처일 수도 슬픔일 수도 있고 뭐든 가능하잖아요. 이렇게 힘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들조차 지나고 나면 그때를 살아가는 힘이 되더라고요. 한 시기를 보낼 수 있는 원동력 같은 거요. (2023.08.01) 뜻밖의 이름일 것이다. 몇 년 만에 대중 앞에 돌아온 강혜정은 연기 대신 '글'이라는 새로운 도구를 쥐었다. 피가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날것의 연기가 글에도 겹쳐 보인다. 고요한 반항아이던 어린 날 남겨진 생채기는 피부를 뜨겁게 하고, 불안함에 흔들리며 지르는 갈라진 목소리는 귓가에서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결국은 다정함과 위안으로 긴 침묵을 깨고 나온 지금에 함께 안도하게 된다. 강혜정은 『반.. 2023. 8. 5. 무지개 원리 - 그들은 달랐다 / 2. 성공한 사람들의 2% · 「차동업 - 무지개 원리」 유대인의 성공 법칙, 셰마 이스라엘 탈무드에서 중히 여기는 정신적인 자산 가운데 넘버원이 바로 ‘셰마 이스라엘(이스라엘아 들어라)’이다. 신명기 6장에 나오는 말씀으로서 오늘날도 모든 유대인들이 매일 아침, 저녁 최소 두 번 낭송해야 하는 이 명령의 핵심은 ‘마음’, ‘목숨’, ‘힘’을 다하는 삶의 자세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너희는 (---) 이 말을 너희 자녀에게 거듭 들려주고 일러 주어라” (신명 6,5.7) 여기서 ‘마음’은 히브리어로 ‘레브’라 하는데 이는 감성을 다하라는 말이다. 곧 모든 ‘정(情)’을 합해서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말이다. ‘목숨’은 히브리어로 ‘네페쉬’라고 하는데 이는 영혼을 다하.. 2023. 8. 4. 心象 - 히스테리아 시베리아나 ·「心象 - 제 35권 3호. 통권 401호 시인의 명상」 조 춘 早春 진해령 엄마 집 가는 길 씀바귀 지천으로 피었다. 나 말고도 바닥에 엎드린 생이 이렇게 많다니 너무 일찍 내몰린 한데 잠에 세월의 정수리부터 허옇게 세어 끝내는 공중에 티끌로 흩어지는 하염없이 가벼운 것들이 또 있다니 생이란 시작하는 순간부터 슬픔에 발목 잡히고 벗어나려고 몸부림칠수록 시퍼렇게 옥죄는 비참의 톱니들 언제나 목이 마르고 마른 땅 깊숙이 손을 뻗어보지만 갈라터진 땅에서 건져 올리는 건 조등 같은 꽃잎 한 장 엄마는 오래 아프다 처방전으로 지물포라도 차릴꺼야 낡은 벽지처럼 희미하게 웃는다. 문병이라도 하려는지 뿌연 홑씨 하나 현관 까지 따라 온다. 짓밟히고 으깨져서 얼룩으로 말라붙은 쓰디 쓴 생이 나 말고 여기 또 있다니 .. 2023. 8. 3. 사뮤엘 스마일즈 - 1. 인격의 힘 ·「사뮤엘 스마일즈 - 인격론」 인격의 힘 인격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동력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고매한 인격은 인간의 본성 가운데 가장 고귀한 본성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최상의 인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회 곳곳에서 진실로 훌륭한 사람들... 근면한 사람들, 정직한 사람들, 자제력 있는 사람들, 그리고 성실한 사람들... 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런 사람들을 믿고 신뢰하며 본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세상에 선한 것들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그들 덕택이다.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살 가치가 없는 곳이 될 것이다. 천재성은 항상 감탄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천재성만으로 존경을 받을 수는 없다. 존경심을 부러 일으키는 것은 인격이기.. 2023. 8. 3. 1장 - 여운을 주는 사람이 되라 ·「헨리 G. 브라운-매력적인 여성의 에티켓」 1장 - 매력적인 여성이 되려면 상대방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나를 좋아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예금도 하지 않고 은행 창구에서 돈을 달라는 것과 같다. 