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만난글792 별똥별을 보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 한없이 슬프고 외로운 영혼에게」 별똥별을 보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다. 그것도 수많은 별똥별들이 무리를 지어서 일제히 떨어지는 광경은 정말 아름답다. 나는 어느 겨울밤에 우연히 별똥별들이 떨어지는 것을 관찰했던 적이 있었다. 아름답고 따뜻한 풍경이었다. 사랑하는 그녀와 나는 해변 근처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서 살았다. 그 아파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섹스를 한다거나 포테이토칩을 먹거나 하는 것이 하루 종일 우리가 하는 일의 전부였다. 그 당시에 나는 열아홉 살이었다. 우리는 겨울바람을 쐬기 위해 창문을 열었다. 그런데 별똥별들이 어두운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었다. 마치 춤이라도 추는 것처럼. 겨울밤에 별똥별들이 추는 춤. "멋있어요. 우리는 운이 좋아요." 약 10분 후에 별똥별.. 2007. 7. 1. 이동원-짧은 이야기 긴 감동/제 1 부. 7 반으로 줄어드는 고통의 비결. 이동원 - 「짧은 이야기 긴 감동」 미국 인디애나 주의 어떤 시골마을에 뇌질환을 앓고 있는 15세 소년 브라이언이 살고있었습니다. 그래서 브라이언은 수술을 받고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수술을 받은 후에 그는 방사선 치료 때문에 머리가 다빠졌지만 조금씩 회복되어 학교에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학급에 20명 정도 되는 시골 학교였는데 드디어 브라이언이 학교에 가는 날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브라이언이 학교에 오기 전, 반 친구들은 그가 머리털이 하나도 없는 모습으로 오리라는 것을 알고 서로 연락해서 중요한 결정을 했습니다. 그 결정은 그들의 사랑하는 친구인 브라이언이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브라이언이 고통 속에서도 당당히 학교에 계속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반 아이들.. 2007. 7. 1. 풀앞 편집부-인생의 가장 행복한 반시간/연필로 쓴 편지(나혜석) 「풀앞 편집부 - 인생의 가장 행복한 반시간」 [190617-172650] 내 나이 22세 때 일본 유학시절이었다. 봄철 기후가 명랑한 날이었다. 스키치 박스를 메고 도야마가하라에 사생을 나갔다. 서가를 버티어 놓고 그림을 그리기에 열중하다가 곁눈으로 보니까 왠 텁수룩하고도 끌밋하게 잘생긴 청년이 정신없이 서서 오랫동안 보고 있다. 나는 한참 그리다가 배가 고프기에 옆에 놓았던 도시락을 가지고 저편 언덕으로 갔다. 그 청년은 돌아서는 내 얼굴을 유심히 보고 내가 그 자리를 떠나도 가지를 않고 서 있다. 나는 도시락을 먹으며 멀리서 그 사람을 보았다. 그 사람은 내 편으로 뒤를 두고 무엇을 들여다보고 한참 않았더니 일어서서 내 편을 한번 보고 가버린다. 나는 도시락을 다 먹고 잠깐 서성거리다가 다시 그리려.. 2007. 6. 30. 나에게 감명을 준 세 권의 책을 추천하라면 ·「헤르만 헤세 - 정원 일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는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들자 집필 외에는 거의 모든 시간을 정원에서 보냈다. 그는 정원에서 쉬고, 관찰하고, 그리고 사색했다. 이를 통해 배운 자연과 인생의 모든 것, 즉 풀과 나무가 가르쳐 주는 이야기를 모아 이 한 권의 책으로 되살려냈다. 생성을 기다리는 설램, 생명이 움트는 환희, 흙으로 돌아가는 소멸의 아름다움까지, 자연과 생이 만나는 의미를 되새겨준다. 나에게 감명을 준 세 권의 책을 추천하라면 헤르만 헤세의 과 , 를 꼽을 것이다. 법정 스님, 2006년 세계 책의 날 기념 강연에서. - 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중 [t-07.06.29. 210604-181515] 2007. 6. 29. 