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놀드 베네트 - 아침의 차 한 잔이 인생을 결정한다(개정판)」
33
책은 가슴으로 읽어야 한다.
아주 모처럼 토요일 오후에 책을 한 권 읽으려고 맘먹고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른다.
그러나 독서를 시작함에 있어 무엇을 읽어야 할 것인지,
여기서 구체적으로 서적의 제목을 나열할 생각은 없다.
그렇게 하려 해도
남겨진 이 책의 페이지 수로는 절대 미완성적인 조언밖에는 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나는 그런 당신에게 단지 두 가지의 중요한 일반적인 주의 사항 만은 꼭 말해두고 싶다.
한 가지는 자신이 노력을 기울이는 방향과 범위를 한정시켜 두라는 점이다.
하나의 시대,
혹은 하나의 주제,
혹은 한 사람의 작가를 선택하는 일이다.
예컨대, '프랑스 혁명에 관해서 공부하자'라든가 '철도의 기원에 관해서 조사하자'
혹은 * '존 키즈의 작품을 연구하자'라는 형태로 하는 것이다.
* 존 키즈 - 바이런, 셸리와 함께 영국 낭만파 제2기의 시인.
섬세한 감수성과 풍부하고 아름다운 상상력에 넘쳐 있음.
저서 <밤의 앵무새에 부치는 노래>
그리고 이 시간은 이 연구를 한다는 계획으로 미리 정해두고 그 시간은 그것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그 시간이 몇 분,
몇 시간이든지 정해 놓은 연구 시간에는 오직 그것에만 집중한다.
자신이 어떤 일의 전문가라는 것은 실로 기분 좋은 일이다.
두 번째 잘 읽고 동시에 잘 생각하라는 것이다.
많은 책을 읽으면서 그 일이 버터 바른 빵을 자르는 것과 똑 같은 정도로 밖에는
그 사람의 인간성에 도움이 되고 있지 않는 예를 나는 잘 알고 있다.
독서에 빠지는 것은 술 좋아하는 사람이 알코올 중독에 빠지는 것과 별반 다름이 없다.
문학이라는 나라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그것은 수박 겉 핥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한 인간은 일 년에 몇 권 읽었다는 것만을 떠벌이고 싶어 할 따름이다.
(그 책의 제목과 내용에는 별로 염두에 두지 않고)
자신이 읽은 책에 관해서 적어도 4~5분 정도 시간을 들여서 주의 깊게 근신하는 것처럼
재음미하여 보지 않는다면 (처음에는 아마도 싫증 나는 것이겠지만)
모처럼 독서를 한 밤 시간 90분도 TV 연속극을 보고 난 후처럼
왠지 허전하고 황급히 지나가버린 시간을 아쉽게 뒤돌아보며 계산하듯이,
귀중한 90분이 쉽게 허비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렇다고 당장 어려운 방법을 찾거나 독서의 미비성에 대해서 마음에 둘 필요까지는 없다.
버스를 막 탔는데 자리에 앉기도 전에 종점에 다다를 일에 대해서 고민할 것 없이
탔을 때의 기분을 살려 이윽고 출발하려는 차 속에서
어떻게 즐겁게 지낼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종착점의 일은 잊어버리는 것이다.
현재 자신이 있는 주위의 경치에만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그렇게 하면 일정한 기간이 지난 후 아마 예상도 하지 못하였을 때,
돌연히 당신은 언덕 위의 아름다운 마을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p195)
※ 이 글은 <아침의 차 한 잔이 인생을 결정한다>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07.08.12. 210809-172929]
'문화 정보 > 아침의차한잔이인생을결정한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35 인생의 지침, 중용 (0) | 2007.08.14 |
---|---|
34. 나만이 이 세상 최후의 지적 소유자가 아니다. (0) | 2007.08.13 |
32. 풍부한 지적 통찰력은 끊임없이 솟는다. (0) | 2007.08.11 |
31. 인간이여, 너 자신을 알라 (0) | 2007.08.10 |
30. 나에게 꼭 필요한 한마디의 교훈 (0) | 2007.08.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