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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하루키 일상의 여백/제발 제대로 끼워 넣어요

by 탄천사랑 2007. 4. 9.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 일상의 여백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 보니, 피터는 그 시골집에서 한가로이 행복하게 지낸 모양이었다.
매일 아침 식사를 하고는 근처의 숲 속으로 들어가 거기서 실컷 놀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역시 그것이 피터에게는 가장 행복한 생활이었구나 생각했다.
그런 생활이 몇 해 동안 계속된 모양이다.
그리고 어느 날,  피터는 결국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이따금 지금도,  조용히 숲 속으로 사라져 버린 야생의 수고양이 피터를 생각한다. 
피터 생각을 하면,  내가 아직 젊고 가난하고, 
두려운 것을 모르고,  대체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짐작도 가지 않았던 시절의 일이 떠오른다. 

그 당시에 만난 수많은 사람들 역시 떠오른다. 
그 사람들은 모두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중의 한 사람은 지금도 나의 아내이며, 
'여보, 장롱 서랍을 빼냈으면 제발 제대로 끼워 넣어요' 하고 저쪽에서 외치고 있다.  (p235)



무라카미 하루키  - 하루키 일상의 여백

역자  -  김진욱
문학사상사   -  1999. 0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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