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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성장교육(인문.철학.교양./군대 간 아들에게

3 - 10. 한번 마음을 정한 일은 화끈하고 아무 지게 해내라.

by 탄천사랑 2024. 2. 16.

· 「공병호 -  군대 간 아들에게」

 



PART 3. 후회 없이 살기 위한 인생의 지침

10. 한번 마음을 정한 일은 화끈하고 아무 지게 해내라.
아이들이 한참 대학을 다니던 무렵의 어느 연말에 나는 가족들이 모인 장소에서 자식들에게 
'지금까지 목숨 걸고 무엇인가를 추구해 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보라'라고 말했다.
세월이 지나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어떤 일을 이루어내지 못한 것보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한껏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다.
여러분도 자신에게 한번 물어보라.

'지금껏 내가 목숨 걸고 해 본 일이 있는가?'

'이것은 꼭 해야 하는 일인가?'
신중하게 생각해 봐도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이라고 판단되면, 
정해진 시간 내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퍼부어서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어야 한다.
한 번 두 번 이렇게 하다 보면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데 익숙해진다.

느슨하게 지내더라도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붓는 것은 유능한 인간으로 되는 멋진 방법이다.
하는 둥 마는 둥 에너지를 흘러버리지 말고 뭘 해야 한다면 화끈하게 하자.
이것을 제2의 천성처럼 자신의 것으로 확실히 만들어야 한다.

사람이 게임할 때 즐거움을 느끼는 것처럼 결과를 얻기 위한 모든 노력들을 게임처럼 운영해 보자.
무엇인가에 몰입할 때 생기는 행복감을 체험한 사람이라면,
다른 작은 즐거움에 좀처럼 눈길을 주지 않게 된다.
그리고 높은 몰입도를 가지고 일을 하면 역량이나 능력이 커지게 된다.   
한계치에 해당하는 무게를 들어야만 몸에 더 많은 근육을 만들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나는 몰아붙이듯이 일을 해내는 데 일가견이 있다.
해야 하는가 혹은 하지 않아도 되는가를 찬찬히 살펴본 다음 하지 않아도 된다면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러나 일단 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전력 투구한다.
누가 무엇이라 하더라도 야무지게 밀어붙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별다른 잡기 雜技을 갖고 있지 않다. 언젠가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이유는 단순했다.
무엇인가에 몰입할 때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을 잡기를 통해서는 경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일단 게임이라면 어떤 게임이든 이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데 열심히 해도 지는 경우가 있다.
여러분이 열심히 무엇인가를 준비한다고 해서 모두 성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과정에 최대한 충실한 가운데 극한까지 밀어붙여 보자.

'극한까지 밀어붙인다'라는 것은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동원해서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들은 결과가 좋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런 반응은 과정에 최대한 충실한 사람만이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일을 극한까지 밀어붙일 수는 없다. 우리가 가진 에너지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데 익숙한 사람은 선택과 집중에 능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은 자신이 모든 일을 다 잘할 수 없음을 안다.
또한 잘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세상에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포기해야 할 일은 과감하게 포기한다.
대신에 아주 잘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가는 정확히 가려낸다.
이렇게 가려낸 일을 잘하기 위해서 전략적인 사고를 갖고 헌신적인 태도로 일한다.

우리 집에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한마디를 소개하겠다.

"우리 집안의 사람들은 머리가 평범하다."라는 것이다.

'평범함'이란 단어를 '쿨'하게 받아들여야만 자신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습관이 만들어진다.
나는 아들에게 늘 이런 이야기를 들려줄 뿐만 아니라, 몸소 내 삶을 통해서 이를 실천하고 있다.
'내가 조금도 스마트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꺼이 인정하면 
이를 대체할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나는 그 무엇을 '극한'이라는 단어에서 찾았다.

잘해야 하는 일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사람은 초점을 좁히는 데 익숙하다.
그는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초점을 좁히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반면 작은 즐거움에 지나치게 익숙하고 잡기를 지나치게 가까이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분야에서 큰 성취를 해낼 가능성은 줄어든다.

이렇게 치열하게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가진 역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인간이 동원할 수 있는 관심, 흥미, 의지, 열정, 그리고 시간 등은 모두 유한한 자원이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그런 자원을 최적으로 배분해서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아주 머리가 좋아서 다제다능한 사람들보다, 
목표를 정확하게 한정해서 밀어 붙어야 할 대상을 정하는 사람들이 더 의미 있는 성과를 이를 가능성이 높다.

해야 할 일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사람은 자신이 누리는 즐거움의 원천을 주의 깊게 선별한다.
그래서 당장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활동도 때로 의도적으로 멀리한다.
이런 사람은 활동 영역을 넓힐 때 발생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을 좀 더 쉽게 벗어날 수 있다.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사람은 

어떤 일에서든 마지막 몇 퍼센트에서 승부가 결정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에 한시도 방심하지 않는다.
또한 그런 노력들이 설령 결실을 맺지 못하더라도 
활동 자체가 자신을 단련하고 큰 기쁨을 선물해 준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아, 내가 이런 능력을 갖고 있구나'  혹은 '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는 

자신에 대한 깨달음은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일을 반복하면서 갖게 되는 귀한 자산이다.


※ 이 글은 <군대 간 아들에게>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24.02.16.  20210204-1649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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