亂中日記- 甲午年(1594 宣祖 27年.07.26~07.29) 亂中日記 - 忠武公 李舜臣 / 078 三中堂文庫 1981. 11. 25. 7月 26日, 맑음 아침에 각 관포(官浦)의 공문을 척결해 보냈다. 식사 후 수루 위에 옮아 앉았는데, 순천과 충청 수사가 보러 왔다. 늦게 녹도 만호가 도망간 군사 8명을 잡아 왔기로 그 중 괴수 3명은 처형하고 나머지는 곤장을 때렸다. 저녁에 탐선이 들어와 아들들의 편지를 보니, 어머님께서는 편안하시고 면의 병세는 나아간다는데 허씨댁 (許氏宅 누이나 딸 가운데서 許氏 집안으로 출가한 사람을 일컫는 말)의 병세가 점점 중하다고 하니 염려스럽다. 유홍(兪弘)과 윤근수(尹根壽)가 세상을 떠나고 윤돈(尹暾)이 종사관(從事官)으로 내려온다고 한다. 신천기(申天機)가 들어오고 저믈녘에는 신제운(申霽雲)이 와서 보았다. 노윤발(盧潤發).. 2007. 6. 28. 알베르 카뮈 - 결혼 여름 ·「알베르 카뮈 - 결혼·여름」 티파사에서의 결혼 봄철에 티파사에는 신 神들이 내려와 산다. 태양 속에서, 압생트의 향기 속에서, 은빛으로 철갑을 두른 바다며, 야생의 푸른 하늘, 꽃으로 뒤덮인 폐허, 돌더미 속에 굵은 거품을 일으키며 끓는 빛 속에서 신들은 말한다. 어떤 시간에는 들판이 햇빛 때문에 캄캄해진다. 두 눈으로 그 무엇인가를 보려고 애를 쓰지만 눈에 잡히는 것이란 속눈썹가에 매달려 떨리는 빛과 색채의 작은 덩어리들뿐이다. 엄청난 열기 속에서 향초 香草들의 육감적인 냄새가 목을 긁고 숨을 컥컥 막는다. 풍경 깊숙이, 마을 주변의 언덕들에 뿌리를 내린 슈누아의 시커먼 덩치가 보일락 말락 하더니 이윽고 확고하고 육중한 속도로 털고 일어나 바닷속으로 가서 웅크려 엎드린다. 벌써 바닷가로 가슴을 열고.. 2007. 6. 21. 사랑에 대하여 ·「안톤 체호프 - 사랑에 대하여」 알료힌은 유부녀인 안나와 사랑에 빠진다. 안나는 지방 법원 차장인 루가노비치의 아내로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스무 살 정도 났다. 루가노비치의 초대로 그의 집에 들어서 안나를 보자마자 그녀에게 푹 빠져 버린다. 루가노비치와 안나 모두 알료힌에게 친절한 환대를 베풀었고 알료힌은 안나를 사랑했기 때문에 루나노비치의 집에 자주 들르게 되었다. 루가노비치는 친절을 베푼 것이었지만 안나와 알료힌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이 있었고 두 사람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 사이에 흐르는 사랑의 감정을 말로써 확인하지는 않는다. 말로 표현하지 않았고 또한 선을 넘는 신체적 접촉은 없었지만 그들은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두 사람이 이별하는 날,.. 2007. 6. 20. 보시니 참 좋았다 - 보시니 참 좋았다 ·「박완서 - 보시니 참 좋았다」 보시니 참 좋았다 성수, 성미 남매는 주말마다 할아버지를 찾아뵙고 하룻밤을 할아버지하고 같이 자고 돌아옵니다. 할아버지는 서울에서 얼마 안 떨어진 시골에서 혼자 살고 계십니다. 아빠하고 엄마는 할아버지가 혼자 사시는 것 때문에 늘 마음 편치 않아 합니다. 아마 남들이 불효자라고 할까봐 겁이 나나 봅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저희 마음 편하자고 늙은 아비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불효라고 하시며 막무가내 혼자 사시기를 고집하십니다. 할아버지가 사시는 마을에는 정든 이웃도 있고, 또 돌아가신 할머니하고 같이 가꾸던 채마밭도 있고 기르는 개와 고양이, 닭하고 오리도 있습니다. 한번은 성수가 할아버지께 이렇게 여쭤본 적이 있습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우리보다 복돌이,.. 2007. 6. 19. 문학사상-겨울 나들이(박완서) (단편소설) 박완서 - 「겨울 나들이」 나는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기분 좋아하기 전에, 이 온천물이 진짜일까 가짜일까, 고작 이런 주접스러운 생각부터 했다. 2류여관 특실의 평범한 타일 욕조에 달린 냉수· 온수 두 개의 수도꼭지와 샤워는 여느 허름한 목욕탕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빨간 동그라미 표시가 있는 수도꼭지에서 쏟아지는 더운물이 수도물 데운 게 아니고 땅에서 솟은 진짜 온천물이란 증거가 어디 있냐 말이다. 