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그렇게 침묵 속에 사원 앞에 서서
구름과 태양과 바람이 한 순간 산들과 어울려 노니는 것을 바라보았다.
꾸뻬는 이것이 지금까지의 그 어떤 것보다 새로운 배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생각을 멈추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시간을 갖는 것,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역시 노승다운 가르침이었다.
노승은 침묵 속에서 구뻬에게 태고적부터 있어 온 한 가지 영원한 진리를 전달하고 있었다.
그것은 행복에 대한 욕망이나 추구마저 잊어버리고
지금 이 순간과 하나가 되어 존재할 때 저절로 얻어지는 근원적인 행복감이었다.
이 근원적인 행복은 자주 찾아오지는 않지만,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으며, 세상에서 얻는 다른 모든 행복의 기본을 이루는 것이었다.
꾸뻬는 순간순간 터져나오는 노승의 웃음이 바로 그 근원적인 행복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느꼈다.
그때 한 젊은 수도승이 오솔길을 지나 그들에게로 다가왔다.
그는 중국어로 노승에게 무슨 말인가를 한 뒤,
다시 다른 수도승이 일하고 있는 사원에 딸린 텃밭으로 내려갔다.
텃밭은 특별한 방식으로 잘 가꾸어져 있었다.
노승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자 날 기다리고 있는 방문객이 한 사람 있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잠시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무척 즐거웠습니다."
처음부터 꾸뻬는 한 가지 질문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노승에게 말했다.
"맨 처음 우리가 만났을 때, 스님께선 말씀하셨습니다.
행복을 목표라고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그것은 무슨 뜻인가요?"
노승이 말했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당신도 이미 알고 있듯이,
삶에서는 목표는 많은 일들을 이루게 하는 원동력이지만 행복은 결코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집과 자동차를 사겠다는 목표처럼 어떤 것을 이루려는 마음은 당신을 삶 속에 자리 잡게 하고,
많은 흥미로운 것들을 이를 수 있게 합니다.
하지만 행복은 그런 순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당신이 행복을 목표로 삼는다면, 당신은 그것을 놓칠 가능성이 그만큼 많아지는 겁니다.
더구나 당신이 행복에 도달할지 못할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노승은 한바탕 그 특유의 웃음을 웃고 나서 말을 이었다.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가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것이지요.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행복하기로 선택한다면 당신은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겁니다." (p190)
※ 이 글은 <꾸뻬씨의 행복여행>에 실린 일부를 필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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