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최고의 한 해였다.
만남의 기쁨으로 마냥 즐거웠던 갑진년,
하루가 즐거움으로 채워지고 상상의 영감을 불어넣었다.
갈림길이 많은 인생에서 상상은 내면과 외면의 허기를 채워주는 마음의 눈이 되어 주었다.
그래서 상상하는 그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이었다.
열매를 맺기 전 크기와 무게를 알 수 없는 새싹처럼
부모의 말 한마디와 행동이 아이의 마음에 작은 꽃의 씨앗이 되기도 하고,
큰 나무의 뿌리로 자라게 하는 마중물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상은 허상(虛像) 같지만 미래로 들어가는 블랙홀 같은 시간이다.
상상을 하고, 그 상상을 바탕으로 더 세심한 눈으로 관찰하고,
우리는 집 안에 화분을 들이지만 정작 꽃의 위한 장소는 제공하지 못하는 집들이 많다.
잔소리도 없고, 화도 내지 않으며 자리를 옮겨도 불평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꽃들이 하는 이야기를 보지도 듣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눈이 아닌 화초의 마음으로 화단을 꾸며야 꽃이 행복하다는 이론은 거기엔 없었다.
꽃이 행복해야 자신을 마음껏 피워내며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똑같은 꽃이라도 들에 핀 꽃이 아름답게 보이는 건 이런 이유일 것이다.
화분에 주인은 꽃이고 꽃의 마음으로 화단을 가꾸어야 한다.
아이의 눈으로 보이는 색감과 마음으로 느끼는 그림을 그려 보고 싶어 했던 피카소처럼,
아이의 눈과 마음이 살아 있어야 새로운 창작의 세계가 시작되고 비상의 날갯짓을 하게 된다.
그렇게 아이의 퍼즐이 맞추어 가는 중요한 시기.
지금의 구김없는 표정과 웃음을 주머니에 넣어 을사년(乙巳年)으로 가져갔으면......,
이렇게 행복했던 시기는 다시없을 것만 같은 갑진년이었다.
민하야!
자고 일어나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것이 뭘까요?
생각하는 거란다.
눈 떠짐과 동시에 생각의 문이 열리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거란다.
'우주의 모든 생명체는 살아가기 위해 생각을 먼저 하라
행동이 생각을 앞서면 멀지 않아 죽음이 다가올 것이다'라는 게 하늘의 섭리란다
우리는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하루를 마치는 거란다.
그 누구도 몰래 들어가 훔치고 바꾸어 놀 수도 없는 비밀의 공간이 생각하는 공간이란다.
생각은 깃털처럼 떠돌다 타인과의 만남으로 하늘로 부활하는 것이란다.
그렇게 우리의 삶은 이어지고 생각하는 그 시간들이 우리의 인생이고 역사가 되는 거란다.
민하야!
너를 보며 몸짓 하나하나에도 감동하고 행복했던 갑진년,
어느 배우가 그런 연기로 이 할머니, 할아버지를 감동시킬 수 있겠나 싶다.
그렇게 함께 했던 시간들이 사진처럼 느껴지는 구나.
아마, 지금쯤이면 카드를 만들며 짦은 편지도 쓰겠지.
'엄마 많이 사랑 해 이~~~ 만큼'
'아빠 하늘 만큼 땅만큼 사랑해'
할머니, 할아버지도 민하의 생각 속에 자리하고 있었으면 하는......,
그런 욕심도 한 껏 해본 갑진년이었다.
[t-24.12.25. 20241223_15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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