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 2010. 02. 17.」
'개천에서 용나던 시대' 되살리는 새로운 학교
'개천에서 용 나던 시대 되살린다' - 이우학교
대안학교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이우학교는 일종의 '레전드'다. 간디학교가 전원형 대안학교의 원형을 제시했다면 이우학교는 '사교육 1번지 분당의 한 귀퉁이'에서 도시형 대안학교가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의 최대치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 배움의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킨 것도 이우학교다. 2006년 배움의공동체 모델을 받아들인 이래 학교 및 수업 현장에 이를 꾸준히 적용해왔다. 이전에도 배움의공동체를 실험한 학교나 교사는 있었지만 이렇게 장기적이고 전면적으로 실천한 곳은 없었다.
이우학교가 사토 마나부 교수와 처음 만난 것은 2005년 말이다. 개교 3년째였다. 이 학교 교사들의 자신감과 사기는 충만해 있었다. 서울시 대안교육센터가 주최한 국제 워크숍에서 준비해간 이우학교 수업 비디오를 상영하며 정광필 교장은 내심 우쭐해 있었다고 한다. 아이들의 활발한 참여, 자신감 넘치는 발표, 깊이 있는 내용. 아니나 다를까, 비디오 상영이 끝나자 참석자들의 상찬이 이어졌다.
딱 한 사람, 사토 마나부 교수만이 예외였다. 마이크를 잡은 그는 가차 없는 비판을 이어갔다. "아이들의 눈빛이 공허하다." "아이들이 서로의 얘기를 들으려 하지 않고 자기 말만 한다." "아이들 사이의 관계가 냉랭하다. 서로 도와주려고 하지 않는다."
그때 받은 충격을 이우학교 교사들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비로소 아이들을 돌아보게 되었다"라고 정 교장은 말했다. 아이들을 중심에 놓고 나니 그 전에 눈에 띄지 않던 것들이 들어왔다. 수업에서 멀어진 몇몇 아이들은 점점 더 배움과 담을 쌓고 있었고, 모둠 활동에서는 점점 더 주도적인 아이와 조력자·방관자인 아이 간 역할 구분이 굳어지고 있었다. 아이들이 양극화되고 있던 것이다.
그해 겨울 일본에 직접 가 배움의공동체 학교를 견학하고 온 이우학교 교사들은 2006년부터 이를 전면적으로 본뜨기 시작했다. '한 명도 빠짐없이 모든 아이의 배울 권리를 보장하는 학교' '모든 아이를 질 높은 배움에 도전하게 하는 학교'라는 이상을 구현하기 위한, 지난한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모든 교사가 자기 수업을 공개하는 것은 기본이고 주 1회 3시간씩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는 수업 연구회가 도입됐다. 1년에 2회는 외부인에게도 수업을 열었다.
수준별 수업은 사라졌다. 이우학교는 아이들의 학습 능력과 속도에 따라 수업을 달리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수준별 수업을 진행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학습 능력이 뒤처지는 아이에게 쉬운 것을 반복하게 할수록 정작 배움에서는 더 멀어져간다는 것이 사토 마나부 교수의 가르침이었다.
잘하는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배움의공동체 원리에 따라 모둠별로 아이들끼리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협력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가짜 우등생'이 얼마나 많은지 드러나더라고 정 교장은 말한다. 학력이 떨어지는 친구의 질문에 우등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나타내곤 했다. "그렇게 당연한 걸 왜 물어?" 그러나 그 당연한 걸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우등생이 별로 없었다. 지식이 온전한 제 것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겸허해졌다. 잘못 우쭐댔다가는 비웃음만 살 판이었다. '배움의 본질을 이해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로 성숙한다.' 이것이 배움의공동체를 통해 아이들이 얻게 되는 이득이더라고 정 교장은 말했다.
더 큰 이득은 내부 구성원 간 신뢰가 두터워진 것이다. 수업 중 아이 하나하나를 살피다보니 어느 순간 "흔들리는 눈동자가 눈에 들어왔다"라고 이 학교 우경윤 교사(역사)는 말했다. 뭔가 막혔을 때의 두려움이 아이 눈빛에서 느껴지더라는 것이다. 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학부모와 상담도 더 자주 하게 되고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더라고 우 교사는 말한다. 교사의 '권위'를 매개로 학부모·아이들과 관계를 맺어왔던 이전과 달리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신뢰가 싹텄다.
