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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성장교육(인문.철학.교양.294

1 - 010 그의 친구들을 존중해 주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1 - 기댈 수 있는 어깨가 되어주는 배려 009 그의 친구들을 존중해 주는 것 남편 친구들의 모임이 있었다. 집구석구석 그들이 남기고 떠난 흔적이 어지럽다. 그녀 부부를 포함한 다섯 부부, 거기에 아이들까지 20여 명이 주말 저녁을 왁자지껄하게 보냈다. 남자들의 술판과 여자들의 수다가 넘쳐났다. 남편 친구들은 고등학교 친구 사이. 그들끼리 만난 지 20년이 넘었는데 이제는 가족까지 가세해 대규모 모임으로 발전했다. 독수리 오형제 같은 남자들, 누구 하나 번듯하게 성공한 사람도 없고, 비슷비슷하게 살아가는 이 땅의 40대들이다. "정말 닮았어." 그녀는 청소를 하다가 말고 웃는다. 부부란 살아가면서 닮는다고 하더니 남편을 보면 아내가 그려지고, 아이들을 보면 부모가 .. 2007. 6. 9.
1 - 009 추억을 함께 쌓아가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1 - 기댈 수 있는 어깨가 되어주는 배려 009 추억을 함께 쌓아가는 것 "영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버스에 오르자 서글서글하게 생긴 여자 가이드가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밤새 비행기 타고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죠? 피곤 하시겠지만 모처럼 오신 거니까 하나도 빼놓지 말고 기억 속에 꼭 꼭 담아두세요. 아셨죠?" 그녀는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다. 신혼여행 이후 15년 만의 해외 나들이. 어떻게 준비해 온 여행인데 감히 고단할 수 있겠는가. 반나절을 넘게 비행기의 좁은 좌석에 앉아 있었지만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 남편과 아이도 들뜬 모습이었다. 잠깐 눈을 붙이긴 했지만 너무도 가슴이 설레 금세 깨고 말았다. 차창 밖으로 낯익은 풍경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영화에서나 .. 2007. 6. 8.
1 - 006 그의 작은 어깨를 토닥여 주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006 그의 작은 어깨를 토닥여 주는 것 episode 1 "선배님, 오늘 저렁 둘이서만 점심 같이 하시죠" "왜? 무슨 걱정이라도 있어?" "아뇨, 그냥요." 후배가 근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식사를 하자고 했다. 그를 가장 따르는 후배였다. 적극적이고 판단이 빠른 후배는, 고지식한 그의 성격과는 확연히 달랐다. "선배님은 꼭 7, 80년대 사람 같아요. 뭐 바른생활이라고 도 할 수 있겠지만요." 후배는 간혹 그런 말을 했다.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보니까 후배의 표정이 어두웠다. "왜 그러는데? 말 못할 고민이라도 있는 거야?" 후배가 몇 번을 망설인 뒤에 입을 열었다. "선배님, 혹시 선배님 인사 점수 알고 계세요?" 그는 비로소 인사 철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것을 실.. 2007. 6. 7.
1 - 007 상대방 부모님을 먼저 챙겨드리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007 episode 1 그들 부부는 시댁 근처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시아버지는 하나뿐인 며느리라고 그녀를 무척 귀여워하셨다. 그녀 또한 시아버지를 잘 모셨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관계가 힘들어졌다. 시아버지는 주말마다 그들 부부를 불렸고, 그녀는 그런 시아버지를 부담스러워하기 시작했다. 신혼인데 어떻게 주말마다 시부모님을 찾아뵙느냐는 것이었다. 그날도 그랬다. 시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왔다. "예, 아가. 오늘 토요일인데 언제 올 거냐?" "예, 아버님. 그이가 오면 출발할게요." 그녀는 시아버지에게 못 간다고 감히 말씀 드릴 수가 없었다. 대신 전화를 끊고 나서 남편에게 신경질을 부렸다. "아니, 가기 싫으면 아버지에게 안 간다고 하면 되지. 왜 나한테 짜증이야. 그.. 2007. 6. 6.
