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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토닌하라 -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뇌다.

by 탄천사랑 2024. 2. 3.

·「이시형 - 세로토닌하라」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뇌다.
이런 차를 본 적이 있습니까? 10년도 넘었는데 보기에도 멀쩡하고 쌩쌩합니다. 
그런가 하면 1년도 안 된 새 차인데 고물차보다 더 덜컹거리고 성능도 엉망인 차가 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한마디로 주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10년을 하루같이 매일 가꾸고 손질하고 정비를 잘한 차는 어떤 악조건에서도 잘 달립니다. 
튜닝을 잘해 왔다는 뜻이지요.  그러기 위해선 차의 구조에서 성능까지 잘 알아야 합니다. 
정비사 못지않은 지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어느 차량 정비소에는 다음과 같은 가격표가 붙어 있다고 합니다.

차량 정비 시간당 10달러
옆에서 지켜보면 15달러
거들어 주신다면 20달러

엔진을 모르거든 그냥 전문가에게 맡겨 놓고 가란 뜻이겠지요.

사람 뇌는 어떨까요?  사람의 뇌도 잘 알고 적절한 튜닝을 잘해야 기능을 100퍼센트 발휘할 수 있습니다.
차야 맡겨 놓고 갈 수도 있고, 정 안 되면 갈아치울 수도 있습니다. 두뇌는 그럴 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하지만 고맙게도 잘 관리하고 단련하면 세월이 갈수록 성능이 더 좋아지는 게 또한 사람 뇌입니다.
머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가꾸는 것이지요.

자동차 한 대의 부속은 이만 오천 개 정도지만, 
뇌 속 뉴런은 무려 천억 개. 그 하나하나마다 수백만 배로 이어지는 회로의 수는 천문학적입니다.
그만큼 섬세하고 놀라운 기관입니다. 그걸 가꾸려면 스스로 전문가가 되어야겠지요. 
대체 어떻게?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이제부터 그 방법을 알려 드리지요.


머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가꾸는 것
열쇠는 신피질의 전두엽, 특히 전두전야에 있습니다. 여기가 모든 인간 행동의 총사령부지요. 
뇌 속에 복잡 다양하게 얽혀 있는 수많은 회로나 다른 부위들을 이곳에서 제어합니다. 
뇌 과학에선 이를 '실행 제어 Executive Control' 라 부릅니다.
쉽게 말해서 뇌를 가꾸고 튜닝하는 기술입니다. 
여기가 잘 기능해야 우리도 인생 가도를 성공적으로 달릴 수 있습니다.

전두전야는 인간이 인간 다울 수 있는 최고 사령부입니다.
첫째로 중요한 기능이 ‘조절력’입니다. 우리는 당장 내 마음 하나 조절하지 못합니다. 
금연! 이것 하나 내 마음대로 안 되지요. 결심하는 것도 큰일이지만 진짜 문제는 그 후입니다. 
작심삼일, 결국 포기. ‘난 안 돼!’라며 실망하고 좌절합니다.

"금연? 그게 뭐가 그리 힘들어? 난 백 번도 더 해 봤다."

마크 트웨인은 이렇게 익살을 떨었다지요.
이런 여유와 배포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나마도 안 되는 게 소시민의 일상입니다.

담배뿐인가요? 술 좀 줄어야지. 영어 공부 좀 해야지.....,
독하게 마음먹었는데도 왜 안 될까요? '내일부터.....,' 하는 게으름?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나약함?
아니면 우유부단함? 많은 구실이 있지만 여기엔 공통점이 있습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이 안 따라 주는 것, 즉 조절력 부족입니다.
그러나 사소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충동적으로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마음의 균형을 잡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게 뭐 그리 힘들어? 독한 마음만 먹으면 될 일이지"

혹시 이렇게 생각합니까? 천만의 말씀. 열심히 한다고 다 되면 성공 못할 사람이 없지요,
우격다짐으로 막 밀어붙인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굳은 의지만으로도 안 됩니다. 
뇌를 알아야 합니다.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기에 그러는지 정확히 알고, 현명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마음이 왜 안 따라 주는가? 
우선 ‘해야 한다’는 전두전야와 ‘싫다’는 편도체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이성을 관장하는 전두전야는 ‘이제는 변해야 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편도체는 ‘싫어, 두려워!’라며 반발합니다. 갑작스러운 변화를 위험으로 간주하는 거지요. 
이건 생명 보존을 위한 본능적 방어입니다. 위험은 피해야지요.
그래서 편도체는 자꾸 반대하는 신호를 보냅니다.

딱하게도 이 싸움은 대부분 전두엽의 패배로 끝납니다. 동물적 감정 체계는 ‘싫은 건 싫은 것’입니다.
아무리 전두엽에서 하자고 해도 편도체가 반발하면 이길 수 없습니다. 
이성적 판단이 본능을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편도체를 잘 다스려야 하겠지요. 
우리 인간 뇌 속에 이런 동물적인 뇌 부위가 있다는 사실부터 인정하고 잘 조절해야 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편도체도 신이 나서 협력을 잘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이렇게만 된다면 우리는 정말이지 못 할 일이 없습니다.


