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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보/아침의차한잔이인생을결정한다

36 시는 당신의 상상력을 풍요롭게 한다.

by 탄천사랑 2007. 8. 15.

· 「아놀드 베네트 - 아침의 차 한 잔이 인생을 결정한다(개정판)」

                                                                                                                                                                    동천

 


36.

시는 당신의 상상력을 풍요롭게 한다.
사람들은 가장 허탈하거나 삶에 있어 피곤해 하고,
막다른 길로 접어 들었을 때,
또 무언가 시색에 잠기고 싶을 때 무협지나 추리소설을 집어들 지는 않는다. 

고요한 산사에 올라 잔잔한 시집을 집어들었을 때  그 느낌만으로도 따뜻한 기운의 위안을 받게 된다.
또, 시집은 5분의 짬으로도 그 느낌을 전해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읽기 위해서 이를 악물고 노력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일부러 소설을 피하라는 것이 아니라  90분을 문제로 하고 있는 지금 현재 읽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시를 읽을 때에는 소설을 읽을 경우보다도 훨씬 머리(상상력과 향수)를 쓸 것이 요구된다.

아마도 모든 문학 중에서장 의식적으로 깊게 머리를 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시는 가장 숭고한 즐거움을 줌과 동시에 가장 깊은 지식을 준다.

종교서적이나 이념서적 말고 부피도 얼마 되지도 않으며,
무게도 없는 크기도 그리 크지 않은 책으로 
또 그만큼 크게 감동을 전해 주기에는 예컨대 시에 필적할 만한 것은 없다고 본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대다수 사람은 시를 읽지 않는다.

밀턴의 <실락원>을 읽을 것인가, 한낮의 트라팔가 광장을 헤진 옷을 입고 구걸하며 돌아다닐 것인가.
밀턴 - 영국의 시인, <실락원>은 구약성서에 나타난 낙원상실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일대 서사시.
트라팔가 광장 - 넬슨 제독의 트라팔가 해전을 기념해서 이름 붙임.

이 두 가지 중에서 한 가지를 고르라고 한다면 대중의 웃음소리가 되는 
괴로운 체험 쪽을 고르는 사람이 우수한 사람들 중에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친구이거나 적이거나 모든 사람에 대해서 이 말을 꼭 애원하듯이 권유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

"무엇보다도 먼저 시를 읽으시오."

만일 시가 당신으로서는 소위 '내용을 해독하기에는 내 실력으로 불가능한 글'이라면 
먼저 * 해즐릿의 <시의 일반적 본질>에 관한 유명한 에세이를 읽기 바란다.
해즐릿 - 영국 낭만주의 비평을 대표하는 평론가, 수필가. 평론 <세익스피어 인물론>, 수필집 <탁상 담화> 

이것은 영어로 쓰여졌지만 이런 부류의 에세이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것이다.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당신에게 시가 어울린다는 것을 일깨워줄 책이기도 하니까.

실제로 해즐릿의 에세이를 읽고 
다음 식사 전에 무언가 시를 읽어보고 싶다는 기분이 일지 않는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러한 인간의 정신구조는 완전히 나의 이해 밖에 있다.
그러나 이 에세이를 읽고 감격했다면 나는 다시 이야기하듯 쓰인 시부터 읽을 것을 적극 권한다. (p211) 

※ 이 글은 <아침의 차한잔이 인생을 결정한다>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아놀드 베네트 - 아침의 차한잔이 인생을 결정한다(개정판)
역자 - 윤선원
매일경제신문사 - 1996. 02. 10.

 동천 [t-07.08.15.  230801-1713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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