1 - 004 그녀의 낡은 신발을 내버리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004 그녀의 낡은 신발을 내버리는 것 결혼을 하고 함께 살아도 남자는 여자보다 철이 좀 늦게 드는 모양이다. 확실히 그랬다. 그녀는 가족을 위해 살았지만, 그는 여전히 싱글의 마음으로 살고 있었다. 그가 양복 투정을 부렸다. 며칠 후 있을 사촌 여동생의 결혼식에 입고 갈 만한 양복이 없었던 것. 양복을 잘 입지 않는 직업이다 보니, 결혼 때 장만했던 양복들이 어쩐지 후줄근해 보이기만 했다. “응? 그래? 그럼 이번 주말에 백화점 가자.” 그녀가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다가 그에게 약속했다. 그는 평소 백화점이나, 할인점 같은 곳에 따라다니는 것을 싫어했다. 예외가 있다면 자신의 물건을 구입할 때였다. 그날도 그는 앞장 서 백화점에 갔다. 불경기라 신사복 매장에는 사.. 2007. 6. 4.
1 - 003 서로의 역활을 바꿔보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003. 서로의 역할을 바꿔보는 것 "난 여자가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이야?" 9시 뉴스를 보다가 딸이 말했다. 뉴스에서는 생활고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한 가장의 안타까운 사연이 나오고 있었다. "왜?" 딸애가 대답했다.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되고, 여자는 남자처럼 평생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되잖아." 남편이 "맞다, 맞다" 하면서 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녀는 기분이 상했다. 어이가 없었다. 결혼 3년 만에 힘들게 얻은 딸. 병약해서 잔손 치레가 많은 자기를 키우느라 회사에 사표를 던진 엄마의 깊은 뜻도 모르는 철부지 딸, 아이는 늘 집에만 있는 그녀의 모습이 결혼한 대부분 여자들의 삶이라 여기는 것 같았다. 그녀가 물었다. "왜 여자는 일하지 않아도 된다고 .. 2007. 6. 3.
차실 (茶室)에 거는 글씨 ·「茶人 2006. 05/06」   차실 (茶室)에 거는 글씨매국노라 불리는 이완용의 글씨는 서예가들의 평 (評)에 의하면 명필에 속한다고 한다. 그런 만큼 당시에는 이완용의 글씨가 꽤 유명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의 글을 사려는 사람이 거의 없고,  설사 있다 하더라도 자랑스럽게 걸어 둔 집이 많지 않다. 이것은 아무리 작품이 훌륭해도 그 작가의 인품에 문제가 있으면  그 작품마저도 감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동양인 특유의 구별법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만해 스님이나 안중근의 글씨가 크게 뛰어나지는 않지만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는 이유는  그들의 절개 때문이다. 석도 (石濤)나 팔대산인 (八大山人) 같은 분의 작품이 추앙받는 것은, 작품 자체도 매우 훌륭하지만 그들의 삶에 대한 좋은 평가 때문이었다. .. 2007. 6. 3.
1 - 008 결혼은 현실임을 직시하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1 - 기댈 수 있는 어깨가 되어주는 배려 008 결혼은 현실임을 직시하는 것 그는 유독 가을을 탔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쓸쓸한 바람이 불 때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 충동에 가슴 앓이를 했다. 결혼 전에는 그렇게 혼자 여행을 다니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떠나고 싶다고 해서 떠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처자식 먹여 살리려면 그저 돈을 벌어오는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그녀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 궁금했다. 그녀 역시 한 로맨틱하던 성격이었다. 그래서 그가 넌지시 물어보았다. " 이번 가을에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어떡하지?"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녀의 말이 비수처럼 그의 가슴을 찔렀다. "자기야, 정신 차려, 지금 때가 어느 땐데 배부.. 2007. 6. 3.
