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법은 왜 필요할까? / 어린이 인문 시리즈 - 법 이야기」
인간의 존엄과 자유의지
- 신이 새에게는 날개를,
물고기에는 지느러미를 주셨으며, 인간에게는 자유의지를 주셨다.
이 말을 한 사람은 이탈리아의 철학자 피코에요.
그는 '사람은 누구나 신분과 상관없이 인간이라는 사실만으로 존중받아야 할 존엄성을 지닌다.'라고 주장했어요.
당시는 기독교가 세상을 지배하던 중세 시대였기 때문에
이렇게 신에게 복종하는 인간이 자유의지를 주장하는 것은 아주 용감한 일이었어요.
제 1 장 사람들은 왜 법을 만들었을까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2300년 전 그리스의 대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어요.
이 말은 무슨 뜻일까요?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고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살아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많은 사람이 모여 살다 보니 좋은 점도 있지만 여러 가지 갈등과 싸움도 생겼어요.
사람들 마다 하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다 다르니까요.
그래서 사람들은 서로를 위해서라도 '규칙'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해서 사람들은 규칙을 만들었고,
서로가 규칙을 지키자 다툼이 줄어들게 되었답니다.
여러 가지 규칙 중에서도 법은 가장 강제력이 커요.
강제력이란 지키지 않았을 때 국가가 나서서 형별울 가하고 강제집행을 하는 힘이에요.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으면 벌금을 매기고,
남의 돈을 훔치거나 사람을 해치면 감옥에 가야 하는 것처럼요.
사람들이 모여 살려면 규칙이 필요해요.
'법'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어떤 것이 떠오르나요?
아마도 '금지' 혹은 '처벌'같은 단어일 거예요.
우리나라 옛 고조선에도 법이 있었어요.
바로 <8조금 법>이지요.
이것을 보면 사람을 죽인 사람,
남을 다치게 한 사람, 그리고 도둑질을 한 사람을 무섭게 처벌했음을 알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8조 항 중 이 세 가지 조항 말고는 전해지지 않고 있어요.
기원전 17년경 바빌로니아의 함부라미 왕이 만들었다는
<함부라미 법전>에는 약 282개의 법조문이 있어요.
법조문은 2미터가 넘는 높이의 돌에 새겨져 있는데,
많은 법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탈리오의 법칙'이에요.
누구나 '마음대로' 살고 싶어 해요
나와 너,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과 이웃들을 포함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대부분 '마음대로' 살고 싶어 해요.
맛있는 것을 먹고,
넓고 편리한 집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고,
갖고 싶은 것을 갖고, 재미있고 신나는 일을 하면서 말이에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대부분 비슷해요.
하지만 잘 생각해 보세요.
친구들 중에도 힘센 친구도 있고 힘이 약한 친구도 있지요?
둘려보면 집안 형편들도 각기 차이가 나지요
어떤 집은 방학 때면 해외로 여행을 가지만 어떤 집은 외식도 자주 못하지요.
사람들의 능력이 저마다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도 다르지요.
결국 이러한 '차이'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 좋은 것을 차지하려는 '다툼'이 생기고,
그에 따라 이기는 사람과 지는 사람이 생겨나는 거예요.
사람들이 모두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각자 마음대로 행동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큰 다툼이 일어나겠지요?
서로 싸우며 자기가 원하는 것을 차지하려고 할 거예요.
하지만 실제로 싸우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다치기도 하고,
막상 자신이 원하는 것에 훨씬 못 미치는 작은 것을 겨우 건지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거예요.
법이 완전하게 만들어지기 전인 옛날일수록 법보다는 힘이 최고였어요.
법에 호소하기도 전에 힘으로 눌려버렸으니까요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라는 말은 이래서 생겨난 거예요.
인류는 처음에는 가족끼리, 조금 지나서는 종족끼리,
더 시간이 흐르면서는 부족으로, 다시 민족과 국가로 발전해 왔어요.
이렇게 함께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공동체를 다스리기 위해 엄격한 규칙이 필요했어요.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사회가 발전하면서 사회를 다스리기 위해 법이 필요해졌고,
법은 이렇게 생겨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거듭해 왔답니다.
