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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보/가시가 꽃이 되다

1장 - 일수사견 一水四見

by 탄천사랑 2024. 3. 30.

· 「혜거스님 - 가시가 꽃이 되다」



 

 

1장 - 변한 것은 없는데 하나도 같지 않다 / 일수사견 一水四見

 

물 한 잔을 바라보는 네 개의 다른 시선
물은 똑같은 물이지만 누가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것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에게 물은 그냥 물로 보이지만 물고기에게 물은 집으로 보이고,
천상의 사람에게는 되비친 햇빛 때문에 반짝이는 보석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늘 배고픔으로 괴로워하는 아귀의 눈에는 피고름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이것이 불가에서 말하는 일수사견 一水四見 입니다.
곧, 한 가지 사물이나 사건을 놓고도 
각자의 처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보고,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물을 놓고도 이렇듯 서로 다르게 볼 수 있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이나 가치관 앞에서는 얼마나 서로 다르게 바라 볼까요?
그러므로 '내 생각이 맞다' '내가 말하는 것이 최고다'라고 우기는 것은 
스스로 어리석다고 나발 부는 꼴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몸짓이 내 눈에 우습고 어리석게 보일 때면 
그 순간 '일수사견'을 떠올리십시오.
나는 물로 보지만 그 사람은 보석으로 보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 사람이 피고름으로 보고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소견으로 돌리십시오.
소견이 좁은 사람에게는 아무리 보석이라고 말해도 보석으로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십시오.
언젠가 소견이 넓어지면 그 사람도 보석으로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가시가 꽃이 되다>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24.03.30.  20240324-1718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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