여운을 주는 사람이 되라 남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생각과, 고독하게 지내고 싶지 않는 마음은 누구나 갖는 감정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주기를 더더욱 원한다. 이 세상에서 남이 싫어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때로는 남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도 있지만 본심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것이 본심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다만 잠시 동안 혼자 있고 싶다는 조건부의 고독일 것이다. 인간은 오랫동안 혼자 있게 되면 미쳐 .. 2023. 8. 1. 아름다운 여름 - 그의 기록 2 ·「고은주 - 아름다운 여름」 그의 기록 2 그날 나는 오전 10시 무렵의 텔레비전 뉴스를 귓가로 흘려듣고 있었습니다. 주부 대상의 시간대라서 그런지 앵커는 30대 후반의 여자 아나운서였지요.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던 나는 누나가 걸레를 들고 가까이 다가와 바닥을 닦으려 하자 두 발을 모두 소파 위로 올려놓았습니다. 내 앞에 엎드린 누나의 오른쪽 어깨가 문득 눈에 들어 오더군요. 습관적인 움직임을 반복하는 그 우울한 어깻죽지를 나는 물끄러미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마흔이 넘어버린 누나의 나이를 생각하고 있었지요. 그때, 브라운관 안에서 초등학교 교사처럼 이상 고온 현상을 친절히 설명하던 부드러운 목소리를 제치고 갑자기 카랑카랑한 목소리 하나가 끼어든 것입니다. 이어서 지역 소식을 전해드립니다.라.. 2023. 8. 1. 날개 없는 새 짝이 되어 - 시와 맥주와 오이 새끼 ·「목순옥 - 날개 없는 새 짝이 되어」 "제 동생입니다. 자, 옥아 인사드려라. 이분은 황금찬 씨 되시고 여긴 천상병 씨라고....," 오빠의 소개에 따라 꼬박꼬박 고개를 숙인 후에 자리에 앉은 나는 그분들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 가운데 시인 천상병 씨는 인상이 좀 독특했다. 함께 있을수록 괴짜라는 느낌이 들었다. 얼굴이 못 생기도 했지만 행동도 우스웠다. 콧구멍을 후비면서 앉아 있다가 우스운 이야기가 나오면 다방이 떠나갈 듯 깔깔깔 웃어대니 사춘기 여고생의 눈에 예쁘게 비칠 리가 없었다. 이것이 남편과의 첫 만남이었다. 38년 전 명동의 갈채 다방 한 모퉁이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나는 상주 여자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여름방학을 맞아 오빠에게 놀러와 있던 참인데 라는 신문의 편집장이던 오빠는 나를 .. 2023. 7. 28. 동문 탐방 코너 -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 영 ·「카이스트수리과학과 소식지 - Vol. 17. 2003년 6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인생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들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멘토를 만나기 바랍니다. 좋은 동료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고, 같은 길을 먼저 걸은 멘토는 본인의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앞서 말씀드린 2008년 경제 위기 때에도 따뜻한 위로 한마디가 초심을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또한 실패를 두러워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갖기 바랍니다. 저 역시 벤처기업을 운영하면서 여러 번의 어려움을 겪었고, 주변 대표님들 중 상당수가 사업 실패 경험이 있습니다. 실패했다고 바로 포기했다면 현재와 같은 성과를 거두기는.. 2023. 7. 26. 퇴사준비생의 도쿄 - 24 포장 디자인의 정석(넘버 슈가, 페브) · 「이동진 외 - 퇴사 준비생의 도쿄」 메시지를 품은 패키지 넘버 슈가, 페브 플레이 버튼이 없는 CD 플레이너입니다. 음악을 들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람들은 자연스레 CD 플레이어 아래에 달려 있는 줄을 당깁니다. 