'전두엽의 의욕 x 측두엽의 경험'
다음. 전두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기능이 '의욕'입니다. 의욕 중추는 전두엽의 측 좌핵에 있습니다.
여기가 활발해야 생기발랄하고, 도전적이며, 미래 지향적이고, 
어떤 역경에도 일어설 수 있는 저력이 생깁니다.
창조적 일을 시작할 때 나도 모르게 몰입하게 만드는 '작업 흥분', 
일을 효율적으로 하게 도와주는 '작업 기억'도 물론 전두엽의 소관입니다. 

창조는 '전두엽의 의욕 x 측두엽의 경험'으로 산출됩니다.
창조를 위해선 이 둘 사이의 회로를 강화해야 합니다.
자주 쓸수록 이 회로가 단련이 되며 굵어집니다. 이게 창조의 기틀이지요.

사람들은 창조라면 지레 겁을 먹습니다.
천재나 별난 인재가 하는 것이라는 선입견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경제 불황 속에서도 한국의 자존심을 지키는 현대자동차를 봅시다.
누가 주역입니까?
모든 임직원, 그리고 삼만 개가 넘는 부품 공장 사원들의 
작은 창의적 아이디어들이 쌓여 세계적 명차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의 작은 창조적 개선이 쌓여 일궈 낸 '개미 군단'의 개가 이지요.
한 사람의 천재 슈퍼스타가 끌고 가는 구미 발전 모델과는 이 점에서 확연히 다릅니다.
이 차이가 바로 자연 과학 부문 노벨상 하나 없는 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 낸 원동력이지요.
당신이라고 예외일 리 없습니다.

역사적으로도 우리는 역경에 강한 민족입니다. 우리는 겁이 없습니다.
끝없는 도전, '용기의 회로'가 풀가동되었습니다. 실패도 많았지요. 하지만 굴하지 않았습니다.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이라는 자신감과 낙천성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곤 끝내 성공으로 연결해 냈지요.

뇌 과학에선 이를 '낙관 회로'라 부릅니다.
낙관 회로를 가진 사람들은 일이 닥쳤을 때 긍정적으로 반응합니다.
'두렵지만 할 수 있다'라고 의욕이 생깁니다. 그리고 작은 성공을 이룹니다.
성공은 기쁩니다. 뇌도 그 쾌감을 기억하지요.

그리고 다음에 또 도전할 일이 생기면 이젠 겁내지 않습니다.
전두전야에선 밝고 긍정적인 무드가 넘쳐 납니다.

비관 회로와는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뭘 해 보기도 전에 '안 돼, 난 못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열정이나 의지가 생겨날 리 없습니다.
억지로 해 봐야 실패합니다. 이 작은 실패가 뇌 속에 '역시 난 안 돼'라는 기억으로 남습니다.
뭘 해도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가 인생 성패의 갈림길입니다.


감정 조절의 열쇠, 세로토닌
이처럼 마음을 조절하는 일이 말은 쉽지만 사실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좋은 일을 하려 해도 반발 세력이 있고 나쁜 충동의 유혹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간은 이성적이다'

우리는 이것을 금과옥조처럼 믿고 있습니다 
플라톤과 데카르트 사상도 근대 경제학과 인지 과학의 세계도 이 원칙 위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틀린 생각이라는 걸 최근 뇌 과학은 밝히고 있습니다.
사람이 결단을 내릴 때 뇌 속엔 감정의 홍수가 일어납니다.
특히 위험 상황이 닥칠 때는 누구나 공포 회로가 자동적으로 반응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침착하게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없지도 않습니다. 
여기가 갈림길입니다. 
어떻게 그런 위급한 상황에 이성적 판단이 가능할까요?
한마디로 '본능적 감정과 전두전야의 이성적- 의도적 과정 사이의 균형' 입니다.
이게 결정적 요인입니다.

이럴 때 강력한 지원군이 있습니다.
바로 뇌 속의 신경 전달 물질, 세로토닌이지요.
전두전야의 조절 능력을 키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전두엽 제어 기능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면 완전히 이성이 마비되어 끔찍한 일이 벌어집니다.
이럴 때의 지원군이 세로토닌. 
그 탁월한 조절 기능으로 평상심을 되찾고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충동이나 공격성을 불려일으키는 노르아드레날린과, 
강한 쾌감을 동반하지만 중독 위험이 있는 도파민 및 엔도르핀의 폭주를 조절해 줍니다.

물론 이 둘은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수준에선 없으면 안 될 귀중한 물질이지만, 과하면 안 됩니다.
이때 해결사가 세로토닌입니다.
조절력의 핵심이자 감정 조절의 열쇠인 것입니다.
이건 마치 자동차의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세로토닌이 워낙 예민하고 귀한 물질이어서 분비량이나 지속 시간이 넉넉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오늘을 사는 한국인에겐 절대 부족하지요.
이 상태로는 세로토닌을 제대로 활용할 수도 없고, 조절력을 기를 수도 없습니다.
충동적이고 거친 성격만 강해지는 것입니다.

