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법은 왜 필요할까?」
법은 우리를 지켜주는 힘
온 동네를 공포에 떨게 하던 강도가 드디어 잡혔어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낮이고 밤이고 값나가는 금붙이와 돈을 훔치고,
그러다가 발각이 되면 사람을 때리고 흉기를 휘둘러서 다치게 하곤 했지요,
범인은 이 동네를 잘 아는지 감시 카메라가 없는 곳만 골라 다니곤 했어요.
그러다가 남의 집으로 몰래 들어가는 범인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동네 사람이 신고를 했어요.
출동한 경찰과 막다른 골목에서 격투를 벌인 끝에 결국 잡힌 거예요.
범인의 집을 수색하자 많은 액수의 현금과 귀금속이 나왔어요.
그제야 사람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답니다.
법은 범죄자를 심판해요.
또 범죄로부터 개인의 생명, 재산,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지켜주지요.
때로는 권력기관의 횡포에서 국민을 보호해 주기도 한답니다.
법은 이렇게 선량한 시민을 보호해 주는 방패 역할을 하고,
잘못을 저지르는 범죄자나 권력자에게는 정의의 칼을 내리지요.
그러나 아무리 죄가 있다고 해도 마음대로 죄인을 만들고 벌을 주면 안 되겠죠?
범죄자는 처벌받아야 하지만 그 방법은 철저히 법에 따라서 해야 해요.
이렇게 범죄와 형법에 대해 규율하는 법이 바로 '형법'이에요.
그렇다면 형법에는 어떤 원리와 내용이 들어 있을까요?
형법과 죄형법정주의
우리나라 형법에는 어떤 행위가 범죄가 되고 또 법은 어떻게 줄 것인지에 대해 자세히 적혀 있어요.
옛날에는 어떤 행동이 범죄인지,
또 잘못을 저질렀을 때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를 주로 왕이나 황제 같은 권력자가 결정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어떤 행동이 범죄가 될지 몰라 불안해 하고 마음대로 행동하지 못했지요.
하지만 근대사회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기본권과 자유를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죄형법정주의'가 생겨났답니다.
'죄형법정주의'는 범죄와 형법을 미리 국민의 대표가 만든 법률로 정해 놓아야 한다는 원칙이에요.
죄형법정주의가 되자 사람들은 자신이 행동하기에 앞서서 어떤 행동이 범죄가 되는지,
또 죄를 지으면 어떻게 처벌받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지요.
남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것, 때리는 것, 남들 앞에서 욕하고 모욕을 주는 것,
성폭행,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는 것, 화폐를 위조하는 것, 불을 지르는 것,
공무원에게 욕하고 일을 못 하게 방해하는 것 등의 범죄행위들이 모두 형법에 적혀 있답니다.
죄를 지은 사람은 국가가 정한 법에 따라서만 처벌되어야 해요.
범죄자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해서 스스로 원수를 갚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요.
그렇다면 죄를 지었다고 모든 사람들이 전부 벌을 받는 걸까요?
아니에요.
자신의 행동이 죄가 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형벌을 줄 수 없어요.
대표적인 것이 만 14세 미만의 미성년자예요.
미성년자에게는 형법상의 의무를 지을 수 없고 형벌을 주지 않아요.
형법에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라고 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학교 폭력
학교폭력에는 집단따돌림,
괴롭힘 그리고 직접 피해 학생을 불려내서 때리고 돈을 뺏는 행동이 포함돼요.
학교폭력을 저지르면 징계를 받기도 하고, 심지어 퇴학을 당할 수도 있어요.
피해 입은 학생에게 손해배상금으로 많은 금액을 물어주는 경우도 있지요.
친구나 다른 학생들이 학교 안이나 주변에서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는 것을 보면
바로 선생님에게 사실을 알려야 해요.
상황이 심각하면 경찰의 도움을 구해야 하고요.
학교폭력이 생기면 학부모들 사이에도 마찰이 생겨요.
친구를 괴롭히거나 돈을 빼앗은 학생의 부모 중에는 자신의 자녀가 폭력행위를 했다고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아이들끼리의 일이라며 그냥 넘어가려고 하는 경우도 있지요.
또 어떤 때는 가해 학생 쪽에서 오히려 뻔뻔하게도 피해 입은 학생을 몰아 세우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학교폭력 피해자가 겪는 정신적인 고통은 아주 큰 거예요.
더욱 큰 문제는 가해 학생은 어른이 되어서도 남을 괴롭힐 확률이 크다는 것이지요.
'청소년 폭력 예방재단'이라는 단체는 학교폭력의 피해를 입은 학생의 부모가 만든 단체예요.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학교폭력과 관련해서 상처를 입은 어린이,
청소년들을 치유해 주는 곳이랍니다.
사이버 범죄
김 씨와 박 씨는 서로 인터넷 게임을 하다 알게 된 사이에요.
그런데 여러 사람이 다 볼 수 있는 온라인 채팅창에서 김 씨가 박 씨에게 '대머리'라고 했어요.
박 씨는 화가 나서 사이버 명예훼손죄로 김 씨를 고소했어요.
1심 법원에서는 무죄판결이 났지만, 2심 법원에서는
'대머리는 부정적 이미지가 있고 박 씨의 사회적 가치를 떨어뜨린다.
악의적인 욕설로도 들린다'라며 김 씨에게 유죄판결을 내렸지요.
그러자 이번에는 김 씨가 다시 상고를 했고,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김 씨에게 무죄 선고를 내렸어요.
이 사건은 인터넷상의 예절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사건 중 하나예요.
인터넷은 현대인에게 또 다른 생활공간이에요.