이렇게 2년여, 배움의공동체를 쌓아가다보니 수업 중 잠자거나 먼 산 바라보던 아이들이 사라졌다고 이우학교는 자평한다. 공허하던 아이들의 눈빛에 생기가 돌았고, 소란스러웠던 수업 분위기도 안정돼갔다. 서로 묻고 가르쳐주며, 도전적인 과제가 주어졌을 때 깊이 몰입하며 탐구하는 모습도 자리잡혀 갔다.
반면 허점도 보였다. 이우학교의 배움의공동체 역사를 편의로 구분하자면 2006~2007년은 도입기, 2008~2009년은 성숙기라 할 만하다. 초창기 시행착오를 거쳐 정착 단계에 이르자 이런저런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교사의 목소리가 작아야 한다' '4인 모둠 활동이 바람직하다'는 둥 사토 마나부식 테제가 너무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배움의공동체가 새로운 지식의 탐구를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니 지식과 기능의 숙달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 함께여는교육 > 2009년 5월호).
이에 2008년부터는 '이우학교식 배움의공동체'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일단은 수업을 공개한 교사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데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한 영어 교사는 평가를 금기시하던 배움의공동체 관행을 깨고 단어 시험을 보는 것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단어 외우기는 필수라는 교사 소신에 따른 것이다.
한 과학 교사는 무작위로 모둠을 편성해 온 관행을 깼다. 대신 평소 모둠 활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던 애들은 그 애들끼리, 늘 말이 없거나 답이 느렸던 애들은 또 그 애들끼리 모둠을 편성하는 파격 실험을 단행했다. 그러자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이른바 주도적인 아이들의 모둠에서는 소동이 벌어졌다. 넘치는 말을 정리할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반면 말이 없던 아이들 모둠은 한마디씩 던지는 것만으로도 핵심을 소화했다. 말이 없는 대신 생각이 깊은 이들의 강점이 이 실험을 통해 드러난 셈이었다.
올해 이우학교는 또 한 번의 도전을 시작한다. 이우의 경험을 공교육에 전파하기로 한 것이다.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혁신학교 지정을 희망한 것도 그래서다. 1월 중순 경기교육청은 초·중·고 13곳을 2010년 혁신학교로 추가 지정했다. 이우도 그중 하나다.
정광필 교장은 "고립되면 우리도 고사된다"라고 말했다. 외부에 제2, 제3의 이우학교가 생겨나 교육의 큰 판이 흔들리지 않는 한 이대로는 공멸한다는 위기감이 들었다는 뜻이다. 외적 여건은 성숙했다고 본다. 교육이 망가질수록 탈출구를 찾는 갈망도 커진다. 이우학교 수업을 참관하러 온 외부인은 지난 한 해만 2000명에 달했다. 개교 이래 2008년까지 방문객 1800여 명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이우가 거둔 외형적 성과도 여기에 한몫했다. 학교 설립 취지에 맞게 이우학교는 아이들의 학력을 서열화하지 않고, 이를 공개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지난해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과 몇몇 보수 언론이 2009학년 학교별 수능 성적을 공개하면서 엉뚱하게도 이우학교의 '실력'이 외부로 드러났다. 이우학교는 언어·외국어 영역에서 특히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어 영역 표준점수 평균은 117.43점으로 전국 46위였다. 특목고 일색인 상위권 목록에서 이우학교의 선전은 단연 눈에 띄었다. 이우학교는 언어·외국어 영역에서 인근 분당의 명문고라 불리는 분당고·서현고도 앞질렀다.