'세로토닌 결핍 증후군'
이게 오늘날 한국 사회의 정신 병리를 만드는 최고의 원흉입니다.

결론은 자명합니다.
어떻게든 세로토닌 신경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우리 일상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들 입니다.
다만 이를 체계적으로 다듬어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해 보자는 것입니다.

전두전야는 한마디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완벽한 조율로 아름다운 균형과 조화를 연출해 냅니다. 
참으로 놀랍고도 신비스럽지요.
어떤 데이터도 처리할 수 있고 어떤 조건에도 기능할 수 있는 응용력과 융통성이 탁월합니다.

뇌 과학에선 이를 '만능 대응력'이라 부릅니다.
전두전야의 신비스러운 기능은 이러한 융통성에 기인합니다.
이 기능이 난조에 빠지면 정신 분열병과 다를 바 없이 됩니다.
전두엽 관리를 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뇌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이 책의 취지입니다.


믿을 건 내 머리뿐이다.
궁극적으로 전두전야는 행복의 보금자리입니다. 행복 중추는 전두엽 좌측에 있습니다.
전두전야를 잘 관리한 사람의 주위엔 밝고 행복한 기운이 감돕니다. 절로 사람이 몰립니다.

뇌가 잘 길들어지면 생각도 잘 돌아가지만 신체의 여러 장기도 잘 돌아갑니다.
스트레스에 잘 대처할 수 있고 호르몬도 균형을 잡기 때문이지요.
변비나 설사도 없어지고 피부엔 탄력과 윤기가 생깁니다.
이게 내적인 미 , 즉 '이너 뷰티 inner beauty'라고 부르는 의학적 효과입니다.

이런 사람이 건강하지 않다면 그건 비정상입니다.
우리 몸에는 심신의 건강을 지켜 주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바로 세로토닌 신경이지요.
건강체는 세로토닌이 만든다는 사실, 이 책을 읽은 후에는 독자들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21세기형 인간상은 세로토닌 형 인간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전두전야의 중요한 3대 기능인 조절, 창조, 행복이 모두 세로토닌의 기능 그대로인 것은 우연이 아니지요.
이 책은 조절력의 열쇠인 세로토닌을 늘리는 방법을 알려 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창조적 문제 해결력을 높이고, 난관 회로를 강화시키며,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궁극적인 목적은 
여러분이 전두전야를 제대로 조정하고 관리함으로써 어떤 문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 
즉 당신도 몰랐던 창조력을 발휘하도록 돕기 위해서입니다.
이 창조력이 21세기를 사는 당신에게 가장 큰 무기가 되어 줄 것입니다.

지식 산업, 정보화 시대, 그리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의 시대, 믿을 건 내 머리뿐입니다.
어떤 시대. 어떤 상황에서도 출격할 수 있는 전천후 요격기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뇌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재에 안주한 채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사람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시도를 해 왔지만 별로 변하는 게 없었다면, 이번엔 방법을 바꿔 봅시다.
이 책이 도와줄 것입니다. 그러나 도전을 멈추지 마십시오.

'뇌는 언제나 스스로를 향상시킨다'

이게 뇌 과학의 결론입니다.
뇌는 현명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걸 알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현명한 답을 도출해 냅니다.
이걸 믿어야 합니다.

꾸준히 실천, 현명한 전략으로 뇌가, 그리고 우리 인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졸저가 탄생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습니다.
고비마다 많은 분이 도움을 주었습니다.
세로토닌 캠프인 힐리언스 선 마을, 그리고 세로토닌 문화원의 스태프 여러분의 노고에 먼저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일본 토호대 아리타 교수의 친절한 가르침과 연구 실적들이 없었다면 이 책은 빛을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리타 교수는 한국 독자들을 위한 추천사까지 써 주었으니 더할 나위 없는 영광입니다.

바쁜 와중에 짬을 내 흔쾌히 추천사를 써 주신 홈플러스그룹 이승환 회장,
서울대 문용린 교수, (주) 옥션 창립자인 이금룡 회장, 가수 이문세 씨,
그리고 세로토닌 문화원을 조용히 후원해 주신 화승 그룹, 대웅제약에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원고 정리에 진땀을 흘린 예유미 연구원,
그리고 편집 과정에서 고생한 송미진 편집장과 임효진 에디터의 진심 어린 노고에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합니다.

- 2010년 세로토닌 문화원에서 이 시형.




※ 이 글은 <세로토닌하라>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사람은 감정에 따라 움직이고 감정은 뇌에 따라 움직인다
이시형 - 세로토닌하라
중앙북스 - 2010. 07. 15.

[t-24.02.03.  20230106-1704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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