꼭 온천물에 몸을 담가야 할 만한 특별한 지병(持病)이 있는 것도 아니요, 또 이러쿵저러쿵 떠들어 대는 대로의 온천물의 효험 따위를 믿어온 바도 없거늘 나는 그런 트집이라도 잡아 나를 더더욱 처량하게 만들고 싶었다. 처음부터 재미있으려고 시작한 여행은 아니었다. 무엇인가 어긋난 데서 시작된 여.. 2007. 6. 19. 후회없는삶 탄천 1. 남들보다 재미있게 살아라 마음껏 웃음을 터뜨리면서 최상의 시간을 가지는 것보다 기분을 들뜨게 하고 기운을 솟구치게 하는 것이 없다. 가능한 이런 웃음을 생활화한다면 사는 동안 즐거움과 활력이 넘칠 것이다. 2. 통찰력을 얻어라 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며 자기 만족조차 얻지 못하는 공허하고 초라한 삶을 살게 된다. 통찰력은 우리가 자신의 내면을 살피고 그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렴풋이나마 깨달을 때 얻어진다. 3. 깊이를 얻어라 통찰력으로 최선의 나를 발견한다면 깊이로는 최고의 신을 발견한다. 궁극적으로는 지혜가 다가와 우리를 껴안으며 통찰력과 깊이가 하나임을 보여준다. 4. 도피처를 마련하라 혼란스럽거나 부담스러운 상황에 이르면 도피의 문을 연다. 한계에.. 2007. 6. 17. 산방일기 - 햇살 좋은 날 ·「도종환 -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탄천 햇살 좋은 날 봄 햇살이 참 좋습니다. 진달래꽃이 연분홍 꽃잎을 스스로 열게 하는 투명한 햇살입니다. 백목련 흰 꽃봉오리의 눈을 뜨게 하는 맑은 햇살입니다. 제비꽃이 수줍게 몸을 숨기고 있다가 소리 없이그쪽으로 고개를 들게 하는 밝은 햇살입니다. 꽃나무에게 좋은 햇살이니 우리 몸에도 좋은 햇살입니다. 민들레꽃에서 금단추 같은 빛이 뿜어져 나오게 하는 햇살이니 그 햇살을 받고 서 있으면 우리 몸이 얼마나 좋아하겠습니까. 저도 상사화 초록 잎처럼 햇살이 비치는 쪽으로 팔을 힘껏 뻗습니다. 우리 몸의 골짜기와 능선과 들판과 산줄기가 다 눈을 뜨고 일어나 햇살을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낮에는 그 밝고 화사한 햇살 속에 앉아 냉이와 쑥을 캤습니다. 점심에 국을 .. 2007. 6. 17. 이석영-대한민국 상류사회/대저택에 외롭게 바려진 소공녀 이석영 - 「대한민국 상류사회」 '점심은 파리의 맥심 레스토랑에서 먹고, 저녁은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뉴욕에 와서 먹는다?' 언젠가 서양의 최고 상류층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글을 읽었는데 그 중에서 기억나는 꿈같은 내용이다. 그들의 막대한 부와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서민은 상상도 못할 꿈같은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친구나 그냥 잘 아는 사이 정도로 그들 생활의 전부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가시적인 것만으로도 적지않은 경이감이 들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스스로 피땀 흘려 사업을 일구었거나 전문직종의 일을 하여 부를 축적한 젊은 사람들에게는 그리 놀랄 만한 '부의 행적'을 느껴보지 못했다. 그들이 아무리 많은 재산을 모았다 해도, 적어도 그들은 땀 흘려 번 돈의 소중한 가치를 알기.. 2007. 6. 16. 인생의 오솔길 - 산 고 産苦 · 「박붕배 시집 - 인생의 오솔길」 산 고 産苦 집자리 떨어지며 경쟁이 시작이라 뽀오얀 고운 명털 파르라니 기가 오른다. 기쓰는 아기엄마에 돈 멍에진 아버지라 내 님을 사랑하는 정표로 낳은 자식 남에게 지지말라 정성으로 길러낼 제 잘못된 경쟁이랑은 삼가해서 키우시오 이 아이 키워내서 효도는 그만두고 참사랑 인성 人性 갖춰 인격자 人格者로 키워내세 스스로 배우고 닦아 인류 人類 위한 사람 되라. (p30) 박붕배 시집 - 인생의 오솔길 학예문화사 - 1999. 05. 25. 시조중 천음 天音 하늘의 허락없이 되는 일 하나 없다. 사람이 인심잃고 무슨일 할 수 있오 한세상 사는 길에서 인심천심 人心天心 지켜 살세 우리네 사는 길은 인륜 人倫을 지켜 살고 나리일 하는 사람 천리 天理를 지켜하라 사람이 한세상.. 2007. 6. 16. 