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타카 노부오 - 현명한 엄마의 육아 기술」
제1장. 첫 의사소통하는 법
스킨십은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아기의 탄생은 부모에게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기쁨을 준다.
더구나 첫아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아기의 탄생은 기쁨과 동시에 걱정이 따른다.
갓난아이는 하루 종일 자다가 배가 고프거나 기저귀가 젖으면 깨서 울고, 우유를 주고 기저귀를 갈아 주면 다시 잠든다.
재우고, 먹이고, 달래 주고 아기 곁에서 종종걸음을 치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저문다.
당연히 초보 부모는 적절한 대응법을 몰라 하루 종일 허둥댄다.
이 시기의 아기는 마치 인간이 아닌 동물 같다.
과연 감정이라는 게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아기는 이때부터 주위 사람들의 존재를 인식하고 의사를 전달하려고 한다.
아기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의사 표현은 무엇일까?
그리고 부모는 어떻게 응해 주어야 할까?
여기에서 몇 가지 요령을 들어 보자.
흔히 '어릴 때의 스킨십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한다.
이 말처럼 스킨십은 매우 중요하다.
아기를 안거나 쓰다듬어 주면서 의사를 전달하는 것은 정서 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
아기는 본능적으로 보호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하므로 오랜 시간 혼자 두면 안 된다.
그러면 스킨십은 어느 정도가 좋을까?
하루 종일 어루만져 줘야 할까?
책에서 '아기를 내버려 두면 안 된다'라는 글을 읽고 잠시라도 떼어 놓으면 안 되는 걸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맞벌이 부부라서 영유아기부터 보육원에 맡겨야 할 때는
집에 데려온 후에 아기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면서 스킨십을 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스킨십을 하느냐가 아니라, 아기가 스킨십을 얼마나 만족스러워하느냐다.
집에 혼자 틀어박혀 외출을 기피하거나
가정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청소년들은 영유아 때 스킨십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하지만 사춘기에 저지르는 문제 행동은
오히려 이 세상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자랐기 때문에 생긴다.
시험과 같은 경쟁에서 겪게 되는 좌절감에 당당히 맞서지 못해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것이지,
결코 스킨십이 부족해서 집에 틀어박혀 지내는 아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맹목적으로 스킨십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스킨십이 부족하면 문제 행동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접어 두자.
스킨십을 부담스러워하지 말고 오히려 즐기기 바란다.
1. 아기는 뱃속에서부터 엄마 목소리를 기억한다.
뱃속에서 들은 엄마의 목소리로 엄마를 특별한 존재로 인식한다.
갓난아이의 시력은 물체를 어렴풋이 볼 수 있을 정도다.
안과 의사들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4~5세 무렵이 되어야 어른과 같은 수준의 시력이 된다고 한다.
이에 비해 귀, 즉 청력은 훨씬 일찍 발달한다.
사실 아기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물속에 잠겨 있으면 바깥 소리가 잘 들리지 않듯,
양수로 가득 찬 자궁 속에 있는 태아는 30미터 안에 있는 사람이 들을 수 있을 만큼 큰 소리가 아니면 듣지 못한다.
그러나 엄마가 말을 하면 양수가 진동해 태아에게 직접 전달되기 때문에
아기는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엄마의 목소리에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엄마를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아무리 갓난아이라도 엄마 목소리는 구별할 줄 안다.
아기에게 엄마 목소리와 비슷한 다른 목소리를 들려준 실험에서 아기는 정확히 엄마 목소리에만 반응을 보였다.
'엄마는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아기는 귀로 깨닫는 것이다.
육아 기술
아기는 아빠도 남이라고 여기므로 말을 자주 걸어 준다.
갓난아이의 귀는 매우 발달해 있다.
아기는 귀에 들리는 소리를 통해 비로소 바깥 세계와 만난다.
대부분 깨어 있는 시간보다 자는 시간이 많지만 기분 좋게 깨어 있을 때 말을 걸어 주면 웃음으로 반응을 보인다.
이것이 의사소통의 시작이다.
단, 이 무렵의 아기는 엄마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 심지어 아빠까지도 남으로 인식한다.
의사소통을 하면서 아빠라는 존재를 알게 되므로,
아빠들은 아기가 반응을 보이지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말을 걸어 주어야 한다.
2. 수유는 가장 쉬운 의사소통이다.
아기는 가볍게 흔들어 주기를 바란다.
말도 안 통하고 울기만 하는 갓난아이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의사소통은 수유다.
실제로 젓을 빨거나 젖병으로 우유를 먹는 아기를 관찰해 보면,
끊임없이 빨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리듬으로 빨았다 쉬었다를 되풀이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아기는 왜 쉬는 것일까?
입 안에 우유가 너무 많아 삼키지 못하기 때문일까?
아니다.
아기가 빨기를 멈추었을 때 바로 입 안을 들여다보면 우유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계속 빨면 숨이 차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다.