환풍기와 유사한 형태였기 때문에 특별한 설명 없이도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제품 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가 디자인한 이 무인양품의 CD 플레이어는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자극하면서도 위트 있는 디자인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무의식적인 행위를 탐구해, 이를 디자인에 활용하는 것이 후카사와 나오토가 디자인에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후카사와 나오토의 디자인은 고차원적입니다. 그의 디자인이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도 사람들은 제품에 디자인이 .. 2023. 7. 23. 월간 국회 도서관 - 책을 통해 발견하는나만의 신대륙 / 이자람 ·「월간 국회 도서관 2023. 7+8 I Vol.512」 서편제 공연중 이자람 (중앙일보에서) 인터뷰 - 이자람 공연예술가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멀티테이너’라는 말이 더는 낯설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 오래된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이들의 존재감이 그 어느 때보다 빛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자람은 그런 보석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소리꾼부터 가수, 기타리스트, 배우, 영화음악 작곡가, 현대무용가 그리고 작가 등 수식어가 너무도 많은 이자람을 만났다. 무엇으로 불리든 익숙함과 낯선 사이,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사이에서 감행하는 실험과 탐구, 그 속에 깃든 치열한 자기 성장에 대한 고민은 여전했다 지난해 수필집 『오늘도 자람』을 출간하셨어요. 첫 수필집에 어떤 내용을 담고 싶.. 2023. 7. 22. 여자의 인생은 결혼으로 완성된다 / 프롤로그 ·「남인숙 - 여자의 인생은 결혼으로 완성된다」 프롤로그 결혼이 이런 거라고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거야. 막 신접살림을 차린 친구나 후배들이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걸어온 전화를 종종 받곤 한다. 그녀들은 처음엔 별다른 용건을 꺼내지 않고 시시한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뭔가 끌어다 붙일 만한 화제가 나온다 싶으면 기다렸다는 듯 결혼 생활의 고초를 쏟아낸다. 사연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제각각이지만, 마무리는 깔때기에 부어놓은 듯 결국 한 문장의 절규로 귀결된다. "결혼이 이런 거라고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거야?" 기억을 더듬어보니 11년 전 나 자신이 결혼 했을 때도 같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것 같다. 결혼이라는 세계는 내가 몸담고 있던 곳과 전혀 다른 우주의 운행이 있는 곳인데 어째서 결혼 전에.. 2023. 7. 22. 문학기행 - 당달 봉사의 눈뜨기와 공양미 50달러 ·「김윤식 - 문학기행」 '울란;과 '우데'의 울림을 찾아 나선 멍텅구리. 이들 당달봉사 떼의 눈을 뜨게 하는 계기가 찾아온 것은 울란바토르에 닿은 지 6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심청이 기다리고 있었던 까닭이다. 참으로 용감하게도 이들 청맹과니들은 상당한 비용을 지불, MIAT를 전세 내어 몽골을 탈출, 국경을 넘어 러시아령인 브라야트 공화국의 수도인 이른바 울란우데 RED GATE를 향하지 않았겠는가. 어째서 울란우데인가. 일목 요원한 해답이 주어진다. 울림 때문. '울란' 이란 울림, '우데'라는 울림에 매혹되지 않았다면 굳이 그곳을 찾아갈 이유는 아무 데도 없었다. 그것은 '울란바토르'의 울림 때문에 몽골 여로에 나섰던 까닭과 한치도 다르지 않은 것. 적어도 내게는 그러하였다. 도시 상공에서 본 울란.. 2023. 7. 21. 