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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프로이트 - 내 안의 나-무의식, 꿈, 본능을 찾아서

by 탄천사랑 2007. 9. 2.

·「김정일 - 아하 프로이트」

 

저자의 말

내 안의 나-무의식, 꿈, 본능을 찾아서
인생은 고해다! 
이 말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위대한 정신적 스승들은 무엇을 했길래 이 세상을 고해로 내버려  둔 것일까? 
석가, 예수, 소크라테스, 프로이트, 융 등 정신적인 선각자들이 평생을 헌신하여 노력 했음에도 
인간의 마음은 변함없이 고해의 도도함을 과시하고 있다. 
인간의 마음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이해하려는 심리학 또한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인간의 희로애락은 그칠 줄 모르고 현대에 이르러 감정의 문제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 
과학은 바다를 건너고 우주를 날지만,  심리의 바다만은 알 수 없는 오묘함에 감탄만 하고 있을 따름이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는 걸까? 
아마도 인간의 정신은 과학의 잣대로 접근하기에는 너무나도 깊고 무한하고 개별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심리학은 그 세계가 너무나도 깊고  장애해서 섣불리 다가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알려 줄 뿐이다. 
그 나머지 모든 것은 각자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바다를 건너는 뗏목도, 기선도, 비행기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아니 그 이전에 바다를 건널지,  만약 건넌다면 얼마만큼 건널지를 자기가 결정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 심리학, 
또 그 자기 심리학을 가깝게 도와주는 우리 자신의 심리학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우리의 환경과 처지에 걸맞은 심리학을 발견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기획한 것이다. 
제목은 (아하, 프로이트)이지만 프로이트의 이론에 감탄하며 이를 소개하는 개설서는 아니다. 
오히려 
'아하!  프로이트의 이론은 이렇게 만들어졌구나. 
 그렇다면 나도 이렇게 관찰하고 생각하면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아하, 그렇다면 이렇게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또 내 생각은 이래!'라는 의미가 강하게 내포 되어 있다.

프로이트는 누구나 인정하는 정신의학의 대가이지만 난 프로이트를 추종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가 이론을 발견해 가는 과정은 흥미로웠지만 
그 이론을 무작정 공부하고 따르기에는 맞지 않고 내키지 않는 점이 너무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프로이트뿐만 아니라 융이나 애들러 등 다른 심층 심리학자의 이론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공감되는 것은 많았지만 모두가 공감되는 것은 아니었고, 
더더욱 그들이 내 마음의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해 주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내 마음의 고통은 사소한 데 실마리가 있었고, 
그것을 해결하는 것은 나의 도전과 명상, 깨달음, 표층 심리를 통해서였다.

진리는 단순하고 일상적이고 평범하고 솔직한 자연 가운데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일생 동안 최선을 다해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 '정신분석'이란 업적을 이룬 사람이다. 
그의 이론은 뛰어나고 정치精緻 하며 무수한 마음의 문제를 나름대로 해결했다.  
그래서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의 이론을 더욱 찾게 된다.

그러나 어떤 뛰어난 기존의 사상, 심리학도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지금 이 순간과 나의 현실이다. 
여기에 대한 응답은 닥쳐오는 현재를 맞는 당사자인 나만이 할 수 있다. 
결국 내 삶에 필요한 것은 체계적 이론보다는 
지금 내 일상의 문제를 풀어 가는 데 도움이 되는 나의 깨달음, 나의 지혜, 우리의 지혜인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하나 있다. 
그들의 이론을 다 익힐 필요는 없다고 해도 그들이 지니고 있는 집요한 탐구적 자세, 
치밀한 사고, 
창조적인 도전의 자세는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이트나 융은 서로 개념은 다를지 몰라도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끝없이 추적하고 의문점을 파헤치고 창조적으로 부딪친 점에서는 일치했다. 

그들을 위대한 사상가로 만든 것은 그들이 발견한 이론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지니고 있는 꾸준하고 창조적인 학문적 자세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그들의 사유 방식은 따르되 그들의 이론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은 가급적 피했다.

그러나 프로이트나 융, 
모레노 등의 대 사상가로부터 영향받은 것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영향받은 만큼만 그들의 이론을 언급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나의 진료실에 내가 겪고 사유한 것들로 채워질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프로이트'냐고 한다면, 
프로이트는 아무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무한한 정신의 세계를 체계적으로 끄집어 내려고 시도한 
최초의 학자이기 때문에 그의 이름은 소중한 상징어가 될 것 같아서 였다. 
그리고 그의 이름을 빌린 값으로 앞부분에는 
우리 일상에 닿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다루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그의 이론이라 해도 우리 일상에서, 
내 안에서 재발견되지 않은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프로이트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지식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국내에 범람하고 있는 수십 종의 프로이트 관련서를 이용하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심리학은 깨달음을 도와주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심리학 이론은 각자의 깨달음의 수준에 따라 얼마든지 변형될 수 있고 다양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 책에서 새롭게 도입한 정신의 만유인력, 
현대 물리학과 정신, 정자 무의식과 난자 무의식, 생태적 본능, 다차원적 본능, 
수정란 본능 등의 주장을 굳이 고집할 생각은 없다. 
보는 사람에 따라 공감하면 고개를  끄덕이고 그렇지 않으면 무시하면 그뿐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는 내 이론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신비로운 인간 심리의 바다에 다가가려고 한다. 
틀리면 고치면 되는 것을 
절대 진리의 환상에 사로잡혀 전전긍긍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의 서술 방식도 서구적인 입증 방식이 아니라 동양적인 공감 방식을 택해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했다.
서구에서는 증명을 해서 들이밀어야 하지만 동양은 공감만 되면 서로 어우러져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이 책이 우리 심리에 다가가는 데 조그마한 계기라도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이 <아하,  프로이트>를 자손들, 
특히 막내아들의 성장을 위해 평생 고생하고 희생하신 아버님께 마친다.

-1996년 6월
  김정일


김정일 - 아하 프로이트
푸른숲 - 1996. 06. 25

[t-07.09.02.  210903-165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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