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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보/가시가 꽃이 되다

혜거 스님 - 가시가 꽃이 되다 / 머리말

by 탄천사랑 2023. 6. 3.

· 「혜거스님 - 가시가 꽃이 되다」

이미지 다음에서

 

더 높게 더 낮게

나를 돌이켜 보면 모자라고 모자라다는 생각뿐입니다.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자세히 반조返照해 보면 너무나 많은 시간을 헛되이 써버렸고,
앞뒤를 뒤바꿔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길에 와 있기도 합니다. ​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대개 오직 한 길에 한결같이 전념해, 
활동 반경이 작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단순하면서도 한 가지 일에 최선을 다한 시간이 많을수록 더 큰 성공을 이룬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성공한 사람들이 대부분 성공한 그 높은 자리에 계속 머문다는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 

성공을 이룬 다음에는 낮은 곳으로 내려와 스스로 몸을 낮추고 마음을 낮춰야 합니다.
그리하여 상대방을 높여야 합니다. ​ 
이것이 성공한 사람이 해야 할 일입니다. ​ 
자신은 몸과 마음을 낮춰 더 낮출 수 없을 때까지 낮추고,
상대방은 높일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높여야 합니다. 

한 가지 생각으로,
한 분야에 전념해 공을 이루고,
공을 이룬 뒤에는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존중하면서,
그 마음이 계속 이어지도록 채찍질하는 것,
이것이 바로 공을 이룬 사람이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길입니다. ​ 
우리는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야 합니다.

그동안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많은 곳에서 부질없이 한 이야기들을 정리해 이 책을 내게 되어,
다시 한번 나를 반조返照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실린 몇몇 구절들은 세상을 향한 소리이기보다는 나 자신을 채찍질하는 소리로 이해하시고,
자기 자신은 낮추고 상대는 높이는 풍토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8년 5월 3일 금강선원에서
혜거



※ 이 글은 <가시가 꽃이 되다>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혜거스님 - 「가시가 꽃이 되다」
책으로여는세상 -  2008. 0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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