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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 노자의 도, 공자의 도

by 탄천사랑 2023. 8. 7.

·「윤재근 - 논어(인간 관계의 철학-전3권)」

 

 

 

노자의 도, 공자의 도
노자의 도는 변화를 관장한다.
노자는 그 변화를 유무有無라고 밝힌다.
유무는 자연으로 새겨도 된다.
자연의 모습은 생성하고 소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무엇이든 있으므로 없어지고 없으므로 있게 된다.
이처럼 만물을 있게도 하고 없게도 하는 것을 노자는 도라고 불렀다.

노자는 도가 작용하는 것을 반자反者라고 밝힌다.
반자는 여래의 윤회를 연상하게도 하지만 이것은 철학적일 뿐 여래의 철학은 윤회처럼 종교적인 것은 아니다.
철학은 진실을 밝히고 말지만 종교는 진실을 밝힌 다음 믿으라고 요구한다.
도의 움직임을 되돌아오는 것道之動反者也 이라고 밝힌 노자는 만물의 있고 없음의 관계를 다음처럼 밝힌다.

"있다는 것은 없다는 것에서 나온다有生於無"

이러한 유와 무를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지 마라고 노자는 선언한다.
왜냐하면 사람이란 것도 자연의 한 부분이라고 노자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노자의 도는 자연의 도이다.

그러나 공자의 도는 철저하게 사람의 도이다.
노자의 도가 자연이 밟는 길이라면 공자의 도는 사람이 밟아가야 하는 길이다.
왜 사람은 사람의 길을 밟아야 하는가? 사람은 만물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이 공자 철학의 근본 바탕이다.
여기서 노자와 공자는 생각을 서로 달리 하는 길목을 향하고 있는 셈이다.
왜냐하면 노자는 사람도 만물의 하나이며 만물은 다 같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자를 인문 사상의 출발로 보기도 하고 노자를 자연 사상의 시발로 보기도 한다.
인문은 인간이 날로 발전해 간다고 보는 생각이며 자연은 있는 그대로 그냥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노자의 도는 사람이 범접하지 못하지만 공자의 도는 사람에 의해서 넓혀질 수가 있다.
공자는 다음처럼 도를 밝힌다.

"사람이 도를 넓힐 수 있는 것이지 도가 사람을 넓히는 것은 아니다. 人能弘道 非道弘人"

도에 대한 이러한 공자의 생각은 노자와 아주 다른 것이다.
노자의 도는 사람을 만물의 하나로 있게 한 주재자이지만 공자의 도는 사람이 닦아 가는 길과 같다.
사람의 길을 닦아가는 것을 문이라고 한다.
문이란 무엇인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그래서 공자는 학문學文을 떠나지 마라고 한다.

그러나 노자는 사람도 자연의 도를 그대로 따라가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의 욕심대로 자연의 길을 손대지 마라고 한다.
이를 노자는 무위라고 밝혀두었다.
그리고 노자의 후예들은 공자가 주장하는 문을 인위라고 질타하면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병을 앓게 한다고 공문孔門을 꼬집었다.

도가 하는 대로 그냥 내버려 두라.
이것이 노자의 근본 생각이다.
그러나 공자는 사람에게 해로운 것이면 고쳐 없애라고 한다.
노자가 독사를 보면 그것도 살자고 있는 것이니 그대로 두 자고 할 것이고 
공자가 독사를 보면 잡아 없애라고 할 것이다.
물리면 사람이 죽기 때문에 독사를 죽여야 한다는 공자에게 
노자는 그대로 두면 물지 않을 것을 건드려 독사가 사람을 무는 것이니 그대로 내버려 두라고 할 것이다.

인위와 무위의 차이는 이와 같다.
무위는 사람을 자연에 맡기자는 생각이고 인위는 만물을 사람의 삶에 맞추어 보자는 생각이다.
노자의 도가 무위로 트여 있고 무심無心으로 통하는 길이라면,
공자의 도는 인위로 트여 있으며 예악으로 넓혀지는 길이다.
사람은 인과 불인, 그리고 의와 불의를 함께 지녔다고 공자는 보았다.
인과 의는 선이고 불인과 불의는 악인 셈이다.
그러나 노자는 선악이란 사람이 주장하는 공연한 독단이라고 일축한다.

자연에는 선악이 없다고 노자는 본다.
그리고 노자는 자연의 은혜를 덕으로 보고 공자는 인의가 행해짐을 덕이라고 보았다.

사람이 덕을 넓힐 수도 있고 좁힐 수도 있다고 공자는 밝히지만 
노자는 덕을 자연의 품에 안기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므로 공자가 밝히는 도는 사람의 덕에 따라 트이고 막히는 셈이고
노자가 밝히는 도는 자연의 덕에 따라 트여 있는 섭리의 길인 셈이다.  (p23)
※ 이 글은 <논어>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윤재근 - 논어(인간 관계의 철학-전3권)
둥지 - 1992. 05. 01.

[t-23.08.07.  210808-0613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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