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언히 - 보고 싶은 오빠
「(다섯번째시집) 김언히 - 보고싶은 오빠」 보고 싶은 오빠 김언희 1 난 개하고 살아, 오빠, 터럭 한올 없는 개, 저 번들번들한 개하고, 십년도 넘었어, 난 저 개가 신기해, 오빠, 지칠 줄 모르고 개가 되는 저 개가, 오빠, 지칠 줄 모르고 내가 되는 나도 2 기억나, 오빠? 술만 마시면 라이터 불로 내 거웃을 태워 먹었던 거? 정말로 개새끼였어, 오빤, 그래도 우린 짬만 나면 엉기곤 했지, 줄 풀린 투견처럼, 급소로 급소를 물고 늘어지곤 했었지,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라니, 뭐니, 헛소리를 해대면서 3 꿈에, 오빠, 누가 머리 없는 아이를 안겨주었어. 끊어질듯이 울어대는 아이를, 머리도 없이 우는 아이를 내 품에, 오빠, 죽는 꿈일까우린 해골이 될 틈도 없겠지, 오빠, 냄새를 풍겨댈 틈도,..
2016.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