미셸 투르니에-상상력을 자극하는 110가지 개념/연대기와 기상학 (단행본) 미셸 투르니에 - 「상상력을 자극하는 110가지 개념」 쥘 베른의 소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은 「80일간의 세계 일주(1872)」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편집광적인 성품을 가진 영국인 필리에스 포그라는 독신자이다. 포그와 함께 동행하게되는 프랑스 인 사환 파스파르투는 ‘이 사람이야말로 살아 움직이는 시계’라는 것을 알고 절망한다. 실상 필리에스 포그의 일생은 금세 결정되어 가혹하리만큼 엄격하게 펼쳐질 수밖에 없다. 물론 필리에스 포그의 서재는 주로 배와 철도의 시간표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이 시간표에서 80일간의 세계 일주가 가능하리라고 추론한다. 그에게는 이제 효과적으로 여행하는 일, 다시 말해 책에서 얻은 여행 계획과 실질적인 경험을 비교해 보는 일이 남아 있을 뿐이다. 이런 실질적.. 2007. 6. 3.
르네상스 문화의 핵심 - 1. 생명. 휴머니즘. 유토피아 ·「신동아 편집부- 교양이 경쟁력이다」  르네상스 문화의 핵심 인간의 근원, 학문의 근본 / 생명 - 휴머니즘 - 유토피아르네상스 휴머니즘은 자유의 사상이다. 신체의 자유, 그리고 정신의 자유, 자유는 배타주의를 배타하고, 금지를 금지한다. 그것은 다원주의이며 보수와 진보를 포함한  모든 사상의 공존과 대화를 인정한다. 그것이 곧 민주주의다. - 박홍규(영남대 교수. 법학) "개혁이라는 단어가 사람들 입에 어찌나 자주 오르내리는지,   누구와 대화를 나누더라도 그것이 가장 빈번한 주제가 된다" - 뷔로. 2003년 1월 현재, 한국에도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이 말은,  사실 500여 년 전 르네상스기의 인물이 한 말이다. 르네상스는 개혁 그 자체였다. 우리 시대에도 개혁이 필요한가. 그렇다면 르네.. 2007. 5. 31.
3 - 027 사랑을 자주 표현하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3 - 끊임없이 서로를 재발견하는 열정 결혼은 각각 다른 환경에서 20년 이상을 다르게 살아온 남녀의 결합입니다. 남녀 간에도 차이가 있는데, 낳아주신 부모님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니, 거의 모든 습관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결혼은 서로의 다름에 적응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서로 조율하고 양보하면서 적정 타협점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027. 사랑을 자주 표현하는 것. 그들 부부가 결혼한 지 15년이 흘렸습니다. 부부는 모두 얌전한 성격이었다. 신혼 때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부부지만 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 에의를 갖추며 살다 보니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5월에 이사를 한 후, 그들 부부에게 조그만 변화가 생겼.. 2007. 5. 30.
1 - 005 다툴 일이 있을 때마다 산책을 하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005 다툴 일이 있을 때마다 산책을 하는 것 고령의 노인이 의사에게 건강 진단을 받았는데 아주 건강했다. 의사가 노인에게 건강하게 산 비결이 뭐냐고 물었다. 노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50년 동안 결혼생활을 했는데, 결혼 초에 아내와 이런 약속을 했지요. '내가 화나면 당신이 부엌으로 비켜주고, 당신이 화가 나면 내가 산책을 나가겠소'라는 거였지요. 지금 생각해 보니까 정말 산책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건강해진 거지요. 하하." 그녀는 결혼 전에 이 이야기를 그에게 들려준 적이 있었다. 결혼 후 처음으로 맞이한 결혼기념일. 그가 책상 앞에 앉아 부스럭거리면서 뭔가를 찾고 있었다. "뭘 찾아요?" "응. 내가 여기 빈 화장품 케이스에 뭘 좀 넣어났는데 그게 없어졌네.. 2007. 5. 29.