문학기행 - 3박자 글쓰기의 균형감각 ·「김윤식 - 문학기행」 머리말 3박자 글쓰기의 균형감각 보여 주기, 들리게 하기란 무엇이겠는가. 나는 이런 경지를 오랜 동안 꿈꾸어 왔다. 순수 감각의 길이 그것. 오랜 동안 내가 살아온 '연구자의 논리'에 대한 생명적 몸부림이 아니었을까. 울림은 들리지 않는다. 사원에서 나온 울림이 몸에 닿고 몸 주변을 에워싸면서 몸을 울린다. 울림이란 그러기에 함께 울림이되 온몸으로 느끼는 그 무엇이다. 울림에 온몸이 함께 울 때의 그 진동의 폭과 시간을 어떻게 하면 잴 수 있을까. 요컨대 보여 줄 수 있을 것인가. 헛것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 헛것이 시원의 땅을 지나 몸에 닿고 몸 주변을 에워싸면서 몸을 환하게 한다. 헛것이란 그러기에 함께 환하게 하되 온몸으로 환하게 하는 그 무엇이다. 헛것에 온몸이 환하게 .. 2023. 7. 16. 날개 없는 새 짝이 되어 - "내 사랑 문둥아" ·「목순옥 - 날개 없는 새 짝이 되어」 "내 사랑 문둥아" "아내야!" 제일 기분이 좋을 때 남편은 이렇게 나를 불렀다. 좀체 들을 수 없는 이 한 마디에는 그렇 수 없는 따스함이 스며들어 있다. 남편은 참 많은 이름으로 나를 불렀다. '아내야', '옥이야', '순옥아', '문둥아'. '내 마누라', '고모야', '문디 사기나'. 어떤 이름으로 부르느냐에 따라 그 순간의 남편 기분을 알아챌 수 있다. 기분이 좋으면 막 웃으면서 '문둥아 문둥아' 라고 했고 그와 비슷한 것 같지만 '문디 가시나'는 정반대의 기분일 때 썼다. 불쾌하거나 화가 날 때면 '문디 가시나!'라고 했고 바로 잇대어 '쌍년'을 덧붙었다. 같은 '문디', '문둥아'라도 감정에 따라 톤은 미묘하게 달라진다. 한번은 엄마가 한자리에 계시는.. 2023. 7. 15. 그레고리 맥도널드 - 1 플레치 ·「그레고리 맥도널드 - 플레치」 1'이름은' '플레치' '정식 이름은' '플래처' '성은?' '어원' '뭐라고요?' '어원, 어원 플래처요. 아는 사람들은 보통 플레치라고 부르죠' '어원 플레처, 당신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겠소. 일단 애 얘기를 들어 주기만 하면 천 달러를 주겠소. 그리고 만약 내가 제시하는 얘기를 거절하고 싶다면 그냥 천 달러만 가지고 가시오. 그 대신 우리끼리 한 얘기를 다른 사람에게 발설하면 절대로 안 되오. 됐소?' '혹시 범죄 아닙니까? 요컨대 내가 당신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물론 그렇소' '어쨌든 졸습니다. 천 달러를 준다는데 굳이 피할 이유는 없겠죠. 도대체 뭡니까?' '나를 살해해 주시오' 모래 묻은 검은 구두가 동양풍의 양탄자를 가로 질러.. 2023. 7. 13. 아름다운 여름 - 푸른 노트 ·「고은주 - 아름다운 여름」 푸른 노트 이 스튜디오에 처음 들어서던 날의 그 어둠을 기억한다. 한낮의 햇살 같은 조명을 온몸으로 받아내던 데스크, 그 주변을 포위해 들어오는 검은 실루엣, 그리고 나머지 공간을 가득 채우며 말없이 나를 압도하던 어둠…… 그때 그 시간을 기록해둔 필름에 크로마키 기법이 사용된 걸 보면 데스크 뒤에 파란색 배경 판이 서 있었던 것이 분명하지만 내 기억엔 감감하기만 하다. 묵직한 카메라와 모니터 따위가 어울려 자아내던 금속성의 분위기 역시 흐릿한 이미지로만 남아 있다. 지금 내 기억 속에 명확하게 떠오르는 것은 오로지 그때 본 빛과 어둠의 선명한 대비뿐이다. 9년 전 입사 시험 때였다. TV 주조 성실의 안쪽 깊숙이 자리 잡은 스튜디오의 육중한 철문을 밀고 들어서면서 나는 그.. 2023. 7. 12. 마사이 전사 레마솔라이 - 11 두 세계 속의 전사 ·「조지프 레마솔라이 레쿠톤 - 마사이 전사 레마솔라이(단행본)」 어머니에게 태양에 관해서, 태양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해 주면 어머니는 내가 미쳤다고 생각한다. "어머니, 해는 움직이지 않아요. 지구가 해 주위를 도는 거라고요." 그러면 어머니는 마지 못해 말씀하셨다. "그래 알았다. 여기다 돌멩이를 놔두고 내일까지 움직이나 한번 보자." 어머니는 이해하질 못했다. 그래서 해가 어떻게 움직이냐고 내가 물으면 어머니는 이렇게 설명하시곤 했다. "예야 해가 넘어가면 땅속으로 들어가서 다른 쪽에서 다시 나오는 거란다." "그러면 별은요?" "글쎄 별들은....., 으흠. 낮에는 밖에 나가서 소들처럼 풀을 뜯지. 그래서 보이지 않는 거야. 밤이 되면 집에 와서 잠을 자는 거지. 그러니까 우리가 하늘 위.. 2023. 7. 10.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