게시판은 많은 사람들의 대화 공간이죠.
서로 얼굴을 직접 보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욕설과 폭언을 한다면 법의 처벌을 받을 수도 있어요.
스팸 매일을 보내거나 인터넷상에서 욕설을 하는 행동, 댓글로 거짓말을 하는 것 등은 모두 범죄 행동이에요.
자기 자신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치사한 범죄 행위를 저질러서는 안 되지요.
인터넷 실명제의 장단점
인터넷 실명제는 인터넷에 악성 비방글이 올라오는 것을 막아보려고 도입된 제도예요.
2009년 1월 28일부터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10만 명 이상인
인터넷 사이트의 운영 관리자는 제한적 본인확인제(실명제)를 실시하고 있어요.
그러나 이런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실명제는 두 가지 심각한 문제를 만들었어요.
첫 번째 문제점은 자유로운 의견 표현이 어렵다는 거예요.
인터넷은 정보를 개방하고 함께 나누기 위한 거예요.
이것은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와 이용의 자유를 보장하고 민주주의를 이루는 데 기여하지요.
헌법에서 보장하는 이 표현의 자유는 개인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는 기본권이면서
동시에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기본권이라서 함부로 제한할 수 없는 권리에요.
누구든 자유롭게 의사 표현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어야 서로 합의도 할 수 있죠.
그런데 실명을 공개하고 의사 표현을 해야 한다면 아무래도 익명으로 할 때보다는 표현이 많이 위축되겠죠.
특히 정부나 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비리를 폭력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게 될 거예요.
두 번째는 개인정보 유출의 문제예요.
인터넷 실명제를 실시하자 이용자들은 자신들의 신상정보를 열심히 제공했어요.
그런데 고객이 제공한 정보가 소홀히 관리되거나 이러한 정보를 불법으로 해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개인 신상정보가 새어나가는 사건이 발생했어요.
우리나라 국민 중 3천 5백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고 해요.
유출된 정보는 보이스피싱, 스팸 범죄, 명의도용 등의 2차 피해가 생겨나게 해요.
해킹과 악성 댓글 등의 폭력은 사라져야 하지만,
이를 막아보려고 만든 인터넷 실명제 때문에 유출된 정보를 이용한 범죄들이 쏟아져 나오는 처지에 놓였어요.
그래서 인터넷 실명제를 부분적, 단계적으로 없애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요.
법과 제도를 도입하면 이를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또 다른 조치가 필요해요.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훔쳐 쓰면 처벌돼요.
연주는 친구의 생일을 맞아 친구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을 사주고 싶었지만
품절이라는 얘기에 누군가 인터넷 블로그에 올려놓은 그 가수의 노래를 퍼다가 업로드 시켜주었어요
1년이 지난 후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던 어느 날 경찰에서 전화가 왔어요.
저작권을 침해했으니 합의금을 내지 않으면 형사입건을 해서 처벌받게 된다는 내용이었어요.
연주는 본의 아니게 법을 어기는 행위를 하게 된 거예요.
저작권 위반은 자신의 행위가 법에 위반되는지 아닌지를 정확히 알기가 어려운 범죄예요.
이 때문에 수많은 학생들이 저작권법 위반으로
경찰이나 저작권협회 그리고 법률사무소로부터 고소를 당하고 있답니다.
저작권은 문학, 연극, 음악, 미술, 학술에 속하는 창작물에 대해 저작물을 창작한 사람 등이 행사하는 권리예요.
예를 들어 볼게요.
국어 시간에 글쓰기 대회를 했어요.
수업 시간 내내 힘들게 글을 써서 완성했어요.
그런데 글짓기 시간 동안 옆에서 딴 짓만 하고 있던 친구가
내가 화장실에 다녀오는 사이에 내가 써놓은 글에 자기 이름을 붙여서 제출했어요.
그런데 그 글이 우수 작품에 뽑혔고, 친구가 상장과 상품도 받았어요.
여러분이라면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어떤 기분이 들까요?
정말로 화가 치밀고 억울하겠지요?
저작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신의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거예요.
그런데 그 창작물을 허락도 받지 않고 복제해서 이용하고
심지어는 그걸 이용해 돈벌이까지 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범죄랍니다.
형사 처벌을 받고 손해배상도 해주어야 해요.
특히 저작권자의 허락도 없이 인터넷 상에서 소설이나 만화, 그림,
음악 등을 다운로드 하고 업로드 하면 저작권을 어기는 것이 되는 거예요.
검사는 어떤 사람일까요?
검사는 수사를 지휘하고 피의자의 죄가 인정되면 처벌을 해달라고 법원에 재판을 청구하는 사람이에요.
또 법정에서 피고인의 범죄행위를 증명하고 유죄로 판결이 나면
형벌의 집행을 지휘 - 감독하는 등 여러 가지 권한을 가지고 있어요.
검사는 법무부 소속 공무원이고, 일하는 곳은 검찰청이에요.
검찰청 중 가장 높은 곳은 대검찰청이에요.
대검찰청의 정문 앞에는 해태 상이 세워져 있지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해태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가려낸다는 상상의 동물이에요.
부리부리한 눈과 양쪽 송곳니를 드러낸 커다란 입에 둥근 얼굴을 하고 있지요.
해태는 성품이 충직하고, 싸우는 사람 중 사악한 사람을 물어 뜯는다고 해요.
이렇듯 해태는 정의와 힘을 나타내는 의미에서 대검찰청 입구에 서있답니다. (p75)
※ 이 글은 <법은 왜 필요할까?>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정수현 - 법은 왜 필요할까?
나무생각 - 2012. 03. 05.
[t-23.08.14. 220827-173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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