이를 두고 '귀족 학교라 그런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다. 이우학교에 전·현직 관료, 정치인, 대기업 임원 자녀 등이 다니는 것을 빗댄 얘기다. 그렇지만 신입생은 학력이나 기타 배경에서 정확하게 정규 분포 곡선을 그린다고 이우학교 측은 주장한다. 입학 초 전국 단위 모의고사를 보면 중간 등급이 두꺼우면서 상·하위 등급이 얇고 고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우리는 역동성을 굉장히 중시한다. 그래서 학생 선발 때 사고 칠 놈, 공부 못하는 놈을 두루 뽑는다. 다양한 아이들이 섞여야 역동적인 교육적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라고 정 교장은 말했다. 이우학교식 잣대로 따지자면, 처음부터 잘하는 학생들을 뽑아 명문대 보내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배움의공동체는 그로써 일어나는 역동적인 변화를 드라마틱하게 이끌어낸다. "7~9등급을 없애는 것은 정말 쉽다"라고 정 교장은 말했다. 아이들 스스로 배움의 동기를 찾게 되면 불과 1년여 사이에 하위 등급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다음 단계로 학력의 전반적인 상승 이동 곡선이 나타난다.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난이도 높은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배움의 점프'가 일어나는 것이다. 대학 입시에 목매는 학교들에게 이우학교는 이렇게 큰소리친다. "배움의 본질에 충실한 것이 가장 강력한 입시 대책이다"라고. 그런 의미에서 정 교장은 공교육 현장에서도 이우학교식 실험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우학교는 신입생 100%를 서류 심사로 선발하던 과거와 달리 내년부터는 추첨제를 일부 도입한다. 더 많은 아이에게 기회를 주는 한편 더 다양한 배경을 지닌 아이를 선발하기 위해서다. 정부로부터 교육비를 지원받게 돼 대안학교 특유의 비싼 수업료 부담도 덜게 됐다. 우경윤 교사는 "개천에서 용 나던 시대를 이우학교가 다시 되살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아파트숲 학교에 새 희망을 - 보평초
개학 사흘째. 보평초(경기도 성남시) 교실은 콩나물 시루를 이루고 있었다. 3학년 교실에서 나온 한 여자아이는 "겨울방학을 마치고 나와 보니 우리 반이 갑자기 70명으로 늘었다"라고 말했다. 방학 전만 해도 이 학급 정원은 38명이었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방학 중 인근 아파트에 신규 입주가 시작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름하여 '서길원 효과'다. 지난해 9월 판교 신도시 아파트 단지 내에 새로 문을 연 이 학교가 경기도 혁신학교로 지정되고, 남한산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서길원씨가 공모제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전·입학 희망자가 부쩍 늘었다. 방학 전 440여 명이던 학생 수가 2월3일 현재 780여 명이 됐다. 부동산 전문지들에 따르면, 이 학교로 인해 인근 아파트 전셋값이 3000만원 이상 뛰었다고 한다.
3월 신규 교사가 부임하고 분반이 이뤄지면 콩나물 교실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서 교장의 어깨는 여전히 무겁다. 보평초 교장실에는 팻말 하나가 더 붙어 있다. '교육상담실'이 그것이다. "이 학교에 오고 싶다는 부모님들과 거의 매일 상담하며 희망과 책임을 동시에 느낀다"라고 서 교장은 말했다.
보평초는 처음부터 경쟁 대신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특목고에 갈 소수의 아이들보다 버려지는 80%의 아이들에게 주목해 교실에서 배제되는 아이들이 한 명도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학교임을 표방했는데도 오겠다는 부모들이 줄을 잇는 데서 그는 한국 교육에 새로운 흐름이 생겨나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했다.
2000년 폐교 위기에 처한 남한산초등학교를 뜻맞는 교사·학부모와 함께 살려내면서 '작은학교(미니스쿨)'의 가치에 눈을 뜬 그는 그간의 운동이 '작은학교 지키기'를 넘어 '새로운 학교 만들기' 운동으로 진화했다고 자평한다. 남한산초는 관료주의 행정을 타파하고 새로운 교육과정을 도입하는 한편 학교 운영 방식과 각종 관행을 아이들 중심으로 바꿔나가면서 학교 재구조화(리모델링)의 새로운 모형을 제시했다. 대안학교가 아닌 공교육에서도 '다른 교육'이 가능함을 보여준 셈이다. 그 뒤 남한산초 모델을 본떠 거산초(충남 아산)·삼우초(전북 완주)·상주남부초(경남 상주) 등이 학교 리모델링에 성공하면서 '작은학교교육연대'가 만들어졌다.
새로운 학교 만들기 운동은 최근 전원형 학교에서 도심 학교로 확산되는 중이다. 이를 고민하는 교사들끼리 '새로운교육네트워크'라는 전국적 연결망도 조직했다. 보평초는 그 거점 학교 중 하나다. 그런데 작은학교에서 성공한 모델을 과밀한 도심 학교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사이즈가 절대적인 문제는 아니다"라고 서 교장은 말한다. 그보다는 아이가 중심이 되는 학교, 경쟁하기보다 함께 돌보는 학교가 '상식적인 학교'라는 것에 대한 내부적 합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문화적 풍토가 먼저 조성돼야 그가 이번 봄 학기부터 도입하려는 '도심형 작은학교 모델'도 힘을 받게 된다. 작은학교 모델이란 1·2학년, 3·4학년, 5·6학년 등 두 학년을 한 단위로 묶어 하나의 학교처럼 운영하는 것이다. 곧 보평초 안에 3개의 미니학교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들 학교는 교육과정 운영상 자율성을 갖는다. 미니학교 운영 책임은 수석교사가 맡는다. 일종의 소(小)교장제이다. "대도시 거대 학교로는 학교와 교사 간에 진정한 관계 형성이 어렵다. 교장이 전교생 이름과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규모가 좋다"라고 서교장은 말했다.
