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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내가만난글792

KBS 경영협회보-이 한권의 책/다니구치 지로 [열네 살] 「KBS 경영협회보 (2004.10)」 나도 한 때는 태평양을 누비던 고등어였다 - 다니구치 지로의 『열네 살』- 그러니까 딱 10년 전 22살 때 좋아하던 여학생이 있었다. 그 땐 핸드폰도 삐삐도 없던 시절이라, 내 소통 수단은 하숙집의 인터폰이었고 그녀의 소통 수단 또한 기숙사에 연결돼 있는 인터폰이 전부였다. 몇 번을 연결해야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결국 어렵사리 약속을 하고 만났다. 술 취한 밤에 내 마음을 고백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그녀가 자신이 출연하는 연극을 보러 오라고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꽃을 사들고 신촌을 향해 걸어갔지만 정작 그 학교의 긴 백양로로 접어들면서 난 꽃을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고 말았다. 많이도 흔들렸고 괴로워서 방황했던 22살엔 다른 것에도 그랬지만 사랑은 .. 2007. 4. 16.
가슴에 남는 좋은 느낌 하나 - 인생 향기 「정용철 - 가슴에 남는 좋은 느낌 하나」   내 인생이 끝날 때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이 끝날 때 나는 가족에게 부끄럼이 없느냐고 나에게 물을 것입니다. 그때 반갑게 대답하기 위해 나는 지금 좋은 가족의 일원이 되도록 내 할 일을 다 하면서 가족을 사랑하고 부모님께 순종하겠습니다. 내 인생이 끝날 때 나는 나에게 다른 이들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힘주어 대답하기 위해 지금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사회인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내 인생이 끝날 때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 2007. 4. 16.
1.창작과비평-공지영/모스끄바에는 아무도 없다 창작과비평-공지영/모스끄바에는 아무도 없다 광장은 텅 비어 있었다. 이곳 북국을 여름이게 하는 8월의 태양이 광장을 하얗게 비추고 있었지만 에어콘이 들어오는 창 안쪽에서 바라보는 햇살을 엷고 투명해 보였다. 호텔 광장 너머 푸른 잔디가 깔린 공원에 미사일처럼 생긴 오벨리스끄 탑의 뾰족함이 서늘한 느낌을 더하게 했고, 가끔 스며들듯이 호텔로 잠입하는 검은빛의 승용차들 모습도 기괴했다. 하지만 호텔 앞을 지나쳐가는 금발의 여자들과 멀리 서 있는 오벨리스끄 탑의 낯설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내가 꿈꾸던 북국의 한 도시에 와 있다는 실감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곳에 도착한 지 이틀이 지났건만 아직도 호텔 밖으로는 나가보지 못한 채 그저 이 광장만 내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호텔과 광장과 자동차는 도시에서 자.. 2007. 4. 16.
헤르만 헤세-유리알 유희/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 대하여 「헤르만 헤세-유리알 유희」 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은 물고기와 싸우면서 노인이 되뇌는말 "인간은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Man can be destoyed.but not defeated)"는 말인 걸로 기억한다. 인간의 육체가 갖고 있는 시한적 생명은 쉽게 끝날수 있지만 인간 영혼의 힘, 의지, 역경을 이겨내는 투지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죽지 않고 지속 되리라는 결의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말은 노인이 죽은 물고기를 지키기 위해 혼신을 다해 상어와 싸우면서 하는 말, "희망을 갖지 않는 것은 어리석다. 희망을 버리는 것은 죄악이다 (It is silly not to hope. It is a sin)"라는 요동 치는 바다를 향하여 독백하듯 중열대는 문맥이다. 노인이 물고.. 2007. 4. 15.
유리 나기빈-기막히게 아름다운 이야기 23가지/하느님의 자애 (단행본) 유리 나기빈 - 「기막히게 아름다운 이야기 23가지」 그 여자는 귀엽고 가날프고 작았다. 그 여자는 어떤 가계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 여자는 굳이 말하자면 아주 똑똑하다고 할수는 없었지만, 상냥하고 가무스름한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 눈은 사람들을 볼 때 조금 슬픈 빛을 띠다가 이내 아래로 내리깔리곤 했다. 그 여자는 상냥하긴 하지만 평범하게 보였다. 이 평범함으로 인해 그토록 안정스럽게 보였다. 참된 시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이 평범함에는 미움이란 조금도 섞여 있지 않았다. 그 여자의 소박한 방처럼 그 여자는 단순하게 느껴졌다. 그 여자는 그 방에서 누군가 그 여자에게 준 한 마리의 작은 암코양이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그 여자는 매일 아침 가게에 출근하기 전에 접시에 우유를 조금 담아놓았다.. 2007. 4. 9.
스스로에 대해 진심으로 알게 되는 것은 「괴태 - 스스로에 대해 진심으로 알게 되는 것은....」 스스로에 대해 진심으로 알게 되는 것은 즐기고 있거나 고뇌하고 있을 때 뿐이다. 따라서 고뇌와 기쁨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을 피해야 하는가를 배워야 한다. - 괴태 2007. 4. 9.