이애경-눈물을 그치는 타이밍/어디서부터 사랑일까 이애경 -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어디서부터 사랑일까 안 보이면 걱정될 때부터 사랑일까, 보고 있을수록 걱정될 때부터 사랑일까. 네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부터 사랑일까, 너에게 시선도 못 주고 네 옆을 재빨리 지나갈 때부터 사랑일까. 하루에도 몇 번씩 네가 생각날 때부터 사랑일까, 머릿속에서 떨쳐 내려고 애쓰는 때부터 사랑일까. 너를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을 때부터 사랑일까 너를 꼭꼭 숨겨 놓고 나만 보고 싶을 때부터 사랑일까 네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이 사랑일까 네 생각에 마음이 아파 오는 것이 사랑일까 네가 무엇을 하든 용서될 때부터 사랑일까 조금만 서운하게 해도 네가 지독히 미울 때부터 사랑일까 (p17) ※ 이 글은 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이애경 - 눈물을 그치는 타이.. 2007. 6. 14.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 김종삼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초판본)」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김종삼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녘 남대문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 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김종삼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초판본) 민음사 - 1982. 09. 20 2007. 6. 14. 보시니 참 좋았다 - 찌랍디다 ·「박완서 - 보시니 참 좋았다」 찌랍디다 어린이가 자라서 자신의 책임을 질 만한 어른이 되면 결혼을 합니다. 결혼이란 남남이던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제 몸같이 사랑하며 함께 사는 일이고 남자는 여자에 대해 여자는 남자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서로 책임을 진다는 건 책임을 나눈다는 뜻도 되겠습니다. 남의 책임을 지기 위해서나 나누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자신에게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옛날 옛적 우리나라엔 여자의 책임이 무엇인지 알고 그걸 능히 감당할 수 있게 된 색시를, 스스로의 책임을 감당할 수 있기는 커녕 그것이 무엇인지 알기에도 아직 먼 어린 신랑에게 시집보내는 나쁜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런 풍습은 남자의 집에는 매우 유리했습니다. 왜냐하면 일손이 부족한 집에서 열한 살.. 2007. 6. 11. 밥 - 1%을 위하여 ·「서근석 - 밥 길 하나 뚫으십시오」 1%을 위하여 밥은 나의 모든 것이다. 나의 혼이다. 내 인생의 점수 즉 대차 대조표이다. 인생의 별이 빛나는 또는 거센 폭풍우가 밀려오는, 행운과 역경 속에서도 먹어야 산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생명의 밥, 사랑의 밥, 행복과 불행의 밥, 벗 우정 남녀 갈등 모순 등의 밥을 먹어야 한다. 밥 앞에서는 최고위직의 대통령이나 거리의 거렁뱅이도 같다. 문제는 어떤 밥을 먹으며 사는가가 문제다. 아마도 신분의 고하가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리라. 어느 날 벗이 내게 와서 '너의 밥은?'라고 물었을 때, 나는 하루 종일 생각해도 답변할 말이 없었다. 낮과 밤을 합쳐 꼬박 오십 시간이 흐른 다음에서야 나는 모기 소리만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나의 밥은 9활이 바람이고 나.. 2007. 6. 10. 사랑은 행복입니다 「좋은글 - 사랑은 행복입니다」 사랑은 행복입니다. 사랑은 열중에 아홉을 다 주고도 나머지 하나를 더 주지못해 미안해하는 게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은 주는 것도 받는 것도 내 뜻이 아닌 하늘에 뜻이며 헛되이 주고받을 수 없는 게 사랑입니다. 