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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유아 어린이/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02- 2/4) 감정코치형 부모

by 탄천사랑 2007. 12. 14.

· 「존 가트맨 -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감정코치형 부모
여러 가지 면에서 감정코치형 부모는 방임형 부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양쪽 모두 아이의 감정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인다.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부인하려고 하지 않는다.
감정을 표출했다는 이유로 아이를 얕보거나 비웃지 않는다.
하지만 두 집단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감정코치를 하는 부모는 아이가 감정이라는 세계를 헤쳐 나가도록 길잡이 역할을 한다. 
감정을 모두 받아들이지만 부적절한 행동은 제한하고, 
아이에게 감정 조절 방법과 적절한 분출구를 찾는 방법, 문제 해결 방법을 가르친다.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감정코치를 하는 부모는 자기 자신의 감정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더구나 슬픔, 분노, 두려움처럼 부정적이라고 여겨지는 감정을 비롯해 모든 감정은 
우리 인생에 유용한 의미가 있음을 안다.
심지어 침울한 감정도 긍정적 시각으로 묘사한다.

"슬픈 생각이 들 때면 
 속도를 늦추고 삶의 일상을 찬찬히 살펴보며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생각하죠"

댄의 이러한 생각은 딸과의 관계에까지 이어진다.
댄은 딸 재니의 감정을 비난하거나 무마하기보다는 아이가 슬퍼할 때가 아이와 가까워질 계기라고 생각한다.

"그때가 바로 제가 딸애를 안고 대화를 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기 가장 좋은 때죠"

일단 아빠와 딸이 뜻이 맞으면, 
제니가 자신의 감정과 대인관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제니는 십중팔구 자신의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잘 모르죠.
 그래서 저는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도록 도우려고 애씁니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다음 할 일이 무엇인지, 이런저런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이야기하죠."

감정코치를 하는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감정을 표현하는 때를 
부모 자식이 같은 가치를 공유할 때가 왔음을 알려주는 조짐으로 평가한다.
어떤 엄마는 슬픈 TV 프로그램에 눈물을 글썽이는 다섯 살 난 딸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얘기했다.

"무척 기뻤어요.
 우리 딸이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구나.
 자기 말고 다른 것에도 관심을 갖고 다른 사람에게 애정을 보이는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또 다른 엄마는 네 살 난 딸이 꾸중을 듣고 나서 자신에게 똑 부러지게 말하던 날,
놀라기도 했지만 오히려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어린 딸이
"엄마, 그런 말투로 얘기하지 마세요!"라고 했던 것이다.

물론 처음엔 깜짝 놀랐지만 
딸에의 당당한 주장에 감탄했고 딸애가 존중을 받기 위해 화를 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이들 부모는 아이의 부정적 감정에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이가 화를 내거나, 슬퍼하거나 또는 두려워할 때 좀 더 참을성 있게 받아 준다.
이들 부모는 울거나 성을 내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의 걱정을 들어주고,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아이가 화를 내거나 울도록 해주는 데 거리낌이 없다.
마거릿은 아들 벤 이 속상해하면 이야기를 들어준 다음,
'내가 어렸을 적에는'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에게 공감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려고 애쓴다.

"벤은 그런 이야기를 아주 좋아해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이 그런 감정을 가져도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요."

잭은 아들 타일러가 특히 자신과의 논쟁으로 기분이 언짢을 때 아들의 관점에 귀를 기울이는 데 힘을 모은다.
"제가 타일러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 
 아들이 수긍할 수 있는 선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아들의 기분이 한결 나아집니다.
 두 사람의 인격체로서 우리는 서로 의견 차이를 조정하지요."

감정코치를 하는 부모는 자녀가 감정에 솔직하도록 장려한다.
딸 넷을 둔 엄마 샌디는 말한다.
"저는 단지 화를 냈기 때문에 그릇된 것이 아니고,
 화를 냈기 때문에 화나게 만든 사람을 반드시 미워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아이들에게 알려줘요.
 아이들을 화나게 만든 일로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지요."