무라카미 하루키-하루키 일상의 여백/제발 제대로 끼워 넣어요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 일상의 여백」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 보니, 피터는 그 시골집에서 한가로이 행복하게 지낸 모양이었다. 매일 아침 식사를 하고는 근처의 숲 속으로 들어가 거기서 실컷 놀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역시 그것이 피터에게는 가장 행복한 생활이었구나 생각했다. 그런 생활이 몇 해 동안 계속된 모양이다. 그리고 어느 날, 피터는 결국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이따금 지금도, 조용히 숲 속으로 사라져 버린 야생의 수고양이 피터를 생각한다. 피터 생각을 하면, 내가 아직 젊고 가난하고, 두려운 것을 모르고, 대체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짐작도 가지 않았던 시절의 일이 떠오른다. 그 당시에 만난 수많은 사람들 역시 떠오른다. 그 사람들은 모두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 2007. 4. 9.
이종태-장하준.정승일의 격정대화/박정희의 개발 독재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종태 - 「장하준.정승일의 격정대화 쾌도난마 한국경제」 저성장, 저투자, 고용불안은 필연적 장하준 : 일시적인 것이 아닙니다. 최근의 형상은 한국 경제가 신자유주의적 구조로 바뀐 결과입니다. 신자유주의의 기본 특징이 바로 저투자, 저성장, 고용 불안이에요. 예컨대 고용이 불안하니까 노동자(소비자)들은 돈이 생겨도 쓸 수가 없습니다. 모아둬야 하니까요. 또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든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신자유주의의 특징인 적대적 M&A(인수합병)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적대적 M&A로 경영권이 불안해지니까 수익금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주나 사들이는 거죠. 때문에 어느 나라나 신자유주의 체제로 들어가면 성장률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우리도 이제 그런 체제로 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p16) 박정희의.. 2007. 4. 9.
장하준. 정승일의 격정 대화 쾌도난마 한국경제 - 서문에 대신해서 이종태   -  「장하준. 정승일의 격정 대화 쾌도난마 한국경제」   서문에 대신해서이 책에서 본인과 정승일 박사가 펼치는 견해는, 기존의 한국 경제 정책에 대한 논쟁 구도에는 잘 들어맞지 않는다. 우리가 그 나쁜 재벌 체제에 매우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 분명히 '보수'적인 사람들인데, 또 난데없이 노조 편을 드는 이야기도 하는 것을 보면 조금은 '진보'적인 성향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정부 개입을 적극 옹호하는 것을 보면 박정희를 찬양하는 '수구'임에 틀림없는데, 또 자본 시장 자유화에 비판적인 견해를 가진 것을 보면 '극좌 민족주의자'가 아닌가 싶기도 한, 뭐라 딱히 규정하기 힘든 입장을 펼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지난 몇 년 간 본의 아니게도 여러 사람을 혼란스.. 2007. 4. 9.
야마다 에이미-120%COOOL/난 좋아하는 남녀 간에 주고받는 것은 다른 사람 눈에는 안 보인다고 생각해요 야마다 에이미 -「120%COOOL」 하루미 씨, 난 좋아하는 남녀 간에 주고받는 것은 다른 사람 눈에는 안 보인다고 생각해요. 계산 가능한 거래와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거죠. 당신은 , 일방적으로 그를 아무것도 줄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정말로 그럴까요. 당신은 아마 많은 것을 그 사람들로부터 받았을 거예요. 마치 그 사람이 당신한테서 많은 것을 받은 것처럼, 지금은 당신의 몫은 눈에 보이지만, 그 사람 몫은 그렇지 않은 거죠. 하지만 눈에 보인다고 해서 뭐가 어떻다는 거죠. (p49) 야마다 에이미 - 120%COOOL 역자 - 박정윤 웅진출판 - 1994. 12. 19. 2007. 3. 31.
다치바나 다카시-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정독할 필요는 없다 다치바나 다카시 -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정독할 필요는 없다. 메모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너무 의욕이 앞서게 되면 분명 도중에 좌절하고 만다. 메모를 하면서 정독을 하면, 두 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책도 이틀씩 걸릴 수 있다. 입문서 한 권을 정독하기보다는 입문서 다섯 권을 가볍게 읽어치우는 편이 낫다. 메모를 하지 않아도 중요한 부분은 대부분 다른 책에서도 반복하여 언급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메모를 하는 대신 밑줄을 치거나 표시를 해두는 방법이 더 좋다. 그 다음에는 색인을 참고하면 된다. 그리고 책은 거칠게 다루는 것이 좋다. 나중에 헌 책방에 팔기 위해서라도 깨끗하게 보겠다는 식의 구두쇠 발상은 버리는 것이 좋다. (p78) --- 이제 마지막으로 한마디 .. 2007. 3. 31.
조세희-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사람들은 사랑이 없는 욕망만 조세희 -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지섭은 그 집 가정교사였다. 아버지와 그는 서로 통하는 데가 있었다. 지섭이 하는 말을 나는 들었었다. 그는 이 땅에서 우리가 기대할 것은 이제 없다고 말했다. "왜?" 아버지가 물었다. 지섭은 말했다. "사람들은 사랑이 없는 욕망만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 한 사람도 남을 위해 눈물을 흘릴 줄 모릅니다. 이런 사람들만 사는 땅은 죽은 땅입니다." "하긴!” "아저씨는 평생 동안 아무 일도 안 하셨습니까?” "일을 안 하다니? 일을 했지 열심히 일했어, 우리 식구 모두가 열심히 일했네." (p102) 조세희 -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이성과힘 - 2000. 07. 10. 2007.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