사랑은 어렵고 힘들게 하는 보잘것없는 이 세상을 새삼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게 사랑입니다. 사랑은 아픔에 쓴잔을 마실지라도 웃음으로 그를 보낼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게 사랑입니다. 사랑은 나를 위해 그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를 위해서 내가 살아가는 게 바로 사랑입니다.사랑은 주는 것만큼 아름답고 고귀한 것이며 사랑은 받는 것만큼 행복한 것입니다. -좋은글중에서- [190612-184356] 2007. 6. 9. 가슴에 남는 좋은 느낌 하나 -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정용철 - 가슴에 남는 좋은 느낌 하나」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내가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지금의 내 모습에 만족합니다. 정말 멋있고 예쁜 모습의 나이기를 바랐지만, 만약 그렇게 되었으면 나는 지금보다 더 교만하고 외모에 치중하여겸손과 소박함의 아름다운 삶을 모른채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내 모습에 감사할 뿐입니다. 내가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지금 우리 집의 모든 것에 만족합니다. 더 잘살고 여유 있는 가족이기를 바랐지만, 만약 그렇게 되었으면 지금 우리 가족은 화목과 사랑을 누리지 못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우리 가족 이대로 감사할 뿐입니다. 내가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지금 나의 직장 생활에 만족합니다. 환경이 더 좋고 보수가 높은 직장이기를 바랐지.. 2007. 6. 9. 예술가(藝術家)와 지조(志操) - 오지호 (吳之湖) 批點評解 韓國隨筆精選 - 關東出版社 / 1976. 05. 20. 소극적 표현으로써 예술 (藝術)의 특질 (特質)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그것은 '타협을 불허하는 세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그것은 오직 미 (美)만을 추구하고, 추 (醜)와도 타협할 수 없다. 이것이, 인간의 모든 다른 사회적 활동과 구별되는 예술의 특질이다. 이는 마치 과학이 오직 진리 (眞理)만을 상대로 하고, 여하한 비진리 (非眞理)와도 야합하지 않는 것과 같다. 만일 예술이 추 (醜)와 타협할 때 그것은 우상 (偶像)은 될 수 있으되 이미 예술은 아니다. 만일 과학이 비진리와 타협할 때 그것은 미신 (迷信)은 될 수 있으되 이미 과학이 아닌 것과 같다. 그러므로 예술에는 오직 「철저(徹底)」가 있을 뿐이요, 「애매(曖昧.. 2007. 6. 4. 항구에 매어있는 배는... - 외롭지 않은 숫자? ·「신상언 - 항구에 매어있는 배는 안전합니다. 그러나 배는 항구에 매어두려고 만든 게 아닙니다」 외롭지 않은 숫자? 사랑하는 이여, 하나란 본시 외로운 숫자라고 어느 시인이 말했던 그와 같은 논리에 나도 동의를 합니다. 둘이란 그러면 외롭지 않은 숫자인가?라고 나는 반문해 봅니다. 아니, 아닙니다. 하나도 둘도 외롭기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둘이 만나 완전하게 하나가 되어야만 외로움의 문제는 해결되리라고 여겨집니다. 같은 시간을 소유하며 똑같은 공간 속에 묻혀 있더라고 바라보는 시야가 다를 때 어찌 행복할 수 있을 건가요? 언어를 맞추고, 취미를 맞추고, 관념을 맞추고, 좋아하는 노래까지 맞출 수 있을 때 나 또한 그대 영혼으로 하여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노라. (p133) ※ 이 글은 실린 일.. 2007. 6. 4. 박시호-행복편지/1 Dollar 11 center. 박시호 - 「행복편지(비매품)」 어느 날, 나이에 비해 조숙한 8살짜리 Tess는 부모님이 나누는 이야기를 몰래 엿듣고 있었습니다. 