샌디는 딸들의 행동에 한계를 정하고 파괴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화를 표현하도록 가르친다.
샌디는 딸들이 서로에게 평생의 친구로서 성장하는 것을 보고 싶지만,
그것이 가능하려면 상대에게 상냥해야 하고 서로의 관계를 돈독히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

"자매 간에 화를 내는 건 괜찮다고 말해 줬어요.
 하지만 서로에게 잔인한 말을 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말하죠.
 '너희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야. 
  그러니 서로를 소외시키면 안 돼'라고요"

모든 감정은 용납할 수 있지만 모든 행동까지 용납하지는 않는 
감정코치를 하는 부모에게는 이렇게 한계를 정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아이들의 행동이 서로에게 또는 다른 사람들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칠 것 같을 경우,
감정코치를 하는 부모는 아이의 공격적 행동을 즉시 중지시킨다.
그러나 일부러 아이들이 감정적으로 격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서지 않는다.
아이가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격한 경험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마거릿은 벤이 젖먹이 시절부터 성격이 불같다는 것을 알고 아들을 위해 여러 방책을 마련했다.
"벤이 화가 났을 때 혼자 내버려 두면 이를 뽀드득 갈고 소리를 지르면서 물건을 집어던지는 경우도 있어요.
 남동생에게 화풀이를 하거나 장난감도 부숴 버리지요."

마거릿은 벤의 분노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감정을 다르게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려고 애쓴다.
예컨대 집 밖으로 내보내 달리기를 하게 하거나, 지하실로 내려 보내 드럼을 두드리게 한다.
마거릿은 최근에 이런 용도로 드럼을 구입했다.
마거릿은 벤의 성격을 걱정하지만 
아이의 고집 세고 꺾일 줄 모르는 성격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벤은 포기를 몰라요.
 그림을 그리는데 맘에 들지 않으면 다섯 번이고 여섯 번이고 다시 그려요.
 그렇게 맘에 들 때까지 그러서 완성하고 나면 욕구불만은 사라지죠."

비록 아이가 문제와 씨름하는 것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은 심란하겠지만,
감정코치를 하는 부모는 아이의 삶에서 삐걱대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는 강박감에 쫓기지 않는다.
샌디가 네 딸에게 그들이 원하는 장난감이며 옷가지를 모두 사 줄 수는 없다고 말하면 아이들은 불평을 터트린다.
그러면 샌디는 아이들의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하기보다는 불만을 모두 듣고 나서 
'실망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알'이라고 말해준다.

"아이들이 지금의 작은 실망에 대응하는 법을 배우면, 
 훗날 인생의 더 큰 실망이 닥쳐와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죠"


부모와 자녀 사이의 정서적 유대감을 깊게 한다.
감정코치를 하는 부모는 감정의 힘을 의미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슬플 때 아이 앞에서 울 수 있고, 
인내심이 한계에 달해 화를 터뜨리면서 왜 화가 났는지 아이에게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분노, 슬픔, 두려움을 건설적인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자녀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사실 부모가 보여주는 감정 표현은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우는 데 있어서 자녀에게 큰 의미가 된다.
부모가 열띤 논쟁을 벌이고 나서 원만하게 의견 대립을 해결하는 것을 지켜본 아이는 
갈등 해결에 대한 소중한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부모의 이혼이나 할아버지의 죽음 등에서 아이는 슬픔과 절망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운다.
특히 슬픔 속에서 서로에게 위로와 도움을 주며 서로를 사랑하고 격려하는 어른이 주변에 있을 때 
아이는 교훈을 얻는다.
슬픔을 함께하면 친밀감과 유대감이 더욱 돈독해진다는 사실을 배우는 것이다.