교양이 경쟁력이다. - 여는 글 ·「신동아 편집부- 교양이 경쟁력이다」 여는 글 소통의 즐거움을 소망하며 대한민국 보통 사람의 삶은 단조롭다. 늘 보는 신문, 늘 듣는 노래, 비슷비슷한 뉴스들과 흔한 농담 몇 조각, 극장이며 서점을 기웃거려 보아도, 손에 꼭 쥐어지는 무엇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교양을 필요로 한다. 나와 영화, 나와 그림, 나와 문학과 음악과 철학, 그렇게 교양은 나와 세상을 잇는 다리가 되어 준다. 또한 그것은 사람 사이의 다리이기도 해서, 같은 대상을 보고 듣고 느낀 이들과의 대화는 즐겁고 생산적이다. '신동아' 2003년 특별부록 '교양이 경쟁력이다'라는, 세상에 바로 그런 작은 다리 하나 놓는 마음으로 엮은 책이다. 다리에는 스물네 개의 교각이 있다. 철학, 문학, 미술, 음악, 영화와 공.. 2007. 5. 27.
5 - 046 함께 있어도 가끔은 외로운 서로를 보듬어주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 046 함께 있어도 가끔은 외로운 서로를 보듬어주는 것 episode 1 그들 부부는 '이산가족'이다. 맞벌이를 하면서 근무 시간이 서로 달라 얼굴을 보지 못할 때가 많다. 그가 밤에 출근하면 그녀는 아침에, 그가 아침에 나갈 때면 그녀가 밤에 나갈 때가 많다. 그는 아침에 퇴근해 집안일을 했다.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니 어느덧 오후였다. 눈을 좀 붙이려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갑자기 가슴속이 뻥 뚫린 느낌이었다. 사는 것이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는 서로 마주칠 일이 별로 없다. 아이는 아이대로 바빴다. 부모가 잘 챙겨주지 못해도 스스로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딸아이가 대견스럽기도 했지만, 요즘은 사춘기를 겪고 있는 것 같았다. 아빠와 도통 말을 섞으려.. 2007. 5. 26.
홍익인간과세계의이해편찬위원회-홍익인간과 세계의 이해 홍익인간과세계의이해편찬위원회 - 「홍익인간과 세계의 이해」 동서의 차별이나 남북의 분단적 사고로 대립하거나 배타적이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나라 안팎의 민족끼리도 차이를 인정하고 상호 존중하여야 한다. 종교나 종파도 마찬가지다. 유교도 불교도 기독교도 서러 관용하고, 장로파도 성공회도 카톨릭도 광신주의(Fanaticism)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 총칼로써가 아니라 사랑으로 세상의 평화를 가져오려는 것이 종교 아니던가. 홍익인간 정신이 제창하는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하는 것은 사람을 널리 이롭게 이해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내가 원하는 틀과 형식과 정형을 정해 놓고 이 틀 안에서만 이롭게 하고 이해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궁극으로 진정한 의미로 이롭게 하는 것도 이해하는 것도 못되리라) 다른 양존.. 2007. 5. 26.
주간 조선 - 섹스가 보약인 이유 10가지 ·「 주간조선」 섹스가 보약인 이유 10가지① 혈액순환에 도움… 콜레스테롤 낮아져② 한 번에 200~400㎉ 소모… 다이어트 효과③ 근육의 긴장 풀어져 통증 완화시켜④ 글로블린A 분비 증가… 면역기능 강화⑤ 1주일에 3번 이상하면 뇌졸중 예방 효과⑥ 에스트로겐 분비 활발… 피부미용에 좋아⑦ 뇌를 자극해 노화·치매·건망증 억제⑧ 전립선 보호… 전립선암·염증 막는 효과⑨ 정기적 섹스 땐 여성 자궁 건강해져⑩ 따뜻한 사랑의 감정… 우울증 치료에 효과 정액 성분이 난소암 세포를 죽이는 효과가 뛰어나다는 최근 카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팀의 연구결과가 화제가 되고 있다. 새삼 '섹스가 그렇게 건강에 좋다는 말인가'라는 경탄을 자아내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섹스는 대략 10가지의 건강상 혜택을 주는.. 2007. 5. 24.