남동생 Andrew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Tess가 알고 있는 것은 Andrew가 많이 아프지만 치료할 돈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빠는 이제 집세도 낼 수가 없기 때문에 다음달에는 빈민촌 아파트로 이사를 가야만 한다고 합니다. 지금 동생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선 큰 병원에서 많은 돈을 주고 대수술을 해야 하지만, 아무도 그렇게 큰 돈을 빌려줄 수 없었습니다. Tess는 아빠가 울고 있는 엄마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여보 이제 우리Andrew는 기적이 아니면 살릴 수가 없소” 라는 절망적인 어조의 목소리를... Tess는 자기 방으로 돌아와 벽장속에 .. 2007. 6. 4. 문예중앙-우리들의 祖父님/현길언 「문예중앙 (1982년 가을호)」 1 할아버지가 이상해지기 시작한 것은 엊저녁부터였다. 여든 다섯 나이에도 할아버지는 한시도 쉬지 않고 무엇을 하면서 지냈다. 집 주위 자잘한 일들을 손보기도 하였고, 어떤 때는 들이나 밭에까지 나가기도 하였다. 아버지가 없는 집안 살림이긴 하나 할아버지까지 일해야 할 처지는 아닌데도 늘 그렇게 무엇인가를 하면서 지냈다. 닷새 전에는 손자인 나를 데리고 마을 안을 한 바퀴 돌면서 가을 곡식과 감귤 밭들을 돌아보고 오더니 그만 자리에 눕고 말았다. 집안에서는 노인이 무리를 한 때문이라고 생각하다가, 이틀을 넘기면서부터는 나이도 나이어서 세상을 뜰 때가 가까웠다고들 수군거렸다. 그래도 읍내 병원으로 모시기 위해 경운기까지 준비하였으나 할아버지는 끝내 듣질 않았다. 그뿐이 아니.. 2007. 6. 3. 안소영-책만 보는 바보/책은 따스한 피가 흐르는, 안소영 - 「책만 보는 바보」 책과 가까이 지내다 보면, 온기가 없는 무생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체를 대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오래전부터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눈길을 느낀다든가, 제 몸을 벌떡 일으켜서 어려움에 처한 나를 돕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전해져 온다. 그럴 때면 책은 따스한 피가 흐르는, 살아 있는 벗이 된다. - p27 - 우리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일 것이다. 함께 흥분하여 소리 높여 잘잘못을 따지거나, 우스갯소리로 울적한 마음을 한번 비틀어 밖으로 날려 보내는 것, 유득공은 주로 두 번째 방식을 썼다. 그의 성격이 워낙, 안 되는 일에 연연해 하기보다는 털어 버리기를 좋아해서도 그렇고, 도무지 웃음기라고는 없는 우리의 얼굴이 잠시.. 2007. 6. 3. 행복이란 건 나쁜 날씨란 없다. 원하는 날씨를 만들수 없으니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받아드리면 되듯이, 진정한 장수란, 살아있는 시간이 긴 것이 아니라 삶을 건강하게 즐기는 시간이 긴 것을 말함이다. 결국, 행복이란 건, 조건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태도에 대한 문제인 것이다. 2007. 6. 3. 사랑할 땐 별이 되고 - 법정 스님께/이해인 수녀님께 ·「이해인 - 사랑할 땐 별이 되고(1997)」 법정 스님께 스님,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립니다. 창 밖으로 새소리가 들리고 온통 초록빛인 젖은 나무들 사이에 환히 웃고 있는 붉은 석류꽃의 아름다움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비오는 날은 가벼운 옷을 입고 소설을 읽고 싶으시다던 스님, 시는 꼿곳이 앉아 읽지 말고 누워서 먼 산을 바라보며 두런두런 소리내어 읽어야 제 맛이 난다고 하시던 스님. 오늘 같은 날은 저도 일손을 놓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시를 읊으며 '게으름의 찬양'을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가 '솔숲 흰구름방'이란 이름을 붙인 이 자그만 방엔 아직 마늘 냄새가 가득합니다. 어제 아침 저희 식구 모두 밭에 나가 마늘을 거둬들이고 저녁엔 물에 불린 마늘은 열심히 벗겨 내는 작업을 계속했더니 .. 2007. 6. 1. 