갓난아이의 목 구조는 어른과 달라 젖을 빨면서도 숨을 쉴 수 있다
그러면 아기는 왜 그런 행동을 반복하는 것일까?
아기는 젖을 주는 사람이 가볍게 흔들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시험 삼아 아기가 젖을 빨다가 잠깐 쉴 떄 살짝 흔들어 준 다음 다시 젖꼭지를 가까이 대보자.
3초쯤 지나면 다시 젖을*************빨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빨다가 멈추면 흔들어 주는구나. 그럼 한번 멈춰 봐야지'하는 생각에서 보이는 행동은 아니다.
이는 지극히 본능적인 행동이다.
아기는 선천적으로 보호자와 의사소통하기를 원한다.
때문에 수유는 아기와 친해질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다.
육아 기술
젖을 빨다가 잠깐 쉬는 틈을 활용하라.
젖을 줄 때는 아기와 눈을 맞추고 가끔씩 '맛있니?'라고 말을 걸어 주고 빨기를 멈추면 살짝 흔들어 준다.
아기는 이런 가벼운 자극을 통해 쾌감을 느낀다.
태어난 지 2주일 정도 지나 젖을 빠는 데 익숙해지면,
평균 25초 정도 젖꼭지를 빨고 14초 정도 쉬었다가 다시 25초 정도 빠는 리듬을 되풀이 한다.
아기가 젖을 빨다가 쉬는 것은
부모가 '우리 아기 착하지'라고 말을 건네며 부드럽게 흔들어 주길 바라는 신호다.
따라서 부모는 주의 깊게 아기를 관찰하면서 젖을 주어야 한다.
젖을 주는 것은 아기의 신호를 알아채는 새내기 부모의 첫 번째 훈련이다.
눈을 맞추면서 말을 거는 동안 점점 아기의 신호를 정확히 깨닫게 된다.
단, 갓난아이는 체력이 약하기 때문에 너무 오랫동안 자극을 주면 효과가 없다.
그러므로 시간을 재면서 젖을 주고 가볍게 흔들어 주기를 반복한다.
젖을 빠는 시간은 아이마다 다르지만,
일단 아이의 리듬을 파악했다면 젖을 주는 요령을 익힌 셈이다.
3. 꼭 아이와 함께 자야 할까?
결정은 부모의 몫이다.
한때,, 아이를 데리고 자면 부모와 떨어지려고 하지 않거나 계속 안아 달라고 보채는 나쁜 습관이 생긴다고 여겼다.
그러나 요즘은 스킨십의 하나로 아이가 혼자 자겠다고 할 때까지 함께 자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어릴 때부터 부모의 사생활을 존중해 아이를 따로 재운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요즘은 동양에서처럼 함께 자는 것이 좋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아이를 기를 때 가족 중 한 사람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큰 부담을 떠안는다
아이와 함께 자야 하느냐 마느냐는 그 부담을 누가 짊어지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부모, 특히 엄마가 부담을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가 많은 오늘날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또 부부 생활을 중시하는 경우 아이가 부모에게 맞추는 방법도 있다.
유아 기술
가정의 상황에 따라 결정한다.
아이와 함께 자고 안 자고는 어느 쪽을 택하든 장단점이 있다.
아이는 부모와 함께 자면 매우 안심한다.
하지만 한밤중에 갑자기 보채는 아이와 함께 자는 것은 부모에게 매우 힘든 일이다.
체력에도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아이와 함께 자야 할지 말아야 할지는 부모와 아이의 상황에 따라 결정하는 게 좋다.
아이와 함께 자느라 잠이 부족하면 몸과 마음이 지친다.
그러면 신경이 날카로워져 낮에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하게 되므로 오히려 아이에게도 좋지 않다.
아이 기르기는 먼 길에 무거운 짐까지 짊어지고 갈 것인가?
함께 자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
4. 달래는 데도 요령이 있다.
부드럽게 달래면 말을 가르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생후 3개월까지 아기는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때까지는 자극에 반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달래도 반응이 없는 아기를 보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른다며 걱정하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참을성 있게 되풀이해서 말을 걸어 보자.
아기가 소리를 냈을 때도 부드럽게 흔들어 주면서 반응을 보여야 한다.
그러면 아기는 자신의 소리를 내면 기분 좋은 일이 생긴다고 기억하게 된다.
그런 기분 좋은 기억 때문에 ***********적극적으로 의사를 전달하려고 노력해 말을 배우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유아 기술
몸을 어루만지면서 높은 목소리로 부드럽게 달랜다.
초보 부모들은 '아기에게 어떤 말을 해야 좋을지 감을 잡기 힘들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00야!'하고 이름을 불러도 되고
'까꿍!' 하면서 웃어 주거나 '둥게둥게!' 하면서 리듬감 있게 흔들어 주면 된다.