경기교육청은 2014년까지 도내 모든 학교를 혁신학교로 만들겠다는 '혁신학교 5개년 추진계획안'을 2월1일 발표했다.
대안교육과 공교육의 컨버전스-태봉고
산골 마을에 전동드릴 소리가 요란했다. 3월2일 개교를 앞둔 태봉고(경남 마산시 진동면)에 기숙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학교는 두 가지 측면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는 경남 최초로 만들어지는 공립형 대안학교라는 점에서다. 공립형 대안학교는 대안학교처럼 자율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되 학교 설립·운영비를 공적으로 지원받는 학교 모델이다. 지난해 '대안학교의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이 일부 개정되면서 공립형 대안학교가 확산될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이 마련됐다. 전국 1호 공립형 대안학교인 경기 대명고에 이어 올 3월 태봉고와 동화중(전북 정읍)이 개교를 준비 중이다.
또 하나 화제가 된 것은 태봉고 교장으로 여태전 전 산청 간디학교 교감을 초빙한 것이다. 여 교장은 간디에서의 경험을 바탕 삼아 사토 마나부식 배움의공동체 모델을 태봉고에 적용하겠다고 공표했다. 간디학교 부임 직후 그는 '내가 혹세무민을 했던 건 아닌가' 하며 괴로웠다고 한다.
공립학교 교사 시절부터 간디학교에 미쳐 책( < 간디학교의 행복찾기 > )까지 썼건만 현장에 가 접한 학교는 위태롭기 짝이 없었다. 모든 것을 냉소하고 모든 배움을 부정하는 듯한 아이들의 태도가 특히 충격적이었다. 수업 결손율은 갈수록 늘고 있었다. 이건 아니지 싶었다. 배움에 대한 열망이 간절할 때 홀연한 깨달음도 생기는 것인데, '자유로운 대안학교'라는 허상을 좇다 모두가 하향 평준화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들었다.
그때 접한 것이 배움의공동체였다. "서로 배우는 관계가 되자. 교사 또한 가르치는 전문가가 되기보다 배우는 전문가가 되자. 어떻게 가르쳤는가가 아니라, 아이들의 배움이 어디에서 어떻게 일어나고 멈추는가를 보자"는 메시지에 그는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내부 구성원의 자율 의지를 억압한다는 교사·학생·학부모의 반발을 무릅쓰고 그가 배움의공동체 도입을 밀어붙인 것이 2008년. 이로 인한 변화가 막 눈에 보이기 시작할 즈음 그는 공교육으로 돌아왔다.
배움의공동체 외에 그가 또 하나의 근간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 메트스쿨이다. 차터스쿨(자율형 공립학교)과 더불어 미국식 개혁 모델로 꼽히는 메트스쿨은 '한 번에 한 아이씩 가르친다'는 교육 철학에 바탕을 두고, 아이의 관심사에 따라 학교 밖 현실 세계를 경험하는 체험학습 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태봉고 또한 학부모를 포함해 대학 교수·변호사·디자이너·태권도 관장 등 지역 사회 구성원을 길잡이 교사(멘토)로 확보해 '인턴십을 통한 학습'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여 교장은 밝혔다. 이름하여 '학교를 넘어선 학교'다.
대안학교의 경험을 공교육에 접목시키고 싶다는 그는 최근 흐름이 잘만 하면 한국 교육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써 집안 형편이 어려운 아이도 질 높은 대안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교사 입장에서도 지금이 기회다. 이우학교 정광필 교장은 교장·교사 초빙제 확대, 단위학교 자율화 조처 실시 등으로 제도적 여건이 훨씬 개선됐다고 지적했다. 마음만 있으면 길이 열린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아예 교사·학부모들이 기존 학교 하나를 점찍어 통째로 리모델링하려는 시도도 생겨나고 있다.
'적당히 묻어가려는' 교사야 관심 없겠지만 제대로 된 교육을 꿈꾸던 교사라면 이렇게 새로운 학교가 하나둘 생겨나는 것을 보며 마음의 동요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여 교장은 말했다. 정 교장은 이런 학교가 전국에 20곳만 생겨나도 변화의 속도가 급격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께 배우는 학교가 가능함을 직접 목격하는 경험이 한국 교육에 티핑 포인트(극적 전환점)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글 - 김은남 기자 http://ken@sisain.co.kr
츨처 - Copyright © 시사IN https://v.daum.net/v/2010021711302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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