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오십 넘어
「 정덕희 - 그럼에도 행복하소서」 내 나이 오십 넘어 험준한 인생산 꼭대기에 앉으니 이제야 보이더이다 올라온 길, 내려갈 길 뒤엉킨 풀숲, 가로 막던 물줄기, 버티고 선 돌덩이 뒹굴고 넘어져 옷깃 털며 허허 껄껄 넘어온 길 내 나이 오십 넘어 정확한 세금 내고 깨달음 알았으니 손해 난 장사는 아닌 듯 하더이다. 내 나이 오십 넘어 깨달음 하나, 지난 세월 돌아보니, 그냥 그렇게 앙탈하며 왔을 뿐, 이미 나있는 길 걸어 온 듯하더이다.내 나이 오십 넘어 깨달음 둘, 그래 그걸 알았다면 그리 하지 않았을 걸 별 것도 아닌 인생 별것인 양 난리였소 내 나이 오십 넘어 깨달음 셋, 그렇 수 있는 일, 그럴 수 없다는 어리석음 아파하고, 집착하며 앙탈했더이다. 그럴 수 있다는 포용의 마음, 보자기에 쌓아 가..
2022. 5. 4.
안도현-연어/연어, 라는 말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
안도현 / 「연어」 그래도, 아직은, 사랑이, 낡은 외투처럼 너덜너덜해져서 이제는 갖다 버려야 할, 그러나, 버리지 못하고, 한번 더 가져보고 싶은, 희망이, 이 세상 곳곳에 있어, 그리하여, 그게 살아갈 이유라고 믿는 이에게 바친다. - 작가의 말 - -- 연어, 라는 말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 -- "은빛연어야, 네 동무들이 너를 별종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겠니?" 은빛연어는 별종, 이라는 말의 뜻을 그때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그것은 뭇연어들과 자신을 구분 짓는 말이었다. 갑자기 은빛연어는 자신이 먼 바다에 홀로 뚝 떨어져 있는 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이라는 바다 위에 오직 혼자밖에 없다는 외로움, 외로움은 두려운 게 아니라 슬픈 것이다 자신의 몸이 온통 은빛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
2021.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