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책방(소설/ㅁ - ㅂ7 빅터 프랭클 - 죽음의 수용소/기본 개념 ·「빅터 프랭클 - 죽음의 수용소(원제: Man's search for meaning)」 로고세러피의 기본 개념 이제 내가 만든 이 이론에 왜 '로고세러피 logotherapy'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얘기하겠다. 로고스 Logos는 '의미'를 뜻하는 그리스어이다. 로고세러피 혹은 다른 학자들이 '빈 제3정신 의학파'로 부르는 이이 롱은 인간 존재의 의미는 물론, 그 의미를 찾아 나가는 인간 의지에 초점을 맞춘 이론이다. 로고세러피 이론에서는 인간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자 하는 노력을 인간의 원초적 동력으로 본다. 내가 로고테라피를 프로이트 학파가 중점을 두고 있는 쾌락의 원칙이나 아드리안 학파에서 '우월하려는 욕구'로 부르는 권력에의 추구와 대비시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라고 .. 2024. 4. 16. 무라카미 하루키 - 한없이 슬프고 외로운 영혼에게/옛 친구가 보낸 한 통의 편지 ·「무라카미 하루키 - 한없이 슬프고 외로운 영혼에게」 옛 친구가 보낸 한 통의 편지, 결혼 청첩장이 나를 오래된 거리로 되돌아가게 한다. 나는 이틀간의 휴가를 얻어서 호텔방을 예약한다. 나는 거기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무엇인가 이상한 기분이다. 몸의 절반이 투명하게 변한 것 같은 느낌이다. 마치 내가 내 몸에서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된다. 12년 전에 나는 에 애인을 가지고 있었다. 대학이 방학을 하면 나는 슈트케이스에 짐을 넣고 신간센의 새벽 첫차를 탔다. 창가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고 풍경 같지도 않은 풍경을 바라보면서 햄 샌드위치를 먹고 맥주를 마셨다. 그런 아침 시각에 맥주를 마시는 것은 나에게는 하나의 의식과 같은 것이었다. 에 도착하는 것은 언제나 정오 전이.. 2024. 2. 23. 무라카미 하루키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p.49~77) ·「무라카미 하루키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8월 14일, 일요일. 아침나절에 칼라 토머스(Carla Thomas)와 오티스레딩(Otis Redding)의 음악을 MD로 들으면서 1시간 15분간 달렸다.오후에는 체육관의 풀에서 1,300미터를 수영하고, 저녁에는 해변에 가서 수영을 했다.그 뒤에 하나레이 거리의 입구 근처에 있는 돌핀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마시고, 생선 요리를 먹었다.'왈루(waiu)'라고 하는 흰 살 생선이었다. 숯불구이로 주문해서 간장을 쳐서 먹는다.생선에 곁들인 것은 야채 케밥. 커다란 샐러드가 따라 나왔다. .... 소설을 쓰자고 생각을 하게 된 날짜를 정확히 기억해낼 수 있다.1978년 4월 1일 오후 1시 반 전후였다.그날, 진구 구장의 외야석에서 나.. 2022. 1. 30. 무라카미 하루키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누가 믹 재거를 비웃을 수 있겠는가? ·「무라카미 하루키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오늘은 2005년 8월 5일, 금요일. 하와이의 카우아이 섬 북녘 해안, 날씨는 기가 막힐 정도로 말끔하게 개어 있다. 구름 한 점 없다. 지금으로서는 구름이라는 개념의 암시조차 없다. 이곳을 찾아온 것은 7월 말. 늘 그랬던 것처럼 여기서 콘도를 빌려, 아침나절의 선선할 때에 책상에 앉아 일을 한다. 예를 들면 지금은 이 글을 쓰고 있다. 달리기에 관한 자유로운 문장이다. 여름이기 때문에 물론 덥다. 하와이는 흔히 사계절 내내 여름뿐인 상하常夏의 섬이라고 하지만, 어쨌든 북반구에 위치하고 있어 사계절이 갖추어진 섬이다. 여름은 겨울보다는 (비교적) 덥다. 그러나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의 벽돌과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고문을 당하는 듯한 .. 2022. 1. 16. 그리움을 위하여 - 그 남자네 집 그리움을 위하여 -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7 / 문학동네 2013. 06. 04. 그 남자네 집 나는 그날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의 아름다운 얼굴에서 창백하게 일렁이던 카바이드 불빛, 불손한 것도 같고 우울한 것도 같은 섬세한 표정, 두툼한 파카를 통해서도 충분히 느껴지는 단단한 몸매, 나는 내 몸에 위험한 바람이 들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피차 동정 같은 건 하지 않았지만 닮은 불운을 관통하는 운명의 울림 같은 걸 감지한 건 아니었을까. 나는 마치 길 가다 강풍을 만나 치마가 활짝 부풀어 오른 계집애처럼 붕 떠오르고 싶은 갈망과 얼른 치마를 다독거리며 땅바닥에 주저앉고 싶은 수치심을 동시에 느꼈다. [t-14. 07. 06. 20240704-135658] *-* 2014. 7. 6. 빅터 프랭클 - 죽음의 수용소/1 치열한 생존경쟁의 각축장 ·「빅터 프랭클 - 죽음의 수용소(원제: Man's search for meaning)」 카포, 우리 안의 또 다른 지배자 보통 수감자들에게 먹을 것이 아주 조금 있거나 아예 없을 때에도 카포들은 절대로 굶는 일이 없었다. 그들 인생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카포들은 오히려 수용소에 있을 때 가장 영양섭취를 잘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시하는 병사들보다도, 나치 대원들보다도 카포들이 수감자들에게 더 가혹하고 악질적인 경우가 많았다. 카포들은 수감자 중에서 뽑았다. 수감자 중에서 이런 일을 하기에 적합한 성격을 가졌다고 인정이 되면 카포로 뽑혔고, 기대했던 대로 일을 잘 해내지 못하면 즉시 쫓겨났다. 일단 카포가 되면 그들은 금세 나치 대원이나 감시병들을 닮아갔다. 따라서 이들의 행동을 판단할 때.. 2007. 9. 19. 미우라 아야꼬 - 비는 내일이면 개이겠지 미우라 아야꼬 전집 -「비는 내일이면 개이겠지」 9월 14일 일요일이다. 아침부터 형부, 아니 그놈의 서재에 있는 책을 싸고 있었다. 언니는 서재엔 한 발자국도 발을 들여놓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럼 부탁한다.” 언니의 일자리는 금방 구해졌다. 아버지의 친구분이 경영하시는 찻집의 카운터를 보는 일이다. 접대업 같은 것이 언니한테 맞을지 모르겠다. 책정리는 쉽지만은 않았다. 보들레르, 호리다쯔오(堀辰雄), 카로사, 아이즈야이치(會津八一) 등등 잡다하게 많았다. 세계문학전집, 미술전집 등도 엄청나게 많았다. 이 정도의 책을 읽고도 그놈이 한 짓은 공금횡령과 아내와 그 여동생을 속이고 사랑의 도피를 한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왠지 인간이란 것이 정말 한심스러워졌다. 잠깐 쉬면서 몽테뉴의.. 2007. 4.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