김은영-자존심의 파워/자존심과 부부관계 김은영 - 「자존심의 파워」 부부관계에서처럼 자존심이란 단어가 많이 쓰이는 관계도 아마 드물 것이다. 어떤 주부는 변호사인 남편애개 매를 맞으면서도 헤어지지 않는 이유가 자존심 때문이라고 했다. 부인과 다투고 밤늦게 들어가는 남편도 자존심 때문에 일찍 안 들어간다고 한다. 부부 싸움 후 상대방이 말을 걸 때까지 침묵으로 버티는 것도 자존심 때문. 남편에게 도움이 필요한데 도움을 청하지 않는 것도 자존심 상하고 치사해서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부부생활에 자존심이 안 걸리는 문제가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자존심이 이처럼 왜곡되는 경우가 또 있을까? 분명한 것은 행복한 결혼생활이 부부 각자의 자존심을 북돋워주는 반면 결혼생활의 불만은 남편과 아내의 자존심을 모두 떨어뜨린다는 사실이다. 가정에서 왕처럼 대접받는.. 2007. 5. 31. 자신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 「박성철 - 행복비타민」 자신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가끔 메모지에 내게 가장 소중한 것 10가지 정도를 적어 보곤 합니다. 가족, 친구, 따뜻한 가슴, 책, 일 등... 하나하나씩 적어 가다 보면 참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나는 참으로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구나' 하고 말입니다.늘 없는 것과 모자란 것만을 생각하며 불평하고 불만스러워했지만 그래도 내 곁엔 소중한 것들이 참 많이도 살아 숨 쉬고 있구나'하며 흐뭇한 웃음을 내 짓곤 합니다.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필히 자신이 하는 일도 포함됩니다. 그런데 그 일이라는 것이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의미를 가진다면 그것처럼 불행한 일도 없습니다. 진정한 행복이란... 어떤 것을 가졌을 때 느끼는 것이 아니라 .. 2007. 5. 29. 구로야나기 테츠코-창가의 토토/안녕! 안녕! 구로야나기 테츠코 - 「창가의 토토」 안녕! 안녕! 도모에 학원에 불이 났다. 밤중에 일어난 일이었다. 학교 바로 옆, 교장 선생님 집에 있던 미요와 언니 미사, 그리고 사모님은 다행히도 구혼부츠 절의 연못 근처에 있는 도모에 농원으로 급히 피해 화를 면했다. 하지만 B29는 계속해서 도모에 학원의 전철교실로 폭탄을 떨구었다. 교장선생님의 평생 꿈이었던 학교는 지금 화염에 휩싸여 있다. 선생님은 무엇보다도 사랑했던 아이들의 웃음 소리며 노랫소리 대신, 학교는 지금 끔찍스런 소리를 내며 무너지고 있다. 그 불길은 어떻게 손을 써볼 수도 없이 학교를 불태워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지유가오카 도처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교장 선생님은 그 한 가운데 서서 도모에학원이 불타는 걸 꼼짝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 2007. 5. 27. 마더 테레사-한 번에 한 사람 마더 테레사 - 「한 번에 한 사람」 한 번에 한 사람 난 결코 대중을 구원하려고 하지 않는다. 난 다만 한 개인을 바라볼 뿐이다. 난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다.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을 껴안을 수 있다. 단지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씩만… 따라서 당신도 시작하고 나도 시작하는 것이다. 난 한 사람을 붙잡는다. 만일 내가 그 사람을 붙잡지 않았다면 난 4만 2천 명을 붙잡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노력은 단지 바다에 붓는 한 방울 물과 같다. 하지만 만일 내가 그 한 방울의 물을 붓지 않았다면 바다는 그 한 방울만큼 줄어들 것이다. 당신에게도 마찬가지다. 단지 시작하는 것이다. 한 번에 한 사람씩 - 마더 테레사 - 2007. 5. 27. 이전 1 ··· 22 23 24 25 26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