그리고 그네를 태우듯 앞뒤로 흔들거나 가볍게 안아서 얼굴을 보며 말을 걸어 주는 것도 좋다.
안아 주지 않고 침대에 뉘어 놓고 손을 잡아 살짝 끌어올리면서 해도 상관없다.
배도 부르고 기저귀도 뽀송뽀송해 기분 좋은 때를 골라 말을 자주 걸어 주자.
조금 높은 목소리로 천천히, 과장된 억양으로 표현하면 아기가 쉽게 듣는다.
이것을 '육아어'라고 하는데, 앞으로 언어를 배울 아기에게 매우 중요하다.
남자의 낮고 굵은 목소리는 아기가 무서워하므로 아빠는 너무 굵지 않은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좋다.
5. 아기의 첫 부름
엄마 아빠의 대답을 기다리는 소리를 낸다.
첫돌도 안된 아기들이 하는 소리는 들어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태어난 지 6~8주가 되면 울음소리 외에 다른 소리를 낸다.
그 소리를 주의 깊게 들어보면 아기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엄마 아빠에게 의사를 전달하려고 내는 소리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아기는 기분이 좋을 때 '쿠!'하는 소리를 내는데, 이것을 옹알이라고 한다.
옹알이는 아기가 주위 사람들에게 소리로 의사를 전달하려는 최초의 행동이다.
처음 '쿠!' 소리를 낸 뒤 한 달 동안 횟수가 점점 더 잦아지지만, 잇따라 소리를 내는 경우는 드물다.
아기는 소리를 낸 다음 가만히 엄마 아빠의 반응을 기다린다.
아기가 잠자코 있는 짧은 시간은 아빠나 엄마가 대꾸해 주기를 기대하며 주의를 집중하는 시간이다.
아기는 엄마 아빠가 대꾸할 시간을 이미 예상하고 있으므로,
그 시간이 지나도 반응이 없으면 재촉하는 소리를 낸다.
그러는 동안 아기는 더 많은 소리를 낸다.
이렇게 의사소통을 즐기는 듯한 발성에서
마침내 배고프다는 자신의 요구를 '아쿠'라든지 '쿠'하는 소리로 표현한다.
아직은 말이라 할 수 없는 소리뿐이지만 의사소통인 것만은 틀림없다.
부디 아기의 소리에 귀를 기울었다가 놓치지 말고 대꾸해 주자.
6. 간지럼을 태워서 소리 내어 웃게 한다.
3개월이 지나면 아기의 목소리가 변한다.
갓 태어난 아기는 아직 말을 하기 위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어른이 소리를 내서 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아기가 말을 하기 위해 소리를 내는 것은 앞에서 말한 옹알이와는 전혀 다른, 정말로 대단한 일이다.
아기는 첫 변성 變聲이라 할 수 있는 신체 변화를 겪어야 비로소 본격적인 소리를 낼 수 있다.
어른과 갓난아이의 발음 기관을 비교해 보자.
어른의 발음 기관은 숨을 내쉴 때만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어 있다.
'아'하고 소리를 내보자.
일단은 코로 숨을 들이쉬고 그것을 토해 내면서 소리를 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을 삼킬 때는 숨을 내쉴 수 없어서 말을 하기 어렵다.
아기의 목을 보면 코와 목의 경계에 해당하는 구개 口蓋가 어른보다 훨씬 위에 있다.
이런 구조는 아기의 생명과 깊은 관계가 있다.
공기가 코에서 기도로 직접 들어가기 때문에 음식을 먹으면서 소리를 낼 수 있고,
숨을 멈추지 않고도 음식을 삼킬 수 있다.
갓 태어난 아기를 자세히 관찰하면 숨을 코로 내쉬는데, 이는 아기의 목 구조 때문이다.
아기는 태어나서 한 달 동안은 먹는 게 일이다.
그러므로 목은 젖 먹는 것, 다시 말해 생명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소리를 내려고 해도 공기가 코로 빠져나가 절대로 '아, 우'와 같은 모음을 낼 수 없다.
이것이 첫 변성이다.
육아일기.
변성을 알려면 소리 내어 웃게 한다.
변성이 나타나는 시기는 아이마다 다른데, 빠르고 늦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아기의 변성, 다시 말해 목이 말할 수 있는 구조로 변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아기가 기분 좋을 때 간지럼을 태워서 소리 내어 웃게 하는 것이다.
목소리가 변하면 웃음소리가 입에서 난다.
그러나 아직 변성하지 않은 아기는 웃을 때 고양이가 목을 울리는 듯한 소리를 내며 코에서 공기가 빠져나간다.
※ 이 글은 <현명한 엄마의 육아 기술>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마사타카 노부오 - 현명한 엄마의 육아 기술
역자 - 이수경
북스캔 - 2003. 08. 11
[t-24.02.14. 20230203-1637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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