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거스님 - 가시가 꽃이 되다」
이미지 다음에서
더 높게 더 낮게
나를 돌이켜 보면 모자라고 모자라다는 생각뿐입니다.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자세히 반조返照해 보면 너무나 많은 시간을 헛되이 써버렸고,
앞뒤를 뒤바꿔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길에 와 있기도 합니다.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대개 오직 한 길에 한결같이 전념해,
활동 반경이 작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한 가지 일에 최선을 다한 시간이 많을수록 더 큰 성공을 이룬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성공한 사람들이 대부분 성공한 그 높은 자리에 계속 머문다는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성공을 이룬 다음에는 낮은 곳으로 내려와 스스로 몸을 낮추고 마음을 낮춰야 합니다.
그리하여 상대방을 높여야 합니다.
이것이 성공한 사람이 해야 할 일입니다.
자신은 몸과 마음을 낮춰 더 낮출 수 없을 때까지 낮추고,
상대방은 높일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높여야 합니다.
한 가지 생각으로,
한 분야에 전념해 공을 이루고,
공을 이룬 뒤에는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존중하면서,
그 마음이 계속 이어지도록 채찍질하는 것,
이것이 바로 공을 이룬 사람이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길입니다.
우리는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야 합니다.
그동안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많은 곳에서 부질없이 한 이야기들을 정리해 이 책을 내게 되어,
다시 한번 나를 반조返照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실린 몇몇 구절들은 세상을 향한 소리이기보다는 나 자신을 채찍질하는 소리로 이해하시고,
자기 자신은 낮추고 상대는 높이는 풍토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8년 5월 3일 금강선원에서
혜거
※ 이 글은 <가시가 꽃이 되다>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혜거스님 - 「가시가 꽃이 되다」
책으로여는세상 - 2008. 0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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