법은 '강제규범'이에요
오늘날의 가장 중요한 규칙인 도덕과 법을 잠깐 살펴볼까요?
법과 도덕은 둘 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규율하는 거예요.
도덕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사회구성원들이 마땅히 해야 할 행동 원칙 같은 것이지요.
18세기 독일의 철학자 칸트의 묘비에는
'밤하늘에는 빛나는 별, 내 마음속에는 도덕률'이라고 적혀 있어요.
밤하늘에 빛나는 별만큼 도덕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표현한 거예요.
우리는 누구나 도덕심을 가지고 있어요.
어느 추운 날 길가에 사람이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대로 두었다가는 얼어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되고
하다못해 경찰서에 신고라도 해줘야겠다는 것이 들죠?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면 도와야겠다고 여기는 것이 바로 도덕심이자 함께 살아가는 사람의 도리일 거예요.
하지만 불쌍한 사람을 돕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급한 일이 있어서 그냥 지나치거나
다른 사람들이 돕겠지 하는 마음에 모른 체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찰이 그런 사람을 잡으러 오지는 않아요.
만약 '쓰러진 사람을 보면 바로 도와주어야 한다.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곁에 있어야 한다'라는 법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쓰러져 있는 사람을 보고도 모른 체하고 집으로 가버린 사람들은 법을 어긴 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경찰에 잡혀가거나 벌금을 내야 할지도 몰라요.
이것이 바로 법과 도덕의 차이랍니다.
도덕은 사람의 마음속에서 스스로 생겨나는 행동의 원칙 같은 거예요.
도덕을 지키지 않으면
스스로 마음이 좋지 않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을 수는 있지만, 벌을 받지는 않아요.
하지만 법은 다르답니다.
법은 다른 어떤 사회규범보다도 가장 큰 '강제력'을 가지고 있어요.
다른 사람을 해치거나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면 처벌을 받거나 피해를 변상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법의 내용은 중요해요.
많은 사람들이 옳다고 여겨야 하는 기준이 되어야 하거든요.
정당한 법을 만들고 그 힘을 사회 전체에 골고루 미치게 하는 것은
결국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 모두의 일이랍니다.
법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법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법이 눈에 보이는 건지,
귀로 들을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건지 궁금하지요?
법은 크게 두 가지 모습으로 나눌 수 있어요.
하나는 문자로 기록되어 법전으로 만들어진 '성문법'이고,
다른 하나는 비록 문자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관습처럼 전해 내려온 '불문법'이에요.
즉, 성문법은 글로 남아 있어서 실제로 읽어보고 확인할 수 있는 법이고,
불문법은 확실하게 글로 적혀 있지는 않지만 다들 알고 있고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법이에요.
불문법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관습법과 판례법 그리고 조리법이 있지요.
우리나라의 법은 성문법이에요.
그래서 법의 내용이 궁금하다면 법전을 보면 된답니다.
예를 들어 집을 사고 팔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쳤을 때는 어떻게 되는지 등등이 모두 법전에 적혀 있어요.
그런데 이러한 법들 사이에도 체계와 질서가 잡혀 있어요.
한 나라의 최고 법은 헌법이고, 그 다음 단계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국회에서 만드는 법률이에요.
그리고 법률을 어기지 않는 범위에서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들이 제정하는 명령이 있어요.
또 대법원이나 국회 등 기관들이 만드는 규칙, 지방자치단체에서 만드는 조례와 규칙도 있지요.
불문법으로는 관습법과 조리 그리고 판례가 각자 그 위치를 지키며 법의 피라미드를 구성하고 있어요.
그리고 나라와 나라 간의 국제문제에 있어서는 법률과 유사한 효력을 가지는 국제법인 조약이 있어요. (p21)
※ 이 글은 <법은 왜 필요할까?>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정수현-법은 왜 필요할까?
그림 - 이주희
나무생각 - 2012. 03. 05.
[t-23.07.05. 220730-18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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