감정코치를 하는 부모는 아이에게 상처가 될 말이나 행동을 하면 주저하지 않고 아이에게 사과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상황에서 부모는 무심코 아이를 야단치거나 괜히 목소리를 높일 수 있지만,
이런 행동을 후회하면서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이를 계기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이런 식으로, 하나의 사건은 서로의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된다.
특히 부모가 그 당시 어떤 느낌이었는지 아이에게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고,
앞으로 그런 상황을 좀 더 나은 방법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대화를 나눔으로써 배움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감정코치에는 
잘못된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아이에게 명확히 이해시키는 긍정적인 훈육 방식이 포함된다.
사실 감정코치를 실천하는 부모들은 가족이 이러한 양육 방식에 익숙해지면서 문제가 줄어든다는 것을 발견한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첫째, 
감정코치를 하는 부모는 아이의 감정이 아직 격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관되게 아이를 대한다. 
아이 감정이 고조되지 않아도 아이가 원하는 관심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시간이 가면서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공감하며,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음을 명확히 감지한다.

둘째, 
아이가 어릴 때부터 부모의 감정코치를 받으면 ‘자기 위안의 기술’을 제대로 습득하여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옳지 못한 행동을 저지를 가능성이 줄어든다.

셋째, 
감정코치를 하는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비난하지 않기 때문에 갈등의 순간이 거의 없다. 
아이가 실망해서 운다거나 화낸다는 이유만으로 꾸지람을 듣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감정코치를 하는 부모는 행동에 제한을 두고, 
어떤 행동이 적절하고 적절하지 않은지를 명확하고 일관된 메시지로 아이에게 전달한다. 
아이가 규칙을 인지하고 규칙을 깼을 때의 결과를 이해하면 옳지 못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이런 양육 방식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정서적 유대감을 강하게 만들기 때문에 
아이는 부모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또 아이는 부모를 믿을 만한 친구이자 동지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동지에게 기쁨을 안겨 주려는 본능이 있다.


한 엄마는 딸애가 거짓말을 했을 때, 이런 현상이 어떻게 펼쳐졌는지 얘기한다.
수잔은 딸 로라의 책에서 다른 아이의 욕을 적은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에 딸의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았지만 필체로 보아 로라가 쓴 것이 분명했다.
수잔이 로라에게 대체 이 편지가 무엇이냐고 묻자 로라는 잠시 주저하더니 자기가 쓴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수잔은 로라가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알고 며칠 동안 고민했다.
결국 딸하고 다시 한 번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수잔은 명확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 쪽지에 대해 내가 거짓말하는 거 다 알아. 그래서 엄마는 네게 실망했어. 
 엄마는 지금 너무 슬퍼. 네가 정직하다고 믿었는데 지금 거짓말하고 있잖아. 
 엄마한테 솔직히 말할 준비가 되면 말해. 언제든지 들어줄게. 
 엄마가 용서해 줄 테니까"
 
침묵의 2분이 지나자 로라의 두 눈에 눈물이 글썽였다.
"엄마, 제가 가짓 말했어요!"

아이는 흐느꼈고 수잔은 로라를 꼭 껴안아 주었다.
두 사람은 쪽지의 내용에 대해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이 쪽지에 적힌 아이에 대해서,
그 아이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수잔은 정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수잔이 알기로는, 그 이후 로라가 엄마에게 거짓말을 한 적은 없다.

아이가 부모와 정서적으로 연결되었다고 느끼고,
부모는 이러한 유대관계를 통해 아이가 감정을 조절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이끌면 궁정적인 결과가 나타난다.
우리 연구 조사는 
감정코치를 받은 아이가 학업 성적, 건강, 대인관계 등에서 훨씬 좋은 결과를 나타낸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런 아이들은 행동장애도 거의 보이지 않고,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운 경험을 해도 안정된 상태로 돌아오는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
이렇게 감정코치를 받으며 성장한 아이는 앞으로 다가올 위험과 도전을 현명하게 헤쳐나갈 수 있다.

 

 

 

※ 이 글은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07.12.14.  20211213-16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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