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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성장교육(인문.철학.교양./군대 간 아들에게

3 - 8. 스토리가 있는 삶을 살아라

by 탄천사랑 2024. 1. 20.

· 「공병호 -  군대 간 아들에게」



 

PART 3. 후회 없이 살기 위한 인생의 지침

 8 스토리가 있는 삶을 살아라
나는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사람들을 오랫동안 보아온 탓에 
평탄한 삶을 살아온 사람에게서는 큰 흥미를 갖지 못한다.
뛰어난 학벌을 가진 분들의 경우에는 '다른 분보다 좀 똑똑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는 정도이다.
내가 주목하는 사람은 자신만의 독특한 인생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다.
자신만의 궤적이 뚜렷한 사람들에게 우리는 자연히 관심을 갖게 된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만의 독특한 행보를 걸어온 사람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필연적으로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많았을 것이다.

모든 사람은 스토리를 좋아한다.
강연장에서 어떤 내용을 전달할 때도 그냥 얘기하는 것보다 스토리 형식으로 전달하면 훨씬 호소력이 있다.
그런 경험을 통해 나는 인간의 본성 안에 스토리를 사랑하는 부분이 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문화권에서는 그 나름의 독특한 이야기 체계 즉, 신화를 갖고 있다.
이런 점들 을 고려하면 본래 인간이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서 이를 전수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스토리를 만든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그냥 스토리가 아니라 도전을 감수한 여러 번의 시도가 있어야 별도의 스토리 구성이 가능하다.
1막, 2막, 3막처럼 말이다.
세상 사람들이 은퇴 전과 후를 인생 1막 혹은 인생 2막으로 표현하는데, 그 안에 무수한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
도전은 적절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뜻하며 
때로는 세상 사람들이 가는 것과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핵심은 전체 스토리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잘게 나누어서 작은 그림을 완성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모든 작은 그림의 중심에는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하면서 행하는 도전이 있어야 한다.

되돌아보면 그냥 편안하게 지냈던 생활은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다.
반면 불확실함과 불안정함에 맞서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해 도전하는 시간들은 
세월이 흘러도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수십 년이 흐른 지금도 불확실성을 향해서 발걸음을 내디딜 때 느꼈던 그 진한 감정들을 
아직도 강렬하게 느낄 수 있다.
삶에는 그런 순간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스토리에만 주목한다.
그래서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겪었던 처절했던 순간들은 그냥 지나치고 만다.
하지만 나는 한 인물의 자서전을 읽을 때 유난히 처절한 순간들에 주목하고 그것을 오래 가슴에 담곤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인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읽다 보면 그가 뉴욕의 한 컨설팅 회사를 그만두고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을 좇아 인권운동을 하는 비영리단체를 찾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이곳저곳에 이력서를 넣고 기다렸지만 아무 데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실업 상태는 길어져서 6개월에 이르게 되었다.
수중에 돈은 떨어지고 기다리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던 시절의 
오바마에게 닥친 암담함과 불안감이 묘사되는 장면에 이르게 되면,
젊은 날 직장을 구하기까지 엄청난 가슴앓이를 해봤던 사람들은 가슴이 먹먹해질 것이다.
훗날 그가

"나는 실업자 신세였기 때문에 
 겨우 통조림을 사서 수프를 끓어먹으며 생활을 이어갔다"라고 회고할 정도로 당시 상황은 가혹했다.

상대가 나를 선택해 주어야 하는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 기다림에는 필연적으로 불안감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 그가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하는 컨설팅 회사에 안주하였더라면 오늘날의 오바마는 없었을 것이다.

도전하는 시간은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데 필수적이다.
도전이란 단어는 생소한 세계를 향해 한 발자국을 내딛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현재의 편안함에 젖어 있는 사람들은 쉽게 시도하기 어렵다.
편안함을 넘어 더 멀리 생각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게 모든 청년들에게 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온 사람들의 삶에는 자부심과 자긍심이 함께한다.
그들의 삶을 보면 후회할 만한 일들이 없거나 적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신과 타인에게 물어볼 수 있다.

"그렇게 힘들게 살 필요가 있는가?"라고 말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가에 대해 옳고 그름은 없다.
단지 선택이 있을 뿐이다.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데 관심이 없는 사람의 삶에도 가치는 있다.
그렇지만 스토리가 없는 삶을 살아온 것을 후회하지 않겠느냐고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알고 지내던 사람의 괄목할 만한 성취를 보면서 부러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정년퇴직 이후 길게 남은 삶 속에서 '그때 그걸 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없을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솔직하게 답을 구해야 한다.

스토리가 있는 인생에는 본래 타고난 욕심이란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제법 높다.
자기 삶에 대해 욕심이 있는 사람들은 평범한 인생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스토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전력투구한다.
이때 주변 사람들로부터 "살 만한데 왜 그렇게 사느냐?"라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삶을 고집한다.
증명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아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젊은 날은 세상 기준으로 볼 때 좀 거칠다고 할 정도로 무언가에 세게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면 거칠고 싶어도 거칠어질 수가 없다.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노쇠해지기 때문이다.
40대만 돼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 많아지기 때문에, 일의 앞뒤를 재는 경우가 빈번해진다.
또한 50대가 되면 책임 문제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심리적으로 크게 느끼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젊은 날은 영원할 것 같지만 언젠가는 소멸된다.
일본 디자이너 나나오카 겐메이는 <디자인하지 않는 디자이너>라는 책에서 젊은 날을 두고
'추억이라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서 무리한 일을 했던 순간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기진맥진할 때까지, 될 수 있는 만큼 달려 놓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말 멋진 지적이다.
혹자는 사치스러운 이야기라고 할지 모르지만 
추억할 거리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회상할 정도가 되어야만 나중에 후회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좀 더 정열적으로 여러분만의 인생 스토리 만들기에 도전해 보길 바란다.



※ 이 글은 <군대 간 아들에게>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24.01.20.  20210130-154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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