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병호 - 군대 간 아들에게」
PART 3. 후회 없이 살기 위한 인생의 지침
11. 배움이 나를 지켜준다.
우리 모두는 즐거움을 추구한다.
물론 내가 권장하고 싶은 즐거움은 가능한 한 성장을 돕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성장의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된다면,
그 즐거움은 인생을 평생 동안 행복하게 해 줄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나는 그런 즐거움 가운데 하나가 '읽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크게 신경 쓴 부분이 아이 스스로 주제를 선택해서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도록 돕는 것이었다.
책 읽는 즐거움은 내가 아이들에게 물러준 가장 귀한 유산 가운데 하나라고 자부한다.
대학 졸업을 앞두었을 무렵 큰 아이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버지 덕택에 늘 짬짬이 책을 읽었던 것이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훈련받은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나는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답해주었다.
"당장 취업하는 데는 얼마나 도움이 되겠니.
하지만 길게 보면 자신의 삶에 지혜와 행복을 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다."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 여럿 있지만 이 가운데서도 손꼽을 수 있는 것이 배우는 즐거움이다.
베움을 통해 계속 성장할 뿐만 아니라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기쁨을 주기 때문이다.
배움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원천 중 으뜸은 활자를 가까이 하고 무엇인가를 계속 읽는 것이다.
독서를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학교 공부의 범위를 넘어서 배움의 대상을 확장할 수 있다.
자신이 몸담고 사는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배우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사람들은
독서를 통해 관심의 지평을 계속해서 확장한다.
또한 독서를 계속하면 꾸준히 성장을 계속하기 때문에
타인의 인정은 물론이고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생의 마지막까지 유지할 수 있다.
우리가 삶에서 만나는 다양한 것들에 대해 궁금함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작가들 가운데 책을 쓰는 이유를 특정 부분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내가 글을 쓰는 목적 가운데 하나는 어떤 주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싶기 때문이다.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생각을 책으로 정리해 보면 특정 주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여러분이 배움의 즐거움에 '쓰는 즐거움'까지 더하기를 바란다.
참고로 나는 독후감 쓰는 훈련을 통해
아들들이 '쓰는 즐거움'을 접하게 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런데 '읽는 즐거움'이나 '쓰는 즐거움'이 반드시 학생이나 작가들처럼 일부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일까?
그렇지 않다.
모든 사람은 지식에 대한 기본적 욕구를 갖고 있다.
어떤 사업가가 사업을 한다면 사업을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자신의 사업에 대한 더 깊은 지식을 알기를 원하게 된다.
부분을 아는 경우보다는 전체를 알 때에 성공할 가능성도 높고 더 큰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배움이 우리에게 안겨주는 여러 가지 혜택 가운데 때 놓을 수 없는 것은 늘 겸손함을 갖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배움과 함께 겸손함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따금 자신의 지식과 해박함을 과장된 언어와 행동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도 있지만,
대체로 배움은 자신의 유한함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나는 강연할 때 성공하면 할수록 배움에 대해 더욱 갈급함을 갖고 정진하라고 권한다.
이유는 성공이 가져다주는 어두움 가운데 하나가 교만함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절제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성공을 경험한 이후 자신의 성공에 취한 나머지 무리수를 두다가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들도 많다.
배움은 자신의 한계와 겸손을 끊임없이 가르쳐 주기 때문에 파면 팔수록 쏱아져 나오는 샘물과 같다.
인생이라는 길을 가다가 실족할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계속해서 배우는 일이다.
배우는 것은 일종의 경험이다.
경험에는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 두 가지가 있다.
직접 체험하면서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 배우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인이 이미 치른 간접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은 시간과 세월을 아껴주기 때문에 훌륭한 학습법이다.
훌륭한 자서전을 읽는다는 것은 저자가 걸어온 길에서 무언가를 얻는 것을 말한다.
그가 경험하였던 성공과 실패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런 사례가 차곡차곡 데이터베이스화되어 축적 된다면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현명함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서는 특히 더 권유할 만하다.
역사 속에서 일어나는 국가와 개인의 선택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충분히 검증받은 이론들 역시 자신의 현명함을 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충분히 검증된 이론은 직접 경험하지 않더라도 사건이나 일의 인과관계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만약 이렇게 한다면'이란 가정 이후에 일어날 일들을 미리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배움에 대한 방법 즉, 공부법도 점점 진화하게 된다.
학교를 다닐 때는 책을 통한 배움이 주를 이루지만,
사회생활을 할 때는 자신에게 잘 맞고 효과적인 공부법을 찾아내서 하나하나 체계화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도 있고, 질문하면서 배울 수도 있고, 관찰하면서 배울 수도 있다.
이렇게 배우는 방법이 다양해지면 그 사람은 전천후로 학습하게 된다.
학교를 벗어나고 난 다음에 배우는 방법을 더 체계화한다면,
정말 막강한 인재가 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학교를 다닐 때는 시험도 있고 강의도 있어서 정해진 틀 안에서 배우게 된다.
그러나 일단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상당한 자유가 주어진다.
이때 배우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고 효과적인 공부법을 가진 사람들은 정말 빠른 속도로 성장하게 된다.
정규 교육 과정에서도 사람의 노력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하물며 길고 긴 시간에 선택할 자유까지 대폭 허용된다면 사람마다 얼마나 큰 차이가 나겠는가?
내가 쓴 책에는 공부에 대한 권면이 이렇게 나와 있다.
"우리는 모두 오래도록 사랑받고 존경받는 대상이 되기를 소망한다.
사회인으로서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계속해서 '쓸모 있음 usefulness'의 자리에 자신이 남는 일이다.
공부하라,
공부는 사람들에게 필요하고 아쉬운 가치를 계속해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일이다'
청년기부터 배움을 통해 스스로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기를 권한다.
배워서 계속해서 성장하는 사람만이 변화하는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의 수명주기가 날로 짧아지는 것을 고려하면,
어느 누가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겠는가?
끊임없는 배움만이 이런 역할을 맡아줄 것이다.
※ 이 글은 <군대 간 아들에게>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24.03.04. 20240302-1745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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