1 - 002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것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중앙공원 가는 길 002.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것. 그녀의 남편에게는 단 한 가지, 잘 하는 것이 있었다. 펜대를 굴리는 것.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것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신혼 초부터 그녀는 건설 현장의 일용직 인부가 된 것처럼 힘든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형광등 좀 봐, 나이트클럽 조명처럼 깜빡이잖아. 어떻게 좀 해봐."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 "나..... 저거 몰라, 어떻게 하는 거지." 그가 시도조차 해보지 않은 채 그녀에게 말했다 답답한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그녀가 의자를 놓고 올라가 형광등을 갈아야 했다. 형광등을 갈고 보니 한결 밝아진 분위기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는 가냘픈 몸으로 그런 일을 해내었다는 성취감에 들떴다. 하.. 2007. 5. 23.
1 - 기댈 수 있는 어깨가 되어주는 배려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탄천 때로는 그의 뒷모습을 유심히 관찰해 보세요. 그의 어깨가 유난히 작아 보일 때가 있을 겁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작은 어깨는 아니었을 겁니다. 세파에 시달리다 보니 위축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의 작은 어깨를 토닥여 주세요. 그의 자신감을 일깨워 주세요. 그도 한때는 패기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수 있습니다. 당신이 북돋워 준다면....., 001. 아픔을 고백하고 나누는 것 "아빠, 제발....,"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끓었다. 엎드린 채 두 손을 모아 싹싹 빌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말릴 수 있다면, 그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고 그녀는 결심했다. "아빠, 제발...., 큰외삼촌 손잡고 식장에 들어가게 해주세요." 아버지는 대리석처럼 말이 없었다... 2007. 5. 22.
풀꽃 사랑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풀꽃 사랑 보자기만 한 마당 한 켠에 풀꽃이 바글바글 피어 있습니다. 선거와 아내의 죽음, 그리고 얽히고 설킨 뒷정리 탓에 뜨락 한번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 제 어리석은 몸짓을 나무라기라도 하듯 풀꽃은 참으로 예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생전에 아내는 이름 모를 풀꽃들을 참으로 좋아했습니다. 마당의 잡초를 뽑다가 풀꽃을 캐낼 요량으로 호미를 들면 얼른 막아서서 풀꽃을 만져주곤 했습니다. 들판에 나가면 어디든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풀꽃이거늘 아내는 왜 그리 작고 어린 풀꽃을 예뻐하며 보살폈는지 모릅니다. 어쩌면 자신의 생명이 여유 없음을 짐작하고 작고 여린 생명들을 아끼고 보살폈는지 모릅니다. 나는 잡초를 뽑다 말고 행여 밟을세라 조심조심 뒷걸음질을 쳤습니다. 강아지 .. 2007. 5. 17.
미셸 투르니에-상상력을 자극하는 110가지 개념/시와 산문 (단행본) 미셸 투르니에 - 「상상력을 자극하는 110가지 개념」 우리는 밀접한 관계에 있는 두 상점, 고물상과 철물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철물점의 진열장에는 검은 베이클라이트 손잡이가 달린 빛나는 알루미늄 냄비 몇 개가 진열되어 있다. 식기류만큼 맵시 있는 냄비가 다용도로 사용되기를 바라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냄비의 존재 근거는 텁텁한 요리, 불, 양념, 설거지에 의한 침식이다. 사용 가치가 있는 물건들은 유용성이 있을 때에만 가치가 있기 때문에, 그것은 사용되다가 곧 폐기되고 바뀔 것이다. 고물상 역시 냄비 진열해 놓는다. 그러나 순구리로 만들어진 이 냄비들의 표면은 18세기 장인이 수공으로 정교하게 두들긴 것처럼 보인다. 이 냄비들은 불에 올려 놓을 수 없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이것.. 2007. 5. 4.
송고 승천/작은솥 하나에 떡을 찌면 세명이 먹기도 부족 합니다 어느 사람이 대중을 향하여 " 작은솥 하나에 떡을 찌면 세명이 먹기도 부족 합니다. 그러나 천 명이 먹으면 남습니다. 그 이유를 아시는분...? " 하고 물였읍니다. 아무도 답을 하지 못했읍니다. 그때 멀찌기 서 계시던 노스님이 말하였읍니다. " 서로 다투면 모자라고 나누면 남지..." - 송고 승천 중에서 2007. 5. 1.
미셸 투르니에-상상력을 자극하는 110가지 개념/기호와 이미지 (단행본) 미셸 투르니에 - 「상상력을 자극하는 110가지 개념」 상대방에게 '말(馬)' 이야기 했자만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하였다. 영어인 '호스(horse)' 독일어 '페르트(Pferd)' 이탈리아어 '카발로(caball0)'로 다시 발음하였다. 그런데도 상대방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였다. 나는 종이 위에 이 단어들을 썼다.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나는 이제 기호로 의사를 전달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떄 나는 종이 위에 말 한 마리를 그리고 설명을 돕기 위하여 입으로 말의 울음 소리와 말 달리는 소리를 냈다. 기호들은 효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나는 시각적인(그림) 동시에 청각적인(소리) 이미지의 힘을 빌렸다. 기호와 이미지는 인간들 사이에 공간과 시간을 초월한 의사소통의 중요한 두 가지 수단이다. .. 2007. 4. 13.
임신(任信) - 천하의 물건 중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없다 「 도덕경 제78장 –  임신(任信)」    도덕경 제78장 – 임신(任信)임(任)은 맡기는 것이요, 신(信)은 믿는 것이다.  임신(任信)은 믿는 것에 맡기는 것이다 천하의 물건 중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없다.  그러나 그 크기는 끝을 다할 수 없고,  그 깊이는 헤아릴 길이 없다.  무궁(無窮)한 곳에서 한없이 자신을 다듬고 멀리 가없는 곳에 빠진다.  늘이고 써버리고 줄이고 더하면서 헤아릴 수 없는 지경과 통한다.  하늘에 오르면 비와 이슬이 되고,  땅으로 내려오면 만물을 적신다.  만물은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고,  모든 일은 이루어질 수 없다.  크게 뭇 생명을 포용하면서도 애증이 없고,  그 은택이 작은 벌레에까지 미치면서도 보답을 바라지 않으며,  그 부유함은 천하를 먹이면서도 .. 2007. 4. 10.
論語 季氏篇 - 공자의 아홉 가지 생각(君子有九思) 논어(論語) 계씨편(季氏篇) - 「군자유구사 (君子有九思)」 공자의 아홉 가지 생각 (君子有九思) 공자도 인생을 살면서 많은 실수를 하게 된다. 왜 실수하고도 또 반복할까를 고민했다. 결론은 깊이 생각하지 않는 데에 있다고 생각했다. 공자는 실수를 또 반복하지 않기 위한 아홉 가지 목록을 만들어 실천해나갔디. 그 아홉가지가 바로 군자유구사(君子有九思)다. 子曰 君子 有九思 視思明 聽思聰 色思溫 貌思恭 言思忠 事思敬 疑思問 忿思難 見得思義 (공자가 이르시기를 군자는 때에 맞게 생각할 것이 아홉 가지가 있으니) 敬身九思(경신구사) 군자는 행동에 앞서 깊이 생각해야 할 아홉 가지 덕목이 있다. 視思明(시사명) 무엇을 보거나 들을때, 본질을 명확하게 보려고 노력하고, 聽思聰(청사총) 타인의 말에는, 편견없이 총.. 2007.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